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다섯번째장 ( 5-1 ) - 첫번째 메시지
  • 조회 수: 635, 2008-02-06 05:55:29(2007-08-14)































  • 우리는 본능적으로 함께 할 날이 얼마 안남은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저 평소처럼 웃으며 지냈다.
    능력을 가졌을때부터, 우리들의 인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변화를 줄 수 있다면 변화를 추구하고 싶었다.
    실상 우리 모두가 헤어진다는건 생각보다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던 것이다.


    그리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은 10년의 세월을 함께했다.

    소중하던 친구들은 알고보니 배신자였고,
    하나둘 떠나갔다.

    이제 어느 누구가 또 떠날지 모르는 이 상황은 정말로 무섭다.
    무서워,슬퍼,두려워…….
    입밖에 꺼내보지 못한 말.

    대신에 우리는 서로를 보며 웃으며 헤어진단 소리 대신에
          ‘ 있다보자 ’라고 인사한다.

    실로 어느 누구도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는 우리들의 이기심이자 소중한 말이었던 것이다.

















































    잊지못해도 잊은척 한다거나
    아프면서도 아프지 않은척 한다거나
    보고싶어도 보고싶지 않은척 한다는건...

    그건...

    잘생각해보면
    아직도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증거이다.











    " 요새 키엔이 안보이네? "
    " 며칠째 아프다고 방에 틀어박혀있어 "
    " 흐응? 요즘들어 그녀석 너무 약하네 "
    " 아무래도 그건 그렇지? "


    이른새벽, 뜰에서 서로의 검을 부딪히는 두 사람.
    Red부장 리진과, 그녀를 보좌하는 이루였다. 키엔을 걱정하는 듯이 말하는거 같아도, 검을 들고 서로 부
    딪히는 동안엔 둘의 표정은 무표정인체로 변화가 없었다. 날카로운 눈매와 무표정인 얼굴.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검대련.

    " 그때 일 아직도 화났어? "
    " 됐어. 너희들, 그때 억지로라도 세츠 붙잡아서 되돌려 놓고 싶었던 거잖아 "
    " ……너,그럼 알면서도 세츠를 보냈단 거야!? "
    " 이제 됐잖아 "
    " 뭐!? "
    " 그녀석, 조금 혼란스러워도 절대 돌아오지 않아. "


    마지막에 싱긋하고 미소를 지은 이루.
    그리고 날아가 저 멀리 땅에 꽂히는 검은 리진의 검.

    " 내가 부장해도 되겠어 "


    그렇게 말하고는 이루는 유유히 사라졌다.
    리진은 멍하니 안개사이로 사라져가는 이루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한편, 이루의 표정은 아까와는 아주 상반대는 표정이었다.
    울고는 싶은데 울지 못하는 붉게 상기된 얼굴.

    ‘ 여기는 너를 기억하고 있어 ’
    ‘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야 ’
    ‘ 왜? 너는 우리를 모르는데 우린 너를 알고있다는거 이상하지 않아? ’
    ‘ 그런 터무니없고 쓸데없는 소리 듣고싶지않아. 그러니 입 다물어 ’

    ‘ 여긴 왜 온거야? ’
    ‘ 내가아냐 ’


    세츠를 만난지 이주일이 지나갔다.
    더 이상 마족은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는데도 모두들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족과의 전쟁은 머지 않았다. 알게모르게 다들 촉박해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보통 성력밖에 없
    는 학생들도 자기발전에 힘쓰고 있었다.

    죽는다는게 두렵겠지만, 모두가 함께했던 아르넨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하나로 모두가 버티고 있다.
    그렇기에 사사로운 정에 더 이상은 흔들려서는 안된다.




























    첫번째 메시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일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더욱 가슴 아픈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지만 그 사람에게 당신이
    어떻게 느끼는지 차마 알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날들.
    그리고 더 시무룩해 보이는 키엔과 예전보다 달리 차가워 보이는 이루.
    두 사람 때문일까? 모두의 분위기는 아주 서먹하고 조용했다. 다들 평소와는 달리 두 사람의 눈치를 보
    는듯 했다. 키엔은 얼마 먹지 않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조용히 식당을 나갔다.

