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기 외전
  • 조회 수: 812, 2008-02-10 14:49:25(2003-04-26)
  • 흠; 이 소설은.. 최유기 외전을 소설로 쓴거라고 말해도 좋을듯 합니다-_-;
    대사는 그대로.....;아하하..
    한번 써보고 싶었거든요..
    그럼 즐감상 해주세요.


    영근<靈覲>이 자라나 연류가 나고

    심성을 수양하여 도를 깨치도다.




    싸늘한 바람이 내 몸을 휘감았다.
    살짝.. 오싹함에 몸을 떨었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상한 흰종이로 가득 붙여진 검은색..울퉁불퉁한 바위 덩어리가 있었다.

    그리고...

    붉은색의 번쩍이는.. 무언가가 보였다.
    엄청나게 커다랗고... 아름답게 번쩍이고... 동그란 그 무언가가..
    ..저것이 태양인가..?
    문득 생각이 났지만.. 아무런 해답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느끼지 못한채 그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러자.. 저 어딘가에서 밝은빛이 흘려나왔다.

    그리고 무언가 화려한 복장을 한 남자가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내게 커다랗고.. 거칠어진 손을 내밀며 말을 건넸다.

    "이리와."
    "..맛있는거 줄꺼야..?"
    "..그래. 알았으니까. 이리와라."




    누구였는지는 잊었지만...
    하계의 인간이 말했다.

    권태는 인간을 죽인다.

    ...천상에는 죽음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뇌가 식은 채로 녹아간다..


    "...흥..."

    항상 똑같은 서류더미에 대고 도장을 찍고.. 자고 먹고.. 일어나고
    정말 지겹도록 항상 똑같은 일만이 반복된다..
    정말..따분해..죽..

    "-[따분해 돌아가시겠네]"

    ".........."

    그 여자다. 어느새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긴 검은 머리를 찰랑이며
    내게 다가왔다.

    "..라고 얼굴에 써 있구나, 금선(金嬋)."

    "..참견마시지."

    의자의 삐그덕 소리와 함께 그 여자가 한발 더 내게 다가온다.
    제길 어째서 저렇게 항상 제 멋대로 남의 사무실(?)에 와서는 귀찮게 구는거지.
    제발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소용없다.
    그래서 이제 아예 포기상태다. 무시라는것도 꽤 좋은방법이란 걸 알았기 때문에..
    그 여자가 내 눈 앞에서 꼭 비웃듯 웃으며 말했다.

    "여전히 말 한 번 예쁘게도 하는군. 천하의 관세음보살앞에서."

    흥. 누가 저딴 여잘 관세음보살에 올려놨는지 이해 안간다.
    제길.. 니가 관세음보살이면 난 금선동자다.

    "남말하지 마시지.. 놀리러 왔으면 가봐. 난 일거리가 쌓여 있다구."

    "어차피 읽지도 않고 도장만 찍으면서?"

    ..쳇. 투신법이라도 배운건가. 어떻게 저렇게 잘 아는거야..
    하지만.. 다 그런건 아닌데 말야.
    약간 미간을 찌뿌린채 관세음보살을 쳐다보자.. 또다시 저 여자가 웃으면서
    밖으로 나가며 말했다.

    "-따라와. 혜안 헝자가 하계에서 재미있는 동물을 주워 왔더라."

    "동물...?"

    "..그래. 조그많고 난폭하며 황금색 눈을 가진 동물이야."

    나도 모르게 .. 일어섰다.
    천계에선 하계의 동물을 보기가 좀 귀했기 때문에..
    거기다.. 황금색 눈이라니.. 그건 불행을 가리키는 눈동자아닌가..
    ..흥. 맘에 내키진 않지만 따라가주지.
    그 동물이라는것도 ..보고싶고 말야..
    그렇게 난 저 여자의 뒤를 따라서 걸어갔다.



    "-대장님-! 권렴 대장님-?"

    아 핑크빛 벛꽃이 참으로 눈부시도록 아름답다.
    이런 경치속에서 평생 살수 있다면 좋을까..?

    "...이런 참, 이 사람이 어디 간거야...?"

    훗. 찾을수 있다면 찾아 보라고.
    찾아봤자 따라가지 않을테지만...
    멋지게 떨어지던 벗꽃들이 내 차에 한송이 떨어졌다.
    아 .. 이것이 행복이란 건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자연의 소리를 들었다.

    솨아..

    흠.. 천하의 경치로다..

