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달 셋째주 베스트소설 세번째:// 버닝 님)
존재가치
존재가치라는 단어가 있다.
나는 과연 이세상에 얼마만큼의 존재가치가 있는 것인가?
존재와 가치라는 단어가 서로 합쳐질수 있는 것인가?...
궁금해도 - 그냥 씁쓸히 웃으며 궁금증을 입안으로 삼켰다.
존재가치
입안에 퍼지는 200원짜리 커피향을 음미했다.
" .... "
확실히 400원짜리 고급커피와 200원짜리 일반커피와의 맛은 다르다.
400원짜리 고급커피의 존재가 200원짜리 일반커피의
존재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일까?
" .... "
물끄러미 손에 들린 200원짜리 커피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따지자면 400원짜리 고급커피보다야 커피전문점에서의
2~3000원하는 커피의 가치는 엄청난거겠군.
이라는 생각에 피식 - 웃음이 나왔다.
" 그래. 그렇구나. "
" 이제 커피하고까지 이야기하는건 아니지? "
혼잣말을 내뱉는 순간에 오정이 다가와 가볍게
어깨를 치며 말했다.
손에 들린 커피가 가볍게 일렁이기 시작한다.
" 뭐하고 있었어? "
그가 내가 옆에 쌓아놓은 가방과 잡다한 물건들이 들어있는 봉투를
아래로 내려놓더니 비워진 그 공간에 앉으며 물었다.
" 존재가치에 대한 생각 "
이라고 짤막히 답하자
얼굴이 묘하게(혹은 우습게) 일그러지더니 손을 뻗어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동시에 집으며 말했다.
" 음, 약간 열이 있군요. 당장 옷을 벗고서 진찰해봅시다. "
그 말을 마치는 동시에 능글맞은 그의 머리를
살짝(정말 아주 가볍게) 쳐주었지만 그는 두손을 뒤로 뻗으며
의자위로(비련의 여주인공마냥) 쓰러지더니 흐느끼기 시작했다.
" 흑흑 - 당신이 나를 버리다니 "
" 재미없으니깐 당장 일어나지 그래? "
" 하여간 얼음인간같으니라고, 맞장구 좀 쳐주면 안되냐? "
그가 나의 말에 벌떡 일어나 따지듯히 말했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한 채 커피만을 바라보았다.
옆으로 살짝 기울리면 바닥이 보이는 커피의 남은양.
그리고 이제는 코를 들이대도 맡을수 없는 커피의 향.
" 안마셔? 다 식었잖아 "
멍하니 커피안을 들여다보는 내가 이상했는지 덩달아
안을 들여다보던 그는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의 말에 무언가 놀란것처럼 화들짝 고개를 들다가
그만 손에서 커피잔이 떨어졌고 얼마남지않았던 커피는
땅으로 스며들어갔다.
" 뭐야.그러니 진작 마시.......뭐..뭐야!!!왜울어??!! "
그가 땅에 떨어진 커피를 아깝게 쳐다보며 말하다
나를 보더니 정색하며 소리쳤다.
우는걸까?
나는 왜 울고 있는거지?
" 커피가 그렇게 아까웠어? 내가 하나 사줄까? "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그의 몸짓이 마치 어릿광대의
모습처럼 우스꽝스러워보였는데도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다.
일어서서 온갖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지며 동전을 찾아내는
그의 모습이 우스운데도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 150원하고...뭐야! 천원짜리잖아!
내..내가 마트에 가서 돈 바꿔올께! 기다려! "
그가 손에 들린 지폐를 구기며 당장에 달려갈 준비를 했지만
손을 뻗어 그의 셔츠를 잡았다.
" ..그냥...앉아...있을까?..."
그의 조심스런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다시 자리에 앉아서 내 어깨를 두들기며 말했다.
" 뜬금없이 이상한말을 하질않나...
커피가 쏟아진걸 보고 울지않나...
너 , 다 늦게 사춘기구나? "
사춘기?...
...그럴지도 모른다.
뜬금없이 남들과 다를바없이 평범하게 살던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것도,
200원짜리 커피가 쏟아졌다고 눈물을 흘리는것도-
단순히 사춘기소년의 변덕스런 마음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했다.
뺨위로 쉴새없이 흐르는 눈물과 땅위에 쏟아진 커피와
뜬금없이 시작된 내 이상한 생각들이 단순히 사춘기소년의
변덕스런 마음은 아닐꺼라고...
그것은 단지 한순간의 지나감은 아닐꺼라고...
그것은.. 내가 어른이 되어서도 나를 끈임없이
괴롭힐 지독한 상념(想念)이 될 것이라는것도...
센츠양 정말 감사해요. 기분이 굉장히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