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하루 기다리나요
흐노니 흐노니 그 이름 불러도
하루하루 멀어지나요
같은 하늘 아래 있나요 ’
“ 여기 마을은 꽤나 번화한 도시네 ? ”
이엔의 말에 루넬은 곳곳을 둘러보았다.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시장. 유쿠는 루넬이 아무말 안하지만 , 시장을 굉장히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는걸 눈치챈 뒤였다.
“ 황녀님의 나라는 언제 멸망된거지 ? ”
“ 1년전. ”
“ 별로 안됬네 - ”
“ 별로안된만큼 , 상처가 많은 황녀님이시죠(웃음) ”
유쿠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 생선을 보고 신기해하는 루넬을 보며 대답했다. 이엔은 , “그런가” 라고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러나 유쿠는 이내 활짝 웃으며 말했다.
“ 그래도 황녀님은 , 강한 분이시니까. 나라가 멸망했을때도 , 눈물한번 흘리지 않으셨던 분이니까요 ”
“ 상처가 많다면서 눈물을 안 흘려 ? ”
“ 울지않는다는게 , 더 슬픈거 아닐까요 ? 전 그렇게 생각해요 - ”
이때 루넬이 “ 유쿠 ! ” 라고 부르자 , 유쿠가 다가갔다. 그둘의 뒤에서서 팔짱을 끼고 바라보는 이엔.
“ 어째서 , 당신은 저 아이들을 선택한거지 ? ”
“ 이엔 , 이리와요 ! ”
유쿠가 웃으며 불렀다. 그러자 , 이엔이 피식 웃으며 중얼거리더니 한걸음 내딛었다.
“ 이봐 , 당신 듣고 있는거야 ? 당신의 이기심으로 우리를 가둬두는건 그쯤해두라고. 응? ”
이엔이 오자 , 이엔의 머리를 난데없이 세게 치는 루넬. 이엔이 머리를 만지며 , 황당하단 얼굴로 루넬을 바라보았다.
“ 남자가 뭐 그렇게 걸음이 느리냐 , 빨리빨리 올것이지 ”
“ …… ”
“ 참아요 , 이엔 ; ”
“ …황녀라서 정말 때려주고 싶어도 때릴수 없고 ”
“ 황녀를 때리는건 사형이다. ”
“ 아예예, 왜부르셨습니까.황녀마마 ”
“ 너 죽여버린다. ”
“ 황녀마마님의 입에서 그런 나쁜말이 나오면 안되죠,응? ”
이번엔 루넬이 이엔에게 한방 당하자 , 유쿠가 뒤에서 “풉 - ” 이라고 비웃었다. 루넬은 그런 유쿠를 한동안 노려보다가 말없이 이상한 생선을 가리키며 이엔을 바라보았다. 이엔은 ‘뭐어쩌라고’ 란 얼굴로 루넬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 루넬이 입을 열어 조그맣게 말했다.
“ 이거, 뭐냐? ”
“ ……물고기라는건데, 사람 잡아 먹는 물고기에요. 저거 죽은것처럼보여도 실은 사람이 사가면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괴물이죠 ”
“ 이렇게 위험한걸 , 이 나라는 수출하고 있단 말이냐!? 유쿠,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 왜웃는거냐, 너희 ”
“ 푸하하하하 ”
유쿠와 이엔이 배를 잡고 신나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봐, 루넬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지만. 영문을 모르는 루넬은 바보취급을 당하는거 같자, 괜히 심통이 났다.
그러자 , 유쿠가 눈물을 닦으며 겨우겨우 웃음을 참으며 대답했다.
