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정편/주제 : 불행 ] 새디스트 82
  • 조회 수: 887, 2008-02-10 14:49:37(2003-10-15)
  • "순순히 말하라니까. 그 놈의 이름은 어떻게 알고 있지? 공범이냐?"

    문 앞에서 날 밀쳤던 경찰이 날 심문하고 있었다. 분명 삼장이 나쁜 짓을 저지른건 사실이지만 그가 잡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평소에 내 자신이 선량한 시민이라 자부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나쁜 녀석.. 순진한 나를 이런 못된 인간으로 만들다니.. 보면 복부라도 한방 걷어차줘야지.. 물론.. 멀쩡해 있을 때만 해당하는 말 이겠지만 말이다.

    "................."

    ".. 자꾸 그러면 독방에 쳐넣어 버릴꺼다?! 빨리 대답하지 못해?!"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나에게 연속으로 무시를 당하자 아무리 선량한 시민을 돕는 경찰이라도 인간이다보니 화가 났나보다. 이제 아예 침을 튀기며 내게 소리치고 있었다. 저렇게 소리지르면 목구멍이 아플 텐데.. 이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엉뚱한 생각까지 들었다.

    “ 이 자식이!!!!!!!”

    “반장님! 잡았습니다!!”

    경찰이 화를 못 이겨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순간, 동시에 문이 열리며 경찰제복을 입은 사람이 뛰어들어왔다. 가뿐 숨을 내쉬며 소리친 그의 뒤로 빨간빛을 반짝이는 경찰차들이 줄지어 서있었고, ..그리고 수많은 경찰차중 한 대의 뒷 자석에서 내리는.. 사람은..

    “..사..삼장..!!”

    “크하핫. 드디어 잡았구나. 잡았어!!!”

    정말 기다려왔던 순간이라는 듯이 통쾌하게 웃으며 경찰이 다시 자리에 가 앉았다. 다리를 꼬고 기분 좋다는 듯 입 꼬리를 올리며 경찰소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것은 아무리 봐도 삼장의 모습이었다. 약간 창백한 빛에 환자 복을 입고 걸어 들어오는 삼장의 모습이었다. 상처는 없어 보였다.. 아무래도 그 총 소리는 삼장에게로 향한 것은 아니었나 보다.

    끼 익-문소리를 내며 양 팔을 경찰에게 붙잡힌 채로 걸어 들어오는 삼장이 보였다. 팔이 기계라 그런지 수갑은 채우지 않은 것 같았다. 어찌 됐든 환자니까 말이다.

    “앉아!”

    팔을 잡고 있던 경찰 중 한 사내가 거칠게 삼장을 내 옆 자리에 던졌고, 삼장은 이상하게도 아무런 반발도 하지 않은 채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직 몸이 안 좋기에 잡힌 것까진… 이해할 수 있지만 삼장의 행동이 이상했다. 내가 알던 삼장이 아니었다.

    “..삼장? ..왜 그래.”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본 삼장에게… 난 또 커다란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누구지? .. 너 같은 땅딸보를 부하로 둔 기억은 없는데..?”

    “삼장..?”

    “ 이 자식들이 어디서 잡담들이야!! ……..?!”

    아까 삼장을 자리에 밀치던 경찰의 주먹이 빠른 속도로 내려오자 수갑이 채워져 있지 않은 자유로운 삼장의 손이 그 움직임을 멈추었다. 팔이 바뀌고 나서 힘이 더 세진 건지 삼장에게 손목을 잡힌 경찰이 새빨개진 얼굴로 손목을 빼보려 발버둥치기 시작했으나 헛수고 였다.

    “이..이거 놓지 못해?! 이 자식이…!!”

    “……….”

    삼장의 매혹적인 보랏빛 눈동자가 경찰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다른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겨우 이런 어린 애송이에게 손목을 잡히고 어쩔 줄 모르는 자신이 부끄러웠는지(당연하다) 경찰이 큰소리로 소리쳤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어서 도와!”

    이런 상황에 스스로 범인에게서 손을 떼지 못하고 동료의 힘을 빌리는 경찰이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었나 보다. 새빨개진 얼굴로 도움을 청하는 경찰의 얼굴을 가만히 보자니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역시 삼장이다.’란 감탄사를 속으로 연발하며 살며시 옆 자리에 앉은 삼장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순간 온 몸이 얼어버리는 충격을 느꼈다. 여전히 창백한 빛에 삼장의 얼굴. 항상 따스한 빛이 감돌았던 눈동자가 차갑게 식은 충동. 난 곧바로 삼장의 손을 풀기위해 있는 힘을 썼다. 이건 저 경찰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이대로 두면 뭔가.. 두려워 하던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것 같아서 였다.

    “삼장. 그만해.. 이거 놔!”

    “..네가 뭔데 나한테 명령이지?”

    “…..뭐라니..”

    어느새 동료들의 도움으로 인해 풀려난 경찰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고, 삼장은 그 자들에게서 시선을 뗀 채, 날 뚜렷하게 노려보며 또박또박 발음해 나가기 시작했다.

    “..말해.”

    “…사..삼장..”

    “..풋. 겁에 질린 표정 이라니..”

    “…….?”

    “..푸하하하하!”

    어느새 벌레 우는 소리마저도 크게 들릴 정도로 조용해진 경찰소 안에서 삼장의 호탕하게 웃는 웃음소리만이 널리 퍼져갔다.

    “아하하하하하!!!!!!!!!”

    그 웃음이 몇분 동안이나 계속 됐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뭔가… 또다시 변해 버린 삼장. 그 사고로 인해 성격이 변해버린 삼장에게 익숙해지고자 노력했고.. 조금은 익숙해질 뻔 했는데, 삼장은 날 기다려주지 않았다. ..또 변해버렸다.. 나보고 어떡하라고… 어떡하라고..





