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기-숨겨진이야기 1 ~ 4
  • 조회 수: 819, 2008-02-10 14:49:25(2003-04-26)
  • 최유기 - 숨겨진 이야기 - 팔계 편.




    "들었어요? 북쪽숲에 나타난 요괴얘기요."
    "네. 역시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군요. 여자들을 잡아다가 먹어버린다고들 하잖아요."
    "어머~ 무서워라.. 우리도 조심해야 겠네요."
    "..맞아요. 요즘 세상에.. 무서워서 원. 맘놓고 돌아다닐수도 없으니.."

    "......"

    요괴라.. 인간과 요괴가 존중하고 살아가던 이 세상.. 그 옛날일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지 않나보다.. 하긴 기억한다 해도 지금과 거의 별다른 차이는 없을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후우.. 오늘은 이 곳에서 머물기로 해볼까.. 너무나 피곤하다.
    몇일을 쉬지도 않고 걸어온걸까.. 어디 묵을 만한 여관이..

    " 으 아 아 앙 "

    ..어린아이의 울음소리였다. 한 대여섯살 먹어보일정도의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아이는 부모를 잃었는지 혼자 맥없이 울고 있었다.
    사소한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아.. 피해봤지만.. 역시나 내 성격상 그럴수도 없다 보다..
    한숨을 쉬고.. 몇번 걷다가 다시 뒤돌아..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얘야. 이제 울지마. 착하지?"
    "...훌쩍."

    한발늦은걸까.. 아니 오히려 또 끼어드는게 아니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아이는 보호자를 찾아주려는 참한 여성을 만나서인지 울음도 거의 그치고
    괜찮은 듯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요즘 세상에 보기 힘든 여성을 향해 눈길을 돌렸다.
    그리 .. 예쁜 외모는 아니었다.
    갈색에.. 길게 땋은 머리.. 흰피부.. 군청색이 약간 도는 참해 보이는 눈동자..
    아이를 향해 다정스럽게 건네는 어여쁜 목소리.. 분명 눈에 띌정도로 아름답지도 않았고
    보통 길을 걸으며 어디서나 볼수있는 보통의 동네처녀였지만..
    외모뿐이었다.. 성격은.. 지금 까지 봐왔던 동네처녀들보다 훨씬.. 훨씬..더..

    "할말있으세요?"
    "에..?"

    어느새 그녀가 내 앞에 와있었다. 한손으로는 아까 울던 아이의 손을 잡고
    다른 한손으론 날 한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묻고 있었다.
    그제서야.. 내가 그녀를 계속해서 쳐다봤었다는 부끄러운 생각과
    계속해서 끈질기게 물어오는 그녀에게 무어라 답해야 할지 막막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으아앙. .엄마."
    "..아.. 알았어. 꼬마야. 금방 데려다줄게. 이봐요."
    "네..?"
    "인연이 있으면 다음에 또 봐요. 그때는 절 쳐다본 이유를 가르쳐주세요.
    그냥 쳐다본것도 아니고 꼭 뚫어질 듯 저와 눈이 마주쳐도 피하지 않고
    바라본 이유를요."
    ".........아..//"

    그렇게 말하며 걸어나가는 그녀를 향해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멀어져 갔다.

    -밤

    "..저.. 주인장 계십니까."

    여러 마을사람들에게 물어봐 여관에 도착하긴 했지만 꽤나 낡은 곳이었다.
    하지만..그런 것이 뭐 어떠랴.. 지금은 너무나 피곤해 몸을 늬울 곳이 필요할 뿐이었다.
    곧 이어 주인인 듯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왠지 낮익은.. 목소리..

    "네. 묵어가실려고요?"
    "..아."
    "어..어라? 당신은.."
    "...여기 주인이신가요..?"
    "..네. 쿡.. 이런일이 다있다니 잼있네요. 이리오세요. 방을 안내해드리죠."
    "..아.. 고맙습니다.."

