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정편/주제 : 불행] 새디스트 75 ~ 79
  • 조회 수: 895, 2008-02-10 14:49:36(2003-10-09)
  • <75편부터 수정했습니다. 현재까지 쓴 새디스트 2부까지나 행복편이라면..
    75편부터 수정한내용은 불행이랄까요. ^^>

    “삼장!!!!!!!!!!!!!!!!!!”


    목소리가 지하실에 몇번이고 메아리치는 데도..

    귀속에 고막이 그 울림소리에 고통스럽기 까지 하는데도..

    내 무릎에 붉은 것을 잔뜩 흘리고 누워있는 녀석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후후… 하하하…거..거봐 ..!! 감히 날 우습게 보니까 그런거야..!!”

    삼장의 등에서 나온 핏물로 흠뻑 젖은 녀석이..

    칼을 떨어 뜨리고 미친듯이 웃어 제끼고 있었다.

    흡사.. 사람을 처음 베고 그 황홀함인지..아니면 죄책감인지 모를

    흥분감 때문에… 미쳐버리는 것처럼..

    여전히 피가 끊임없이 흐르는..삼장을 꼭 끌어안고 녀석을 노려보았다.

    어느새 나조차 지금 당장 거울을 보면 놀랄 정도로 독기가 가득찬 눈동자로..

    “..뭐야. 그 눈빛은.. 불만이냐? ..크큭.. 호모애인이 죽었으니..

    그 더러운 몸뚱이를 충족시킬 다른 호모놈이나 찾으러 얼른 나가야지..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어딜 꼬라봐..”

    누가 더러운건지 ..알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한 말을 내 뱉는 녀석이

    여전히 .. 자신을 노려보는 날 가만히 내려보더니

    다가와 입맞춤하기 시작했다.


    사상 최악의 입맞춤이란게 바로 이런 것일까..

    “..큭..”

    입안에 피맛이 배며 녀석이 한두발자국정도 내게서 물러섰다.

    입술위로 흐르는 피를 손목으로 닦으며.. 녀석은 ..

    아까보다도 더욱 미친듯 ..보였다.

    “..풋.. 큭큭…큭… 좋아. 그렇게도 니 애인곁으로 가고 싶다면 가게 해주지..”

    “………….”

    녀석이 거칠게 다가와 내 손에서 삼장을 뺏어갔다.

    너무 순간적이라 저항할 틈도 없이 삼장을 빼앗겨버린 난… … 내 손의 남은 삼장의

    체온과 함께 녀석의 손에 잡힌채 ..추욱 늘어진 삼장의 몸을 공허하게

    ..잠시동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잘봐두라고.. 큭큭.. ..그래도 이 주변에서 최고라 불리던 녀석이..

    내 앞에서 어떻게 되는지 자자.. 이봐. 엄살그만떨고 일어나봐.”

    “크…..헉..!!!”

    녀석은 정말 미친듯.. 실실 웃으며 도저히 인간이라 믿기 어려운 행동을 보였다.

    여전히 끊임없이 ..등에서 …흘러나와 바닥으로 뚝뚝 고여 .. 흡사 피바다란 말이

    어울릴 정도가 된… ….그 상처속으로 녀석이 깊게 손을 찔러넣었기 때문이었다.

    벌어진 상처사이로 녀석의 손이 가볍게 들어갔고

    피는 또다시 분수처럼 쏟아오르기 시작했다.


    너무나 끔직한 고통에 정신을 잃을 틈도 없이 삼장의 ..끊어질듯한 괴로움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크…크..아아아아.ㄱ..”

    “사..삼장…!!”

    녀석의 손이 이제 손목까지 들어가… 삼장의 몸속에서 한번 휘젖는 것과 동시에

    내 몸이 바닥에서 스프링처럼 일어섰다.

    “삼장.. !!”

    “크악…..”

    “어딜!!”


    녀석은 내가 막을 틈도 주지 않고 날 한 손으로 강하게 밀쳐버렸고

    미친듯이 다시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푸..푸하하하…. 이 녀석도 결국 이 정도 였어. 이 정도 였다고.”

    “아악..!”

    “사..삼장.. 그만해..그만..”

