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네번째장 ( 4-2 ) - 無
  • 조회 수: 594, 2008-02-06 05:55:29(2007-08-10)





























  • 갑자기 나에게 모든걸 맡기고 간다면
    내가 당신처럼 잘할거라 생각한거가요?

    나는 아직도
    시리오스의 배신을 잊을수 없어요.
    밤마다 늘 그의 꿈을 꾸면서 괴롭고 슬퍼하고 있어요.

    그래요,
    당신 말데로 사람은
    한순간의 고통과 아픔에 좌절하겠지요.
    그리고 자신의 방법으로 나름데로 그 고통과 아픔을
    이겨낼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당신이 말한것처럼
    강한 사람들 축에 속하지 않아요.

    나는 네이회장처럼 강하지도 않고
    머리가 좋은것도 아닌걸요.

    당신은…….
    그렇게 말하고 가버리면 안되는 거였어요.


    차라리 내가 대타가 되는게 훨 나았다구요.
    당신은 그렇게 가버리면 안됬어요.
    적어도 당신은 회장자리에 탐을 냈어야 했다구요.

    바보같이 그렇게 이용만 당한체 가버리면은
    나는 어떻게하라구요.

    회장이 여태껏 비밀리에 이곳을 지켰기에 다행이었어요.
    내가 회장이 된 이 순간부터 아르넨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거에요.


    나는 당신처럼 강하지 않으니까요.
    우리는 반대가 되었어야 했어요.





















































    " 시온, 네이의 말을 명심해.
    넌 이곳을 지켜야할 의무를 가진자야. 니가 먼저 정신을 차려야 할거 아냐.
    이런데다 어줍잖은 감정을 흘리면 안돼 "

    열린 창문으로 밤바람이 차갑게 불어왔다. 카넨의 차가운 청은색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려 카넨을 더
    욱 차갑게 보이게 만들었다. 카넨의 말을 들은 시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아마도, 너무 차갑고 무신경
    한 말을 내뱉어 시온의 신경을 건드렸으리라.

    하지만 화내도 카넨에게는 소용이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시온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뒤늦게야
    4구역 건물에 겨우 조심스레 올라갔을때는 너무나 고요하고 적막했다. 네이의 부드러운 기운이 남아있
    지 않았다. 다만 소량의 핏방울들이 보였고, 그 이상의 흔적은 더 이상 찾을수 없었다.

    " 카넨, 모두한테도 비밀로 해야해? "
    " 물론이다. 너와 나의 비밀이야. "
    " …그럼 쓸데없는 감정을 흘리면 안된다고 했던거 말이야.
    혹시…네이선배가 아닌 진짜 회장이 있는걸 알고 다시 찾아온 마족들이 나를 찾아내기 위해
    모두를 죽일수도 있단거지? 그거에 휘말려서 내가 회장이란걸 말하게 하려고 "


    시온의 물음에 카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밤바람이 생각한것보다 차자 카넨이 테라스쪽으로 걸어가 창문을 닫았다.
    그리고 적막함을 깨며 입을 열었다.

    " 그말데로다. 그러니 혹시라도 그런 실수 하지마라.
    그런 실수라도 한다면 넌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
    네이의 죽음을 헛되이 만들지 마라. 적어도 네이를 따라가려고 노력이라도 해 "


    카넨이 손을 힘없이 아래로 떨군체 시온을 지나가면서 말했다. 그리고 카넨이 문을 닫고 나가는 동시
    에, 시온은 조금은 째려보는 듯한 눈을 한체 카넨이 나간 문을 바라보았다. 시온의 얼굴은 조금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 내가 회장따위가 될 수 있을리 없잖아!! "


    그리곤 침대에서 일어나 카넨이 닫았던 테라스문을 열고 테라스로 나갔다.
    말로만 부회장 직책이었지 뭐 하나 제대로 한적이 없었다. 네이가 회장이 되기 전까진 그럴싸한 회의도
    한적이 없었다. 무척이나 평안했기 때문에 갑자기 이런일이 닥친다면 정말로 평화에 찌들지 않은 이상
    변하려 하지는 않을것이다.