    경찰들은 날 공범이라 여기고, 삼장과 같은 독방에 쳐넣어 버렸다. 따로 떨어지는 것 보다는 낫지만 지금의 삼장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았는데..뭔가 앞 뒤가 안 맞는 말이 되 버렸지만 정말 그런걸 ..어쩔 수 없었다. 대체 무엇이 또 그를 변하게 만든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기 삼장.”

    “…………”

    이젠 아주 익숙해져서 삼장이 내 말을 씹어도 화가 나지 않았다. 내 인내심도 꽤 굳혀졌나 보다.

    “..집사..아저씨는 어딨어?”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 이었다. 약간.. 걱정되기도 했고, 삼장이 붙잡혀 오는데 집사가 같이 안 온다는 것이 아무래도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집사’라는 발음을 했을 때부터 굳어져버린 삼장의 표정변화를 보고 난 ..내가 실수를 했다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궁금하냐?”

    “…응? .. 으..응.”

    “내가 죽였어.”

    농담하듯 너무도 간단 짤막하게 흘러나오는 단어에 ..난 틀림없이 삼장이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농담이라 믿었기에 대답하지 않았던 게 아니었다. 농담이든 진실이든 ‘사람이 죽는다’라는 뜻인데.. ‘아. 그래?’라고 대답해주기엔 내 인간성이 허락하지 않았고 ‘뻥 치지마. 자식아.’라고 소리쳐주고 싶었지만.. 삼장의 눈동자가 이상하게도.. 너무나 이상하게도 진지했기 때문에 난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쿡. 안 믿는 것 같네.. 원한다면 믿게 해줄까?”

    “뭐..? …… 앗!”

    뭐라고 대답하려던 찰나, 좁은 감옥 안에서 삼장이 재빠르게 날 덮쳐왔고, 딱딱한 돌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다. ‘아야..’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살짝 눈을 뜨자 내 위에 올라탄 삼장이 날 응시하고 있었고, 그 눈동자는 여전히 창백하고.. 초점이 잡혀있지 않았다.
    오싹한 기운에 .. 갑작스레 공포심이 내 신체를 감쌌다. 또다시 찾아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삼장을 밀치려 하자, 난 또다시 강하게 돌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고, 삼장이 조용히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믿게 해 줄게..”

    “윽?!”

    훈련으로 인해 굳은살이 박힌 삼장의 커다란 손이 내 목을 죄어오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어쩔줄 모르고 발버둥쳐봤지만 삼장의 손의 힘이 더욱 강해져 오고 괴로워질 뿐이었다. 살며시 뜬 눈사이로 차가운 표정의 삼장이 보였다.

    “….크.. 삼…………… ….장… !..”

    “………내가 죽였어.. 이렇게… 목을 있는 힘껏 졸라서 말야.. 어때? 믿어져..? ..쿠쿠쿡..”

    힘에 부쳐 발버둥 칠 힘조차 나지 않았다.

    삼장의 말이 믿겨지지 않았다. 부모님 없이 거의 집사아저씨에게 길러졌다고 해도 맞는 말인 삼장.. 그런데 삼장이 자신의 손으로 집사를 죽였다니… 믿을 수 없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이유가.. 꼭 미친 것처럼변해버린 삼장의 저.. 익숙치 않은 모습과 말이다.. ..저렇게 차가워보이지만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 외로워보이는 삼장을.. 꼭 안아줘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데…. 바보같이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지금 삼장을 감싸줄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

    “.삼장..”

    ..내가 네 말대로 돌아다니지 않고 네 곁에서만 있었으면 이런 일도 생기지 않았을까..?

    마지막 남은 힘으로 한 손을 뻗어 삼장의 뺨을 만져보았다.

    다행히 따뜻했다. 보랏빛 눈동자가 너무 차가워 보여서…추위에 떨고 있을 것 같아서 그랬는데.. 다행이다…

    눈이 서서히 감겨졌고, 흐릿해져 가는 기억사이로 삼장의 ..또다시 바뀌는 듯한 표정이 보이는 것 같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이 나지 않아……. 울고 있는 거니.. ? ..화 내는 거야..? ..아니면.. ..항상 진실을 얘기하지 않았던 나에게 화 내는 거야…?… 가르쳐줘…





















    “………오…..공………”

    +++

    82편끝입니다-_- 아 허접허접; 미치겠네요. 슬럼프기간; 왤케 글이 안써지죠-_-;
    아무튼 올립니다 ;; 허허… ㅠㅠ 염치없는 말이지만.. 다..다음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Ps- 오공은 죽지 않았습니다-_-;;

    +++












댓글 7

  • 루넬

    2003.10.15 13:16

    후엥 불쌍하잖아~~~
  • [레벨:9]id: 손고쿠

    2003.10.15 17:39

    다음편 빨리 올려주세요^^..
  • genjo sanzo

    2003.10.15 20:13

    난 삼장의 의도를 아고 있어.ㅜ^ㅠ

    삼장이.....삼장이...

    오공 경찰서에서 나가게 하려고 그런거잖아...!!![퍼버벅-]

    아.....멋대로 생각해버려서 죄송해요.-_-'
  • [레벨:2]†살인미수†

    2003.10.16 14:59

    --;;
  • [레벨:5]루첸

    2003.10.20 19:44

    개인적으로 저는 행복편이 더 좋네요...;ㅁ;
    저런것은 가여워서..(퍼억)
  • 윤지니

    2003.10.25 11:04

    슬프잖아...우앙
  • [레벨:3]티아고쿠ⓖ

    2003.10.27 16:57

    ..........훌쩍.........[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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