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ter's story 21 (#과거-세츠)
  • 조회 수: 468, 2008-02-06 05:54:34(2007-05-09)















  • " 앨리스에게 그 슬픈일이 일어났을때,
    무슨 운명인지 우리는 서로 만났어. 그리고, 약속이나 한듯 자연스레 같이 살게 되었지 "








    세츠가 장작에 모래를 두어번 뿌리더니,이내 모래뿌리는걸 멈추고 하염없이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았
    다. 그 불길을 바라보는 세츠의 눈이 어찌나 슬퍼보였던지, 키엔 자신도 감정에 북받쳐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


    「키엔님, 오늘하루도 평안하셨는지요?」



    세츠를 바라보니, 에클레시아의 활짝웃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한번 '안들려줘도
    괜찮아'라고 말을 하려는 찰나, 세츠가 결심했는지 따듯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미소를 또 처음본 키엔
    이 놀라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을때, 세츠의 입이 열렸다.




    " 난 말이지 - "









    세츠는 지금보다 더 차갑고, 잔인하고, 웃지도 않는 검사였다고 한다. 이 세계, 전세계에 희귀한검 3
    개가 있는데, 하나는 썬페인(태양의고통), 또 하나는 문페인(달의고통),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에이저
    소드(하늘의검)이다. 잔인함으로 이름을 날린 세츠가 우연히 그 3개의 검을 소유할수 있게 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 검에게 인정받지 못했는데, 1000년이란 긴 세월뒤 잔인함으로 이름을 떨친 세츠가 그
    검에게 인정받았던 것이다.

    당연히, 최고가 되고 싶었던 검사들은 늘 세츠를 뒤쫓았고 그때마다 3개의 검을 사용해 늘 온몸에 피를
    묻히고 다녔다. 3개의 검때문에 더욱더 외롭고 힘들고 지친 세츠는 한 마을에 도착해 쓰러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그 마을영주의 감옥에 갇혀 있었다.

    물론 3개의 검도 다 빼앗긴 상태였다. 그렇게 얼른 죽어서 편해지잔 생각을 하던 세츠의 앞에 나타난건
    영주의 딸이었다. 허리까지 오는 긴 붉은머리에, 차가운 외모에 어울리는 붉은 눈.
    그녀의 이름은 류우렌. 거의 삶에 희망을 포기해가던 세츠에겐 하나의 크나큰 빛이었다.


    영주는 3개의 검의 검집이 도무지 빠질 생각이 없자, 포기하고 세츠에게 그 검으로 자신의 성을 지켜달
    란 얘기를 꺼내었다. 그대신 이곳에서 편히 지내란 말에, 세츠는 그녀를 다시 보고싶은 마음에 허락했
    다.




    그러나, 자신이 여기있는걸 어떻게 알았는지 늘 세츠를 노리고 쳐들어오는 자객들을 베느라 바빴다.
    피에젖어 걷고 있을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피냄새가 진동하는걸, 너는 느낄수 있느냐? "
    " 느낄수 없습니다. 너무나 많은 피를 묻혔는데, 어떻게 그런걸 일일이 신경을 쓴답니까? "

    " 안타깝구나, 네놈에겐 소중한것이 있느냐? "
    " 소중한건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걸리적거리고 귀찮기만 할 뿐입니다 "

    " 왜 이렇게 몹쓸 사람이 된거냐. 넌, 눈이란걸 아느냐? "
    " 알고 있습니다 "
    " 그래? 나는 본적이 없다. 여긴, 봄만이 존재하는 곳이잖느냐? "
    " 근데 갑자기 왜 눈을? "
    " 눈이란건 하얗다고 들었다. "
    " 그렇습니다. "
    " 그리고 날이 따듯해지면 쉽게 녹는다고 들었다. "
    " 그렇습니다. "
    " 넌 본적이 있느냐? "
    " 아니요. 여긴 따듯한 대륙이나 겨울은 와도 눈은 오지 않습니다. 들은것밖에. "




    " 그래?
    그럼 언젠가 나랑 눈을 보자꾸나.
    그 차가운 눈이 내려 날이 따듯해져서 녹으면, 너의 차가움도 녹을테지. 안그런가,세츠? "

    " …글쎄요,렌 "












    세츠는 그뒤로 렌을 만나면서 많은것을 배우기 시작했다. 사랑이란것도, 기쁨이란것도, 행복이란것도.
    그리고 종국엔 세츠는 렌덕분에 슬픔이란걸 배웠다. 그리고, 렌덕분에 세츠는 많이 변했다. 그리고, 렌
    또한 세츠때문에 죽음이란걸 배웠다.