    "연회도 빠지시고 혼자 즐기시나요?"

    그녀석이다. 긴 검은 머리카락에..안경쓴..
    꼭 범생같이 생긴 녀석..
    어째 전체 생김새로 보면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인데..
    왠지 이녀석은 싫지 않다.
    왜일까........

    "...너냐."

    "부하분들이 필사적으로 찾고 있던데요, 딱하게."

    흥. 저녀석은 남의 일에 참견하는걸 좋아하는건가..
    꼭 내가 무슨 모임같은것에 빠지면 어느샌가 다가와서는 말을 건다..

    "좀 봐달라고 그래라.
    영감탱이들한테 손바닥 비벼가면서 술이 넘어가겠어?"

    "부정은 않겠지만 노인은 공경해야죠."

    노인공경..? 살짝 저 너머 염강탱이들이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서로 술을 넘기며.. 여색을 즐기는 것들이라니
    웩.. 저런 것들 사이에서 술을 받아 마시다간 바로 그자리에서 토할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는 너야말로 이런데서 노닥거리고 있어도 돼, "천봉(天縫) 원수님"?
    대장이 없으면 부관이 나서야지."

    ..녀석이 웃는다. 가끔식 짓는 미소지만.. 계속 쭉 보고싶은 생각까지 나게하는 미소다.
    약간 눈쌀을 찌뿌린채 고개를 돌렸다.
    저 눈동자에 빠져버릴것 같아서..

    "거절 합니다♡ 귀찮으니까."

    ".....하, 그래...."

    다시 흐드러지게 핀 벗꽃들을 보았다.
    하.. 형용할수 없는 경치란게 이런 것이다.

    "-꽃은 좋아. 여자도 좋지만..맛좋은 술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잖아?"

    녀석을 바라보니 그녀석이 눈을 감고 말했다.
    무척이나 진지한 표정으로 웃으며..

    "...권렴, 당신은 죽음에 이를정도의 권태를 느낀 적이 없겠죠."

    "무슨 소리야?"

    "-그런 사람을 하나 알거든요."

    "꽃을 사랑하는 것도, 사람을 접하는 것도, 술을 즐길 줄도 모르는,

    언제나 불쾌한 표정을 한 남자를......."

    ..정말 그런 녀석이 있기나 할까.. 녀석을 수상한 눈길로 봤지만
    거짓말 할것 같진 않았다..
    흥.. 그렇다면 정말로 있다는 건가..?쳇.

    "....흐응. 따분한 놈이군."



    "-격조했습니다, 보살님. 다망하신 중에 이렇게..."

    "인사는 됐고.. 하계에서 그 아이를 데려왔다지?"

    "예... 동승신주 오래국 화과산 정상의 정수인 선암에서 태어난
    이단의 요괴이옵니다."

    .....선암이라면 바위가 아닌가....?
    설마 그 동물이란것이 바위에서 태어났다는 건가..
    기분은 나빳지만.. 어쩔수 없이 내 옆에 거만하게 앉은
    여자에게 물어 보았다.

    "바위에서 태어났다고...?"

    "그래. -즉 인간도 요괴도 아닌, 대지가 낳은 생물이지."

    ..대지가 낳은 생물이라..
    왠지 끔찍하게 생겼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왠만하면 귀여운 동물을 상상하고 있었는데.. 쳇
    꼴이 말이 아니게 됐군.

    "-이거 놔! 잡아당기지 마, 아프단 말야!"

    "그게 저...어찌나 흉포한지,

    시끄럽다! 조용히 못할까!"

    ..덜그럭 거리는 쇠사슬 소리와 함께
    어린 녀석이 하나 들어왔다.
    갈색빛 머리카락에.. 금빛 눈 여기저기 상처난 작고 여린 몸..
    저것이 바위에서 태어난 이단아인가..

    ..첫 느낌은 이랬다.

    ...원숭이...같은 녀석.



    "배부르게 먹여 준다고 해놓고!! 거짓말쟁이!"

    흥. 분명히 그렇게 말해서 순순히 따라와준건데 이상한
    쇠사슬이나 채우고 나쁜 사람들이다!
    내가 왜 따라왔지..중얼중얼.
    그런데 도망치고 싶어도 배가 고파서 못움직이겠다.
    에고..

    "-보시다시피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눈이 금색입니다.

    고래로부터 황금색 눈을 가진 아이는 길홍의 원천이라 하므로...

    어찌 처치해야 할지 보살님께 여쭙고자 온 것입니다."