    식당문이 닫히면서 방울소리가 울렸고, 방울소리가 멈춰지는 동시에 이루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리진도 자리에서 일어났고, 모두의 시선이 조용히 두 사람을 향했다. 이루는 신경쓰지 않은체,
    뒤돌아서 식당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고 리진이 재빨리 자리에서 나와 이루의 앞에 섰다.

    " 뭐야,왜그러는거야? 리진? "
    " 너 말야, 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아? "
    " 내가 뭘? "

    리진의 물음에 이루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리진이 아무런 말도 못했고, 다들 다시 시선을 아래로 내린체 밥을 깨작거렸다.
    그때 곤란한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했는지 리이넨이 어색하게 손을 들어 이루를 불렀다.

    " 저,이루? "
    " 네? "
    " 상처치료 오늘이 마지막이니까 있다가 제가 찾아갈게요 "
    " 알았어요~ "

    그리고는 이루가 씨익 웃으며 뒤돌았다.
    리진의 얼굴이 조금 어둡게 변할때, 이루가 리진에게만 들릴 정도로 속삭였다.

    " 난 괜찮으니 밥이나 드세요~ "
    " ……이루 "


    이루가 나간뒤 리진은 힘없이 자신의 자리로 걸어왔다.
    리진의 옆자리에 앉은 이엔이 또 실없는 소리를 하며 리진의 등을 쳤다. 순간 선도부들의 얼굴이 일제히
    구겨졌고, 이엔은 아는지 모르는지 입을 열었다.

    " 저런 바보따위는 냅두고 니 몸이나 챙겨~ "
    " ……너도 챙겨야 하지 않을까 "


    리진이 한숨을 쉬며 말하자, 이엔이 그제서야 감았던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선도부들이 이엔을 째려보고 있었다. 분위기 파악도 못하냐는 시선을 주자, 이엔이 궁시렁 거리며 밥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그런 이엔을 보며 카이가 팔짱을 끼며 중얼거리듯이 불만을 토했다.

    " 진짜 저것도 선도부장이라고! "
    " 그러게 "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 응 "


    카이의 말에 레이는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쿄우랑 카넨이랑 루이넨이 대답했다.
    이엔이 고개를 홱 들어 세명을 째려보자, 세명은 모르는척 각자 딴짓을 했고 그런 행동은 이엔을 화나게
    만들었다.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는지 이엔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무 세게 일어섰는지, 이엔의 의자가 뒤로 넘어가면서 '쿵!' 하는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반대로 화내려 했던 이엔이 당황해하자, 모두가 그런 이엔을 째려보았다. 얼굴이 붉게 상기된 이엔이
    양손에 나이프와 포크를 든체 식탁을 내리쳤다.

    " 야!! 너희 진짜!! 나도 더 이상은 못참아, 알아!? "
    " 누가 참으라 했나? "
    "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밥이나 먹어 "
    " 밥풀튀긴다 "
    " 드러워 "

    카이가 의자를 흔들거리며 삐딱하게 말하는 동시에, 쿄우와 루이넨이 이어서 말했고, 마지막에 카넨이
    결정타를 날렸다. 그러자 리진,리이넨이 손을 입으로 가져다대며 쿡쿡 거리며 웃었다.

    " 닥쳐!! "

    그렇게 욕을 하고는 이엔은 어설프게 식당을 퇴장했다.
    선도부들이 어이없는 표정을 하며 식당문을 나간 이엔을 보다가 이엔이 먹은 그릇을 보며 동시에 말했다.

