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0000[오정의 머릿속]
"진짜 많네..."
오정은 벌써 몇분째 꽃길만 걷고 있다.
노란색 꽃이였기에 실망보다는 활기가 생겼다.
"이렇게 즐거웠던 적이...있었던가...?"
바퀴벌레의 기억력은 나쁜 모양이군...싸울때마다 좋아하던 녀석이...
"그때와는 달라...작가..."
그래 그래...계속 진행하지...
노란 꽃 사이로 흰 꽃도 보였다.
"다른 색 꽃도 있다면...훨씬 예뻤을텐데..."
멀리서 보이는 붉은색의 물체...
"작은게...꽃 같아 보이는데..."
오정은 물체 쪽으로 다가간다.
피를 잔뜩 뒤짚어 쓴 흰 꽃이였다...
피를 뒤짚어 썼지만 꽃잎의 밑부분은 피를 뒤짚어쓰지 않아 흰 꽃인지 알 수 있었다.
"피를 뒤짚어쓴 흰 꽃..."
예전의 일이 생각난다.
피를 잔뜩 뒤짚어 쓴 체 오정의 앞에 나타났던 팔계의 모습...
얼굴은 하얗고 예뻤지만 피를 뒤짚어 쓴 꼴은...지금의 이 꽃과 비슷하다...
"......팔계도 이 꽃 같이 흰 피부를 가지고 있지"
피를 뒤짚어 쓴 꽃을 오정은 한참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뭐 어때...씻어냈는걸...팔계는 죄값도 치뤘고...몸에 묻은 피를 모두 씻어냈으니까..."
오정은 피를 뒤짚어 쓴 꽃을 짓밟아버렸다.
"......내 눈 앞에 절대로 보이지마"
오정은 사람에게 말하듯 짓밟혀 줄기가 부러지고 꽃잎이 떨어진 꽃에게 말했다.
"피는 씻어낼 수 있다...그 땡중이 말한거니까..."
오정은 그 녀석이 말한게 어디 틀린 적이 있었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난 왜 여기 있는거야...?"
오정은 팔계 생각을 한 후에야 자신이 지금 이상한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제기랄..."
오정은 앞에 보이는 길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지금같이...뛰면 되지 뭐..."
오정은 비웃음 같은 웃음을 남기고 뛰기 시작했다.
"곧 만나겠지...바보원숭이도...땡중도...팔계도..."
* 우니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8-20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