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새로운 삶을 찾게 되다
" 꼬맹이! 야!! "
" 더 잘거야아... "
" 이... 이...! 망할 놈의 꼬맹이가!!! "
오오, 나왔다.
일루젼의 밥상 뒤엎기!!
그렇게 해서 날라간 아일린은 다행히도 누군가가 받아주어 크게 다치지 않았다.
단지, 잠이 홀딱 깨버렸다는 것 뿐.
" ....... "
일루젼의 밥상 뒤엎기에 놀라 넋이 나가 버린 아일린은 자신을 받아 준 그 누군가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 다크, 그만 고양이로 돌아와! "
" 그럼 손님을 던지지 말라구. "
누군가는 아일린을 일루젼 반대편에 앉아 있는 소파에 살며시 앉히자, 슉- 하고는 가라 앉았다.
" ...... "
" 여기는 마지막 시간의 방, 쉽게 말하자면 네 소원을 들어주는 곳이지. "
일루젼은 여전히 넋이 나간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아일린을 보자, 화가 났는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고,
아일린도 그제야 긴장해서는 또롱또롱한 눈으로 일루젼을 바라봤다.
" 내 이름은 일루젼, 이 방의 주인이지. 그리고 저 쪽의 고양이는... "
" 고양이 아니래도! "
" 저 녀석은 다크 쉐도우, 부를 때는 다크. 내 조수 정도 되는 녀석. 너, 이름이 뭐였지? "
" 세츠 아일린... "
" 그래 그래, 아일린. 세츠는 여기 따로 떨어져 나왔어. "
일루젼이 가리킨 곳에는 커다랗고 푸르게 빛나는 구슬이 놓여져 있었다.
" 세... 츠...? "
" 그래, 네 몸에 있던 또 다른 인격. 뭐, 그게 또 다른 인격인지 영혼인지는 알 수 없지만서도. "
" 여기가... 어디랬죠...? "
" 역시 아까 내 말 안 들었군. 여긴 '마지막 시간의 방', 사후 세계의 입구 직전에 마련 된 죽어도 죽지 못한 자들의 방. "
여기까지 말하자, 아일린의 눈가에는 그렁그렁하게 눈물이 맺혔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 체, 떨리는 목소리로 물어왔다.
" 저... 죽었어요...? "
" 그래, 단지 아직 살 수 있는 기회가 남았지만. "
" 아뇨... 예전 그 때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죽는 것이 나아요... "
아일린은 세차게 도리질하며 거절했다.
그리고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 냈다.
" 무슨 소리야, 네가 죽었을 당시의 그 곳은 이미 사라졌어. 넌 거기서 죽은거야, 끝이라구. "
" 그럼... "
" 그 마지막 한번은 내 권력으로 자비를 베풀어 네가 풀지 못한 그 미련을 풀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주지. "
" 일루젼씨가... 권력... "
" 적어도 저승의 왕과는 맞먹으니까, 아무 문제 없다구. "
" 거짓말!? "
아일린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 쳤고,
이에 일루젼은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아일린에게 따지고 들었다.
아니, 이 일은 일루젼이 아일린한테 따질 일이 아니잖아?
" 이게 사람 말을 왜 못 믿어! "
" 당연하죠! 당신은 이제 겨우 14 밖에 안 되보이는데!! "
" 걱정마, 적어도 저 녀석 올해로 몇 억년 째니까. "
" 네에에!? "
몇 억년 째 살고 있다는 말에 더욱 더 충격 받은 아일린.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고민 될 뿐이었다.
" 어쨌든, 네가 살아온 이야기는 세츠에게 대강 들었어. "
" 어떻게...? "
" 어이, 네 속에 들어 있던 너잖아. 너에 대해서 모르면 그게 너냐? 생각 외로 지지리 복도 없더구만. "
" 에에... 그랬죠... "
" 걱정마, 살아나면 좋은 일이 있을 테니까. "
" 헤에... 그런가요... "
아일린은 여전히 못 믿겠다는 듯,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러자 일루젼은 아일린의 뒷목을 덥썩, 잡더니 어느 문 앞으로 데려갔다.