    이번에 쳐들어오는 자객들은 보통자객이 아니었다. 세츠가 영주심부름을 간 사이, 성안의 모든 사람을
    죽였다. 렌덕분에 한동안 피에 젖어있지 않던 세츠가 다시 그 자객들을 모조리 죽여 피를 묻혔다.

    이상하게도 피냄새를 맡아도 아무렇지 않던 세츠가, 사람을 다 벤뒤 피냄새가 진동하는걸 느끼자 역겨움
    에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헛구역질을 하다가, 비틀거리며 일어나 돌아다녔다. 렌을 찾기
    위해서. 그러다, 복도에 쓰러져 있는 그녀를, 렌을 발견했다.



    " 레…렌!!정신차려요,렌!! "
    " …네놈,또…나와의…약속을…어겼구나…왜또…피에…젖은거냐? "
    " 미안해요,약속 지키지 못한것도 그렇고 다 미안해요.많이 아프죠? 나때문에……미안…정말 미안해요 "
    " ……바깥공기를…마시고……싶구나…세츠 "



    바깥공기를 마시고 싶단 렌의 말에, 세츠는 그녀를 조심히 업고 밖으로 걸어나갔다. 하늘을 바라보던
    렌이 갑자기 숨을 거칠게 쉬기 시작했다. 그녀를 살리고 싶었지만, 마법을 배우지 않은 세츠는 어떻게
    할지 몰라 안절부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츠는 가슴만 아파한체 렌을 위해 눈물한방울 흘리질 못했
    다. 그런 세츠를 보며, 끝내 렌이 울기 시작했다.



    " …세츠…슬프구나……아직…네게…많은것을……알려주지…못했는데………이렇게…가…야…한다니 "
    " …레…렌……렌 "
    " 같이…눈을……보자고……그렇게…약……속…했……는데 "
    " 렌…눈……봐요…같이……봐야죠 "



    눈을 같이 보잔 약속을 얘기하는 렌을 보며, 늘 사람을 베는것에만 신경을썼던 세츠는 한번도 검의능력을
    제대로 끌어내 사용해본적이 없었다. 그랬던 세츠가, 그녀의죽음을 보며 검의 능력을 끌어내었다.



    " 에이저소드(하늘의검)!!! "
    " ……세…츠? "
    " 렌,사랑해요. 사랑해……당신에게서 배운거야… "
    " 기쁘……구나…가장…가장……가치…있……는걸…배워서…… "

    " 에이저 소드, 부탁이야 !!!
    렌이 죽어가!! 근데, 약속한게 있어!! 눈을……눈을 같이 보기로 했어!!!
    부탁해, 눈을 내려줘 !!! "



    세츠의 마음이 너무 간절했다. 렌을 사랑한단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나서부터, 세츠의 간절한 마음이 에
    이저소드와의 공명을 이루었다. 하늘에는 금새 먹구름이 끼는가 싶더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은 금새 땅에 쌓였고, 눈을바라보며 기뻐하는 렌의 미소를 세츠는 잊을수가 없었다.






    " …렌…… "
    " ……… "

    " 눈이…눈이……내렸어요…기쁘죠?나……당신이 원하는거라면…다…다 해줄수 있어요……
    렌……졸려요?그래도…대답은 해주어야죠……
    당신이…꿈을 꾸러가면……난…혼자에요……혼자가 되는거에요…
    렌……미소만……짓지말고,내 이름을……불러줘요.
    세츠라고…… "




    렌은 세츠에게 작별인사없이 가버렸다.
    비로소, 렌이 죽었단걸 깨달았을때 세츠의 노란눈동자에서 따듯하고 투명한 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이, 눈물이란걸 세츠는 늦게나서야 깨달았다.
    세츠는 죽은 렌의 몸을잡고 소리만 지를수밖에 없었다. 그 후에 더 세츠가 힘들었던건, 수배자가 되었던
    것이다.

    세츠가, 잔인한 검사 세츠가 성안에 모든 사람들을 죽였다고 헛소문이 퍼진것이었다.




    왕궁에선 세츠를 죽이려는 기사단이 만들어졌고, 사랑하던 렌을 잃어버린 슬픔에 세츠는 더 차가워졌다.
    세츠를 죽이려한 모든이들을 죽여버렸다. 그녀를 원망하면서, 그녀를 미워하면서.

