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뭡니까? "
"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
교장은 난감하다는 듯한 얼굴로 린유를 바라보았다.
새까만 눈동자는 흔들림 없었다.
교장의 책상 위에 놓여 있는 하얀 봉투.
그 하얀 봉투 위에 쓰여있는 한자 세 글자.
그 글자가 뜻하는 것은 「사직서」.
" 린유 선생님... "
" _... 저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
" 하지만, 어째서입니까? 제가 보기엔 린유 선생님이 이렇게 갑자기 서생이라는 직위를 버릴 만한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
교장의 심정은 아이들이 자퇴서를 냈을 때의 린유와도 같은 심정이었다.
노쇠한 교장의 얼굴에 가득한 주름살들 사이에, 이제 곧 새로운 주름살들이 생기게 될 것이다.
" 저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습니다 "
" 파렌과 유의 자퇴 문제군요_... "
린유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 하지만... 그것은 결코 선생님 잘못이 아니지 않습니까? "
" 아뇨. 제 탓입니다. 제가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
" ...... "
교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의 손가락은 뭔가를 말하고 싶은 듯 쉴새없이 책상을 두드려대고 있었다.
교장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눈에 드러난 빛은 린유 만큼 굳어진 마음이 비춰지고 있었다.
" 린유 선생님... 진실을 얘기해드려야겠군요 "
" 네? "
Technical Knock Out
○ Dr. 스카이의 메카닉에 대한 기본 지식♡
- 메카닉은 신체의 일부분을 기계화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원한다면 뇌를 제외한 전 부분을 기계화할 수도 있어요.
메카닉화한 신체의 일부분은 공격능력이 강화되고 인간의 한계치를 뛰어 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메카닉화했다고 죽지 않는 불사신이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물론, 몸의 99%.
즉 뇌를 제외한 모든 신체 부위를 메카닉화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는 뇌만 새로운 메카닉 신체로 이식하면 생명 연장이 가능해요.
하지만, 일부 기억이 손상된다던가, 후유증이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 뇌가 손상되지 않았을 때의 얘기지요.
뇌가 손상되면 그 사람의 목숨도 끝!
Technical Knock Out
" 그래, 레이디께서는 세계와 오라버니 중에 뭘 선택할 생각이지? "
소령의 질문.
카나리아의 대답이 나오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세계야 "
" ...... 자신이 살아남는 것이 오빠보다 더 중요한 건가? "
" 아니. 오빠는 나의 모든 것이야! "
" 그런데 어째서 세계를 선택하는 거지? "
카나리아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소녀의 표정은 이상하리만치 자신만만해보였다.
" 오빠는 나의 모든 것. 그리고 나의 세계야 "
" _... 과연. 그럴 법한 얘기군 "
소령이 눈을 감았다.
나에게도 나를 지배하는 존재가 있다.
그녀는 아의 세계, 나의 신.
어떤 길을 걷는다 해도, 따라 갈 수 있는 곳까지 따라 갈 거다.
" 오빠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대로 가르쳐주도록 하겠다 "
" 정말-? "
카나리아의 얼굴이 환해졌다.
" 하지만 그 사람에 관한 것은... 소령님 당신 자신의 입으로 일급기밀이라고 하지 않았나요? "
카셀의 질문에 소령은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분명한 일급기밀입니다 "
" 그런데도 가르쳐 주겠다는 겁니까? 외부인에게? 그것도 이런 어린애에게? "
" 난 어린애가 나야, 아저씨 "
중간에 카나리아가 끼어들었지만, 카셀은 그에 신경쓰지 않았다.
" 그런 짓을 하면 무기한 징역이라는 거 알고 계실 텐데요 "
"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가르쳐 주고 싶군요, 카셀 대위. "
" 어째서...? "
" 대위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한 둘 쯤은 있지 않나요? "
" 소중한 사람_... "
카셀 대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분명히 있었지.
_... 그 옛날에는...
"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얘기해 줄 수가 없다. 이쪽도 여러 가지로 바쁜 사람이니까. 차후에 얘기해주도록 하지 "
" 응! "
" ... 어째서 그렇게 쉽게 응하는 거지? 내가 한 말이 거짓말일 경우도 있지 않나? "
" 아니 "
소녀가 고개를 저었다.
" 당신은 거짓말 같은 거, 하지 않을 거야.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그럴 거라고 생각해 "
" _... 고맙군, 레이디. 나를 믿어줘서 말야. 그보다 카셀 대위 "
" 예? "
" 아까 대위도 들었겠지요. 경보 소리를. "
" 아아. 들었습니다 "
카셀 대위는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 소리를 들었다면서 왜 움직이지 않는 거죠? "
카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어떻게 보면 잔인하게 보일 수도 잇는 미소가.
" 아마 많은 군인들이 그 경보소리륻 듣고 갔겠죠. 그 군인들이 일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낱 대위인 제가 뭘 할 수 있겠습니까? "
" ... 실질적이군요, 카셀 대위 "
" 이자벨 소령님은? 소령님도 그 경보를 들었다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게 아닌가요? 게다가 당신은 나보다 상급이지 않습니까 "
" 나 역시 당신과 같은 생각입니다, 대위. 그리고 나는, 아쿠아 님을 따르는 게 아니에요. 하니시아 망울 중령 님을 따르는 겁니다 "
" 이를테면, 그녀는 소령님의 세계인건가요? "
소령이 웃었다.
" 그래요. 나의 존재 이유죠 "
레종데르트. "존재 이유"였습니까?
오랜만에 쓰는 단어라 잘 기억이 나오지 않는군요.
자, 이로써 우니동 활동 재개=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