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네번째장 ( 4-4 ) - 조그만메아리
  • 조회 수: 656, 2008-02-06 05:55:29(2007-08-12)






























  • 그 사람은,
    소리를 못 듣나봐요. 내가 하는 사랑한단 소리는
    단 한번도 들어주지 않아요.

    그 사람은,
    말하지 못하나봐요. 내가 하는 사랑한단 소리에
    단 한번도 대답해 주지 않아요.

    그 사람은,
    보지 못하나봐요. 내가 하는 사랑한단 표현을
    단 한번도 봐주지 않아요.
































































































    " 서 비애였지? "
    " ……뭐야,이엔 "
    " 아니, 그냥~ "
    " ……방해할거면 나가서 애들 검실력이나 더 쌓게해 "
    " 아잉, 쿄우는 매정하셔? 저녀석들말이야, 건방지게 선도부장의 말은 안듣는다고 "
    " 그럼 선도부부장인 루이넨한테 넘겨 "
    " 뭐야!? 너 키엔녀석의 첩자냐? 아니지…키엔녀석의 첩자라면 키엔한테 넘기라고 하겠지 "


    횡성수설 하는 이엔이 귀찮다는 듯 쿄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계속 주위에서 횡성수설 하는
    이엔의 등을 밀어 문 밖으로 내보냈다. 물론 얌전히 나갈 이엔이 아니었지만, 쿄우가 한번 싱긋 하고
    웃어주자 이엔이 어색하게 웃으며 지 발로 나갔다.

    " 참나원… "
























    " 또 쿄우방에 간거야?
    내가 당분간 쿄우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이엔? 그녀석은 이루가 목숨걸고 지킨 책을 연구하고 있잖아 "

    리진의 잔소리에 이엔은 듣기 싫다는듯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이엔을 보지 않고 뒤돌아서 설교하던
    리진은 왠일로 이엔이 가만히 있나 싶어 살짝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엔의 태도를 보고선 화가 난
    리진이 검집을 날려 이엔의 이마에 정통으로 맞추었다.

    " 아프잖아!! "
    " 애들 검술 실력좀 쌓게 도우시죠? "


    리진이 웃으며 묻자 이엔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그러다가 이내 반발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기 시작했다.

    " 건방진 새끼들이 내 말은 안듣는단 말이야! "
    " 어이구, 어떻하나~ 아직도 선도부원들한테 인정을 못받은거야? "

    리진이 피식 웃으며 약올리자 이엔이 괴성을 지르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 짜증나,짜증나!! "

    바깥 정원을 거닐던 이엔은 리이넨과 루이넨을 발견하였다.
    두 사람은 무언가 쑥쓰러워 하는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려던 이엔은 나무뒤에 숨어
    두 사람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 루이넨,저자식! 연애질이나 하고 말이야! "

    그리고는 이를 가는 이엔.
    그 모습은 왠지 리진과키엔이 같이 잔다는걸 질투했던 이루의 모습이랑 가히 틀릴바가 없었다.
    한편 그 곳을 지나가던 키엔이 마침 이엔을 발견했고, 리이넨과 루이넨을 바라보는 이엔은 뒤에 키엔이
    다가온줄도 몰랐다.

    - 턱

    " 어이! "
    " 으아아!! "


    키엔의 손이 어깨에 닿자마자 이엔은 놀라서 소리지르며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자 이엔의 비명소리에
    리이넨과 루이넨의 고개가 돌아가 이엔을 바라보았고, 이엔의 얼굴은 붉게 상기 되었다. 이엔을 툭 친
    키엔은 왠지 모르게 미안해졌다.

    그러다가 리이넨과 루이넨이 다가오자 키엔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이엔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엔은
    식은땀을 흘리며 어쩔줄 몰라했다. 그때 루이넨이 이엔을 일으켜주었다.