    " 말은 저렇게 해도 밥은 다 먹었잖아 "


















    " 젠장할! 웃기고있어, 선도부원인 주제에 선도부장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야! "

    중얼중얼 대며 걸어가던 이엔은 나무아래의 벤치에 이루와 키엔이 앉아있는것을 발견했다. 왠지 두 사람
    의 기운이 심상치 않자, 이엔이 자신의 옆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씨익 웃으면서 나무위로
    올라가더니 자신의 기척을 숨기고는 이루와 키엔의 바로 뒤에 있는 나무로 이동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두 사람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 키엔, 너 요새 왜그래? "
    " 내가 뭘? "
    " 며칠째 방에 아프다고 틀어박혀 있었잖아. 오랜만에 얼굴좀 보나 싶더니 침울해가지고서는 "
    " 나 아무렇지도 않은데? "

    애써 키엔이 어색하게 웃으며 이루의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이루는 은근히 눈치가 빠르기 때문에 키엔이 무언갈 숨기고 있다는걸 알고 있었다.
    말없이 이루가 키엔을 빤히 쳐다보자 키엔은 자연스레 이루의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숨길수 없다는걸 알았는지 작게 한숨을 내 쉬었다.

    ‘ 오옷, 저녀석들 뭔가 중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 같은데! ’

    이엔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번뜩이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이어 키엔은 계속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들어 이루를 살며시 쳐다보았다. 이루는 무표정으로 그런 키엔
    을 계속 빤히 쳐다만 보고 있었다.

    " ……하아 "
    " 뭐야, 왜그래? "
    " 역시 말 못하겠어 "
    " 아!? "
    " 말 못하겠다고! 솔직히 너라도 말하지 못할거 아냐!! "


    그렇게 소리치더니 키엔은 도망치다시피 달려갔다.
    이루는 어이없는 얼굴로 그런 키엔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뒤로젖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뭔갈 느꼈는지 감았던 눈을 떴다. 나뭇가지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있는 이엔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루의 이마에 사거리 표시가 생긴 동시에, 이엔이 어설프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루는 가운데 손가락을 지그시 날려주더니 생긋 웃으면서 일어나 나무를 발로 세게 걷어찼다. 몇번을
    걷어차자 결국엔 이엔이 바닥으로 추락했고, 이루가 생글생글 웃으며 쓰러진 이엔의 가슴위에 발을 올리
    며 사악한 오오라를 뿜으며 물었다.

    " 거기서 뭐하고 계셨을려나? "
    " ……매미놀이 하고 있었어 "
    " 뭐.라.고.?"
    " …… "
    " 내가 귀가 좀 안좋거든. 다시 말해볼래? "


    이루의 얼굴에 사거리 표시가 계속해서 생겨났고, 미간은 점점 좁혀졌다.
    그걸 보고 있던 이엔의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결국엔 일어나 무릎꿇고는 고개를 계속 꾸벅꾸벅 숙이며
    소리쳤다.

    " 미안해!! 미안해!! 내가 죽을죄를 지었어!! 제발 목숨만은 살려줘!! "

    이루는 그런 이엔을 한참 바라보다가 벤치에 털썩 소리를 내며 앉았다.
    이루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이엔이 고개를 들어 이루를 바라보았다.

    " 상관없어,일어나. 누가보면 내가 너 맨날 때리는 나쁜놈으로 알겠다 "
    " ……맞잖아 "
    " 뭐라고? "
    " 아니아니!! "

    이엔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이루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는 이루처럼 같이 고개를 뒤로 젖혀 맑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루의 머리색보다 조금 더 옅은 하늘색. 구름한점 없는 맑은 하늘. 너무나 평화롭단 생각이 들었다.

