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덟번째장 ( 8-4 ) - 과거⑨ ‘ 라퀼 챠이렌 리크로이드 ’
  • 조회 수: 2046, 2008-02-06 05:56:23(2007-10-05)

















  • 마음을 다루는 능력
    기억을 다루는 능력

    어찌보면 나는 그 능력들로 세상을 원하는데로 살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이기적인 나로 살아갔다.






    “ 라퀼은 정말 착해 ”
    “ 그러게 ”


    사람들은 다 나를 좋아해준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저 그들이 원하는걸 착실히 해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다루고 기억을 다룬다.
    그들은 나의 능력 따위 모른다.









    “ 라퀼은 정말 못하는게 없구나? ”
    “ 당치도 않습니다. 저도 사람이니 못하는게 많답니다. ”
    “ 에이,너무 겸손하다! ”
    “ 그러게! ”


    그들은 나를 좋아해준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조종한다.
    그들의 마음을 내것으로 만들고 그들의 기억을 내것으로 만든다.

    실로 인생이란 너무나 쉽다.






















































    인생이란 사는 것이 너무쉬워 무료함을 느끼기가 쉬웠고 모든 것이 다 내뜻데로 되리라 생각했다.
    그래, 바깥세계에서 ‘나’밖에 몰랐을때의 느꼈던 편안함이었다.

    세상에 영원함이란 존재하지 않다.
    어딘가엔 분명히 끝이 존재하는게 분명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은 나에 곁에 있는것에 싫증을 냈다.


    “ 라퀼은 사람이 좋아.
    하지만 사람이 좋다고 우리가 라퀼을 언제까지나 좋아할수 있는게 아니야.
    라퀼은 마치 마음이 없는거 같아. 그저 인형처럼 미소만 짓는거 같아.
    우린 그런 라퀼이 무서워.
    그러니까 안녕 ”



    그래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어리석지 않다.



    그들은 분명 내 곁을 떠날지 안떠날지 망설였을 것이다.
    그리고 종국에 그들은 내 곁을 떠났을 것이고, 그들은 더 이상 나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행복을 찾았을 것이다.


















    그후로 나는 그 마을을 떠났고, 여러 마을을 여행했다.
    아마도 내가 사람을 우습게 보았던 이유중 하나가, 바로 내가 마족이어서 일지도 모른다.
    마계를 뛰쳐나온 것은 아니다.

    그냥 눈을 떠보니 인간계에 홀로 서 있었다.
    마족인건 처음부터 알았었다. 그럼에도 마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 라퀼님, 모시러 왔습니다 ”
    “ …… ”


    그리고 마족들은 나를 데리러 왔다.
    그들을 보았을때 나는 무표정을 짓고 있었다.

    “ 억지로라도 데려가야 합니다. 그러니 그냥 따라와주세요. 라퀼님. ”

    나는 싸움을 해본적이 없었고 인간답게 살아갔기 때문에 그들을 이길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반항아닌 반항을 해보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는 약한 놈이기에 마계로 갔다.
    그곳에서 나는 마계의 주인을 만났다.

    “ 그래, 인간세계에서 재밌게 살았던 것 같더군? ”

    마왕.
    그의 곁에 있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그는 나를 총애했고 나는 그의 곁에 있었다.
    그리고 나는 마왕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마왕이 그걸 바라지 않았고, 나 또한 마계를 어슬렁 거리는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마왕의 곁에서 나는 세츠를 보았다. 그리고 아일린도 보았고, 루도, 레이리아도 보았었다.


    “ 라퀼, 이 학교가 아르넨이란 곳이야 ”
    “ 아르넨? ”
    “ 그래. 난 이 아르넨을 바랬어 ”
    “ …… ”
    “ 조만간 우리는 아르넨을 가질거야. 하지만 그 아르넨의 주인을 알아내어야 해 ”
    “ 아르넨의 주인이요? ”
    “ 그래 ”

    아르넨의 주인.
    그리고 마왕은 시리오스를 보낸뒤 그 다음 나를 보냈다.
    한때 인간들과 같이 살았던 나는 인간들과도 잘 지냈다.

    물론 은근슬쩍 내 능력을 사용해 그들을 휘둘렀지만 그들은 내 능력에 조종당하는거 같지 않았다.








    그들은 진짜로 나를 좋아해준다.








































    “ 너가 이번에 새로 들어온 애구나? ”
    “ 라퀼이라고 합니다 ”
    “ 그래서 호위기사의 직위를 가지고 싶다고? ”
    “ 네 ”











    그다지 바란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이곳에서 웃고 있는 세츠를 알고 싶었다.
    마계에선 웃지 않았다. 그저 그는 무료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 그는 이루란 녀석과 다니면서 웃고 있었다.