    뜨겁게 눈물이 쏟아내리기 시작했다.

    눈앞에 저토록 고통스러워 울부짖는… 녀석의 모습이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울줄몰랐다.

    …그럴리 없지만 ..제발.. 지금 내 모습에 조금이라도 동정심이 생겨

    삼장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무마시킬수 있다면..

    하지만 ..저런 녀석이 동정심같은걸 품을리가 없지.

    그런 마음이 있었다면 저런 짓을 할 수나 있었을까..

    당연히 없었을것이다.


    “뭘 울고 그래.. 후.. 그래도 남자주제에 꽤 귀여운 얼굴을 가지고 있어서

    봐줄려고 했는데 그렇게 울면 ..얼굴이 망가지자나.. ? 크크큭..”

    어느새 눈앞에 다가온 녀석이 … 눈물로 젖어있는 내 볼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더러운 ..손으로 만지지마…”


    “…………푸..ㅅ… 그래. 그 용기..아니 이런상황에 그런 말이 나오는 니 바보같음이..

    맘에 들었다.. ”


    녀석은 내 입술을 가볍게 깨물더니 날 바닥으로 밀쳤고

    내 위에 올라타며 입맛을 다시는 행동을 취했다..

    수치심과 삼장의 대한 걱정…. 미칠듯한 괴로움에 둘러싸여 말이 아니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조차 없었다.

    “..그..만…해…”

    “………….?!”

    ..너무나 익숙하고 한결 같은 허스키 보이스에 또다시 눈물이 내 아몬드빛 피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고.. 내 위에 올라탄 녀석은.. 못볼걸 봤다는 듯이 그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힘겹게.. 눈물을 지우며 바라본 그 곳엔..

    여전히 핏줄기를 쏟아 내고 있는 삼장이 있었다.

    가느다랗게 떨리는 몸을 힘겹게 움직이며… 내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눈동자는… 내 위에 녀석을 강하게 노려본채..


    ..그리고 그 감동 같은 느낌도 … 잠시..

    난 내 위에서의 나지막한 떨림과 함께 또다시 불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녀석은.. 심히 악마같이 웃고 있었다.



    “..푸…푸흣… 말도 안돼… 큭… 이 녀석이 그렇게 소중하냐? 삼장..?

    ..그래..좋아..”


    녀석의 ..살짝 올라가는 입꼬리를 보고 있자.. 잠시 후 미리 정해진 시간에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검은 양복에 야쿠자 두명이 들어섰다.

    험상궂은 외모는 선글라스로 가려진채..

    이 끔찍한 광경을 보고 얼굴색하나 변하지 않은채 내 위에 올라탄 녀석의 말만을

    듣는 로봇처럼 녀석이 말이 끊남과 동시에 내 두 팔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눈물로 흐릿해진 광경사이로 다른 한 야쿠자의 손에 들린 …검은액체가

    들어있는 주사기가 보였다.

    “……………..”

    온몸이 경련이라도 일어나 듯 부르르 떨리고

    내 위에 올라탄 녀석이 소름끼치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삼장은… 도저히 움직이지 못하고 간신히 눈꺼풀을 든채. 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큭.. 잘봐둬라.. 니가 사랑하는 이 놈이 니 눈앞에서 어떻게 되는지..”

    “..그…..마……ㄴ”

    삼장의 목소리는 그 것이 마지막이었다.

    더 이상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저항하는 내 몸이 아까의 그 검은액체가 담긴 주사기가 들어왔다.

    내 육체는 피곤으로 지쳐있었고……… 간신히 고개를 삼장에게 돌린채로

    내 목을 물어제끼는 녀석의 행동을… 아무런 저항도 못한채 내버려둔채..

    하염없이 눈물만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삼장.. 보지마..

    ..제발 눈을 감아줘.. 눈을 감아.. .보지마..

    이런 내 모습을… 이런 더러운 날 보지말아줘..



    +++

    75편끝입니다.. 아 …75편부터 완전히 ..내용을 뒤바꺼버렸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75편부터 새로쓰는거죠-_-;;;;
    아 너무 비극적인가요;; ..으음… 다..담편을 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미칠듯이 감겨오는 정말의 회용돌이..