    " 요새 너도 기분이 꿀꿀하네? "
    " 착각이야 "
    " 하지만 세츠가 있었을땐……미안 "
    " …… "


    세츠 이름이 나오자 이루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이엔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이엔은 자신이 말 실수 한것
    을 깨닫고는 곧바로 사과했다. 정말로 미안해 하는 듯이 보이자, 이루는 그저 한숨만 쉬었다.
    그리고는 별거 아니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니가 왜 사과해? 그녀석 이름 꺼낸게 그리 잘못한것도 아니고 이젠 상관없어 "
    " 아? "
    " 마음 같은거 텅 비워버렸어 "
    " 그게 무슨 소리야,이루?! "
    " 왜 소리를 질러 "

    이루가 조금 짜증을 내며 말했다.
    하지만 이엔은 솔직히 이해할수가 없었다. 갑자기 세츠이름 한번 나오더니 그녀석은 상관없다 그랬다.
    그리고는 결국엔 마음을 텅 비웠다고 한다. 그게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그 누구보다도 절친했던 두 사람이 결국엔 갈라서게 되었는데 무슨 그리 태평한 소리를 한단건가?
    그런 이엔의 생각이 얼굴에 다 드러났는지, 이루가 이엔 얼굴을 살짝 한번 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난 사소한 정에 흔들려서 후회할 짓은 하고 싶지 않아 "
    " 모순아니야? "


    오랜만에 이엔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맞받아쳤다.
    이엔의 말에 한동안 이루는 말이 없었다. 그러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난뒤에 다시 입을 열었다.

    "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녀석이 돌아오지 않는걸 택한것처럼 나 역시 옛날을 택하진 않아 "
    " 그렇담 세츠는!! "
    " 시끄러워. 그럼 내가 너한테 하나만 묻자. 너한텐 소중한 사람이 있긴해? "


























    뭐야,그게!!
    재수없는새끼. 남이 애써 걱정해주니까, 뭐가 어쩌고 어째!?
    소중한 사람이 있긴 하냐고!? 마치 나는 없단 투잖아!!
    그래서 내가 지 기분을 모른다는 거야,뭐야?

    …….
    소중한 사람이 없긴 하는구나.
    뭐야! 나만 없는게 아니잖아!! 어디보자….

    유안과 유쿠. 이루와세츠. 이루와리진. 리진과키엔. 루이넨과리이넨. 루시드와루. 레이와카이.
    카넨…과쿄우? 세츠와라퀼. 시온과시리오스.



    헉,
    진짜 나만 없잖아!?
    아니지. 카넨과 쿄우는 좀 아니다.
    어라? 평소엔 아니어도, 선도부파트너로는 그 둘인데!?

    " 아,머리만 아프네 "
    " 어라? 이엔, 너 거기서 뭐하냐? "
    " …그러는 너야말로 거기서 뭐하는데?유안 "


    그러고보니 유안이랑 유쿠랑 시온이랑은 요새 얼굴을 안비췄지?
    리이넨씨는 그래도 밥은 같이 먹는데, 그만큼 네이회장이 없는 그 자리는 힘이들고 바쁜걸까?
    정말 오랜만에 보네.

    " 내가 내려갈게! "
    " 어? 어어 "

    테라스에서 없는폼,있는폼 다 잡으며 내려온 유안.
    담배냄새…….

    " 왜 인상을 찌푸리는거야? "
    " 솔직히말해. 너 담배피웠지 "
    " 역시 냄새나? 냄새 빼려고 테라스에서 바람 쐬고 있었던건데 "
    " 너 담배 끊은지 몇년 됬잖아 "
    " 응. 역시 중독은 어쩔수없나봐~ "
    " …태평한 소리 한다 "


    곱상하고 부드러운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담배를 피다니.
    뭐, 나도 안펴본건 아니지만….

    " 왜 또 이번엔 표정이 우울해? "
    " 그래보여? "
    " 응. 아무도 없는데 피울래? "
    " 난 너와는 달리 확실히 끊었어 "
    " 우울한땐 피워도 돼. 받아~ "

    그런 억지가 어딨냐,멍청아. 그래도 받았지만….
    어라? 우울할땐 피워도 된다고?
    내가 놀란얼굴로 유안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보자, 유안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 너… "
    " 응? "
    " 너도 걱정있어? 넌 뭐가 우울한데? "


    내 말이 의외였나?
    하긴, 진지한 구석이라곤 찾기는 힘든 나지만.

