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벚꽃이 지면... 2.
  • 조회 수: 700, 2008-02-10 14:49:28(2003-08-09)
  • 나비가 날아온다.. 이리저리 3월의 아름다운 벚꽃들 주위를 살랑거리다가

    나에게로 다가온다. 그 움직임이 너무나 느려서 짜증이 날것만 같다.

    곧이어 나비는 내게 날아왔다. 내 주위를 살랑살랑 부드러운 향기를 내뿜으며

    날아다니더니 부드러운 입맞춤이라도 하듯 내 입가에 사르르 와 앉았다.

    당황해 하는 내 모습을 즐기기라도 하듯 그렇게 금빛의 날개를 퍼덕거리던 나비는

    곧이어 다시 벚꽃들에게로 날아간다.

    나비의 날개가 눈부시다… 금빛이 태양의 그것보다 날 더욱 황홀하게 한다.

    벚꽃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무엇인가를 빨고 있다.

    꿀이 나오나..? 그런거 아무래도 상관없다.. 내 손은 이미 주먹으로 변하고 꽉 움켜진채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다. 나비가 날 다시 바라본다.

    금빛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내게로 다가온다. 이번엔 손등에 앉았다.

    아까보다는 오래있으려는듯 자세를 안정하게 잡고 있다.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보니

    내 한쪽손엔 나비한마리가… 다른 한쪽손엔 검한자루가 들려있다.

    그리고 난 생각한다.

    이 두 날개를 잘라버리면 다신 아무데도 가지 못하고 내 곁에 있을까..

    ..영원히..

    .
    .
    .

    “조로-!! 너 또오 자꾸 늦잠 잘래!”

    “………”

    꿈이었다. 시끄러운 병아리의 소리에 눈을 떠보니 그것은 꿈이었다.

    정신이 멍해진다. 소 히 사람들이 말하는 깨고싶지 않은 달콤한 꿈 따윈 아니었지만

    아침잠이 많은 나에겐 꿈이 어떻든 간에 일어나는 건 힘든 일 중에 하나이다.

    “후아암.. 평소엔 더 자게해줬잖아..”

    “또 또! 그런다! 오늘은 상디가 숙취로 열까지 있으니까

    아침밥은 우리가 힘모아서 만들기로 했잖아! 다른 우솝이나 루피들은 일어났는데

    넌 정말-!”

    “………..”

    차라리 내가 열이 났으면 좋겠다.

    어젯밤에 그 녀석을 찾느라 고생한건 나인데 왜 이런 이른아침에 일어나 그 녀석의 뒷바라지를

    해야한단 말인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겠다.

    “그러고보니 요리사는..?”

    “참-빨리도 물어본다! 아까-전에 너보다 훨씬 일찍 일어나서 덥다고 선창쪽으로 나갔어

    아마 시원한데 엎드려서 자고 있을거야-“

    “흐음…”

    “아!! 조로! 또 장난칠려고 상디깨우거나 하지마! 보기엔 멀쩡해보여도 고열이니까!”

    “..알았다고. 난 루피가 아냐.”

    “말은 잘하지-!”

    저 시끄럽게 삐약거리는 소리에 못이겨 어쩔수없이 몸을 일으켰다.

    어젯밤 소낙비로 완전히 샤워를 한셈이고 옷도 그대로 입고 자니 씻을 필요성을 못느끼고

    그대로 주방으로 들어섰다.

    “…!… 콜..록..”

    들어서자 맡아지는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간신히 뜬 눈사이로 보이는건 자욱한 먼지속에서

    연신 기침을 해대고 있는 우솝과 루피였다.

    “우엑-어떡해! 탔다 탔어! 으-앙! 밥이 탔어! 밥! 배-고파!”

    “시끄러! 루피! 다 너땜이잖아 그러니까 불을 줄여야 한다고..”

    “바압-!!!!!상-디!!!!”

    둘이 수다떨고 있는 꼴을 보아하니 제대로 밥은 기대안하는게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하긴 처음부터 기대 따위 하지도 않았고 겨우 밥따위에 루피처럼 목숨걸고 덤벼들 마음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 쾌쾌한 냄새와 연기속에서 밥을 먹는다는건.. 세계재패를 노리는 나로서 건강관리에

    우선적으로 절.대 좋지 않은 환경이다.

    잠시 아직도 말싸움중인 우솝과 루피를 번갈아보곤 뒤돌아 주방을 나섰다.

    “앗! 조로! 어디 가는 거야! 저 둘로는 안되겠어서 널 부른건데! 가면 어떡해!!!”

    “요리사를 데려오면 되잖아. 간단한걸 가지고-“

    “뭐!! 상-디는 아프뎄잖아! 이 바보야!! 귀는 어디로 뚫여먹었냐!!”

    등뒤에서 계속 시끄러운 병아리가 짖어대는걸 용케 무시하고 녀석이 있을만한곳을 향해 걸었다.

    잠시 후 병아리도 포기한지 우솝과 루피를 도와주러 주방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분명 선창쪽이랬지..

    이 바다한가운데서 시원한 선창이라면 전부라고 해도 좋았지만 항상 그 녀석이 자주 가던 곳은

    동쪽끝이었다. 그리 시원하지 않은 곳인데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볼일이 있어 찾아보면 그는 항상 그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

    역시나 녀석은 이 곳에 있었다.