    엉켜진 실을 푸는 것처럼 시간이 조금은 걸리더라도

    그 옛날처럼 엉키지 않은 모습 그대로를 다시 나타낼 수만 있다면..





    "크...허...억"





    몇분 후 내 몸은 고통인지 쾌감인지 모를 그 것에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너무 힘에 겨워 그 진동에 맞춰보고자 숨을 헐떡여 보았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편해지려고 하면 할수록 날 안은 녀석의 쾌락을 향해 몸부림치는 움직임은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무엇때문에 살아있는가.




    하는 의문까지 들 정도로 복잡한 기억들과 생각들이 뇌속에 뭉쳤다.

    금방이라도 뇌수를 흘리며 죽을 것 같이 괴로운 고통에 .. 이제 아예 퉁퉁 부어 뜨기조차 힘겨운

    눈꺼풀을 손가락의 힘을 빌어 간신히 들고 미친 듯 내 위에서 움직이는 녀석의 시선을 피한채..


    반대방향을 바라보았다.








    "..........................."









    눈물샘이 정말 고장나 버린 것일까..



    이제 멈춰서 없을줄만 알았던 눈물이란 액체가 다시 하염없이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 내 모습을... 눈 하나 껌뻑거리지 않고 여지껏

    지켜보고 있는 삼장에게..


    괴로움에 차마 말을 못하고 입술을 얼마나 깨물었는지,

    입술에서 턱으로 흘러내리는 핏줄기가 선명했다.






    어째서,






    삼장만이 또렷히 보이는 것일까.


    주위배경은 너무나 흐릿해... 형체조차 알아볼수 없고 간신히 색깔만을 구분할 수 있을정도인데

    삼장의 저 창백하다 못해 시체처럼 파아래진 얼굴빛은 어째서 저렇게도 뚜렷하게 보이는 걸까.



    ..제발.. 제발

    꿈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것이 꿈이었다면..


    차라리... 아무런 특정한 일도 없이 평범한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써

    살아가던

    그 날이..







    아니면... 삼장과 단 둘이 지내던 그 나날이.....











    "헉..헉..헉"

    "............."





    몇시간째 녀석의 욕망은 끝을 보이지 않았다.


    삼장도 정신을 잃고 더이상 ..이런 날 바라보지 않았고


    내 눈은 어느새 거짓말처럼 또다시 눈물이 그쳐져 있었다.




    "................."




    내 두팔을 움켜잡고 있던 야쿠자들은 이미 물러간지 오래였다.


    눈 앞에서 눈을 감고 쾌감에 젖어 하반신을 흔들어대는 녀석의 증오스러운 얼굴이 보였다.




    ".........큭......."



    이제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는 이 숨막힐 듯한 공기를 둘러보던 내 눈동자는..

    지금 내가 그토록 소망하고 영원하던 것을 찾았다.

    그 쪽으로 몸을 움직이려 신음소리를 내뱉어봤지만.. 내가 벗어나려면 날 수록

    녀석은 내 허리를 강하게 움켜잡았고 뼈가 욱신거릴정도의 고통을 느끼면서

    난 가야했다.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인 덕택에.... 조금이지만 손이 닿을정도의 거리가 되었다.

    눈 앞에 그 녀석은 더이상 내가 움직이지 않자 내 허리를 잡은 손을 푸르고

    다시 하반신에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




    잡았다.










    두손으로 까만물체를 힘겹게 잡아... 눈을 감고 쾌감에 몸을 맡긴 저주스러운 그 녀석의 얼굴에

    향했다.



    ..새삼스럽게 옛 기억이 떠오른다.



    '오공.. 잘봐. 내가 혹시라도 니 곁에 없다거나.. 도와줄 수 없다면 자신의 몸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거야.
    총은 한손으로 쏘면 어깨뼈가 나갈수도 있으니까.. 이렇게 두 손으로 꼭잡고..
    목표물을 향해 이렇게... 탕 ~ ! ...알았지?


    아.. ~ 그게 아니라.. 이렇게 잡는거라니까..'



    '이 자식아.. 어딜 더듬는 거야 ..!!'



    훗...