    " 다시봤는데? 그냥 흘려들을줄 알았는데 "
    " 뭐야!? 이래뵈도 선도부장이야!! …뭐, 선도부장 답지는 않지만 "
    " 음? "
    " 솔직히 그녀석들은 아직도 내가 선도부장인걸 인정하고 있지 않거든 "


    처음부터 내가 선도부장이 되는걸 반대했었으니까.
    용케도 버텼지.
    그리고는 유안이 건네준 담배를 입에 물었다.
    독하지도, 쓰지도 않은 맛.
    ……오랜만에 피네.

    " 선도부녀석들이야 다들 삐뚫어져 있잖아?
    그리고 마계에서는 너 외에 모두의 명령은 듣지도 않았고.
    너를 포함한 선도부 일동은 조금 삐뚫어져 있으니까 이해해 "


    뭐야,이자식
    위로를 하려면 똑바로 위로를 하던가!!
    칭찬이야,욕이야!? …일단은 욕같은데.
    그런 순하고 멍청한 얼굴로 은근히 욕해!? 완전 여우아냐!?

    " …왜 째려봐 "
    " 흥. 그러는 너는 뭐야. 왜 담배피운건데? "
    " 뭐겠어, 마음이 약한 우리공주님 때문이지~ "
    " …팔불출새끼 "
    " 저기, 유쿠는 내 딸이 아니거든!? "


    흥. 아무렴어때.
    다 거기서 거기지….

    " 단지 그녀석은…너무 약해서, 이번 싸움이 조금 걸려 "
    " …그래서 어쩌고 싶은데? "

    " 유쿠에게 나는 단 하나뿐인 가족이고, 나에게도 유쿠는 하나뿐인 가족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면, 조금 웃길지는 몰라도 괜스레 웃음이 나도 힘이난달까?
    그래서 그 아이의 마지막 웃는모습까지 지켜주고 싶어 "


    …그것이 소중한 사람인거지?
    목숨을 걸면서까지 소중한 사람을 지켜주겠다는거…그게 진짜 마음인거지?
    모순되지도 않은 진실된 마음이지?

    " 왜 그래,이엔? "
    " 나는 소중한 사람이 없어. 그래서 누굴 지켜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반드시 소중해야만 하는건 사람이 아닐수도 있고, 한명으로 제한된것도 아냐. 그렇지!? "


    그런데, 그녀석은 왜 소중한 사람을 포기한거지?
    이해할수없어!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끝까지 지켜주고 싶은게 정상아냐!?

    " 소중한건 사람이라고만 정해진게 아냐.
    모두와 함께한 추억도 소중한거고, 어렸을때부터 가지고 있던 인형도 소중해.
    뭐, 인형은 지켜야하는 대상에서는 예외겠지만 지키지 않아도 소중한건 많아.
    난 이렇게 생각해.
    넌 소중한 '사람' 이 없는거지,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은 있잖아? "

    무슨 소릴 하는거지?
    사람말고 지켜야할 소중한게 있단 말야?
    그런 바보같은!

    " 나는 유쿠를 지켜주고 싶으면서,
    유쿠나 너를 비롯한 모두와의 추억이 담긴 여기 '아르넨'도 지키고 싶어.
    너도 그렇지 않아? 지켜야 하는 소중한건 반드시 '사람'만이 아니야 "

    모두와의 추억이 담긴 학교를 지키고 싶다고?
    난 내가 여태 왜 싸워야 하는지 몰랐다. 지키고 싶은 소중한 사람도 없었다.
    지켜야할 소중한것은 '사람' 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켜야할 소중한건 사람외에도 포함된다고 이녀석이 그런다.
    틀린말은 아니야.
    하지만…하지만……내가 바라는 답은 그게 아냐.

    유안, 너의 그 대답은 훌륭했지만 정답은 아닌거 같다.

