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편]악몽21(최유기 팬픽)
  • 진료실 밖으로 나온 팔계는 곧장 오정에게 가지 않고 화장실로 향했다.

    쏴아~
    철퍽----

    눈 앞이 뿌옇게 변하며 뻑뻑해지기 시작한다. 눈을 몇번 꿈쩍이자 눈 안쪽 까지 뻐근해져온다.
    숨도 내쉬지 않은 채 물 속에서 고개를 흔들고 잇자니 물줄기가 코 속을 비집고 들어오는 게 느껴졌지만 지금 그에겐 들끓는 머릿 속을 식히고 싶다는 목적이 더 강했다.
    얼음장 같은 물에 폐가 답답해져 올 무렵 누가 팔계의 어깨를 잡는다.

    익숙한 느낌...

    "이봐, 접시물에 코박고 죽으려고 작정한 거야???"

    쿡, 당신은 언제나...

    "아하하하, 설마요... 근데 그건 뭐예요???"


    대충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아낸 팔계가 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정의 손엔 과자며 빵이며 음료수가 바리바리 들려있었던 것이다.

    "응, 이거???'

    봉지를 내려다 보던 오정이 멋쩍게 웃으며 말한다.

    "바보원숭이 식량이지,뭐... 요즘은 전보다 배는 더 먹는다구..."

    말투는 예전과 같앗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은 오정을 보며 팔계의 얼굴 또한 어두워진다.
    오공의 식욕의 원인이라면 예전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람과 얘기하고 있는 동안 사온 거로군요. 근데 너무 성의없는 거 아녜요??? 아무거나 우겨 넣은 것 같은데요???"
    "읏, 귀신이구먼... 괜찮아, 우리 돼지 원숭이는 편식을 안하니까..."

    찔끔하는 오정을 보며 다시 웃음을 찾은 팔계는 벽에 뭍어있던 냅킨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곤 오정의 짐을 받아들며 화장실을 나섰다.

    "얼른 오세요. 모두 내가 들고 온 겁니다."
    "뭐야, 그런게 어딨어!!! 여지껏 들고 있던 난 뭔데!!!"

    어이없어하는 오정을 뒤로하며 화장실을 나온 팔계는 오공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오공이 심각하게 변해 있지 않길 바라면서...




    우당탕쿵탕~




    "저 놈 잡아!!!"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삼장----삼장----"
    "으악, 이게 또 물었어!!! 간호사, 어서 끈 가져와!!!어서!!!"

    양 손에 오공이 먹을 간식거리를 들고 오정을 골리며 걸어오고 있던 팔계는 수선스러워지는 복도 분위기에 덩달아 심각해졌다.


    "여긴 항상 이런 분위기인가 보군요."
    "뭐...항상은 아니지만 자주 있는 일이라더군... 가만, 저들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거지???... 제길, 바보원숭이 또 시작이야."
    "네???"


    오정의 발걸음이 다급해지며 오공의 병실로 향했다.
    사태를 파악한 팔계도 들고 있던 짐을 내동댕이치고 오정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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