    입가에 오랜만에 미소가 떠올랐고




    ..내 마음속에서 간절히 바라는 소망을.. 이루기 위해 조준을 맞췄다.




    하나..




    둘..







    셋..

















    탕..






    짤막한 총탄소리가 귀를 잠시 멍하게 만들었고


    미칠듯이 흔들리던 내 몸은 동시에 멈춰져 있었다.




    운좋게도.. 이마에 정중앙으로 꽂힌 총알은..

    그토록 바라던 내 소망을 이루게 해주었다.






    "후후후.... 하하하...."



    총탄소리에 놀란 야쿠자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제 .보이는건 암흑이다.











    유언하나 남기지 못하고 죽는게.. 이렇게 억울할줄이야.. 훗..







    "..삼장.. 바보 ... 거짓말... 쟁이...."














    '어딜 더듬는 거야 ! 이 멍청아 ! 손 때!"

    '..쳇. 도와주는 것도 잘못하는 거야? .. 호신술정도는 배워야 하잖아.'

    '그럼 그것만 갈켜주란 말야 !! 이상한데 더듬지 말고 이 변태넘-_-++'

    '훗..'

    부드럽게 내 허리를 감싸오는 두꺼운 팔..

    뺨에 다가오는 태양의 머리카락..

    '걱정마.. 내가 지켜줄게... 너만은 반드시 지켜주는 남자가 될게..

    언제까지나 네 곁에 있는다고 약속할게..'

    '..나..난 남자라고. 누가 안지켜줘도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


















    왜 그런 말을 했을까.하는 의문은 들지 않았다.


    그저... 내 눈에 흐르는 그 것이 대답을 대신해주고 있었다.



    " ..거짓말...쟁ㅇ ...ㅣ..."




    +++

    76편끝입니다^^;;
    하하.. 비극입니다 비극이요-ㅅ-;;
    근데 너무 .. 전개가 빠르죠?..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되서..
    죄송합니다..크흑
    담편기대해주세요.. 음... 갈수록 왠지 배드엔딩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 75편에 말씀드렸듯이..
    새롭게 다시 쓰는거랍니다..
    지금 거의 85편까지 연재했는데.. 75편부터 다시 쓴다라-_-;;저도 참;;
    음. 아무튼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77.

    "괜찮아요..?"

    "..아...네."



    ..눈 앞엔 온화한 미소의 팔계형..

    이 모든 것이 꿈 같은데도 꿈이 아니었다.

    어느때이건 피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어릴적 말씀하셨던 아버지의 말이 떠오른다.

    그래봤자 무슨 소용인가.... 아버지는 이미 이 세상에 없는데..

    이제 내게 제대로 된 충고 하나 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내가 계속 침울해 있자 팔계형이 손을 내밀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오랜만에 따스한 손길이었기에 움찔하는 .. 경련과 함께 ..팔계형과 눈이 마주쳤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 그 사람에게 .. 나도 또한 거짓미소로 답해줄수 밖에 없었다.


    그 날.

    몇일되지도 않았는데 까마득히 먼날로만 느껴지던 그 날.

    야쿠자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할거라 생각했던 ..그 때.

    눈을 감고 있는데.. 커다란 소리가 들려왔고..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에

    약간의 비명이 섞여 들려왔다.

    ..그리고 ..더이상 생각나지 않는다.

    눈을 떠보니 무척이나 오랜만에 보는 듯한 팔계형이 있었을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
    .
    .





    "오공.. 면회시간이에요.. 자.. 어서.."

    "................"


    날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내 손을 이끄는..팔계형을 아무말 않고 따라 걸어갔다.

    그리 멀지 않은 중환자실.

    혼자 있는 독방이었기에 주위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았다.

    .. 문에 걸려있는 팻말. 'SANZO'


    "..................."

    지끈거리며 또다시 가슴이 아려온다.

    내가 도저히 문을 못열고 있자 팔계형이 대신 ..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어 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그 곳엔...

    ... 여느때와 똑같은 금빛이.. 태양과 같은 아름다운 남자가 창문쪽을 바라보며 누워있었다.

    "...삼장..."

