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덟번째장 ( 8-5 ) - 과거⑩ ‘ 카나시이 아이시스 쿄우 ’
  • 조회 수: 1953, 2010-07-13 11:38:21(2007-10-05)













































  • 원래 이름은 ‘서 비애’
    지금 이름은 ‘카나시이 아이시스 쿄우’






    이름에서도 보면 알수 있듯이 나는 이국에서 살다 이곳으로 들어왔다.
    아직도 원래 내 본국에 가면 나는 지명수배자일 것이다.











    내 스스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죽였기 때문에.























































    “ 우리 비애는 정말 침착하구나? ”
    “ 그러게 말이에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침착함을 잃지 않아요 ”



    그들은 나를 낳아준 친부모이다.
    그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내 곁에서 나를 좋아라 해주는 남동생 서 도화.
    남동생 역시 같은 피가 흐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 형아, 나도 나중에 형처럼 그렇게 될 수있을까? ”
    “ 응, 도화라면 충분해 ”



    귀족가에서 널리 이름을 날리고 있는 우리집안.
    모든 것을 배웠다. 보통 서민이 배울수 없는 것 모두를 배웠다.
    하지만 난 그런게 싫었다.























    시도때도없이 나를 이용하고 동생을 이용하는 부모님.
    가문을 위해서라면 가차없었다.
















    장남인 나를 우수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어찌보면 나보다 가끔 똑똑해 보이는
    남동생을 다른곳으로 빼돌려 이용하는 부모님.
    그리고 언제나 나를 앞세워주시는 부모님.





    그래, 그들에겐 감사하다.
    나를 늘 우수하게 보이게 해주기 때문에.
    그러는 반면 가짜인게 너무나 싫었다.

    부모님의 가짜 웃음도.
    그리고 동생의 슬픈 웃음도..






















    “ 어머님,아버님 ”
    “ 말해보거라 ”
    “ 저는 가문을 나가겠습니다. ”





    더 이상
    이런곳에서 살고 싶지 않아.

    나는 이곳에 있는걸 원하지 않아.
    이곳도 내가 있는걸 원하지 않아.





    그래, 내가 원하는건 보다 더 멀리.
    나를 원하는건 보다 더 멀리.








    “ 무슨 소리냐? ”
    “ 안됀다! 비애, 너가 우리가문을 나간다면 우리 가문을 누가 일으켜주겠느냐! ”




    하지만 당신들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잖아?
    당신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잖아?


    나는 당신들의 장난감 노릇하는거 더 이상 지겨워서 하지 않아






    “ 형아? ”





    그리고 내가 있어 버팀목이 된다며 웃는 너를 위로해주는것도 지겨워







































    내가 가문을 뛰쳐나가면 부모님에겐 가문이 위험하고
    내가 가문을 뛰쳐나가면 동생에겐 막막하겠지.



    하지만 나는 이곳을 원하지 않아.



























    “ 저의 앞길을 막으시겠습니까? ”




    도화가 보는 앞에서 부모님을 살해했다.
    그때 아주 어렸던 동생은 울고있었다.

    무엇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였을 것이다.
    아직 어린 동생.




    “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는게 너에게 좋을지도 모르겠구나 ”




    어차피 여기서 살아나가면 반역이란 죄를 뒤집어 쓰게될테니까.
    그때 동생이 나에게 했던 말이 새록새록 기억난다.


    그때 동생은 피로 묽게 물든 나의 하얀 와이셔츠를 잡고 있었다.
    아주 떨리는 손으로, 그 작은 두 손으로 나의 왼손을 잡았다.
    그리고 울고 있었다.


    “ 혀…형아……시,싫어…나……죽기싫어!! ”


    어쩌라고.


