    부회장으로써도 만족했었다.
    하지만 자신의 비밀을 알면서, 네이의 비밀을 알면서 모든것을 받아들이기가 혼란스러워졌다.
    자신은 이곳 학교를 지켜야 한다. 그렇기에 존재하는것이 학생회장.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지금처럼 그렇게 혼란스럽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괜스레 화가난다.
    이 모든 짐을 다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 한단 현실이.























    " ……리진 "
    " 어라,키엔? "
    " 회장이 죽은게 진짜일까? "


    보랏빛의 머릿결을 흩날리며 키엔이 걸어왔다. 그러자 화장대위에 앉아있던 리진이 그런 키엔을 보며 조
    금 놀란듯한 얼굴을 하더니 이내 의자 하나를 내주며 웃었다. 네이가 죽었단 그 사실은 자신들 뿐만 아
    니라 다른 평범한 학생들에게도 큰 충격이었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저번 선대회장도 죽었었으니까.
    그리고 또 요번 회장이 된 네이는 얼마 안되 죽지 않았던가.
    다음 회장이 누군지는 모른다. 또 회장을 할 사람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학교의 주인이 없으니 이 불안한 시점에 무슨 일이 생긴다면 정말로 불행하지 않을수없다.
    그리고 네이가 죽어버렸으니, 키엔은 또 다시 악몽을 꾸게 될게 분명했다. 보고 싶지 않던 모두의 죽음
    을 미리미리 봐버린다. 그리고 죽는 자의 미래를 보았으니, 그 친구에 대한 죄책감은 그런 키엔을 속
    박하고 조여올지도 모른다.

    그것이 가장 두렵다.
    그래서 또 다시 리진을 찾아온게 아닌가.

    " 어차피 일어날 일이었을거야. "


    리진이 거울을 보며 말했다. 거울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은 무언가가 여려보였다.
    말은 번지르르하게 강하듯이 말하지만 역시 자신도 인간이다. 키엔이 미래를 보는것을 두려워하는것처
    럼, 리진은 앞으로의 일을 두려워한다.

    상대는 마족이다.
    그리고 그 마족에는 세츠가 있다.

    " 다 괜찮을거야… "


    암시를 걸듯 중얼중얼 거려보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건 없다.
    리진은 키엔을 데리고 침대로 간뒤 불을 껐다.

    " 키엔, 사실이라면 사실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거야.
    언제까지고 도망친다고 해서, 숨는다 해서 강해지는게 아니야. 오히려 일어설수 없게 되 버려.

    그러니까…이제 키엔도 부정하지 말고 그냥 봐버려. 그리고 그 미래를 어떻게 막는지 생각을 해야해.

    그 일은 키엔이 아니면 아무도 못하는 거니까.
    그리고 될 수 있으면…그 죽음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으면 해.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봐버리면 약해져버리니까. 어느순간 니가 말한 그 죽음이 지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때 죽는게 아닌데도 쉽게 목숨을 포기해 죽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괴로워도 키엔은 혼자만 알고 있어야해.
    그리고…힘들어도 혼자서 모두를 살릴 방법을 키엔이 생각해야해 "


    리진의 말에 키엔은 불안한 표정을 지은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신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만지작 거렸다. 자신을 걱정해 네이가 손수 만들어준 목걸이.
    네이가 건네준 목걸이를 한 뒤에는 더 이상 앞날을 예지할수 없었다.
    그렇지만 네이가 죽어버렸고, 그 목걸이도 보통 악세사리용 목걸이일 뿐이었다.

    " 응…강해져야해 "

    그리고는 목걸이를 풀어 옆의 화장대위에 올려놓았다.

    " 그래도 불안하고 무서운거지?
    괜찮아. 마음 편하게 가져. 너무 무서워 하지마. 잘될거야…손 잡고 잘까? "


    리진의 말에 키엔이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리진도 해맑게 웃으며 키엔의 손을 잡았다. 서로의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면서 서서히 잠에 들었
    다.




