    뜻밖의 여관의 주인은 그녀였다.
    다시는 못만날거라 생각하고 생각지도 않고 있었는데.. 이런식으로 마주치게 되다니..
    그녀는 날 친절하게 방으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청동빛 색깔의 열쇠를 꺼내 방문을 열어주었고
    난 피곤해 지쳐 그대로 방안에 침대위에 쓰러질 뿐이었다.

    "..어쩔수없군요. 내일 약속대로 물어볼수 밖에.."

    막 눈이 감길무렵 그녀의 옅은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잠이 쏟아졌기 때문에 자세히 들을수는 없었다.

    "자. 기상이예요!! 기상. 일어나세요."
    "...으음.."

    따가운 햇살이 몸을 비추며 난 자리에서 일어날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치워버리고 매우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날 노려보더니 말했다.

    "그렇게 게을러가지고 어디에 쓰겠어요? 여관에 묵을 돈도 안내셨고
    제 질문에 답도 안해주셨으니 얼른 일어나서 해결좀 해주시라고요."
    "아.."

    그제서야 어제 일이 생각난 난 그대로 힘겹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조그만 의자를 꺼내 내 앞에 앉았고
    예상대로 질문이 날라왔다.
    그리 답하기 곤란한 질문은 아니었지만.. 한가지는 어려웠다.

    "왜 그렇게 절 쳐다보셨어요?"
    "..아.. 그건."
    "..?"

    ".......당신이... 다른 사람과는 달라보여서요.."

    "에..?"

    조금 당황하는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며 한순간 자신이 실수했다 느낄때쯤
    그녀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쿡쿡.. 무슨뜻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좋은뜻으로 해석해도 되겠죠?"
    "..아.. 네.. 네에.."

    영문을 모르고.. 대충 나오는대로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랫동안 그녀는 내앞에서 알수없는 웃음을 계속해서 터뜨렸다.



    no 2.



    벌써.. 4일째였다.
    처음엔 하루만 묵어갈려고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것인지..

    "오능! 오능!! 어서와서 빨래좀 걷어줘요!"
    "아..네에!"

    이게 다 저 여자때문이었다. 하지만.. 탓하지는 않겠다.
    내가 좋아서 남은거지.. 그녀의 잘못은 아니니까..
    그녀는 얼마전 자기소개에서 말한 내 이름 "저오능"이란 단어가
    좋다면서 환호하고 난 후 항상 저렇게 날 불렀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화남'
    예쁜 이름이었다. 이런 시골쫀구석마을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

    그리 오랫동안 곁에 있었던 것도 아니면서 겨우 4일밖에
    그녀 옆에 머물러 있지도 않았으면서 왠지 그녀의
    신체를 제외한.. 모든것을 알아버린 느낌이었다.
    그녀의 상냥함.. 아름다움.. 순수함.. 그 모든것을

    "저.. 저도 이름으로 불러도 될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무엇으로 부르든 자신의 자유니까요!."
    "..그..그럼 화남."
    "후훗. 오랜만에 젊은 남자한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
    "..하하.."

    왠지 갈수록 흥미로워져가고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왠지.. 이제 떠돌이 생활은 그만하고
    그녀옆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우 만난지 4일됬으면서 금방 마음을 주는 바람둥이라 불릴지도 모르지만..
    지금 현재 '화남'을 사랑할려고 하는.. 마음의 준비는 완성되있었다.




    (그러부터 4년 후)

    "..사랑해.. 행복하게 해줄게.. 나와 결혼하자.. 화남."
    "..오능. .. 고마워..고마워."
    "화남.."

    그렇게 우리둘은 사랑을 싹틔었고 행복한 생활이 시작되리라
    기대하며 매일매일을 즐겁고 아름답게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화남! 나왔어! 오늘은 뭘 사왔는지..봐......."

    ..집안이 뭉개져 있었다. 꼭 좀도둑이 들었었는 듯 옷가지들은 흐트러져 있고..
    거실 바닥에 커다랗게 펼쳐져 있는 화남의 에이프런..

    바로 마을사람들의 회관으로 달려갔다.
    전손력을 향해 달렸다. 아직 안늦었다고.. 마음속으로 되뇌이면서..