    똑바로 불렀던것이 신기할 정도로.. 난 떨림없이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

    내 목소리를 느끼고 .. 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삼장..

    끼긱..

    기계음이 날카롭다.

    눈살이 저절로 찌뿌려진다..

    "...왔어?"

    차라리 전과 같이 변태짓이라도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욕을 하고 한방 먹여줄수 있는 사이가

    좋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좋았을것이다. 지금보다는... 몇배나 더.. 좋았을 것이다.

    "....응...."

    입술을 깊게 깨물고 쏟아 올라오는 눈물을 멈춰세웠다.

    천천히 다리를 움직여 걸어가 삼장의 ..눈 앞에 멈춰섰고

    살며시 무릎을 끓고... 손을 내밀어 금빛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살짝 미소짓고 말했다.





























    "..사랑해.."






    ".............."





    그토록 듣고 싶어했던 말이면서..


    내가 기억하던.. 그 옛날 같았다면 내 볼에 입맞춤하며... 내 옷을 벗기고 흥분까지 했을 정도면서..


    녀석은 조용하기만 하다.

    하다 못해 웃기라도 하면 좋으려만..

    무표정의 그 녀석이 내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78.

    "..봐. 삼장.. 이제 사과를 제대로 얇게 깍을 수 있게 됐어..

    전에는.. 뼈밖에 안남게 잘랐었는데 말야.. 그치..?"

    "............."



    삼장은 내 물음에 아무말 하지 않았다.

    ..나도 이 어색한 공기에 아무말 못하고 .. 바구니에 수북히 쌓인 사과를

    끝없이 깍고 있을 뿐이었다.

    침묵이라는 것이 이토록 짜증나고 고통스러울지는 몰랐다.

    엉뚱하게도 저기 창밖에서 서커스단이라도 와서 시끄럽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릴적 부모님과 같이 보던 서커스단의 .. 공굴리기의 예쁜 누나나... 줄타기의 삐에로같은거..

    말이다.





    "오공.."

    "어? ..왜 삼장? 화장실 가고 싶어졌어?"

    "......"


    또 삼장은 내 물음에 무언으로 답했다.

    .. 자식 ..-_- 가만 있으니까 ..내가 쫄따구로 보이나.. 자꾸만 사람말을 씹는다..

    씹으니까 맛있냐 엉?


    "..오공.."

    "왜!!"

    ".........."


    조금은 화가 나 큰소리로 답하니 삼장이 .. 몸을 움직였다.

    끼긱.. 기계음과 함께 삼장의 ..팔같지 않은 팔이 내게 다가온다.


    "...!"


    닿는 동시에 몸을 움찌렸고... 여전히 표정변화가 없는 삼장이 .. 그대로

    내 뺨을 어루만졌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면서.. 끈질기게 만졌다..


    "..............."


    삼장의 두 팔은.... 내가 병원에서 깨고 난 후... 이미 기계가 되버리고 난 후였다.

    등을 찔렸는데.. 왜 팔이 절단 난 것인가.... 한참이고 생각한 끝에

    팔계형한테 물어봤는데.. 등에.. 신경부분을 건드려서.. 피도많이 쏟았고..

    그래서.. 팔기능이 거의 식물인간에 가까웠다고 했다.

    ..팔을 교체해줄만한 사람도 없고해서.. 저렇게 .. 현대의학에 맞게 기계로 바꿔버렸지만..

    이제 손을 통한 감각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삼장의 모습이

    눈동자에 비칠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기만 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으면서 자꾸만 쓰다듬는 삼장의 손길이.. 짜증스러워..

    ..죄책감이 느껴져서.. 그에게서

    피하려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움직였다.


    그 순간, 체온이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팔이 내 손목을 움켜잡았다.

    찌릿하는 마음속의 고통과 함께.. 삼장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귓가로 흘러들어왔다.



    "..왜 떠는거지..?"

    "..........."


    약간 어두운 듯하면서도 뚜렷한 보라색 눈동자가 내 마음을

    훔쳐보기라도 할것처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아무말 하지 않는 날 .. 계속 바라보다가 삼장의 팔이 내 손목을 세게 움켜잡았다.

    기계도.. 힘을 조절할 수 있구나..라고 현대의학에 감탄할 무렵..