    " 그래서 또 다른 할말이 있는 얼굴이네? "
    " 이루하고 세츠말야… "
    " 아아 "
    " 이루는 사소한정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어 "
    " 그럼 그녀석은 세츠를 죽인다는거네 "

    그렇지?
    이루녀석이 그렇게 친했던 세츠를 죽인다는 소리겠지?

    " 그래서 너는 이루한텐 세츠가 소중한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수 있냐 이거지? "

    유안의 말에 조용히 고개만 끄덕였다.
    그러자, 한참을 생각한 나와는 달리 유안은 쉽게 답을 맞추었다.
    정답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는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 고마워,유안! "
    " 응. 이루한테 가려고? "
    " 아직 그녀석하고는 대화를 끝내지 못했으니까! "
    " 그래,잘해봐 "


    이엔이 손을 흔들며 숲쪽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언제부터 있었는지, 유쿠가 고개를 내밀어 유안을 불렀다.
    그리고 유안은 멋쩍은듯한 웃음을 짓더니 단번에 점프해 유쿠의 곁에 섰다.

    " 언제부터 들은거야? "
    " 이루하고 세츠얘기 나올때부터! "
    " 헤에,그래? "
    " 내가 들어봤을땐, 유안의 말은 50%가 정답인거 같아 "
    " 그렇지? "

    유안이 웃으며 유쿠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생글생글 거리며 유쿠가 입을 열었다.






    " 응. 유안이라고 이루의 속마음을 알 수 있는게 아니니까!
    하지만 이엔이 유안의 말을 전할테니까, 이루도 조금은 솔직해질거야.
    그래도 솔직해지지 않는다면…분명, 이루가 선택한 길은 후회가 가득한 길일꺼야.
    아무것도 얻는게 없는…그런, 무의미한 길…… "






    유쿠의 말에, 유안은 잠시 쓰다듬는걸 멈추고는 조금 굳은얼굴로 유쿠를 바라보았다.
    유쿠는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기라도 하려는 듯, 두 눈을 감고 있었다.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공중에 흐트러졌다.
    바람이 멈추자, 유쿠가 두 눈을 뜨고는 조금은 울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러니까, 유안은 나에게 그런길을 주지 않았으면 해
    유안이 날 걱정해주고 지켜주는건 좋아.
    하지만, 바보같이 단순히 나를 위해서 목숨까지 버리려고는 하지 말아줘.
    이루나 세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를 듣는것만으로도 안타깝고 슬픈데…
    만일 유안이 날 두고 사라진다면은 난 유안을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날 위해서 움직이려고 하지마 "

    유쿠의 말을 듣는내내 유안의 표정은 어두웠다.
    유쿠는 그런 유안의 품에 파고들었고, 유안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흐트려놓을 뿐이었다.

















































    " 야,이루!! "
    " 넌 예의도 모르냐? 노크좀해 "

    이루가 손에 들고있던 무언가를 책상에 놓으며 짜증을냈다.
    이엔은 아무래도 좋다는듯,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그런 이엔이 마음에 안든다는 듯, 이루의 표정은 불만에 가득차 있었다.

    " 뭔데? "
    " 소중한건 인간만이 아니야,이루! "
    " 하? "

    " 유안이 하는말을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말이지!!
    나, 내가 싸우려는 이유는 모두와의 추억이 담긴 학교를 지키기위해서 인거 같아.
    확실하지는 않지만. "

    " 아,그러냐 "

    이엔의 말에 이루는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피곤한지 손으로 턱을괸체 하품만을 했다.
    하지만, 이엔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그리고, …너가 세츠를 죽이는 이유 말이야 "

    갑자기 이루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했다.
    그럼에도 이엔은 아랑곳않고 이야기했다.