    " 어라,이엔? 너 여기에 왜 있어? 선도부들 검술 상대 하라 그랬잖아? "
    " 루…루이넨 "
    " 그러고보니 너 여기서 뭘 훔쳐보고 있던거야? "
    " 키엔, 무슨 헛소릴 하는거야!! 훔쳐보긴 누가 훔쳐봤다고 그래!! "

    얼굴을 붉히며 헛손질 하며 이엔이 소리쳤다. 그런 그의 태도는 확실히 이상했다. 리이넨 혼자만 모르
    는듯 했다. 그리고 조금 뒤에 리이넨은 세 사람에게 인사하며 먼저 갔다. 리이넨이 간뒤 이엔도 은근슬
    쩍 빠질려 했고, 그런 이엔을 루이넨이 잡았다.

    " 왜 훔쳐봤어? "

    루이넨의 말에 이엔은 등골이 서늘해지는걸 느꼈다. 그리고는 당황하며 아니라고 했지만, 이미 루이넨
    과 키엔은 이엔이 거짓말 하는걸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키엔이 뒤에서 다 보았으니 말이다.
    여기서 계속 아니라고 발뺌해봤자 였다.

    결국엔 이엔은 되려 자기가 화를 내기 시작했다.

    " 너야말로 부부장 주제에 모든걸 다 나한테 떠맡기고 넌 여기서 연애질이나 하냐!? "
    " 연애질? "


    이엔의 말에 루이넨이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그러자 이엔이 움찔했다.
    그러다가 다시 키엔에게로 시선을 돌려 소리쳤다.

    " 넌 왜 선도부들이랑 같이 연습안해!? "
    " 너희 둘다 없으니까 선도부들이 누구말을 들어!? "


    이엔의 말에 키엔이 어이없어하며 소리쳤다. 그러자 루이넨까지 움찔했다.
    이엔과 루이넨은 그런 키엔을 보며 당황해하다가 서로를 바라보며 또 다시 서로에게 떠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엔 다 사실대로 이야기 하기로 했다.

    "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고백해야지,짜샤!! "
    " 그래서 이엔, 너는 루이넨이 고백하는걸 기다린거였어? "
    " 그래! 너가 천천히 날 불렀어봐!! 그럼 들었을텐데,젠장할! "


    그러자 키엔도 조금은 아쉽단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이엔과 키엔을 바라본 루이넨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더니, 두 사람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꽤나 아프게 때렸던지라 이엔과 키엔은 머리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루이넨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입을 열었다.

    " 리이넨씨랑은 어렸을때부터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지, 그런 사이가 아냐! "
    " 하지만 둘다 무척이나 쑥쓰러워했잖아!! 둘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으니까 그렇지,뭐야!? "


    이엔이 맞받아치자 루이넨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조금전 일을 생각하는 듯 했다.
    그런 루이넨을 말없이 바라보는 키엔은 그러고보니 리이넨과 루이넨 두 사람이 어딘지 많이 닮았단 생
    각이 들기 시작했다. 왜 그런지는 몰라도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들었다.




    ‘ 리이넨씨랑은 조금 더 친분을 가지고 싶어요. 요새들어 간절해지네요. ’
    ‘ 네? ’

    ‘ 잘은 모르겠지만…저, 기억이 없거든요.
    그런데 꿈속에 한 여자가 나타나요.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무지 예쁠거란 생각이 들거든요.
    아마도 제 생각엔 그 여자분이 제 여자형제였던거 같은데, 리이넨씨를 보면 계속 그 꿈이 생각나요. ’

    ‘ 실은 저도 루이넨과 같은 꿈을 꾼답니다. ’
    ‘ 에? ’
    ‘ 참 신기하지요? 저는 형제가 없는데 말이죠. 외동이거든요. ’
    ‘ 아아,그러시군요 ’

    ‘ 괜찮으시다면 의형제라도 맺을까요? 외동이다보니 조금은 그래서요.
    루이넨도 의형제를 맺자라는 비슷한 이야기를 꺼내시는것 같던데, 아닌가요? ’

    ‘ 고맙습니다 ’

    ‘ 그럼 제가 누나가 되는거네요? 형제가 있었으면 했는데 말이죠.
    루이넨은 여자형제가 있는거 같다고 했는데 그럼 제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거네요? 기분이 좋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계속 아까 있었던 일을 생각하다가, 키엔이 의문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자 루이넨이 그런 키엔을
    바라보았다. 뭔가 굉장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는것 같은데 조금은 머뭇거리는듯 했다.
    반대로 이엔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듯 했다.