    동쪽 끝. 뱃머리가 높이 솟아있어서 멋진 경치도 보이지 않았고 바람도 그다지 세게 불지 않았다.

    그 녀석은 약간 긴 금발머리카락을 바닥에 늘어뜨리고 누워있었다.

    기다란 속눈썹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흰 피부가 태양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셨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항상 두껍게 껴입는 검은 양복은 유난히도 녀석에게 어울리는 것이었다.

    “이봐.. 요리사.”

    조심스레 확인 겸 녀석을 불러보았다.

    가볍게 새근거리는 숨소리만 들릴 뿐 내 말에 대한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눈을 감은 모습을 보니 어젯밤의 일이 떠오르며 순식간에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어느새 이런 변태가 된 건지 나도 모르게 죄책감까지 느끼고 .. 나 자신이 이토록 이나

    한심스러워 지는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런거 아무래도 좋을지도 몰랐다.

    세계재패의 꿈만 이루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으니까.

    그 꿈만 이루면 모든게 내 손안에 들어올 테니까.  모든 것이..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

    살짝 손을 뻗어 녀석의 머리칼을 헤집어 보았다.

    약간의 땀이 손에 묻었다. 그러고보니 이 녀석은 고열이라고 했었지..

    그제서야 아까 병아리가 한말이 생각났고 다시 녀석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난 요리를 하라고 억지로 깨울려고 온것인데 왜 또 상황이 이렇게된건지 ..

    “..요리사..”

    귀를 기울이면 들리지 않을 아주 작은 소리로 나지막히 속삭인뒤 손을 움직여

    녀석의 얼굴쪽으로 가져갔다.

    살짝 이마에 닿는 순간 뜨거운 열의 느낌이 전해지고 차갑기만 했던 내 손이

    녀석의 열로 인해 뜨겁게 달궈지는게 느껴졌다.

    “….으응…”

    “….!….”

    “…시원해…”

    녀석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자신의 이마에 올라간 내 손을 두손으로 움켜잡았다.

    잠꼬대이기에 그리 힘도 없이 잡은것이었고 금방이라도 뺄수있었는데..

    빼지 못했다..뺄수 없었다.

    잠꼬대인걸 아는데.. 저 환하게 미소짓는 얼굴때문인지..

    “…웅~..시원해… 좋….아…”

    “……………”

    순간 심장이 뛰었다. 심장발작증세라도 있는것처럼 미친듯이… 분명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것 같은데 언제였지..?..도무지 떠오르지 않는다.

    뜨거운 햇살이 더욱 뜨겁게 날 달구며 그러지말라고 하지말라고 내 마음속에 알리고 있다.

    그리 멀지 않은 뒤쪽으로 우솝과 루피.. 그리고 병아리의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막히 들려오는데

    내 이성은 말을 듣지 않았다.

    “……….”

    부드럽다. 녀석의 입술은…

    이렇게나 뜨거운 태양빛아래 그렇게나 오래 누워 잠들어 있었으면서

    전혀 매마르지 않은 곱고 부드럽게 물기가 오른 입술이 그토록이나 매혹적으로 보일수 없었다.

    멈춰야 하는데… 멈춰야 하는데…

    녀석이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이성이 내 몸속에서 계속 소리치고 있는데도 .. 어느새 내 손은 여전히 녀석의 입술을 탐하고 있는

    내 입술을 응원이라도 하듯 녀석의 옷깃단추를 몇 개 푸르고 가슴께를 더듬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부드러울까..

    사내자식주제에..

    나와 똑 같은 것을 달고 목에 툭 튀어나온 목젖이 있고… 낮은 허스키한 목소리에

    날카롭고 꽤뚤어볼듯한 눈동자를 가진주제에..

    어째서 피부만은 이토록 계집애보다도 더 부드러울까..

    이건 내 탓이 아니다.

    다 이 녀석 탓이다.

    조금이라도 더럽히고 거칠게 다녔다면 내가 이토록 미칠 것 같진 않을텐데

    지금 이런 미친짓을 하고 있지도 않았을텐데..

    이 녀석이 차라리 내 곁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

    않았다면..

    ….?…

    어떻게 됐을까..

    “으……응…..”

    “……!!”

    어떻게 됐을까……세계재패의 꿈만을 목표로 두고 있었을까..

    난……


    “…으….ㅇ…?”

    “………..”

    이 녀석이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난 어떻게 됐지?..


    “……….”

    “………..”



    도무지 제대로 된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멍..청이 검….사….?”

    이제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다.

    +++

    벚꽃이 지면 2편끝이네요^-^;;어..어때요?
    그냥 되는대로..너무 졸려서 막 썻는데..ㅠ_-
    아마 오타도 몇 개있을걸로 예상중;;
    아아..새벽 4시가 다되가요;; 전 이제 자야할 듯-ㅁ-;;
    으음; 잼있게읽어주셨으면좋겠네요..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댓글 1

  • 하늘빛구슬

    2003.08.12 05:15

    멍청이 검사-입니까요....[휘이이잉-]

    "너 왜 그래-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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