" 잘 봐, 두번은 안 보여줘. "
문을 벌컥, 열자 짙은 어둠이 아일린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는 사람의 형상을 한 무언가가 파묻혀 있었다.
아일린이 넋을 놓고 그 어둠을 바라보는 사이, 짙은 어둠은 마치 물처럼 방 안으로 흘러 들어오려고 했다.
일루젼은 문을 다시 세게 닫아 버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으로 들어온 어둠의 조각은 발로 짓밟아 버렸다.
" 자, 네가 본 어둠은 사람들의 한(恨)이 만들어 낸 거지. "
" 사람들의 한(恨)? "
" 그래, 처음엔 별 거 아니였지만, 죽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한(恨)은 짙은 어둠으로 변해서 쌓여 갔고, 결국은 저 지경이야. "
" 그렇군요... "
아일린은 방금 전에 본 그 상황을 떠올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렇게 칠흑같은 어둠은 처음 봤을 것이다.
" 그리고 네 한(恨)도 저기에 들어 있다. "
" 네!? "
" 뭘 놀래? 당연한 거 아냐? 네 삶 자체가 한(恨)으로 이루어진 덩어리더만. "
" 아니... 뭐... "
" 그래, 넌 어떤 삶을 원하지? "
" 글쎄요... 딱히 원하는 건... "
" 풋, 그래? "
" 어이, 진지하게 상담하라고. "
일루젼은 피식, 웃으면서 소파에 앉았고, 다크는 그런 일루젼에게 핀잔을 주었다.
둘이 싸우던 말던 아일린은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찬찬히 생각해 봤다.
" 아일린, 세츠는 네 형이야? "
한참을 다크와 투닥거리던 일루젼은 뜬금없이 아일린에게 질문을 던졌고,
딴 생각하고 있던 아일린은 갑자기 던져진 질문에 표정이 참 귀엽게도 변했다.
" 네? 세츠요? 그럼요, 당연하죠! "
" 그래? 그럼 그걸 소원으로 빌면 되겠네. "
" 뭘요? "
" 세츠와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말이야. "
" 그러... 게요. "
아일린은 생긋, 미소 지었다.
일루젼은 순간 얼굴이 분홍빛으로 달아올랐지만, 금새 진정하고는 구슬화 된 세츠를 아일린에게 건내 주었다.
" 가지고 있어. "
" 에? "
" 아, 하나 더. "
" 네? "
" 복수할 생각 있어? "
일루젼의 말에 아일린은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자 일루젼은 허탈한 웃음과 함께 '참 한심한 성격이네'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 그래, 그럼 소원은 하나. 맞지? "
" 네,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편안하게-. "
일루젼의 손에서 거의 투명한 연한 푸른 빛이 빛나기 시작했고, 아일린은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푸른 빛은 일루젼의 검지 손가락 끝으로 모여 작고 둥근 구체가 생겨났다.
" 마지막 시간을 관장하는 자, 일루젼 다크니스. 내 명에 따라 그대는 새로운 삶을 살리라, 그대가 원하는 삶을. "
말을 마친 일루젼이 손가락으로 아일린의 이마를 살며시 톡- 하고 치자,
아일린의 몸이 아래서부터 빛으로 분해 되어 서서히 투명해져 가더니,
바닥에 거의 쓰러질 때 쯤엔 거의 다 사라져 갔다.
" 마지막 시간, 행복하게 보내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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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다음편이 아일린 결말입니다~
길기도 참 길었죠;;
그것보다 문은 언제 쓰지??
ps. 코멘 안 다는 사람은 뭐야~? 응~?
그래도좋아<
헙,세츠가 형이었구나. 나이차도 있긴 하지만(......)난 그런거 생각해본적이 없었(..........)
나도 이제 분발해서 얼른 소설 올려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