    아르넨
    평화가 지속되는 곳
    신성한 기운이 넘쳐나는 곳

    그리고 나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곳














    하지만 그것은 꿈을 꾸고 있을때의 이야기
    꺼풀이 하나씩 벗겨지면 그것은 꿈이었을 뿐이다.





























































    “ 라퀼 ”
    “ 말씀하세요 ”
    “ 너 무지 불안해 보인다 ”
    “ 제가 말입니까? ”
    “ 응,왠지…좀 멀게만 느껴져 ”





    세츠 아일린
    인간과 마족의 혼열아. 금기시된 아이.
    시간을 거슬러 태어난 사람.

    그는 나를 모른다.
    나는 그를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알고있는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나를 많이 알려고 노력한다.
    그가 나의 주군이고 내가 그의 가신인 이상.












































    세츠
    당신은 왜 이곳으로 도망친건가요?
    마계가 이곳을 노리고 있다는걸 알면서 왜 이곳으로 도망친건가요?
    왜 다른곳으로 도망가지 않나요?

    “ 세츠, 나 놀러왔어! ”
    “ 리진은 어쩌고 왔어? 또 싸운거야? ”
    “ 그럼 안돼냐! ”
    “ 내가 뭐 어쨌다고 승질이야, 쬐끄마한게 ”
    “ 뭐야!? ”

    이루, 그 아이 때문인가요?
    당신은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이곳에 남은건가요?











    좋겠네요
    나는 아무리 인간들하고 살아도 도무지 정이 안가고 사랑할줄도 모르는데.
    인간의 피가 반쪽은 흐르고 있어서 자기 멋데로 살수 있는 거군요.


























































    아르넨에선 나를 불러주는 목소리가 많아…
    왜 내 이름을 부르는지 이유는 아직도 몰라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단건 그들은 나를 위해 진짜 미소를 지어주고 있어요.













    그리고
    그들은 나를, ‘라퀼 챠이렌 리크로이드’라는 나를 좋아해주어요.




































































    하지만 그것은 내가 아르넨에서 인간인척 한 ‘라퀼’이었을때의 달콤한 이야기.




    꺼풀이 한두겹씩 벗겨지고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그들은 나를 싫어하게 되겠지요.




















    나는 솔직하지도 못하고
    너무나 이기적이라서
    그들을 가지고 놀았다고밖에 생각하지 않았어요.




    내가 인간인척 하고 있었을땐 마족이란걸 몰랐었지만,
    마족으로 각성했을땐 세츠처럼 모든걸 기억하지 못한건 아니었어요.




















    오히려 더욱더 생생하게 기억이 났어요.







































    그리고 나는 나의 작은 주인 ‘아일린’을 죽였고
    나의 큰 주인‘세츠’를 데려왔어요.
    아주 계획적으로.































    그땐 마족이 이기고 있다, 라고 생각해서 즐거웠어요.
    내가 하는 일이란 절대 실패가 없으니까.






    하지만 기억을 잃고 허무해진 세츠에게서 모진 말을 들었을땐
    아르넨에 있었던 기억들이 나면서 무언가 가슴 한구석이 미어졌어요.

    그 이유는 세츠가 이루를 그리워하고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방해되는 모든 것들을 없애기로 했어요.


































































    그리고 나는 그날 푸른머리카락을 가진 이루를 찾아갔지만 거꾸로 한소리를 듣고 말았어요.
    그때 이루는 무엇을 생각한걸까요?





    그때 이루는 나를 바라보았을까요?





























    인정하기 싫지만 나는 이루의 모진말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그때 그와 함께 했었던 일들이 갑자기 생각나면서 그의 검을 맞았어요.
    아니…내가 검을 쥐고 있었지만 들지는 않았었어요.
























































    ‘ 안녕,라퀼! ’
    ‘ 좋은 아침이지요? 이루 ’





    그의 밝은 미소가 생각이 났다.
    화사한 아침햇살을 맞는 그의 푸른빛 머리카락은 더욱더 아름다운 색을 빛냈다.


    그리고 그의 인사를 내가 미소지어 받아준다.




    그러면 내 옆에 있던 세츠는 하품을 하며 말없이 서 있는다.










    아름다웠던 한때.
    순간이었던 한때.
    그리고 사사로웠던 한때.







    나는 왜 마족으로 각성할 수밖에 없었던가.
    나는 왜 이들을 스스로 내 손으로 부서버렸던건가.
    그냥 두었으면 안되었나?










































    세츠와 이루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못했던 이유는 아마도,
    나 홀로 마계에 떨어져 홀로 그들을 그리워하기 싫었던걸수도 있다.



























