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빛 그림자 - [3편]
  • [레벨:7]id: 라퀼
    조회 수: 251, 2008-02-06 05:52:00(2007-01-31)

  • 이제 막 아침이 밝은 듯 궁 안은 그지없이 조용하기만 하였다.
    아직 침소에서 황제는 일어나지 않은 것인지 주변은 맴도는 궁녀들은 소신껏 발소리를 죽이고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환월국의 궁은 조용한 아침을 맞는 듯 하였다. 하지만 순간 큰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가 들려오는 곳은 황제의 침소와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 이었는데 그 주변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혹은 들리지않다는 듯 그저 그 곳을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아, 모두가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었나보다. 한무리의 여인들이 그곳을 향해 빠른 발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 왕자저하. 왕자저하! ”

    누군가를 찾고있는 듯 먼저 그곳에 머물러 있던 궁녀들은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며 연신 입으로 왕자저하라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 왕자저하께서는 또 침소에 아니계시더냐? “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한여인이 입술을 꺠물며 근처 궁녀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들은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 도대체가 매번 아침이 되시면 어디로 사라지시는게야. ”

    매번 아침이 되면 어딘가로 사라지는 왕자저하 때문에 오늘은 반 시진(한 시간) 을 일찍 왔건만 그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덕분에 늘 그렇듯 기다리던 반시진에 오늘은 반 시진을 일찍 왔으니 한 시진(두 시간)은 기다려야 왕자저하께서 돌아오실듯 싶었다.
    그리하여 오늘도 왕자저하를 놓친 그녀들은 주변을 순찰하는 무관들만 탓할 따름이었다.









    *                    *                    *









    같은 시각.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싸여 고요함을 자아내고 있는 호숫가에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짙은 잿빛의 색을 나타내는 머리카락의 주인인 그가 호수 주변에 앉자 호수를 중심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그를 비춰주었다.
    아까는 그늘 탓이었는지, 어둡지 않은 회색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그는 기분이 좋은 듯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않고 있었다.
    그는 그 호수주변에 앉고서 자신이 입고 있던 옷빛의 옷자락을 약간 풀고는 품쪽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꺼내었다.
    그것은 푸른색의 천이었는데 안에 무언가를 감싸고 있는듯 꽉 차있는 주머니같이 불룩했다.
    그는 연신 미소를 지으며 륜이 건네어준 그것을 옆에 내려두고는 천을 묶고있는 붉은색의 끈을 풀렀다.
    그러자 천이 열리며 갖가지의 화과자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의 눈이 가늘게 휘며 더욱 기분이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내 천을 묶고있던 끈을 자신의 손목에 묶고서 화과자 하나를 집어들었다.
    예쁜 꽃모양을 하고 있는 그 과자는 향긋하고도 달콤한 향을 머금고 있었다.
    그는 그 화과자를 한입 베어물었다.

    “ 헤에- 역시 륜이 만들어주는 과자는 최고라니까 ”

    그는 그리 말하고는 휘파람을 불렀다.
    그러자 어디 있었는지 하얀토끼 한 마리가 그의 품안으로 뛰어들어왔다.

    “ 아하하, 린아- 오늘은 륜이 화과자를 만들어줬어. ”

    그는 생긋이 웃으며 자신의 품안에 있는 린(토끼)에게 과자 하나를 집어주었다.
    린은 그에게서 과자를 받고는 맛있다는 듯 먹기 시작했다. 그는 그렇게 린과 함꼐 화과자를 먹으며
    놀고 있었는데 그가 바로 아까의 궁녀들이 열심히 찾고 있던 왕자였다.
    왕자의 침소 뒤쪽으로 가면 작은 숲이 나오는데 거기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바로 이 호수가 나왔다.
    그러나 굳이 숲에 들어가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기에 그 곳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으며 왕자가 매번 아침마다 그곳으로 놀러간다는 것을 알고 있는 륜은 그에게 과자를 만들어주곤 하였다.
    오늘도 역시 그는 그곳에서 놀고 있었던 것이다.

    “ 아아, 그러고보니 린아- 오늘은 화유국에서 아름다운 공주님이 오신데.
    그래서 형님이 일찍 돌아오라고 하시더라구. ”

    그는 과자를 오물거리며 자신의 무릎에 앉아있는 토끼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린은 고개를 잠시 갸웃거리더니 그의 무릎에서 내려갔다.
    그것을 본 그는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 하하. 린아 나보고 어서 가보라는거야? ”

    그가 웃으며 말하자 린은 자신의 고개로 그의 무릎을 밀었다.

