• 광명삼장법사의 육아일기
  • 조회 수: 246, 2008-02-06 03:53:08(2004-05-09)
  • 부름이 들린다...... 점점 더 크게.......





















    -24년 전 금산사-

    수십 명이 되는 수행승들 앞에 천지개원경문을 어깨에 걸치고 삼장법사의 정장을 입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설법을 멈추고 잠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중이였다.
    그렇게 한 1분이 지나자 수행승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삼장법사님이 갑자기 왜 그러시나?”
    “우리가 떠들어서 그런 거 아니야?”
    “이제껏 우리한테 화낸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갑자기 그 삼장법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한마디도 없이 밖으로 나갔다.
    수행승들은 우르르르 그 삼장법사를 쫓아갔다.
    “삼장법사님! 광명삼장법사님! 어디 가십니까?”
    “누가 끈덕지게 불러대서 가야될 것 같아.”
    “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삼장법사는 대답도 없이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삼장법사님 혼자가시는 건 위험합니다.”
    어쩔 수 없이 수행승들도 그 뒤를 따랐다.

    금산사는 양자강 하류에 위치한 대 사찰이였고 금산사에서 한참 내려가다 보면 양자강의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삼장법사는 계속 해서 1시간 째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표.정.하.나.변.함.없.이
    한 편 뒤를 따르는 수행승들은 거의 초죽음 상태였다.
    “삼장법사님;;;; 쉬었다 가면 안 됩니까?”
    “젊은 삭신들이 나보다 힘들어하면 어떻하나?^^ 하긴 나도 아직 청춘이지만......(그 당시 광명의 나이 35 ㅡㅡ;;)”
    “예?;;;;”
    “미안하구나. 지금 날 너무나도 급하게 부르는 사람이 하나 있어서 말이지.”
    “헉헉;;;; 그게 ;; 누구입니까?”
    “그건 나도 모르지.”
    “에?;;;”
    수행승들은 귓속말로 수근댔다.
    “이렇게 먼 곳에서 부르는 데 어떻게 들린단 말야. 그리고 그것도 모르는 사람 찾아서 우리가 이렇게 개 고생해야되?”
    “삼장법사님도 다 생각이 있을걸세. 우선 따라가 보자고.”
    1시간 30분만에 드디어 양자강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러자 갑자기 삼장법사가 뛰기 시작했고 뒤를 따르던 수행승들은 악을 쓰며 따라 뛰기 시작했다.
    “혹시 부른다던 사람이 애기야?”
    “설마;;;”
    하지만 우리 인생사가 그러하듯 항상 설마는 사람을 잡는다.
    삼장법사가 강바닥에서 울고 있는 아기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던 것이다.
    “강바닥에 왠 애기가?”
    “삼장법사님 설마 이 애가 삼장법사님을 부른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아기의 모습은 다른 아기들과는 확실히 다른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자색 눈동자에 금발을 가진 아기.......
    아기와 삼장법사의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그렇게 울어대던 아기의 울음이 멈췄고 삼장법사는 그 아기를 안고 다시 길을 되돌아 가려고 했다.
    “삼장법사님 혹시 그 아기를 금산사에 데리고 가시는 겁니까?”
    “그렇지. 안 그러면 죽을 때까지 날 계속 부를테니.”
    “그 아기 배꼽에 탯줄이 달려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애를 기르다니요. 안됩니다.”
    “그래? 그럼 내가 기르면 되겠구나.”
    “네???”
    삼장법사는 수행승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완전무시하고 금산사로 다시 올라갔다.



    -삼장법사의 방-

    삼장법사와 한 노승이 잠들어 있는 아기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승정, 아기라는 게 자면은 이렇게 귀여운 거군요.^^”
    “네. 아무 때도 묻지 않은 청정한 상태일테니깐.......”
    “아! 맞다! 중요한 걸 잊어버릴 뻔했네.”
    삼장법사는 갑자기 서랍에서 노트와 매직, 그리고 펜을 꺼냈다.
    “삼장법사님 뭐하시는 겁니까?”
    “육아일기^^”
    “네????;;;”
    “아기가진 엄마들은 이런 걸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삼장법사님은 애엄마가 아니지 않습니까;;;;”
    “아..... 그런가...... 그렇다면 이 아기 유모밖에 될 수 없다는 건가...... 서글프군.”
    “에??;;;;”
    삼장법사는 노트에 매직으로 ‘육아일기’라는 문구를 크게 썼다.
    “아기 이름은.......
    양자강의 장엄한 물결....... 그 곳에서 지긋이 바라보던 자색 눈동자......
    “홍류가 좋겠군요.”
    “양자강을 뜻하는 겁니까?”
    “그렇지요.”
    삼장법사는 잠들어 있는 아기를 안고 나지막히 불렀다.
    “홍류야.”


























    너를 만난 건 내 생애 제일 큰 사건으로 기록되겠구나.......

댓글 4

  • [레벨:3]우유의마법

    2004.05.10 21:17

    오오 참으로 기대가 되는 소설입니다+ㅁ+
  • 린유z

    2004.05.17 13:06

    아 ,, 육아일기라 ,, 광명씨 ,, 의외로 여성스러운 모습이 ,, ( 죽어라 )
  • xpzh유

    2004.05.20 23:20

    그런데 광명삼장법사는 외외로 엉뚱하거나 유머가 넘쳐나는거 같지 않나요?ㅎ
  • 체리 보이 삼장♡

    2004.06.25 20:27

    재미있네요^^

    기대되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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