    나는 가족의 소중함을 몰랐다.
    어차피 가족의 소중함 따위 배울 시간은 나에겐 존재하지 않았다.
    늘 바쁜 수업으로 하루일과를 마치고 그저 어쩌다 한번
    저녁식사를 같이할뿐이다.


















































    그저 내 이기심으로 어이없는 이유로 가족들 모두를 죽였다.
    그리고 수배자가 되었고 나의 나라를 떠났다.






















































    “ 그래, 이국에서 이곳으로 넘어왔다 말이냐? ”
    “ 네 ”
    “ 이상하구나. 이국에 성력을 가진이가 있다니… ”
    “ ……저는 성력이 무엇인지도 모릅니다 ”
    “ 그럼에도 이곳 아르넨에 들어오고 싶단거냐? ”
    “ 달리 갈곳이 없습니다 ”
    “ 달리 너를 원하는 곳도 없을테지 ”







    그리고 나는 아르넨에 들어왔다.
    제일 먼저 처음 친해진건 리진이었다.
    꽤나 이쁘게 생긴 여자아이였지만 성격은 괴팍했다.
    그럼에도 모두들 리진을 잘 따라주었다.

    알고보니 이곳 아르넨에 있는 아이들 태반이 안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이곳 아르넨에 제일 먼저 들어와 익숙해져있는 리진은 아이들을 위로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를 따르는게 이상할리 없다.










    “ 쿄우 ”
    “ 말해 ”
    “ ……넌 왜 한번도 안 웃어? ”





    어느날 그녀가 나에게 다가왔다.
    이번엔 나한테 다가오는건가? 라고 생각하며 비웃었다.

    웃지 않는다.
    한번도 웃어본적 없다.
    진심이든 허세든 나는 한번도 웃어본적 없다.

    그저 다른 사람들의 웃음만 바라보았을 뿐이다.












    “ 쿄우, 다같이 숨박꼭질할건데 너도 같이 하자!
    너희 나라에서는 이런거 없었지? 여기선 무지 재밌는거야! 가자,쿄우! ”







    쿄우.
    그녀는 나의 바뀐 이름을 잘도 불러주었다.
    나의 눈빛 하나면 다들 나에게 말도 잘 못거는데
    리진, 그녀만큼은 끈질겼다.

    물론 나의 성격을 마음에 안들어하는 녀석들이 중간중간 있었다.



    그들은 늘 나에게 시비를 걸었지만
    리진이 나서서 통제하면 그들은 말없이 물러갔다.












    뭐, 나에게 시비를 걸었던게
    ……꼭 찝지 않아도 다 알 듯하다고 생각한다.







    “ 쿄우가 술래다!! ”






    리진은 활기차게 말했지만 다들 움찔거렸다.
    원래 다른 녀석들이 술래되면 걸리든 말든 또 도망가지만 나면은 틀리다.
    더군다나 이곳에 있는 애들은 각자의 과거를 전부 다 안다.
    예외인 녀석들이 있었지만.


    내가 스스로 가족을 죽였다는 사실에 다들 나를 멀리하고 있었다.
    그 어린 나이로서는 내가 무서워 보이는건 당연했을 것이다.








    “ 너 나와 ”



    나는 여기 있는 어린녀석들과는 달리
    무예나 무술이나 검술같은 것을 착실하게 수업받아 배웠기 때문에
    이들이 조금만 움직이거나 숨소리를 내면 단번에 기척을 알아낼수 있었다.

    그러면 녀석들은 움찔움찔 거리며 내 눈치를 살피며 숨은곳에서 나왔다.
















    이곳에 괜히 들어온거 같아 후회만 더 남았다.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성력있는것조차 몰랐었지만
    더 이상 돈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잠자고 먹고 씻을곳이 나에겐 무엇보다 필요했었다.













    “ 리진, 쿄우, 이리오렴 ”


    어느날 나와 리진이 불려나갔다.
    리진하고 얽히는건 정말 싫었다.

    그녀는 나와는 달리 늘 해맑게 웃는다.
    그리고 모두와 잘 어울린다.






    그늘진 나하고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 이 아이는? ”
    “ 키엔 아이루스라고 너희둘이 돌봐주겠어? ”

    거절하려고 했다.
    누군가와 얽히는걸 무지 싫어했는데.
    숨박꼭질하는것도 무지 싫어하고
    무엇보다 리진하고 얽히는건 더욱더 싫어했다.

    하지만 그때 거길 이루와 루시드와 루, 그리고 세츠와 라퀼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야기를 엿들었는지 세츠가 나를 바라본다.
    그리곤 피식 웃으며 소리쳤다.

