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 sick (비정상. 미친. 머리가 아픈.)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곳은 매일 크고 작은 사고나 사건이 발생하곤 한다.
교통사고가 났다던지, 부모가 자식을 학대한다던지, 누가 어떻게 돼서 죽었다는 사건 등.
언제나 조용한 날이 없다.
사람들이 그런 일이 자신에게 일어날 거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긍정적이게' 살면 나쁜 일은 찾아오지 않을 거란 말을 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평화로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운이 없으면 평화도 깨지는 법. 가끔은 세상을 경계할 필요도 있는 법.
사건과 일. 일상 속에 파묻혀 있다가 어느 순간 나와버리는 것.
.
.
.
"제이 회장님. 우동대학교에 지은 강당이 완공되었답니다."
"...그래?"
이 곳은 그 '남자', '제이'의 사무실.
높은 빌딩의 가장 높은 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보이는 전경은 대단했다. 그런 사무실에서 제이는 멋들어지게 양복을 차려입고 자신의 손에 들린 서류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 앞, 갈색 가죽으로 된 고급 소파에는 '나 날라리에요'라고 다 보여주는 제이의 딸이 앉아서 아버지를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었다.
오렌지색의 곱슬거리는 단발웨이브, 짙은 화장, 짧은 미니스커트. 그것도 모두 명품
잘 나가는 회사 회장의 딸이라고 치기엔 어쩐지 너무 날라리이다.
하지만, 역시 아버지는 어쩔 수 없다는 건지 돈과 재력을 이용해 딸을 유명대학교에 입학시켜주고 그 대학교에 강당까지 지어주었다.
제이는 한참 서류를 보다가, 자신의 딸에게 다가가 대화를 시작했다.
평화로운 걸까...
지겨워하던 딸도 웃으며 아버지에게 안겼다.
....그래, 그 모습은 무척 즐거워 보였다.
.
.
.
어느새 저녁이 되 가고 있는데, 도시의 거리는 아직도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다들 뭘 하자고 나온 건지, 저마다 자신의 친구 혹은 애인과 노을로 빨갛게 물들여진 저녁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았다.
그렇기에 오늘 저녁하늘은 저렇게 예쁜 것인가 보다.
......라는 건 별로 상관없는 일이지만.
"....그러니까, 꼭 갚는 다니까요."
"그러니까 우리 형님 돈, 언제 갚을 거냐 말야~ 앙?"
검은색의 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들이 한 여자의 주위를 맴돌며 거칠게 말을 하고있었다.
짙은 갈색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있는 여자였다.
여자는 손에 망치와 목각을 들고 있었다.
목수로 보이는 그녀는 일을 하다가 들어 닥친 남자들을 어찌할 줄 몰라 눈만 치켜 뜨고 말로 대항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아직 어머니 수술도 하지 못했단 말이에요! 수술 끝나면 벌어서 갚겠다고 하지 않았나요?!"
여자의 이름은 '플로렌스'.
29살에 아직 대학도 못 갔지만 언젠가는 대학에 가려고 목수 일을 하며 틈틈이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는 매춘부에 외국인.
고향에서 살다가 한국에 와 어머니와 살다가 어머니가 그만 간염에 걸려버려 사채를 썼다고 한다. 상태가 심각했는지, 수술비는 어마어마하고 자신의 일로 돈을 모두 벌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결정한 사채였지만, 언제나 사채업자들은 기다려 주지 않고 이자를 늘리며 그녀에게 돈을 요구하고 있었다.
플로렌스는 참기 어려웠으나, 어떻게든 참으며 돈을 벌어가고 있었다.
"빨리 좀 하라고, 무려 3천만원이야 3천만원! 형님이 다급하게 기다리고 있다고. 우리도 급한 대가 있으니까, 뭘 하더라도 빨리 갚아!"
남자들은 그렇게 외치고 침을 뱉으며 플로렌스의 작업장을 빠져나왔다.
플로렌스의 가는 두 팔이 부르르 떨렸다.
기가 차고 화가 나는 게 당연했다.
매정한 세상에 미친 듯이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는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를 생각하며 참기로 했다.
자신이 괜히 사고를 쳐봤자 느는 건 일이고, 사채업자들의 보복이고, 엄마의 걱정이다.
그냥 참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되었다.
플로렌스는 들고있던 망치의 각목을 내려놓고, 그대로 털썩 내려앉았다.
.
.
.
"....아직 수술이 끝나지 않았다고..."
"예. 어떡하죠? 급하지 않습니까."
커다란 소파에 한 남자가 앉아있다. 연갈색의 머리를 뒤로 넘기고 살짝 갈색으로 그을린 피부의 30대 중반정도로 보이는 남자였다.
올려져 있는 입 꼬리에 차가워 보이는 눈, 그 뒤에는 또 두명이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이름은 '버닝'.
유명하고 악명 깊은 사채업자.
그의 부하들이 보기엔 멋있고 센스 있으며 박력 있는 형님이지만, 일부 빚을 진 사람들은 그를 결코 좋게 보지 않았다.
하지만 남이 어떻게 보든, 버닝은 그런 것 따위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살기만 할 뿐, 나름대로 자신은 잘 대해준다고 생각하는데 그 쪽이 나쁘게 생각한다는 듯이 대충대충 넘기면서.
"...뭐, 가끔은 인정 좀 있게 사는 것도 괜찮겠지."
"...그럼."
"약속대로 아직 기한이 남았으니, 좀만 더 기다려 주자고."
버닝이 부하에게 가볍게 손짓을 하며 대답했다.
저음의 낮은 음성. 약간 허스키해 보이는 목소리는 어찌 보면 무섭게 들리기도 한다.
부하들이 방을 빠져나가고, 혼자 남은 버닝은 소파에 기대고 누웠다.
"...."
말 없이 자신의 약간 내려간 앞머리를 뒤로 쓸어올렸다.
앞머리가 두 눈을 가려 귀찮았다.
사채업자이니 만큼 이보다 더 좋은 수입은 없으나, 그는 옷 하나는 털털하게 입는 듯 했다.
남색 줄무늬가 쳐진 양복. ...... 특이해 보였지만.
어쨌든 그는 조용히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가, 그대로 잠 들어 버리는 버닝.
사채업자든, 뭐든 간에 일이 끝난 뒤의 피로는 누구나 찾아온다.
그만큼,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
.
----------
짧다. -ㅂ-
에잉 더이상 진도가 안 나가네요<-
이러 버닝누님은 취향이다.
대충 우동대학교는 넘기도록 합시다.[움화화]
역시 제이씨 , 팔불출 아버지 ;ㅂ; , 버닝누님도 정말 멋지고 ,
하하 , 네코의 ' 나 날라리에요 ; ' 도 멋져요 ;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