    "..우리도 어쩔수가 없었네. 화남을 안주면 우리모두가 희생된다는데.. 한사람 희생되는게 낫지 않나..?"
    ".........."
    "그만 잊도록 하게. 이미 떠난 사람이니."
    ".........."

    화남은.. 항상 믿고 있었다. 요괴에게 자신의 동료를 건네준다는 이 마을 사람들의 소문을 철저히 믿으려 하지 않았고 항상 마을사람들을 믿고 따랐었다.
    그런데.. 결과는 이것인가. 사람들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온 착한 화남의 인생의 결과는
    바로 이것이란 말인가??

    짤랑..

    요력제어장치를 떼어냈다. 다신.. 안떼어내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우아아악!!!!!!!"
    "캬아아아악!!!"
    "쿠에에에엑!!!"

    ..역겨운 소리다. 화남의 아름다운 목소리와는 천지차이로
    지저분하고 역겨운..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들을 이유없이 죽여버리며
    행복의 생을 찾고자 했던 더러운 요괴들의 속임수였다.

    ...촤아아악!

    ..이게 마지막 녀석이다. 빨간 핏줄이 그녀석의 배를 갈라.. 내 얼굴에 튀었다.

    붉은 피가.. 어두운 지하실안에서 묘하게 번쩍이는게 느껴졌다.
    그리고.. 천천히 밑으로 다가가니.. 그녀가 있었다.
    그토록 찾고 헤메던 ..미칠것같이 보고싶던 그녀가
    쇠창살 안쪽에서 멍하니 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화남. 어서나와.. 내가 구해줄게.. 우리 같이 도망치자.. 어서.. 화남."
    "...오능.. 난 가지 못해."

    그녀가 눈물을 흘렸다.
    곧이어 쇠창살 문을 열려고 시도 했지만 어찌 된일인지 열리지 않았다.
    내 손은 그녀의 머리카락 한카락도 잡히지 않았다잡지 못했다.
    그렇게..
    그녀가 허리춤에서 여성용 호신용 단검을 꺼내고 난 두려움에 몸을 움찔거리며
    딱딱한 비서처럼 되버릴 수밖에 없었다.

    "..나.. 그 괴물의 아이를 임신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오능........ 안녕.."
    ".....화..화남.."
    "........안녕. 나의 사랑하는 사람.. "

    "........화남 --------------- !!!!!!!!!!!!!!!!!!!!!!!"

    성기가 터지도록 울부짖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되돌아 오지 않았다.
    나에게 즐거움을 가르쳐준사람.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사람.
    일생에 단한번 가장 사랑했던 그녀는 그렇게 나에게서 떠나갔다.
    하지만 가끔씩은 떠올른다. 그리고..

    그녀를 생각하면 할수록 내 심장의 고동소리는 커져만 가고 아파온다.

    이러다.. 그녀와 닮은 사람을 만나면..
    난 어떻게 될까..

    혹 파괴되지는 않을런지..마음속 깊은 곳 아름다운 추억이 새겨진 곳의 상처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모두 지워지진 않을지 그게 걱정이다...





    최유기 - 숨겨진 이야기 - 오정 편





    "아아아악!!!!!!!!!"

    희미하게 울려 퍼지는 바람소리로 가득한 밤거리에
    한 여자의 찢어질듯한 비명소리가 메아리쳤다.
    몇번이고 비명소리는 반복됐고
    몇시간 뒤 비명소리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뒤바껴갔다..

    "으아아아아앙.."

    "드디어 나왔어요! 아들이예요!!"
    "..아.. 하아.. 헉.. 내 .. 아기."
    "..그..그런데.. 이 색은.."
    "......!!"
    "........"
    "..꺄아아아악!!!!!!!!!!!!!"

    또다시 아이의 울음소리는 묻히고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게 난 이 세상에 태어났다.
    빨간머리와 붉디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이 세상에 재앙을 일으킬 거라는
    소리를 들은채 어머니는 미쳐버리고 .. 그렇게 하루 하루를 의미없이
    보내고 있었다.