    “ 그럼 쿄우랑 리진이 잘 맡아야지,안그래? ”
    “ 말이 되는 소리를 해 ”
    “ 어라?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걸요,쿄우군 ”
    “ 나이스,라퀼!! 하하하! ”


    그리고 그들은 도망치다시피 내 앞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리진은 내 눈치를 살피는 듯했고 거절하기도 뭐했기에
    어쩔수 없이 키엔이란 아이의 손을 쥐었다.














































    “ ……화장실가고 싶어? ”
    “ …… ”
    “ 자고 싶어? ”
    “ …… ”
    “ 리진 ”
    “ 응? ”
    “ 니가 데리고 가 ”


    이 아이는 말을 하지 않는다.
    루시드가 데리고 다니는 루라는 아이도 말은 안하지만
    그래도 주변 녀석들은 그 아이의 말을 알아듣는다.

    하지만 난 그렇지 못한다.
    키엔의 말 따위 알아듣지도 못한다.
    그저 내가 이녀석의 이름을 기억해준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한다.


    그리고 키엔역시 내가 별로였는지
    리진이 다가오자 리진의 다리를 꼭 껴안는다.
    나를 쳐다보면서.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는 거야?








    그런 눈으로 나를 바라보지마


    ‘ 형아……사,살려줘… ’


    듣기 싫어
    너 같은 녀석…




    “ 싫단 말이야!! ”
    “ 쿄우!? ”
    “ 꺼져!! 꺼지라고!! 그딴 눈으로 날 바라보지마!!! ”
    “ 진정해! 쿄우!! 쿄우!! ”




    순간 과거일이 생각났다.
    아무렇지 않았는데.
    그들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아무것도 몰랐던 도화는 나의 손에 죽었다.
    그때가 딱 지금 키엔의 나이였을때다.
    도화는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받지 못했다.
    나 때문에 휘둘렸다. 부모란 작자에게.






    그런 동생이 불쌍했던 난 동생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고자 그 동생을 죽여버렸다.
    죽기 싫다고 했는데, 살려달라고 했는데!!!























    “ ……!! ”

    모든걸 뒤엎어버렸다.
    책장위에 있는 책들을 전부 바닥으로 쏟아부었다.
    책상위에 있는 사진이나 서류같은걸 다 던졌다.

    그리고 그런 내가 무서웠는지
    키엔은 소리없이 울었다.



    나를 진정시키려는 리진과
    아직도 흥분함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나를 바라보며 울었다.


    그 모습조차 도화랑 겹쳤다.
    그래서 난 나를 진정시키는 리진을 밀쳐냈다.
    그리고 그때 난 잠시 맛이 갔던 듯 했다.








    아무렇지 않은척
    이젠 다 잊은척 했었는데
    그렇지 않았나 보다.

    우는 모습조차 모든게 다 겹쳤다.
















































































    “ 안돼,쿄우!! ”











    그때 내 이성이 끊기는 소리가 들렸다.
    바보같이 그 어린 아이를 도화랑 같다고 생각해버렸다.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
    그리고 겁에 질려 우는 그 모습








    - 키이잉

    검날이 검집에서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키엔은 놀란 눈으로 울음을 멈추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 혀…형아……시,싫어…나……죽기싫어!! ’























    안돼!!!













    “ 쿄,쿄우? ”
    “ 하아…하아…… ”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렸다.
    키엔을 찌르지 않기 위해 힘을 주었던 오른손에 다시 힘을 주어 검의 방향을 바꾸었다.
    그리고 그 검은 나의 왼팔을 찔렀다.

    피가 투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갑자기 내가 미쳤던 듯 했다.







    “ ……키엔,괜찮아? ”


    순간적으로 그 아이를 먼저 걱정했다.
    바로 앞에 그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그 아이의 보랏빛 동공에는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 …… ”

    여전히 말이없었다.
    기대했던것도 아니다.
    그저 다치지만 않았으면 됬다.



    괜히 상관없는 아이에게 화풀이를 할뻔했다.
    그런 내가 너무나 생소했는지 리진조차 말을 걸지 못했다.
    나는 피가 흐르는 왼팔을 보다 고개를 숙여버렸다.