    삼장의 허스키보이스가 다시 들려왔다.


    "..도망갈 생각도 하지마.."

    "............"

    "..넌.. 언제까지나 내 소유물이다.



    죽음이 코앞에 닥쳐도.. 넌 내 곁에서 떠나지 마."


    "................."


    보통 연인이 들었으면... 달콤하기도 했을 듯한 말이..

    삼장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아니... 완전히 로봇이라도 된 것처럼..

    차갑게 또박또박... 내뱉는 말 한마디가 내 심장에 비수를 꽂는 듯

    고통스럽게 들려온다.













    "사.랑.해"








    "............."




    그렇게 말하며 살짝 미소짓는 얼굴이.... 날 순간 공포에 젖게 만들었다.

    국어책이라도 읽는듯 .. 또박또박... 말하는 말이..

    ..예전처럼.. 다정한 말투는 ...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난 그에대해 불평한마디 할 수 없었다.

    저렇게 만든건 나니까.

    ...

    내가..




    그.때... '위험해'라고 한마디만.. 했다면
    이런일이 벌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죽음이 닥쳐도..... 함께다.'



    란 단어가...




    악마가 ..말하는 영원의 계약같이 들려 왔다.



    +++

    78편끝입니다..^^
    아아.. 갈수록 이상야리꾸리해지는 내용;;
    다..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서서히 빠져드는 죽음의 나락.
    다시 그 언젠가로 돌아갈 순 없는걸까.







    "끄..아아아아악...!!!"

    끔직한 아픔에 몸소리치는 목소리가 귓가를 깊게 파고 들었다. 가느다랗게 뜬 눈 사이로 보이는 것은 몸집이 좋은 의사 3명이 삼장에게 무언가 를 넣고 있었고... 주위에 길게 늘어선 간호사들은 삼장의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막고자 힘쓰고 있었다.
    당연스럽게도.. 싸움으로 단련된 삼장의 몸부림을 막는 것은 쉬운일이 아닌지라 의사와 간호사들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글송글 맺힌 뒤였다. 정말 고통스러우면 눈물조차 흘리지 못한다라는 말을 대체 누가 만들었단 말인가. 지금 삼장의 모습은 끔직한 병원사이의 고통에 시달리며 몸부림치며.. 한번도 보여준적 없었던 눈물이 폭포처럼 끝없이 쏟아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팔계형은 어느새 다가와서 움쯔리며 떨고있는 날 가만히 바라보더니 어느새 내 손을 꼭 부여잡고 있었다. 만약 팔계형이 조금만 더 내 손을 늦게 잡아주었더라면 난 이곳에서 도망갔을 것이다. 이 고통속의 병실안에서 삼장의 내지르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쏜살같이 달려가 도망쳤을 것이다.

    "..끄..악.."

    삼장이 한번씩 고통에 움츠려 움직일때마다 이미 팔이 아닌 팔이 되버린 기계팔은 끼긱 기계의 마찰음을 내며 삼장의 고통에 찬 몸부림에 맞추기라도 하는 것처럼 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한번씩 한번씩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눈을 꼭 감을 수 밖에 없었다. 도저히 제정신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삼장의 목안으로 긴 호스같은 것이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고 풀어헤쳐진 흰 피부의 가슴위론 여기저기 의학기계들이 한없이 붙어 있어 어디가 살인지 어디가 기계인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아아아아악!!!!!!!"

    "..!"

    아까보다 길게 이어진 최악의 신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내 몸도 아까보다도 더욱 움쯔리며 떨기 시작했다. 내 떨림에 놀랐는지 팔계형이 내 손을 더욱 꽉 붙잡아 주었고 내 눈동자는 울분을 토하는 삼장의 모습을 보면서 도저히 눈물 한방울조차 흘리지 못하고 충혈되어 붉게 되어 있었다.

    "아아아아!!!!"

    "....크윽.."