    「 마족은 참 좋겠어, 마족은 천년을 사는데에 비해 우리 인간은 기껏해야 백년이니까」
    「 너의 입에서 그렇게 차가운 소리가 나올줄은 몰랐는데… 」
    「 이제 너를 용서하고 싶지가 않구나. 」

    회색빛의 머리카락.
    그리고 우중충한 하늘.
    회색빛의 머리카락을 닮은 회색빛의 하늘.
    그리고 완전히 상반대는 푸른색의 머리카락.
    보통 맑은 날씨의 하늘을 닮은 푸른색.

    부딪히는건 반짝거리는 검날.
    소리나는건 베이는 소리. 피가 뿜어지는 소리.
    그리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마찰음.


    「 하나만 알아둘래? 널 만나서 후회한적은 없었는데…여기서 널 만나게 후회가 되 」
    「 쿡,그래? 나 또한 널 만나서 후회한적이 없었어. 하지만 넌 마족이고 난 인간이니까 」
    「 ……그렇기에 달라질수 밖에 없다? 」
    「 너는 그 손으로 직접 동료들을 해하였어. 용서를 바라나? 속죄를 바라나? 」
    「 …… 」
    「 아쉽지만 이제 그때로 돌아갈수 없어. 」
    「 …… 」
    「 같은 대지위에서 더 이상 웃으며 뛰어놀수도, 한가롭게 낮잠을 잘수도 없어.
    그 대지는 너희 마족들이 부숴버렸으니까. 그러니 우리는 너희를 부숴버릴거야 」


    흐르는건 투명한 물줄기.
    가느다란 물줄기로 서로의 상처만이 보인다.
    애써 냉정한 얼굴과 예전과는 다른 차가운 미소만 짓는 얼굴.
    쥘수 밖에 없는 검.

    「 이 검은 너를 절대로 용서못해. 하늘도 마치 너의 죽음을 축복하는듯 하군. 」


    붉은 피로 적셔진 땅을 덮는 하얀색의 눈.
    공기는 차가워지고 대기는 무거워진다.
    그 공간에서 그들은 서로를 향해 검을 맞부딪힌다.


    그때 너는 그 검을 던져버렸고,
    그때 너는 그 검을 쥐었지.

    그때 너는 그 검을 피하지 않았고,
    그때 너는 그 검을 놓지 않았어.


    어쩔수없었던거야.
    그가 마족이고
    그가 인간인 이상은 예상된 시나리오였어.

    한때는 웃고 행복했지만
    그건 과거일뿐이고 한때일 뿐이야.

    모순된 한때.
    거짓된 한때.
    그러니 지금은 진실이어야 겠지.
    그러니 지금은 현실이어야 겠지.


    「 ……한번도 나는 너를 미워한적이 없었어 」
    「 마족이 그런 감정을 논하는건 무슨 심보지? 」
















    미래의 이야기.
    앞으로 다가올 날의 이야기.
    머지 않아 다가올 날.

    이질적인 짙은 회색빛의 하늘.
    그리고 붉은땅을 감추듯이 내려오는 하얀 눈.
    그곳에 퍼지는 은은한 붉은 피와 피 비릿내.

    쓰러지는 사람과
    서있는 사람.

    붉은 피와 투명한 물이 합쳐져 떨어지고
    절대로 거짓일수 없는 이야기.




    그때 너가 하고 싶었던 말은

    " 사랑해 "


    였겠지.






















































    - 짹짹! 짹!


    " 키엔, 잘잤니? "
    " …으응. "
    " 얼른 씻고나와. 나는 준비 다 했어. 오늘도 밥먹고 열심히 수련해야지. "


    웃는다.
    리진이 웃는다.
    그리고 나도 그 웃음에 보답해주듯 미소짓는다.

    하지만 그건 가식일수 밖에 없는 미소야.
    애써 두려움과 슬픔을 감출수 있는 미소.