    “ 린녀석, 형님 편이었잖아. ”

    그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듯 천위에 남아있던 화과자를
    린의 옆에 내려두고는 천을 곱게 접어 자신의 품안에 넣었다.

    “ 그럼 나 이만 가볼게. 친구들이랑 나눠먹어. ”

    또다시 미소를 지으며 웃어보이던 그는 자신이 왔던 길을 향해 걸어갔다.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아 궁에 도착한 그는 날카롭게 눈을 세우며 자신을 찾고있는 중년의 궁녀를 피해 륜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 륜! 류우우운 ”

    듣기 좋은 미성의 목소리에 륜이라 불린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쪽을 향해 다가갔다.

    “ 일찍 돌아오셨네요? ”
    “ 오늘은 형님이 일찍 돌아오라고 했거든. 그런데 옆에는 누구야? ”

    그는 륜에게서 받았던 푸른색 천을 품에서 꺼내어 그녀에게 돌려주면서 물었다.
    그러자 그옆에 있던 백발의 남성이 입을 열었다.

    “ 소인은 사카타 미야코라고 합니다. 왕자저하 ”

    생글 웃으며 말하는 그는 졸려보였다. [......]

    “ 아, 그 륜의 말에 의하면 재수없고 멋진척 한다는 바보녀석! ”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던 그는 자신이 한말을 떠올리고는 놀라 입을 다물고 손을 입가에 포개었다.
    아무생각없이 한말이었지만 당사자가 앞에 있다는 생각에 본인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륜은 웃음을 참는건지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 아,, 아니, 그...그러니까.. 말 잘못한거! ”
    “ 아하하, 괜찮습니다. 아일린저하. 자주 듣는 말입니다. 륜녀석에게.. ”

    미야코는 괜찮다며 웃어보였지만 졸려보이던 눈으로 륜을 살짝 째려보는 것을 잊지않았다.

    “ 헤헤- 그건 그렇고 륜. 화과자 맛있었어~ 다음에 또 만들어주기다. ”

    아일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였다.
    그런데 웃고있던 아일린의 얼굴이 점점 굳어갔다.

    “ 왕자저하? 무슨 일이라도...? ”
    “ 륜.. 형님이 오라고 한거 잊고있었어.... 분명 준비한다 뭐한답시고 궁녀들이 난리 칠거아냐. 난 이제 죽었다.. ”

    잔뜩 표정을 일그러트린 아일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 륜이랑 미야옹이랬나? 어쨌든 나중에보자 ”

    아일린은 그리 말하고 서둘러 궁으로 돌아갔다.
    그 뒤에서 륜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뒹굴다가 미야코한테 얻어터졌다는 건 후담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막혀서 아무렇게나 뚫어버리고는 올려놓고 도망갑니다<
    굳이 말하자면 한달에 한번 올라오는 소설이네요,,,,<
    그러니까 기다리지마세요...
    잊어지면 한번 올라올테니까요 아마도,,<
    그럼 전이만 [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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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레벨:24]id: Kyo™

    2007.01.31 21:26

    귀여워라아 >ㅆ<)
    미야코가... 미야옹이 됬... 네?
    그치?
    흐음, 무슨 일이 일어날려나아~★
  • 이루[痍淚]군

    2007.01.31 21:58

    푸하하하미야옹이래푸하하하하하하하하
    미야옹은저런소리들어도싸!
  • 2007.01.31 22:01

    꺄하하하하하 -
    미야옹이래, 미야옹 !! (털썩)
    오랜만에소설이네에 - 잘봤어요오 ♡
  • [레벨:9]id: 손고쿠

    2007.01.31 23:02

    미야'코'가 어째서 미야'옹'으로 바뀐건지 의문이군요...
    일단 혀가 꼬인것도 아닌것 같은데..
  • Profile

    [레벨:7]아이리스

    2007.02.01 00:33

    꺄하핫.. 미야옹..귀엽다 /ㅅ/

    ㅇ_ㅇ 아름다운 공주님 ..볼모로 잡혀가는..<

    화과자.. 꺄아... 먹고싶어!<
  • [레벨:5]id: EN

    2007.02.01 18:44

    헉, 기억 안난다.... <이봐
    미야옹이래, !!! [덜덜덜덜덜]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2.02 18:31

    고쿠형 / 세츠는 동물을 좋아한다가 이유!!<-뭐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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