    "이자식!! 너같은건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너같은 자식은.."
    "..으..ㅅ.. 어..엄마...아악."

    하루하루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이렇게 살봐에 자살이라도 하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지은 죄를 알기에..
    바로 나 때문에 어머니가 저렇게 흥분하며 괴로워한다는 것을 알기에
    내 죄를 씻어야 하기에 자살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매일밤 방 두개 밖에 없는 낡고 조그마한 집에선
    어머니의 섹기가 가득 찬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아..아학.. 하아..아앙"

    듣고 싶지 않다...... 듣고 싶지 않아....

    귀를 틀어막았지만 들렸다. 계속해서 들렸다.
    이불로 온몸을 꽁꽁 싸매서 둘러보고 바깥에 나가도 보았지만
    신음소리는 멈춰지지 않고 내 귀속에서 울려퍼졌다.
    이러다 나 자신도 미쳐버리는게 아닐까..
    부엌에 가서 조그만 식칼로 내 몸을 긋는다..

    피가 흘러 내린다.. 내 머리색깔과..같은 빨간 피가..
    피마저 빨간색이다. 다른 색깔이었다면 좋을텐데...
    빨간색이 싫다....
    내 눈동자와..머리에 깃들어있는 빨간빛때문에 난 행복하게
    살 수 없었다.
    그렇기에 괴롭다..
    이런 색.. 아예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아아앙"

    어머니의 마지막 신음소리를 끝으로 지옥같은 매일의..밤은 갔다.
    그리고 따사운 햇빛이 비치며 난 햇님을 바라본다.
    햇님마저 붉은색이고..
    그러기에 난 햇님이 싫다. 이 세상에 붉은 것이 모두 싫어질것 같다..



    오늘은 어머니가 꽤.. 조용해 보였다. 평소 난폭한 모습과는 다르게..
    그리고 갑자기 나에게로 다가왔다. 또 나를 때릴 것이라고 여기고
    당연스럽게 방어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 얼굴위로 든 손밑으로.. 바라본
    세상에는.. 물기가 어려있었다.
    그리고.. 살며시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어머니가 울고 계셨다.
    무표정한 얼굴에 눈물이 가득 했고 멍하니 내 앞에 서서 울고 계셨다.



    그로부터 몇일이 지났다.
    어머니는 평소와 다름없으셨다. 항상 날 욕하면서 때리시는 모습 그대로..
    오히려 그 때 울던 모습보다 지금의 모습이 날편하게 하는것 같았다.
    어머니가 울면.. 슬프니까... 오히려 날 때리면서 분을 푸는게 나을거 같았다.
    계속해서 날 때리고 할퀴고를 반복하던 어머니가 약간의 문소리에
    나에게서 떨어져 문쪽으로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끼익....

    약간 낡은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밖에는 20대 중반정도 되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어머니는 오랜만에 미소를 지으셨다..하지만 기쁜 미소는 아닌 것 같아 보였다.
    그 남자가 조금전까지만 해도 맞고 있어서.. 상처투성이의 나에게 눈을 돌리더니
    말했다.

    "안녕.. 네가 오정이지?.. 난 네형 '지엔'이라고 해."
    "...............형?"
    "..그래.. 형."

    지엔이라는 사람은 나에게 다가와 번쩍 안아들으며 날 품에 안았다..
    이렇게 날 안아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모두들 날 싫어하며 벌레보듯 하며.. 피하기 일쑤였는데..
    나도 몰래 지엔에게 팔을 벌려.. 안겼다.
    지엔의 가슴에 묻혀.. 어머니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 충분히..
    행복했다.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났다.
    나도 꽤 많이 커있었고 지엔은 여전히 날 사랑스런동생대해주듯.. 정말
    친근하게 날 안아주며 놀아주었고
    어머니의 밤에 들리는 신음소리도 날 때리는 횟수도 줄어들지 않았다.

    "..오정아. 우리 나가서 살까? 어머니를 버리고.."
    "...싫어."
    "..오정아.."
    "..미안.. 싫어.. .. 싫어.. 어머니를.. 놔두고 갈수 없어."
    "........."