    ‘ 오늘도 나는 너에게 미소지어 ’





    " 여어,키엔~~ "
    " 아,이루! 오늘도 머핀 나온다더라! "
    " 오!! "

    머핀을 좋아하는 순진한 아이.
    테이리스 카르세인 하쟈리온 이루.
    절친했던 친우를 마계에 빼앗긴지도 이제 넉달.
    아무렇지 않은 듯 태평하게 웃지만 그역시 가식.






    ‘ 아쉽지만 이제 그때로 돌아갈수 없어 ’





    그건 너가 택한 잔혹한 말로 ….





    막을수 있을까?
    내가?
    너희들이 죽음을?
    너희들의 싸움을?

    …… 너희들이 택한 잔혹한 말을 …… 내가 막을 수 있어?







    아마도 이루 …… 너는 너가 택한 잔혹한 말로, 그래도 망설이는 그녀석을 찌르겠지.
    그리고 …… 덤덤한 표정을 지은체 그 푸른색의 아름다운 머리는 빛을 잃은 탁한 색으로 변하겠지.



    …… 그것은
    너가 택한 잔혹한 말로.





    하지만 …… 마지막에 너가 하려던 그 말은 진심이지?





    ‘ 사랑해 ’





    그것 만큼은
    너의 진심이라고 …… 믿어도 되 ?







    " 야, 너 사람 뻘줌하게 왜 자꾸 날 쳐다봐!? "
    " ……아니, 머핀줄까 그 생각했는데 "
    " 줄거지!? "
    " 역시 관두려고. "
    " 뭐야!? "







    너가 택한 잔혹한 말로
    너는 그때로 돌아갈수 없을거야 ……

    그래도 괜찮아 ?







    너는 어때 ?
    내가 막아주길 바라니 ?










    ……너가 택한 잔혹한 말을 내가 막아주길 바래 ?





    ‘ 이제 너를 용서하고 싶지 않구나 ’





    나는 너희들의 진심을 하나도 모르겠다 ……
    그래서 내가 막아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 그것은 너 자신이 택한 잔혹한 말 때문에.






    -----------------------------------------------------------------------------------------------




    그래여

    키엔목닦고기달려요.

댓글 6

  • [레벨:24]id: Kyo™

    2007.08.10 16:48

    분위기가 막 슬퍼지는데...
    마지막 '키엔목닦고기달려요' 한마디에 풉-
    아무튼,
    기운내서, 맡은 바 역활에 열심히... 화이팅!!
  • 체리 보이 삼장♡

    2007.08.10 21:24

    이 ......... 시리오스는 왜 앞부분에 설명 잠시 나오고 안나와여!
    물론 리진이 나와서좋지만........ 근데 리진 네이회장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였나요 왜 리진한테만 목걸이 주져 <-
  • [레벨:5]id: 이엔[EN]

    2007.08.10 23:53

    키엔이 죽을 준비를 하고 있는구나 -_-......
    아니면 이루가 나중에 세츠랑 열라 싸우는건가 ㄱ-?!
    아니 내가 뭔소리를 하는건지.
    그래, 그렇군 -_-..
  • [레벨:7]id: 크리스

    2007.08.11 20:57

    오우, 분명 저 말은 키엔의 사형선고지?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구나.
    그리고 세츠랑 이루 둘 중의 한명은 죽겠지?
    앞으로 어떻게 될까나.
    죽기전에 시리오스녀석은 죽여야 하는데<
  • [레벨:8]id: 가리*

    2007.08.13 10:21

    있잖아 후회하지않는다막 이런거 궁서체로 적혀져있는거 누구 생각이야?-_-! 이루?
    사랑한다는건 이루가 키엔에게?ㄲㄲㄲ어머 둘다남잔데<
    야 늦게 읽어서 삐졌냐-_- 그리고 키엔 절대안죽어 (...)ㄲㄲ
    시온 안됬다-_-
  • [레벨:8]id: 가리*

    2007.08.13 10:34

    생각해보니까 이루는 리진을 좋아했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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