    " 세츠가 안돌아올걸 아니까, 그녀석이 직접 이 학교를 부수기전에 니가 세츠를 죽이려는거야 "
    " 무슨소린지 모르겠군 "

    " 돌아오지 않을 세츠에게 매달리는건 가망성이 없으니까.
    그래서, 너는 최소한 세츠랑 함께했던 아르넨이 마족의 손에 들어가는걸 막으려고 니 손으로
    세츠를 죽이는 거야.
    세츠와의 추억이 너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니까!!
    그래서 어차피 부딪히게 될 세츠를 니 손으로 죽이고, 추억을…추억만이라도 지키려는거야. 그렇지? "


    이엔의 말을 듣는 내내 이루의 표정은 짜증이 잔뜩 난 표정이었다.
    극도록 차가운 푸른색의 눈동자와 냉랭한 기운.
    이루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이엔의 앞으로 걸어와 이엔의 멱살을 잡았다.
    이쯤되자, 이엔의 표정도 바뀌었다.
    이루가 이엔을 쓰러뜨리더니 서로 돌아가 쓰러지면서 서로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며 싸우기 시작했다.

    " 그것도 유안녀석한테서 들은말이냐!? "
    " 그럼꼽냐!? 다들 힘들고 괴로워!! "
    " 누가 그걸 모른데냐!? "
    " 그러니까 너 혼자서 아픈척,힘든척,괴로운척 하지 말란 말이야!! "
    " 내가 언제 그랬는데!! "

    " 혼자 지지리 궁상떨잖아!!
    방금전에도 세츠랑 너랑 찍은 사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가 들어와서 짜증낸거잖아!!
    내 말이 틀리냐!? "


    두사람의 입술은 터져서 피가 맺혀 흐르고 있었다.
    얼굴은 맞아서 빨개져 있었다. 주먹질만으론 성이 안차는지 결국엔 서로를 향해 검을 빼들었다.
    그리고 세츠 생각 때문에 극도록 신경이 날카로웠던 이루는 결국 이엔에게 해서는 안될말을 내뱉고 말았
    다.

    " 아,그래!? 아주 잘나셨네, 이엔 리프크네님께서는!!
    남의 속마음, 신경써주는척 하면서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니지마!!
    난 널 친구라고 생각한적 없었어!! 니놈이 맨날 나대는 꼴은 정말이지 재수없었다고!!
    너같은건 처음부터 싫었어!!
    실력도,리더쉽도 없는 병신이 왜 선도부장이 됬는지 참 궁금하다!!
    네이가 회장이 되기 전의 선대회장의 눈을 내 눈으로 확 갈아버리고 싶을 정도야!!
    그때 선대회장의 눈은 썩은 동태눈깔 이었는지도 모르겠다!! "

    " 뭐야!? "

    " 처음부터 선도부들은 애초에 널 인정하지도 않았잖아!!!
    하긴, 지금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지!! 선도부장 때려치는게 어때!?
    남 신경쓰는척 들쑤시고 다니지 말고 선도부들이나 챙겨!!
    무능한 녀석아!!
    아르넨의 선도부장 명성에 먹칠하지 말란 말이야!! "

    그리고 이엔의 검이 두동강 나더니 날아가버렸다.
    손잡이부분은 이엔이 잡고 있었지만, 나머지 검날은 튕겨졌다.
    놀란 이루가 그 날아간 검날을 자신의 검으로 막았고, 다시 그 검날은 이엔쪽으로 튕겨 이엔의 볼을
    스쳐지나갔다.

    이엔도, 이루도 서로 놀랐는지 움찔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서 리진과 선도부원들이 들어왔다.
    아마도 밖에서 다 들었던 모양인듯.

    리진과 선도부원들의 눈빛은 극도록 차가웠다.
    이루는 리진과 눈이 마주치자 움찔하더니 검을 스르륵 내려 허리춤에 채웠다.
    동시에 리진이 빠르게 이루앞으로 다가오더니, 정말로 세게 뺨을 때렸다.