    ..치이. 남의 눈색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하지 말란말야..
    우우. 다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지겹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어디지.. 문득 생각이 난 주위를 두리번거려보았다.
    특이한 무늬들의 벽이 있었고 내 앞에는 검은머리의 거만한 여자와
    그 옆의 늙은 남자가 서있었고,그리고... 다른 쪽 옆에는..

    "흐흠. 천상임은 살생을 하지 않는다 하니... [즉결처분]은 할 수 없겠군.
    석가여래에게 전해. [여기는 보건소가 아냐]라고."

    "-관세음보살님!!"

    한발짝 한발짝 내밀어서 그 사람에게 다가갔다.
    ..와아 정말 빛이 난다. 금빛 머리카락..
    내가 처음 세상에 눈을 떳을때..보인 커다랗고 동그란..태양같은
    것과 닮았다..

    "...뭐냐?"

    "-우와. 반짝반짝한다."

    살며시 그 사람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아 역시 생각대로다. 부드러워....

    "태양 같아."

    "무...무례를 용서하소서, 금선동자님!"

    아..정말 머리카락이 부드럽다. 조금만 땡겨보면
    늘어나서..더 길어지지 않을까? 더 길면..
    왠지 더욱 이쁠것같은 느낌이 든다.

    뚜둑.

    "아."

    이런..; 늘어나진 않고.. 끊어져 버렸다.
    에고.. 어쩌지. 화내면... 헷. 뭐 어떻게든 되겠지.
    우선 사과하고 보자.

    "........미안."

    "............"

    "풋."

    어라..? 저 태양같은 사람이 미간을 찌뿌린다.
    왜..왜지; 화났나.

    "~~이 원숭이를 그냥!!"

    "뭐야, 미안하다고 했잖아!"

    으악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 모른다는 말이 맞다.
    칫 생김새만 이쁘지 성격은 더러운 사람인가봐!

    "-어이, 혜안. 그 녀석은 천계에서 보호하면 되는거겠지?"





    "맡아주지. 여기서."

    "무슨 말씀이십니까, 관세음보살님!
    꽃 한 송이 키워본 적도 없으시면서!!"

    "...언제 내가 기른댔어?"

    "예?"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든다.
    저 여자가 이번엔 무슨 말을 할지..

    "모든 것은 내 조카 금선에게 일임한다."

    "...뭐?!"

    제길.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제기랄 내가 어째서 이 따위 녀석을!!

    "뭐가 어쩌고 어째, 이 할망구가!"

    "보살의 명령이다. 황송하게 받도록."

    .......제길. 이럴때만 보살이라는 명칭을 내세워서는
    아무말 못하게 만든다..

    ".............."

    "이름이나 지어둬, 네가 기를 거니까.
    [태양 같다]라... 꼬시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잖아? 금선."

    ..흥. 꼬시는 솜씨는 무슨..
    어린 원숭이 녀석이 있는대로 끄집어낸 말 한마디같고..
    ...쳇.

    녀석은 영문도 모른채 내 옷깃을 잡고있다.
    제길.. 늘어나면 한방 먹여줄테다..-_-;

    그렇게 난.. 녀석을 받을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 정말 행복한건지 불행한건지..
    알수없는 그녀석과의 나날이 시작됐다.

댓글 8

  • 『타락천사』

    2003.04.26 15:45

    >_< 재미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 Angelica

    2003.04.26 18:32

    한방 먹여줄테다...라는 대사가 왜 가슴속에서 맴도는걸까;;;
  • [레벨:5]라퓨엘

    2003.04.26 19:58

    후훗. 외전이군요 ㅋㅋ
  • 윤지니

    2003.04.27 00:02

    후후...기대할께..세비나..다음편..내가..글을 잘못써서..감상문을 못써주겠어..이해하지?흐흐~
  • 핫도그사마

    2003.04.27 09:00

    -_-큐흐흐흐 나도 한방 먹여줄..(..)
  • =☆최유기★살앙=

    2003.04.27 20:02

    .., 멋집니다!>_<!~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세비니님~+ㅅ+
  • 하늘빛구슬

    2003.05.21 18:11

    오오오~+_+!

    외전 1탄이다!

    어제 빌려와서 읽었어요~

    근데 2탄은 아직안나왔나봐요오~>_</

    그럼,재밌으니까,꼭 올려주세요오오오~
  • 체리 보이 삼장♡

    2004.07.02 14:27

    와~재미있어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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