“ 하하……하,하하하……. 황녀님…풋, 아하하하하……, 말 못하겠어. 아,어떡해 ”
“ 풋, 뭐이렇게 바보같은 황녀가 다 있어? ”
“ ……뭐라그랬나? 바보같은 황녀? ”
“ 예 , 황녀님 - ”
“ ……어째서? ”
“ 저건 우리가 먹는 물고기입니다 , 식인물고기를 어떻게 먹습니까? 그리고 저런 물고기는 이미 다 죽은거라구요 ”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된 루넬. 루넬이 아차,한 사이 이엔이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 여기 세상물정 모르는 아가씨께서, 이 물고기가 식인물고기이며 인간을 잡아먹는다는 소리에 이나라는 왜 이런 물고기를 수출하냐며 아주 크게 걱정하십니다 ~ ”
얼굴이 완전 붉어져 고개를 숙인 루넬, 그런 루넬을 보며 또 다시 배를 잡고 웃는 유쿠. 지나가는 사람들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지나가거나 , 루넬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위해 몰려드는 사람들도 있었다.
.
.
.
“ 죽고싶은거냐, 네녀석은 ! ”
“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 ”
“ …… ”
유쿠는 싸우는 두사람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볼뿐 , 끼어들지 않았다. 유쿠나름대로 귀찮기도 하기 때문. 그러나, 유쿠가 보기엔 이미 두 사람은 쉽게 친해져있었고 이엔이 루넬을 많이 괴롭히는게 친해서. 라고 생각했다.
“ 맞다, 황녀.
그래서 ‘흐노니’의 흔적은 찾았어? 1년이나 여행했을거아니야, 나라가 멸망한지 1년째라며.”
이엔이 진지한 얼굴로 루넬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그러나, 루넬은 대답이 없었다. 여행한지 1년, 어떠한 단서도 ‘흐노니’의 흔적을 찾을수 없었다.
“ 차라리 나를 죽였더라면……, 이렇게 귀찮은 일은 하지 않았을거야 ”
“ 그래도, 당신은 ‘흐노니’를 좋아했잖아? ”
“ ……넌 어찌그리 나에 대해 잘 알지? ”
“ 당신이 날 기억못하는 것일 뿐(피식) ”
이엔의 낮게 중얼거린 말을 못 들었는지 , 루넬이 인상을 팍 쓰며 ‘뭐!?’ 라고 되물었으나 이엔은 그저 피식 웃기만 할뿐 대답해주지 않았다.
“ 난 ‘흐노니’,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었다.
그러나 , 그녀는 너희모두를 가지길 원했고 사랑하길 원했고 사랑받길 원했다.
어찌보면 순수하고 착하고 귀엽던 그녀는 , 고집이 세고 소유욕이 강했다. 한사람,한사람씩 물들이던 그녀에게 난 푹 빠졌다.
정말로 사랑했지만 , 그녀는 웃으며 날 절망으로 빠트렸다.
알겠나 ? 내가 그녀를 찾기위한건 그녀를 죽이기위해서야. ”
이엔의 난데없는 과거이야기에 , 게다가 그녀와 관계된 이야기에 유쿠와루넬이 놀란 얼굴로 이엔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 복수를 꿈꾸는 이엔의 얼굴이 아니었다.
“ 넌 어찌 그리 거짓말만 살살 하느냐 ? ”
“ 뭔소리인거졍 , 황녀님. ”
“ 그 얼굴은 , 네녀석이 말할때의 그 얼굴은 …… 쓸쓸하고, 그리워하는 얼굴이었다. 넌 완벽하게 ‘흐노니’에 빠졌군 ”
루넬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이엔이 뭔가 짐짓 놀란 얼굴을 하더니 이내 풋 하고 웃어버렸다. 그리고는 루넬의 머리를 부비부비 쓰다듬어주었다. 루넬의 이마에 사거리표시가 하나 올라왔고 , 맑디맑은 하늘아래엔 ‘철썩’ 이란 효과음이 울렸다.
----------------------------------------------------------------------------
이 소설의 제목이자 , 이 소설의 중심인 ' 흐노니 ' 는 실제로 노래입니다.
네이버에 '흐노니' 치면, 블로그에 들어가셔서 들으실수 있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