    " 왜 그렇게 쳐다봐,키엔? "
    " 음……있지, 내 생각인데 말이야. 리이넨씨랑 루이넨 닮은거 내 착각일까? "
    " …닮았다고? "
    " 어라! 진짜! "


    이엔이 아무렇지 않게 툭 던졌다. 하지만, 루이넨이 보기엔 이엔은 여전히 아무생각도 없는거 같아
    그런 이엔은 무시하고 키엔을 바라보았다. 키엔도 조금은 혼란스럽단 얼굴이었다. 한번도 닮았다고 생각
    한적은 없었다.

    까만 머리칼이야 흔하다고 생각했지만, 자신과 같이 동공이 구별되지 않을만큼 검은눈동자를 가진 사람
    도 있구나 하고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은 과거의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별 다른 생각은 하
    지 않았다. 어렸을때부터 잃어버린 기억따위에 옭아매지 않겠다고 생각했었으니까.

    " 그치,이엔? 갑자기 그렇게 보이는건 내 착각이려나? "
    " 그나저나, 너 임마!! 리이넨씨랑 무슨 얘기 한건데!! "
    " ……그냥, 의형제를 맺은거 밖에 없어. 니가 예상한거랑은 완전히 틀려,이엔 "
    " 의형제!? 헤에, 그러다 진짜 형제면 어쩌려고? "
    " 이엔, 말이 씨가되. 뭐,그럴리는 없겠지만! "
    " 확실히 리이넨씨는 형제가 없다고 했었어. "


    키엔과 이엔의 말에 루이넨은 수긍하며 대답했다.
    그러자 두 사람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닮은 사람이 있을까.
    얼굴선도 닮았고, 나이차이도 한살밖에 안나서 그런지 이제와서보니 정말로 닮았다.
    뭔가가 생각났는지 키엔이 조심스러운 얼굴을 한체 루이넨에게 물었다.

    " 루이넨, 너 능력이 뭐지? "
    " 바람 "
    " 리이넨씨는? "
    " …바람인데? "


    두번째 키엔의 물음에 이엔이 입을 떡 벌리며 대신 대답했다.
    그러자 루이넨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졌다. 우연치고는 너무나 딱딱 맞아 떨어졌다.

    " 그러고보니 루이넨은 어쩐지 우리끼리 리이넨씨보며 이쁘다고 얘기할때 저자식 째려보는게… "
    " 그건 틀리잖아,이엔 "


    루이넨의 눈치를 살피며 엉뚱하게 이엔이 대답하자, 키엔이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 너 뭐 기억나는거 없냐? "
    " 이엔, 루이넨은 과거의 기억이 전혀 안나잖아? "
    " 야! 그럼 니 능력으로 두 사람좀 보면 되겠네! "
    " 뭐야!? "


    이엔이 계속 어이없는 말만 내뱉자, 키엔이 주먹을 쥐며 물었다.
    두 사람은 태평하게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루이넨은 왠지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자신과 닮은 눈동자, 그리고 그렇게 흔하지 않을 능력.

    " 나…과거에 기억은 안나지만 위로 누나가 한명 있었어 "
    " ……설마,리이넨씨가 "
    " ……정말로…친누나겠어? "
    " ………………. "


    이엔과 키엔이 서로를 보며 불안한 얼굴로 대화를 했다.

    " 요새 꿈을 꿔. 한 여자가 내 앞에서 미소를 짓는데 얼굴은 보이지 않아.
    그런데 리이넨씨를 보면은 그 꿈이 생각나면서 무언가가 애틋했었어. 그 얘기를 하니까, 리이넨씨도
    신기하다면서…자신은 한 남자를 돌보는 꿈을 꾼다고… "

    루이넨의 말을 듣는 이엔과 키엔의 표정이 점차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혹시나 해서 던진 키엔의 말이 점차 씨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 진지해져 가고 있었다.
    만일 키엔, 자신이 던진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은 기억을 잃은 루이넨에게 상처를 주는거나 마찬가지였
    다. 여기서 책임을 느낀 키엔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 에이,루이넨~ 세상에 우연은 많아!
    봐봐! 이엔이 이루같은 바보같은 짓 하는것도 우연치곤 닮았잖아? "

    " 날 욕하지마 !! "
    " 두 사람다 똑같아!! "


    루이넨의 마음을 돌리려 했던 키엔은 이엔이 또 끼어드는 바람에 서로 다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엔이 바보같이도 내뱉은 말 때문에 키엔은 좌절할수밖에 없었다.

