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정편/주제 : 불행 ] 새디스트 84
  • 조회 수: 699, 2008-02-10 14:49:37(2003-10-24)
  • [ 아무리 지우려 애써도 지워지지 않았다.

       흉기로 상처를 입히고, 저 멀리 던져버려도 눈을 뜨면 곁에 있었다. ]




    ( 두번째 주제 : 불행 ) 새디스트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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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는 법률 제3318호 국가보안법에 제3조 반국가단체 구성이란 항목을 위반한 혐의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피고는 기본적인권을 내세워 변호사를 요청할수 있으며...."

    검사의 위엄스런 목소리가 법원을 울렸다. 문을 비롯한 벽 쪽으로 수많은 경찰들이 줄지어 버티고 서있었고, 이 법원안에는 나와 삼장, 검사, 몇몇 변호사들과 경찰들이 전부였다. 영화에서 보던 것처럼 뒤쪽에는 민간인이나, 피고와 관련된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는데, 삼장이 집안이 그런쪽이기도 하고, 민간인은 위험해서 못들어오게 막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곳은 공포스럽도록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낮은 저음인 검사의 목소리만이 마이크를 통해 메아리치듯 울릴 뿐이었다. 어느새 내 신체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공포스럽기까지 한 법원에 싸늘하게 감도는 정적감때문만은 아니었다. 생전 처음 맛보는 상황에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며 떨고 있었던 것이다.

    "피고는 이 밖에도 도주죄[ 逃走罪 ]와 제 250조 살인죄를 저질렀기에, 증거가 명백하고, 변호사를 채용할 수 없을 경우 극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극형'이라는 단어가 나옴과 동시에 발끝에서 부터 머리 끝까지 소름이 오싹 돋았다. 지금까지 티비로 보던 일들이 자신에게 일어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옆에 묵묵히 서있는 삼장을 곁눈질로 바라보았다. 눈을 가려버릴 정도로 길어버린 앞머리가 감옥에 있는 동안 정돈을 못해 지저분하게 변해 있었고, 이 상황에 장본인이면서도 전혀 떨림이라든가 그런 것 등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하지만 기분 탓 이었을까. 아니면 나의 간절한 소망이기라도 했던 것일까. 금빛 머리카락으로 가려진 그의 눈동자가 얼핏 바람에 흔들려 살며시 보일때마다 그 보랏빛의 어두운 눈동자색이 흔들려 보였던 건 과연 내 바램탓이었을 뿐이었을까. 그도 나처럼 이 상황을 느끼면서 보통 사람처럼 떨어주길 바랬던 내 한심한 바램 탓 그것 뿐 이었을까. 진실은 알길이 없었다. 그게 사막의 신기루같은 것인지 아니면 진실이었는지는 삼장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차렷자세로 고정되어 있던 한쪽 손을 살며시 움직여 삼장의 손을 잡았다.

    "피고 할 말이 있다면 지금 하세요."

    그 순간 난 삼장이 두려워 할거란.. 착각 아닌 착각을 했고 잡았던 그의 커다란 손을 더욱 꽉 움켜 잡았다. 하지만 금방 난 뿌리쳐 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 커다란 몸놀림이 아닌데도 가볍게 내 손은 그의 의해 뿌리쳐 졌고, 한발작 걸어 나가 검사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하는 그의 허스키한 보이스를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제가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한 죄값은 이미 정해진 걸로 알고 있는데요. 거기다 제 부하들은 여기 계신 훌륭하신 경찰분들에게 인권이고 뭐고 무시당하며 싹 전멸했고 뛰어난 검사님도 아시다시피 어차피 죽을 목숨. 내가 가장 아끼는 부하한테는 제가 직접 죽음을 선사했습니다. 변호사를 채용할 생각도 없고.. 생각이 있다해도 이미 모두 뺏긴 집안의 재산과 귀중품들은 이미 제 수중에 없는데 무슨 권위로 그런걸 채용할 수 있겠습니까."

    순식간에 그의 말은 끝맺어 졌고, 그 말을 다 이해할 시간도 없이 검사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럼 그 옆에 피고는 할 말 있으십니까."

    "아.."

    나도 삼장과 같이 있는 한 범죄자란 사실을 하마터면 잊을 뻔 했는데.. 새삼스레 다시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말을 해야할까. 난 그와 같이 지냈을 뿐. 살인이나 폭력은 저질르지 않았고 ... 뭐 성범죄라는것에 해당될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그건 내가 당한것이 아닌가.. 거기다 부모님까지 살해당한 판에, 나한테 해당할 죄목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았다. 물론 그렇게 사실대로 말하면 난 풀려날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 시 난 그와 헤어져야 했다. 그리고 두번다시 그를 못볼 것이다. 내가 언제부터 이런 감정을 키워왔던 것일까. 완전히 반대가 되버렸다. 예전엔 삼장이 날 지겹도록 쫒아다니며 구애했는데, 이젠 내가 그럴판이니 거 참 웃기는 상황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난 지금 검사의 질문에 무슨 대답을 해야하는가. 사실대로 말해서 풀려나고 보통인의 생활을 만끽하고 살아야할까. 아니면 거짓말을 해서라도 그의 곁에서 무슨일이 있든 간에 ..머물고 있어야 할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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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4편 끝입니다 ^^;; 너무 짧은 가요;; 허허;; 하지만 다 저렇게 붙여 써서 그렇지..
    전처럼 한칸 씩 띄면서 ..썻으면 그래도 꽤 긴 내용이예요 !! (정말?) .. 그..그건 아마도-ㅅ-;;(퍽!)..ㅠㅠ;; ..오공의 대답은 .. 못쓴것이 아니고 일부러 짤랐습니다.
    불행편 엔딩쪽에.. 생략된 부분을 넣을 생각이긴 한데, 아직 결정은 못했어요.
    오공의 대답이 궁금하신 분은 조금만 참아주세요 ^-^;
    감상 메일과 감상 코멘트등.. 감사하게 받고 있습니다 ^^제 소설 잼있게 읽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항상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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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루넬

    2003.10.24 17:21

    ;;;;;딱....중요한 부분에서 짤르시다니....
    다음편 기대하고 있을께요~
  • 매일준혁

    2003.10.24 23:05

    정말 중요한 순간에..ㅠ_- 다음편!!!ㅠ0ㅠ
  • [레벨:3]티아고쿠ⓖ

    2003.10.27 17:03

    으아악!!![탕]
  • 윤지니

    2003.10.30 21:30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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