    지엔은 아무말 없이 날 바라보았고 나조차 내가 무슨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수없는
    사이 지엔은 날 꼭 안아주었다. 처음만난 그때처럼 숨이 막힐정도로
    날 품에 안았다.

    그 날 밤..

    "이 나쁜자식!! 당장 죽어!!죽어!!"
    ".윽.. 아얏.."

    오늘도 어머니의 손찌검은 계속됐다.
    이제 익숙해질만도 했다. 벌써 10년이상 계속해온 일이니..
    하지만. 오늘은 꽤나 아팠다... 아마.. 낮에 지엔과의 이야기 때문이었을것이라고
    짐작된다.. 그렇게.. 계속해서 맞았다.
    어머니의 분이 풀릴때까지
    계속해서..

    ...? 아..? 갑자기 통증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옛날.. 어머니의 눈물처럼.. 또다시 물기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또 울고 있는 걸까.. 설마..
    난 조심스레 감고 있던 눈을 떠보았다.

    ".....!!"
    "......."

    ..지엔 이었다. 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광경..
    어머니는 내 눈앞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지엔의 손에 달린 무기.. 모든것이 흐릿해졌다.
    이 광경이 꿈이었다면.. 현실이 아니었다면..
    그러다 현실이었다. 부인할수 없는 현실......

    "형........."
    "............"

    처음으로 부른 형이란 이름 사이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흘리고 흘리고.. 또 흘려도.. 멈춰지지 않았다.
    지엔은.. 그런 날 바라보았다.
    어두운데다가.. 밖엔 천둥이 치며.. 비가 내리고 있었고
    지엔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흑..으흑.... 어째서."
    "........."

    지엔은 가만히 날 끌어안았다.
    그리고 한 몇분간.. 그러고.. 날 꽉 껴안고.. 아무말 안한채 있었다.
    그리고.. 한줄기 천둥소리와 함께 지엔은 날 밀쳐냈고..
    그렇게 낡은 집을 떠나.. 멀리 소리없이 사라졌다.

    그렇게.. 내 운명의 수레바퀴란 것은.. 멈췄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몇년이 더욱 흘러가고..
    난 나도 모르게 많이 변해있었다. 소히 말해서.. 바람둥이라 그러듯..
    담배와 술을 즐겨했고.. 무엇보다 여자를 즐겨했다.

    오늘도.. 여자를 즐기고.. 여관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천둥이 .. 치고 비가 오는 날 이었고..
    그렇게 찝찝한 기분으로 여관을 향해 빠른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숲을 지날 무렵..

    땅바닥에 붉은색 액체가 있었다.

    무척 싫어하던 붉은색이..

    문득.. 그 액체가 떨어진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내 발걸음은.. 얼마가지 않아 멈춰졌다.

    ".............."
    ".............."

    피가 흥건이 배어서.. 죽을 지경인 듯한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눈을 뜬채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죽여달란.. 눈빛으로..

    그렇게.. 내 운명의 수레바퀴는 다시 돌려지고 있었다.





    최유기-숨겨진 이야기-삼장 편





    따가우면서도.. 따뜻한.. 빛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 피부로 떨어지는 물 한줄기..?
    ... 슬픈 목소리가 들린다..
    슬픈 목소리가..

    "..흑.. ..흑.. 미안해.. 미안..아가야.."
    "으..아앙.."

    어찌된 일인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어째서 일까.. 말하고 싶은데.. 무어라.. 말하고 싶은데..
    그런데.. 무슨말을 하고 싶은걸까.. 난..?
    내 앞에서 울고있는.. 저 사람한테..

    "아가..미안..미안.."
    "....."

    안타까운 목소리를 끝으로 결국 무슨 말을 해야할지 깨닫지 못한채
    그 사람의 손에서 난 놓쳐졌다.
    그리고.. 어딘가로..어딘가로.. 가는 것 같다..
    약간씩 흔들리는 느낌이 들고..
    차가운 물이.. 내 몸을 덮치고.. 계속.. 어딘가로 흘러가는 듯 하다.
    어디로 가는걸까..? 정처도 없이.. 계속해서 간다..
    멀리.. 멀리..