    " 야!! 루이넨!! 그럼 가서 확인해,임마!! "
    " ……… "
    " 그럴까? "
    " 아니,그럴 필요는 없… "
    " 당연하지! 남자라면 자고로 부딪히는 법이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는게 남자다!! "
    " 바보같은 소리좀 하지마,이엔!! "
    " 같이가자 "
    " ……루이넨? "
    " 좋아!! "


    이제는 키엔의 말이 무참히 씹히고 있었다.
    이엔은 뭐가 그리 신나서 웃는건지 키엔은 이해할수가 없었다.




















































    " 그만 돌아가자!! "
    " 아,좀 조용히해, 키엔멍청아! "
    " 뭐야!? "
    " 둘다 조용히 해 "
    " …… "


    여전히 키엔은 한숨만을 푹푹 쉬었다.
    왠지 모르게 자꾸 불안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어쩌다 일이 이지경까지 꼬였는지, 괜스레 자신의 입
    과 멍청이 같이 아무런 생각없는 이엔을 탓할수 밖에 없었다. 한동안 이엔을 째려보던 키엔은 왠지 이건
    아니다 라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리이넨은 형제가 없는걸로 알고 있는데, 루이넨의 표정
    을 보면 조금은 기뻐보이는 듯해 여기까지 와서 그 사실을 말할수있는 노릇도 아니었다.

    어차피 의형제를 맺는다고 했으면서 뭣하러 확인하려는지 모른다.
    자신의 예감데로 리이넨이 아니라고 한다면 어쩌려는 걸까. 그렇담, 키엔은 괜히 닮았다고 말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자신의 말이 루이넨한테는 상처를 줄수 있기 때문이다.

    " 어이,키엔! 뭐해,빨리와! "
    " …왜 일을 크게 벌리는건데,멍청아!! "

    하지만 이엔은 흥분된 나머지 키엔의 말은 전혀 듣고있지 않았다. 키엔은 축 늘어져 앞서걷는 두사람을
    따라 걸었다. 저 앞에 리이넨은 뭐가 그리 바쁜지 뛰어가고 있었다. 앞에 리이넨을 발견한 루이넨이
    달렸고, 이엔도 놓칠세라 달렸다. 뒤에서 천천히 걷던 키엔은 한숨을 쉬며 따라갔다.

    리이넨이 간 곳은, 이엔들처럼 능력있는 학생들이 아닌 성력만을 가지고 들어온 보통 학생들만 있는 학
    교였다. 아르넨은 크게 두건물로 나뉘는데, 한곳은 보통학생들이 아주 조금있는 성력을 앞세워 들어간
    '북' 아르넨건물과 이엔들처럼 예언이나 마법같은 특이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있는 '동' 아르넨건물로
    나뉜다.

    리이넨은 '동' 아르넨건물에 딱 한명밖에 없는 유일한 치유능력을 가지고 있어 바람을 처세술로 같이 쓰
    면서 '북'아르넨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해준다. 더군다나 두 건물을 대표하는 부회장이 아닌가.
    '북'아르넨의 총 학생수는 보통학교처럼 1200명정도 하며, '동' 아르넨은 이엔들같은 특별능력자들은
    17명, 나머지 능력자는 '북'아르넨의 학생들보다 성력이 더 높은 500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 리이넨씨,어디가는거지? "
    " 하아…하아…양호실가서…학생들을…하아……치료해주는 거겠지 "

    이엔의 물음에, 방금 막 도착한 키엔이 숨을 몰아쉬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들 벽 모퉁이를 돌아 양호실
    이 보이는 창문에 붙었다. 그리고는, 일반학생들을 치료해주는 리이넨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능력도 정도껏 써야지, 그 이상을 쓰면 몸이 피로하고 지치기가 쉽다. 분명, 세사람이 척 보기에는 매일
    서너번씩, 많게는 열번도 이곳에 와서 치유를 해서 지쳐보이는데 리이넨은 그런 기색하나 없었다.