    " ……아 "
    " 밖에서 다 들었어!! "
    "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리저리 들쑤시고 다닌 저녀석이 잘못한건데 왜 날 때려!! "

    " 세츠때문에 니가 마음고생하는거 우리모두 다 잘알고있어!!
    하지만 해서는 안될말과 해도 될 말이 따로 있는거잖아!!
    너는 왜 생각없이 그런말만 내뱉는건데!! "

    " 다 맞는말이잖아!! 왜 나한테만 그러는건데!! "
    " 너…진짜 제정신 맞니? "


    리진이 기가막힌다는 얼굴로 이루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 말에 움찔한 이루. 그때, 이엔이 바닥에 두동강 나 꽂힌 검날은 맨손으로 뽑았다.
    그리고는 리진을 보며 살짝 웃으며 말했다.

    " 됐어,리진.
    저녀석이 잘못한건 없어. 다 맞는말이야.
    저녀석을 위해준답시고 저녀석 상처만 들쑤셨네.
    난 정말 선도부장의 명예에 먹칠한걸지도 몰라.
    하긴…그러고도 남았지 "


    그리곤 선도부들 앞에 섰다.
    다들 차가운눈으로 이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싱긋웃던 이엔이 눈을 뜨더니 차가운눈으로 선도부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지나치면서 말했다.

    " 난 아직도 너희들한테 인정받지 못했으니까 "
    " ……!! "
    " 오늘부로 명예에 먹칠만 하는 선도부장은 사퇴할게.
    부부장인 루이넨이 부장하던가, 아니면 내 자리를 늘 노린 키엔이 하던가.
    뭐, 이제부터 너희끼리 알아서 해 "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복도를 걸어가는 이엔의 뒷모습을 선도부들은 아무말없이 바라보았다.










    ----------------------------------------------------------------------------------------------------





    아르넨에서
    이런내용을원한다!!
    그러면 저한테로 문자를 보내주셔서
    말씀해주세요.

    010.6414.8668로 문자콜~

댓글 7

  • [레벨:24]id: Kyo™

    2007.08.14 17:49

    쯧, 할말 안 할말 가려야지.
    흘리는 말이도 막하면 피를 보는 법이야.
    에휴, 어찌하려고 일을 크게 벌이는 건지...
    적당히 하라고, 적당히.
    그리고 선도부장은 또 어디로 내빼!
    당장 붙잡아다 일 시켜!!
    지가 안 하면 누가 한다고 사퇴야, 사퇴가!! (버럭)
  • 세츠군z

    2007.08.15 01:49

    허허 , 큰일 났네 -
    바보 이엔은 위로해줄려고 햇는데 오히려 더 상처입기만하고 -
  • [레벨:8]id: 가리*

    2007.08.15 08:37

    밥이나 드세요~ 이거 진짜 웃겨-_-ㅋㅋ 이루가 한말
    이엔이랑 이루랑 .-_-.. 좀 심각하구나.. 싸우는게
    이루도 세츠때문에 그러는거니까 ㄱ-..............
    근데 이엔 진짜 선도부장 그만두는거? 헐,.............ㄱ-........
    생각해보고 문자콜할께열
  • [레벨:7]id: 크리스

    2007.08.15 21:00

    헐, 그러게 왜 그런말을 한대.
    쿄우 말대로 말을 가려서 해야지 이게 뭐야.
    거기다 이엔녀석은 사퇴한다하고!!
    아아, 어찌 돌아가려는지 원.
  • [레벨:5]id: 이엔[EN]

    2007.08.15 21:22

    헐-_-.......
    날 바보취급 하다니 [중얼중얼중얼중얼]
    착한 마음에서 그런거잖아여 흑흑흑흑흑흑 <님
  • 체리 보이 삼장♡

    2007.08.15 22:40

    어이쿠 이엔 저 바보 ......... <-
    아무리 생각해봐도 리진이 이 소설에서 가장 어른같아여 <-
  • 리이낸

    2007.08.16 09:32

    이엔씨....정말로 선도부장 사퇴!?
    꺄악-!! 아무나 말려야죠(먼산)
    ......이루씨가 나빴어요(중얼)
    문자콜~.....이라.....으-음....열심히 생각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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