    "어..뭐야.. 이 아인."
    "저런.. 버려진 아이인가보군요."

    낯선 목소리가 들려온다. 꽤나 오래 흘러왔다고 느낄 즈음..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굵고.. 약간 꺼칠한 목소리와..
    가늘고.. 상냥해 보이는 목소리..

    "으아아아앙.."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서 일까.. 나도 모르게 울음이 터졌다.
    제대로 된 말을 할수는 없었지만.. 의사소통을 할수 있는게
    이것뿐이라.. 어쩔수 없는것도 있었다.
    곧이어.. 상냥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울지마라. 아가야.. 내가 키워주마.."
    "무슨소리야?? 미쳤어?? 이런 애를 맡게."
    "..어쩔수 없잖아요.. 이대로 버려둘순없어요.. 제가.. 키울거예요."
    "흥!! 맘대로 하라고!"
    "..........."

    거친 사람의 목소리가 멀어져 갔고.. 내 곁에는 상냥한 사람밖에 남는것 같지 않았다..
    그 사람이 말했다..
    날 바구니에서 꺼내서.. 꼭 품에 안으며..

    "이름을 뭐로 해야 좋을까?.."
    "........."

    눈 도 채 못뜬 갓난아이인 나였지만.. 이 사람이 얼마나 선해 보이는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이 사람곁에서 있고 싶다는 생각이들었다.
    또한.. 내가 이 사람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하게 되었다.
    .
    .
    .
    .
    "..그래.. 홍류라고 하자..^^ 넌 이제부터 내 제자란다.. 알았지..?"

    홍류....그것이 나의 이름이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때.. 날 강가에 떠내려보낸 여인은..
    나의 어머니였을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와서 그런건 아무런 느낌도 오지 않았다.

    지금 현재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그 후로 절의 많은 스님과 다른제자들로 부터 시기를 받았다.

    출저도 모르는 고아이면서.. 삼장법사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이
    이유였을 것이다.
    별로 신경쓰진 않는다.. 모두 나의 지위가 탐이 나서 저러는 것 뿐이니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별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여러 스님의 시기를 당하면서 스승님의 가르침도 받으면서..
    어느덧 여러해가 지났다.

    "홍류..이리와봐라.."
    "네..스승님."
    "..홍류. 네가 강가에서 떠내려오던 날.. 난
    너의 목소리가 들렸단다..그래서 널 발견할수 있었던 거고.."
    "..제 목소리..요..?"
    "..그래^^ 너도 언젠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거다."
    "................이해못하겠습니다.."
    "..아직은 이겠지. 곧 느낄수 있을거다."

    그렇게 말하며 스승님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목소리..? 이해할수 없었지만..
    곧 알수 있었다. 그 누군가의.. 시끄러운 목소리를.
    .
    .
    .
    .
    오늘은 내 친구에게 내가 아끼는 염주를 주었다.
    처음으로 사람한테 내 물건을 주는것이기에.. 감회도 색다른 것 같았다.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스승님의 방엘 찾아갔다.

    "스승님!"

    환하게 웃으며 문을 열었을땐....무언가를 꼭 쥐고 있는
    스승님과... 요괴 대여섯마리가 날카로운 손톱을 반짝이며 서있었다.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다리는 떨려왔고. 이것이 무서움일까?

    "..호..홍류!"

    "앗."

    스승님이 날 품에 안으시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붉은 액체가 내 눈앞에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천천히..한줄기씩.. 고약한 냄새도.. 느껴졌다.

    그리고.. 내 보라색눈동자에서 한줄기..물기가 흘러내렸다.

    "..스..승님.. 스승님..흐윽..스.."

    "..홍류."

    희미해져 가는 의식속에서 마지막 힘을 다해
    나에게 말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입을.. 였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무언가 말하는 것 같았다
    자세히 듣지 않으면.. 알아들을수 없을정도의..
    희미한 목소리..
    그렇게....
    내게 삼장법사란 칭호를 남겨주시고 눈을 감으셨다.