    숨도 가빴고 땀도 흘렀다.
    두 다리는 무릎꿇고 있었다.







    키엔은 도화가 아닌데.
    ……내 동생이 아닌데.


    그럼에도 난 키엔에게 속죄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난 키엔에게 사죄하고 있었다.






    - 스윽스윽


    키엔이 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그 떨림이 그대로 나에게 느껴졌다.
    놀란 나는 고개를 들어 키엔을 바라보았다.

    조금은 안도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도화야 ”


    키엔의 능력은 예언이라고 들었다.
    예언을 하기 위해선 과거가 살짝 보일터이니
    순간적으로 키엔은 자신의 능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의 과거를 보았던걸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작은 아이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던 걸지도 모른다.
























    아마도 내 진심을 알아챈 첫 번째 아이가 키엔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때 나는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 키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두 팔을 벌려 키엔을 꼭 껴안았다.

    내 두 팔은 어느 누구도 한번도 안아준적이 없다.
    그리고 내 몸은 누구에게 안겨본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어떻게 안아주는걸 알고 있는지 나도 놀랐었다.










    “ ……미안해, 미안해…… ”





















































    그뒤 키엔은 점차 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왔고 나역시 키엔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키엔과 나는 같이 손을 잡고 모두에게 한걸음씩 다가섰다.
    그러자 모두들 나와 키엔에게 한걸음씩 다가서주었다.

























































    “ ……키엔? ”

    키엔이 온듯한 느낌을 받았다.
    키엔의 꿈을 꾸어서 그런걸까?

    “ 쿄우!! ”
    “ 이엔? ”
    “ 아직 습격받지 않은거야!? ”

    습격?
    무슨 소리일까?
    그리고……이엔은 왜 저렇게 피투성이가 된거지?



    ……그러고 보니 조금 속이 메스꺼워.
    이 느낌은……마족?




    “ 쿄우……전쟁이 시작되버렸어 ”
    “ ……뭐? ”
    “ 지금 몇몇은 모습이 보이지않아!! ”
    “ 하? ”
    “ 얼른 준비해,쿄우!! 마족들이 전부 깔렸단 말이야!! ”
    “ 이엔, 조심해!! ”









    키엔
    나 너 만날 수 있어?
    그때 일 제대로 사과하고 싶어


    그때 도화한테 사과한거야
    이번엔 너한테 사과하고 싶어









    그리고 나는 널 소중히 여기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





















    “ ……쿄우? ”
    “ ……젠장 ”
    “ 쿄우!! 정신차려,쿄우!! ”












    맨날 나답지 않은짓을 해버리니까……







































    그래서 너도 나에게 작별인사 없이 떠나버릴거야?
    나는……지금 두 눈이 감기는 이 순간에도………너의 뒷모습이 보여….

























































    p.s
    위에서 말했다시피
    삐뚫어져있던 쿄우에게 시비 걸었던건
    맨 마지막에 출연한 이엔이랍니다.

    이엔은 누구에게나 다 시비걸어요.
    그래서 왕따.




    아마도 쿄우가 과거에 자신에게 시비를 많이 걸었던
    이엔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기 위해서
    선도부에서 이엔을 조금 못살게 구는듯?

    선도부들을 동원해 이엔을 조금 놀리는데 주도하는게
    쿄우랍니다. 실제로는.
    하지만 카이,레이 쌍둥이가 실질적으론 그래보이죠<








    p.s
    이제 40편입니다.
    아직 반도 못왔습니다.
    다음편 부터는 본편입니다.

    그러니까 과거편은 지루했지만
    다들 소설 많이 봐주셨으면 해요


    재밌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고
    다들 역할을 분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댓글 3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4076 세츠군z 2061 2007-10-11
4075 [레벨:24]id: Kyo™ 2337 2007-10-10
4074 세츠군z 2419 2007-10-07
세츠군z 1953 2007-10-05
4072 세츠군z 2045 2007-10-05
4071 세츠군z 1946 2007-10-03
4070 세츠군z 1974 2007-10-03
4069 도둑 2176 2007-10-03
4068 세츠군z 1949 2007-09-30
4067 세츠군z 1832 2007-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