    마지막 신음소리인가.. 아니면 더 이어질 것인가.
    그걸 확인조차 하지 못한채 의사들이 하나씩 물러나는 모습을 채 알아보지 못하고 난 팔계형의 손을 힘껏 뿌리치고 밖으로 뛰쳐나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도저히 이 자리에 더이상 머무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공'이라고 팔계형이 날 불렀는진 어떤지는 모르겠다. 난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고 머리속은 뒤죽박죽이 되버린채 더이상 삼장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지 않는 그 마음 뿐 이었기 때문이다.

    "가지마.."

    약간 쉰듯한 목소리.. 고통에 몸부림치다 나온 제대로 된 .. 허스키한 보이스.
    잘못 들은걸까. 싶어 떨리는 고개를 돌려보았다.

    "...거.기서 한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죽...여버린다... 원숭이.."

    아까까지만 해도 뇌리 끝까지 치솟는 고통속에 몸부림쳐서인지 금방이라도 끊어질듯한 정신을 억지로 부여잡고 계속 끊기는 말을 억지로 이어 붙이며 몸을 떠는 삼장이 모습이 있었다.
    약으로 인해 몸이 마비되 이제 움직일 수 조차 없을텐데 자꾸만 감기려는 눈을 억지로 부릅 뜨며 나만을 바라보는 눈동자가 아파왔다.
    나만을 부르는 그 허스키한 낮은 보이스가 아파왔다.

    사고 후 완전히 성격이 180도 뒤바껴버린 삼장이었다.
    장난끼섞인 귀여운 말투도 가볍게 눗웃음치던 ..나에게만 보여주었던 미소도 더이상 없었다. 이제는 차갑다 못해 냉정한 딱딱한 말투와 미소는 커녕 표정이 보이지 않는 흡사 인형이라고 말해도 좋을정도의 상태였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그것이 죄책감 때문인지 아니면 어느덧 피어버린 애뜻한 사랑때문인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
    지금 아는 것이라곤 저 모든걸 태워버릴 듯한 짙은 보라빛 눈동자에서 이제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을거란 사실 뿐이었다.

    "..크읏.."

    제풀에 못이겨 병원침대에 뻗어서 가느다랗게 몸을 떠는 삼장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이제 도망가지 않겠다거나 미안하다거나 그런말은 하지 않았다. 대신 계속 몸을 부들부들 떠는 삼장의 옆에 앉아 그의 몸을 곁에 의사나 간호사.. 팔계형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가만히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하게 안아주었다.

    떠는 속도가 높아질 수록 더욱 꽉 안아주었고 삼장은 그런 내 모습에 어느새 눈을 감고 아무런말도 안한채 잠이 들었다.

    더이상 움직이는 기척이 없자.. 고개를 들고 삼장이 잠에 빠져 들었다는 사실을 안 난 가만히 삼장의 품에서 고개를 떼었다.
    어느새 창백해진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있자니 아까 전에 흘린 눈물자국이 선명하게 그어져 있었다. 촉촉하게 턱끝에 맺힌 부분도 있었다.

    "....."

    손가락을 내밀어 아직 마르지 않은 눈물방울을 그의 턱에서 훔쳐내고 내 입안에 들이 밀었다.
    연인들의 달콤한 키스처럼 혀를 부드럽게 움직여 삼장의 그것이 묻은 손가락을 빨았고 세상이 아득하게 느껴질만큼 정신이 혼미해졌다.



    "..짜.."



    +++

    79편끝입니다^^;
    중간까지는.. 오늘 학교에서 쓰다가 나머지를 지금 썻네요.
    ..어떤가요? 내용은 그럭저럭 됐지만..
    이번엔 띄어쓰기를 많이 감행하지 않았습니다.
    보기 힘든가요..?
    힘들다고 하시면 80편부턴.. 원래대로 ..엔터키엄청나게 적용하도록-_-;;
    쿨럭;
    그..그럼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

댓글 4

  • [레벨:1]ForeverbewithU

    2003.10.09 11:37

    스..슬퍼요..ㅠ_ㅜ 빨리 담편을~~@_@
  • [레벨:9]id: 손고쿠

    2003.10.09 17:59

    슬프군요...
  • 티아쨩

    2003.10.10 22:13

    ....;ㅁ;...........[...슬퍼요ㅜ-ㅜ]
  • [레벨:5]루첸

    2003.10.17 20:41

    ;ㅁ; 기..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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