    ..................................
    ..................................



    내 생에.. 가장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을 지키지 못했을때..

    처음으로 내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했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걸 갖고 싶다고...



    ............................................................
    ............................................................




    "..이봐. 정말 시끄러워서 미치겠군.. 왜 불른거야?!"

    "......에?.. 난 아무도 부른적이 없는데..."

    "..흥. 너 여기 계속있었던 거냐?"

    "......으..응."

    "....어쩔수 없다.. 데려가 주지.
    놓고 가면 또 시끄럽게 불러댈 테니까 말야.."

    "................"



    ......처음으로 자신의 무력함을 깨달았을때 생각했다.

    진심으로 생각했다.

    몇번이고 반복하며... 생각했다.

    그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끄러웠다.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하는 목소리

    하지만 싫지 않았다. 그리운 느낌이 나는 목소리였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 곳으로 가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예전에 스승님이 말씀하신.. 목소리.

    그것이.. 바로 이 뜻이었을까..

    ..그리고 난 내 뜻을 이루었다.

    지켜도 되지 않는 것을 손에 넣었다..

    지키지 않아도.. 내 곁에 항상 머물러주는 것을 손에 넣었다.







    최유기 숨겨진 이야기 -오공-





    어느날.. 눈을 떠보니.. 어두운 동굴안이었다.

    바닥은 차갑고 돌투성이여서.. 몸이 부딪혀 아파왔고

    위에서는.. 물기가 조금씩 떨어져 차가운 몸을

    더욱 시리게 만들었다.

    눈을 감았다.

    왠지.. 이 광경이 꿈이었으면 좋겠다는 사실에

    눈을 감았다..

    살짝 밝아지는 기운에 눈을 떠보니..

    붉은 태양이 보였다.

    반짝이며..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그 순간..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는데..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궁금함에 생각해 보려 하니 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왔다..

    그 후로 더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아픈게 싫었으니까..

    ...아무런 생명의 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가끔씩 나무들이 흩날리는 소리와..

    비가오면 세찬 빗소리가 울려퍼졌고

    가끔가다 새의 노래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그때마다 몸을 끌어당겨 귀를 귀울였고

    한손을 뻗어 바깥으로 붕붕 저어보였다.

    공기의 흐름은 느껴졌지만 그 것 뿐이었다.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눈을 뜬 후로 아무말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아.."

    목을 잡고 소리를 내보려하니 목소리가 났다.

    하지만.. 꺼칠고 가느다란.. 이상한 목소리였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 아직 위에서 들리는 새의 맑고도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니.. 자신의 목소리가 부끄러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갔고

    난 언제나 그 날 그대로 였다.

    한자리에만 앉아있었고

    아무것도 먹지 않은채.. 밤에는 잠만 자고..

    낮에는 일어나고.. 항상 똑같은 생활이었다.

    ..가끔식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태양따위.. 보이지 않았다면

    이렇게 괴롭지도 않았을 텐데

    여기가 깊은 땅속이었다면..

    자유따윈.. 바라지도 않았을 텐데

    가만히 무릎을 끓고 머리를 파묻고 앉았다.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여기저기가 쑤셔왔지만

    아프다고 말조차 할수 없었다.

    아프다고 하면.. .. 괜찮니?라고 대답해줄 사람이나 있을까

    더욱 고독감이 느껴질것 같아서 입을 다물었다.

    그저 약간의 눈물만 매단채 미간을 찌뿌릴 수 밖에 없었다.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냥 이렇게 살바에 아예 눈을 뜨지 못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작은 소망조차 이루어진적은 없었다.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다.

    내가 무슨 큰 죄를 저지른 것일까

    난 왜 이곳에 있을까

    왜 그 전의 기억은 아무것도 떠올르지 않는걸까..

    생각했지만.. 역시 아무런 해답도 나오지 않았고 머리만 쑤실뿐이었다.

    오늘은.. 달이 무척이나 밝았다.

    태양과 같이 밝지만.. 은빛의 달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그리고.. 그 달의 신비스러움에 빠져들듯 잠에 빠져들었다.