    오히려 아파하는 학생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달래주고 있었다. 세사람은 넋이 나간듯, 리이넨의 그런
    모습을 뚫어지게 보았다. 그러다가, 고개를 돌린 리이넨과 눈이 마주치자 세사람다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리이넨의 치료가 끝나면 같이가자고 얼버무렸다.

    " 하아… "
    " 휴우… "
    " …… "


    벤치에 앉은 세사람은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보았다. 어느덧 이엔은 코를골며 자고 있었다. 키엔은 그런
    이엔을 째려보았다. 그러다가 무표정인 루이넨을 바라보았다. 그가 무슨생각을 하는지는 몰라도 키엔은
    여전히 찝찝한 기분을 떨칠 수 없었다.

    ‘ 루이넨! 또 엎어졌구나? ’
    ‘ 히잉…누나 ’
    ‘ 어쩔수없지! 누나가 손 잡아줄게. 같이 걷자 ’

    기억속에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여자형제'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이 있다.
    하지만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왜, 이 수년간 기억을 찾지 않으려 했던걸까. 왜 포기했던 걸까.
    적어도 살면서 자신이 풀어야하는 과제일지도 모르는데.

    그러고보니, 유독 남의 말을 잘 따르지도 않고 더군다나 여자면 더 심했을 자신은 이상하게도 이곳에
    와서는 리이넨만을 잘 따르지 않던가? 왜 지금에 와서야 생각한걸까. 그녀와 자신은 무지 닮았던 것을.
    기억속의 그녀가 자신의 '여자형제'가 맞다면 얼마나 좋을까.

    - 투둑,툭

    동공과 구별되지 않을만큼, 검고 검은 루이넨의 눈동자에서 한줄기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눈물을 본 키엔은 죄책감이 들어 고개를 떨구었다.

    ‘ 누나!! 누나!! 흐아아앙 ’
    ‘ …루이넨…울지마……누나…안죽어 ’
    ‘ 흐아아앙, 리이넨누나!! 리이넨누나!!! ’


    갑자기, 과거속의 어린 자신이 울며 외쳐댄 이름에 놀라 루이넨이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눈물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리이넨이 진심으로 누나였으면 하고 바랬던 자신의 소망이 뇌가 착각을
    해 만들어낸 가짜 기억인걸까?
    아니면은…정말로? 진짜?
    심장박동수는 빠르게 뛰기 시작하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기억들 때문에 머리는 혼란스러웠다.

    " 루,루이넨? "
    " 키엔…머리가 "
    " 어? 루,루이넨!! 루이넨!! 이엔, 이 멍청아!! 좀 일어나!! "


























































    ‘ 루이넨 ’
    ‘ 누나! ’



    당신은 그때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고,
    나 역시 그때 당신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당신은 당신의 친동생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우리는 알게모르게 잃어버린 과거를 기억하며 서로를 끌어당긴것 같다.

    당신과 나는 질긴 인연으로 이어져 있어서 10년간 같이있었고,
    우리는 서로를 알게모르게 그리워해 같은꿈을 꾸었다.

    당신은 당신의 동생을 끝까지 알아보지 못했지만,
    나는 파묻혔던 기억을 끄집어내 당신이 나의 친누나란걸 기억했다.
    과거에 당신은 나를 지켜주었고,
    나는 당신의 작은품에서 겁에질린체 보호를 받았다.

    그리고, 당신의 목숨이 위험할때 나는 당신을 향해 목숨을 던졌다.
    나는 그때 당신을 지킨걸 후회하지 않는다.
    죽어가던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미소는 울고 있었고, 나 역시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당신을 끌어안은체 10년만에 봉인된 진실된 이름을 불렀다.

    ‘ 누나… ’


























    " 으음… "
    " 루이넨, 정신이 들어요? "
    " 리이넨씨… "

    루이넨이 침대에서 상체를 일으켜앉자, 리이넨이 그런 루이넨을 꼭 껴안았다.
    모든것이 기억난 루이넨은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안은 리이넨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러다가, 뒤에 실컷맞아 눈에 멍까지 든 이엔이 무릎꿇고 손들고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단, 자리에는 키엔은 없었다.
    루이넨은 리이넨을 달래며 이엔을 향해 입을 열었다.