    그러다 아일린을 만났고, 3개의 검역시 아일린을 인정했다.
    아일린을 만났을때도 세츠는 수배자였고, 세츠때문에 아일린은 매번 위험했었다. 자기가 죽을뻔했는데도,
    세츠를 원망한단 소리 한번 하지 않았다.



    ' 렌도 그랬을까? '



    란 생각을 아일린을 볼때마다 문득 세츠는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남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세츠
    가, 렌도 지키지 못했던 세츠가 아일린을 구하고 죽어버렸다. 그러나, 세츠가 거기서 죽어버리면 혼자
    자객들에게 남은 아일린은 위험했다. 죽는 순간에도 세츠는 아일린을 지켜야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눈을 감아버린 세츠의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살고싶나? 」
    - 당연하지, 넌 누구지?
    「 우리의 주인이여, 우리의 작은주인을 지켜라. 그대들은 아직 죽어선 안되니, 주인이여 살아라 」



    그 말을 듣고 난 후 곧바로 세츠는 살아났다. 원래의 세츠의 육체는 큰손상을 입어, 아일린의 몸으로
    세츠의 영혼이 들어가버렸다. 아일린이 죽으려는 찰나, 세츠가 나와 아일린을 구했다.

    그러다가, 앨리스를 만났다.
    서로가 서로에게 치료가 되어, 지금까지 같이 살게 된 것이다.











    " 역시… "
    " 또 그소리 하네, 저 바보가. 키엔, 다시 한번 쉽게 말해줄게 "
    " 뭐? "


    " 무엇을 겪었든간, 다 슬픔은 똑같아. 그걸 어떻게 니가 견뎌내느냐에 틀린거야. 중요한건 네 의지야.
    이제 아일린의 이야기를 해줄게 "







    --------------------------------------------------------------------------




    다음 22편은 아일린의 과거이고,
    그리고 23편은 앨리스와 세츠와 아일린의 과거 최종편이에요.

    왜 이렇게 과거가 기냐고 따지시는분들 즐<


    -_-여러분들과거도 길게해드릴게엽

댓글 6

  • 체리 보이 삼장♡

    2007.05.09 18:39

    렌씨 불쌍해여 ;ㅅ;
    세츠가 렌씨를 위해서 눈을 만든건 멋지지만 .. 그래도 슬퍼 ;ㅅ; !!
  • [레벨:7]id: 크리스

    2007.05.09 18:56

    헉, 그럼 세츠는 아일린의 인격이 아니라 원래는 한 사람이었단 건가!!<-야
    난 하나의 인격인줄로만 알고 있었어;ㅅ;<
    그나저나 렌 그렇게 가버리다니.
    아직 알려줘야 할 게 더 있잖아<
  • [레벨:24]id: Kyo™

    2007.05.09 19:15

    크리스와 같은 생각 중;; (쿨럭;)
    어쩄든...
    에휴, 렌씨는 그냥 가버려서... 어쩌누 ;ㅁ;
    그리고 추가로 아일린의 과거도 어떨지 궁금해ㅡ
  • [레벨:8]id: 갈갈이

    2007.05.10 22:56

    ...-_-길긴뭐가길어
    렌은 갑자기 나타났다가 죽고-_-
    음, 아일린이랑 세츠가 저렇게해서 한몸이 ㄱ-.......
    에이저소드가 뭐야 에이저소드가 ㅋㅋㅋㅋ-_-<
  • [레벨:5]id: EN

    2007.05.11 17:55

    ...세츠하고 아일린이 원래 동일인물이 아니었어 -_-?!
    그런데 렌은 왜 죽은거고 ㄱ-........<님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5.17 22:14

    ................... 열라삐리 복잡하네.. -_-
    한몸에서.. 두가지 영혼이 공존 할 수 있어?!<-이봐
    이건 억지야.. !!!!<<<<
    렌씨만 불쌍하잖아<-응?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3966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457 2007-05-15
3965 [레벨:7]id: 라퀼 519 2007-05-13
3964 도둑 447 2007-05-13
3963 세츠군z 457 2007-05-12
3962 세츠군z 521 2007-05-09
세츠군z 468 2007-05-09
3960 도둑 601 2007-05-08
3959 세츠군z 456 2007-05-08
3958 [레벨:7]id: 라퀼 717 2007-05-06
3957 도둑 898 2007-04-08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