    '짹..짹..'

    아.. 새소리가 들려온다.

    또 멀리서 울어오는 새소리일까..

    '짹..짹..'

    ..아니다. 이번엔 가까이 서다. 혹시..

    혹시나.. 해서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아..새다. 노랑색빛깔의 귀엽고 자그마한 새였다.

    긴장감에..침을 삼키고.. 아주 천천히..

    새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손을 내밀었다.

    '짹..짹'

    노랑새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너무나 귀여워서 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었다.

    조금더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노랑새가 내 손을 따라 나에게 다가왔다.

    '짹짹짹!'

    노래를 부른다. 항상 멀리서 들리던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이렇게 가까이서 들려온다.

    이것이 행복일까..

    "아하하.."

    웃었다. 실컷 소리내어 웃었다.

    새의 영롱한 목소리에 비하면 거친 목소리였지만..

    별 부끄러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노랑새도 내 웃음소리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일이고 함께 놀았다.

    .........
    .........

    ".....아....."

    동굴밖.. 노랑새가 있었다.

    ....하지만 평소완 달랐다.

    활짝 펼치며 이리저리 돌며 자랑하던 자랑스러운 노랑빛 날개와..

    까맣고 영롱한 검정빛 눈동자도..

    아름다운 노랫소리도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 순간.. 슬픔이란 단어를 알았다.

    괴로움이란 단어를 알았다.

    또한.......

    누군가가 곁에 없음에

    외로움이란 단어를 알았다.

    그리고 울부짖었다.

    불러야 할 누군가도 없었는데..

    그냥..그렇게 정처도 없이 울부짖었다.

    위로해줄 사람도 없다.

    꼭 껴안아줄 사람도 없다.

    슬픔...외로움....괴로움.....고통.


    느끼고 싶지 않았다.

    이런 감정따위

    배우고 싶지 않았다.

    .............
    .............




    "....무슨 소리지.....?"




    ...................

    ....................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혹 누군가가 들어서.. 날 위로해주러
    나타날까 싶어서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괜한 희망을 품은것이었을까..
    금빛눈동자는 붉어져 있었고..얼굴은
    눈물범벅이가 되어.. 엉망이 되었다.


    "....도와줘....."



    오늘도 그렇게 말하며 잠에 빠져들었다.
    누군가가.. 어느 누군가가..
    날 구하러 오는 시점을 꿈꾸며..............


    그리고... 정말로 그 꿈은
    얼마뒤 이루어졌다.




댓글 9

  • [레벨:24]id: KYO™

    2003.04.26 17:21

    다들...괴로운 과거가 참 많네...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4.26 17:48

    정말 운명이군요...(뭐가?-_-;;)
  • 핫도그사마

    2003.04.27 09:00

    -_-우리 팔계멋져.(넌 여기서도 그소리냐.)참...다들 고달픈인생을 살았구나..-_- 그래서 좋아하지만.(넌 정체가 뭐야?1)
  • Angelica

    2003.04.27 09:56

    아아 멋져 정말....+ㅁ+ 여기서 다시한번 외치고 돌아감세....
    화남 최강서얼!!!! [뻐억-] 화남 그녀가 있었기에 58의 커플이 탄생..[퍼퍼퍼퍽!!!!]
  • =☆최유기★살앙=

    2003.04.27 19:47

    .., 멋집니다>_<!~
    ..., 각자의 아픔을 딛고 서로를 만났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유기인들이 멋진 것 같습니다!
    .. 세비니님 짱>ㅁ</
  • [레벨:1]♣-や-お-ね-♣[심심]

    2003.05.07 20:38

    잼쏘 잼쏘요~!! +ㅁ+/!!!!!!!
  • [레벨:2]Lee군

    2003.05.22 17:45

    우와...
  • [레벨:5]루첸

    2003.10.09 19:56

    진짜 울먹..;했다죠'
  • 체리 보이 삼장♡

    2004.07.02 14:39

    ....저 이거 읽고 울었어요...ㅠ.ㅠ

    넘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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