    " 이엔,키엔은? "
    " 어? 씻으러갔어 "
    " 근데 너 꽤 아파보인다 "
    " 수련 땡깠다고, 리진이랑 이루한테 실컷 얻어터지고 늘어지게 잤다고 키엔도 때렸거든 "
    " …잘하는 짓이다 "
    " 역시 제가 치료해드릴게요,이엔 "

    리이넨이 이엔에게 다가가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말하자, 이엔이 기겁을 하며 고개를 좌우로 세차게
    흔들었다. 그리고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그럼 더 맞을지도 몰라요~ 루이넨이나 간호해줘요 "




























    한편, 자신의 방에 있는 욕실에 들어간 키엔은 거품이 가득찬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그리고는 미끄러지듯이 욕조에 얼굴까지 담근 키엔은 안그래도 뜨지 않은 눈을 두손으로 가렸다.
    그리고는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 또 봐버리고 말았어! ’


    아까, 쓰러진 루이넨을 안고 당황해할때 리이넨이 저 멀리서 달려오는게 보였다.
    순간 분위기가 싹 바뀌더니, 리이넨이 달려나온 건물은 부숴져있었다. 그리고 달려오는 리이넨은 자신으
    로 바뀌어 있었고, 루이넨을 안고있는건 키엔 자신이 아닌 울고있는 리이넨으로 바뀌어 있었다.

    루이넨은 피로 적셔져있었고, 리이넨은 쉴새없이 울고있었다.
    그리고 죽어가던 루이넨이 리이넨을 끌어안으며 했던말이 들려왔다.

    「 누나…고마웠어.
    …다음에 태어나도……또…형제로…태어나자… 」

    루이넨은 그렇다면, 리이넨이 진짜 자신의 친누나인걸 알고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리이넨도 기억을 잃었는지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 루이넨의 그 말을 듣고, 루이넨의 손이 바닥
    으로 힘없이 떨궈질때 리이넨은 정말로 슬프게 울었다.





    ‘ …나 혼자서, 어떻게 그들의 죽음을 살리란거야? 응? ……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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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코엑스란데로 놀러가서
    두편올려요.

댓글 6

  • [레벨:24]id: Kyo™

    2007.08.12 15:54

    루이넨은 기억해냈는데...
    리이넨은 결국 기억 못 해내는 건가?
    너무 불쌍하잖아...
    저렇게 사이가 좋은데...
  • [레벨:7]id: 크리스

    2007.08.12 19:56

    어머, 그럼 리이넨하고 루이넨 둘다 친형제 맞는거네?
    근데 리이넨은 아직도 기억을 못하네.
    어여 기억을 되찾아야 할텐데<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8.12 22:10

    루이넨만 기억해내고 리이넨은 기억해내지 못하는건가요?
    이런 과거를 만들어 낸 제가 왠지 뜨금하네요(삐질)
    어라, 루이넨......예언속에서 죽어버리는건가요-....
    루이넨! 리이넨을 두고 죽으면 어떻하니(엉엉)
  • [레벨:8]id: 가리*

    2007.08.13 10:40

    헐......................이봐 다 죽잖아-_-..............
    루이넨이랑 리이넨 이르같았을때 부터 알아봤어-_-
    키엔불쌍해죽겠어 -_- 왜 그딴 능력을 했는지 ㄱ-
    아하, 이엔 리이넨 좋아했군아-_-ㄲㄲㄲㄲ
  • [레벨:5]id: 이엔[EN]

    2007.08.13 14:06

    열라 바보같이 나오게 하다니 -_-...
    결국에는 리이넨하고 루이넨하고 남매지간인데,
    잊어버렸다가 생각났다는거야 ㄱ- ?
    어. 그렇구나.
  • 체리 보이 삼장♡

    2007.08.15 22:26

    엄마 다 죽이고 놀러가는구나 (.......)
    그건 그렇고 키엔은 자꾸 리진을 찾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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