    그리고 그때 이루의 검을 맞았다.
    뒤로 쓰러져 버린 나는 죽는거구나 라고 생각했다.
    내가 되려 당할거란 생각따윈 하지 않았었다.



























    마음속 깊이 그는 나를 죽이지 못할거라 안도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이미 변해버린 나를 향해 손을 뻗지 않았다.
    잡고 싶었지만 그는 망설였고 결국엔 잡지 않았다.


























































































    “ 아… ”
    “ 드디어 일어났구나,라퀼!! ”
    “ ……당신은 ”
    “ 기억하지? ”




    허리까지 오는 은빛 머리카락에 조금은 깊어보이는 푸른빛 눈동자를 가진 그녀.
    에리카 히스 루 리진.





    그런데 왜 이 여자가 내 곁에 있는거지?여기는 아마도…기억을 짚어보면, 이 여자의 방이다.
    그리고 이 여자의 침대이다.




    “ 저번에 이루한테 당했을때 아무도 모르게 내가 널 데려왔었어.
    그때 이후로 계속 깨어나지 않아서 치료가 잘못된줄 알고 걱정했었다니까?
    이제는…괜찮아,라퀼? ”





    모르겠다.
    왜 이 여자가 나를 걱정하는거지?
    나는……왜 이 여자를 바로 죽이지 않는거지?





    “ 경계하지 않아도 되. 나는 너랑 싸울마음이 없어 ”
    “ ……내가 여기에 있는지 몇일이 지난거죠? ”
    “ 세네달정도 깨어나지 않았었어. 이젠 괜찮은가봐 ”





    나는 나쁜 사람인데,
    이 여자를 비롯한 다른 사람을 배신한 놈인데……
    왜 나를 살려준거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걸까?



    “ 경계하지 않아도 되,라퀼 ”
    “ 왜…나를 살려주었죠? ”
    “ 왜냐니? 라퀼은 우리들 기억속에 있는 친구니까 ”
    “ …… ”




    친구.
    거짓말이야.
    저들은 날 미워할텐데 친구란 소리가 어떻게 나오지?



    믿지 않아.
    나를 속이려는 걸 거야.











    - 쿠웅

    “ 무슨…소리지? 아까부터 밖이 조금 시끄러웠어 ”





    그리고 저 여자가 창문에 다가서는 동시에 창문이 깨지면서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그래……지금 마족의 기운들이 느껴지고 있어.




    “ 전쟁이 시작되었군요. 내가 자고있는 시간동안에 ”
    “ 무슨 소리야,라퀼? ”
    “ 말 그대로입니다. 마족들이 아르넨을 습격한거지요. ”
    “ ……뭐? ”




    어차피 이미 예상했던일이 아닌가?
    ……그나저나 바람이 춥군. 벌써 겨울인가?
    오랜시간동안 자고 있었다.



    세츠나, 레이리아는……나를 죽은걸로 생각하겠지?








    “ 리진 ”
    “ 어? ”
    “ 당신의 기억속에선 저는 친구이겠지만… ”
    “ ……라퀼? ”
    “ 저한텐 그저 아무것도 아닙니다. ”
    “ ……라퀼 ”
    “ 그러니 그냥 죽으십시오 ”






    나의 오른손에 검이 소환되었다.
    푸른빛이 도는 기다란 검. 그리고 그 푸르른 검날에 비춰지는 리진의 놀란 얼굴.



    죽이는게 내키진 않는다.








    하지만 나는 저 여자를 믿을수가 없으니까.






    “ 안녕히 - ”


















    밤하늘에 뜬 보름달이 당신의 길동무가 되주겠지요?





















































    p.s
    다음편이 마지막 과거편이에요.
    과거편을 쓰지 않은 몇몇분들은
    성격상도 있고 과거도 안써주시기도 하셨고
    그래서 평범하게 잘 살았다로 쳤답니다.



    p.s
    그리고 가리님
    나중에 보실지 모르시겠지만
    9-4가 당신의 마지막이라고
    했던거 기억하시지요?

댓글 2

  • [레벨:7]id: 크리스

    2007.10.06 22:56

    헉, 제목을 보니까 이제 가리가 죽을 때가 얼마 안 남았네?
    불쌍한 가리;; 이제 정말로 죽을날이 오고야 말았구나<
    그나저나 라퀼도 살아있었어?!
    라퀼이 꺠어나자마자 전쟁 터지고 리진은 죽을 위기에 처하고
    오 지저스<
  • [레벨:5]id: 이엔[EN]

    2007.10.09 23:27

    라퀼 완전히 얼음판이다 -_-!
    ............
    정말 남을 조금도 믿지 않는구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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