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덟번째장 ( 8-2 ) - 과거⑦ ‘ 키엔 아이루스 ’
  • 조회 수: 1974, 2008-02-06 05:56:23(2007-10-03)




























  • “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게 살다 죽을거에요 ”





    보랏빛의 머리카락
    그리고
    보랏빛의 눈동자

    한번도 싫어한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한번도 좋아한적이 없었다.































































    “ 키엔! 오늘도 신전앞에 사람들이 줄을섰어 ”
    “ 나 이제 이거 안하면 안돼? 말하는 나도 찝찝하고 듣는 사람들도 찝찝하잖아 ”
    “ 그렇다고 사람들이 안올거같아? 얼른 나가서 예언 해주고 와 ”




    나는 당신들에게 있어서 뭐야?
    그냥 돈벌이지? 신의 눈이란 것을 빌어서 나를 이용해서 돈을 받는거…….













    지금은 나를 좋아해도
    지금은 나를 사랑해도
    그것은 나중에 꿈이 되는거야











































    꿈은 꾸었을때만 달콤한거야
    그 꿈이 깼을땐 너무나도 씁쓸함만이 남을거야
    잊을수 없는 그 맛이 남을거야








    “ 신의 눈이다!! ”
    “ 신의 눈이 나타나셨어!! ”








    신의 눈
    미래를 볼수 있기에 나에게 붙여진 또 다른 이름
    하지만 나는 ‘신의 눈’이 아닌 ‘키엔 아이루스’로 살아가고 싶어

    나는 신의 눈 따위가 아니야
    나에게서 대답을 찾는 사람들은 마침내 대답을 찾지만 원하는 대답이 아니야










































































    나는 종말의 종말밖에 볼수가 없어요
    이 사람들의 행복함 따윈 보이지 않아요
    눈물과 죽음밖에 보이지 않아요



    과연 나는 신의 눈인 걸까요?


































































    “ 당신이 신관에서 신의 눈이라며 키우던 아이인가요? ”
    “ ……당신도 대답을 들으러 오셨나요? ”
    “ 아니요. 저는 대답따윈 듣지 않습니다. ”
    “ 당신은 조금 어리석은 사람들과는 틀린 사람이네요 ”
    “ 미래란게 정말로 정해져 있는걸까요? ”
    “ ……네? ”

    무지 길었던 하얀색의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 겨울을 닮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 키엔님, 남의 미래를 보시는게 행복합니까? ”
    “ 절대 행복하지 않아요,세리아. ”
    “ …… ”
    “ 당신은 저의 능력이 부러운가요? ”
    “ 당신과 같은 생각이랍니다. ”


    겨울을 닮은 그녀는 차가워 보이는 인상과 달리 무지 따듯했다.
    그녀는 신전 주위에 거주하면서 늘 나를 만나러 왔다. 나 역시 그녀를 만나는게 좋았다.
    그렇게 따듯한 사람을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신관들은 돈에 눈이 멀어 늘 나를 닦달했고
    사람들은 나에게서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나를 향해 차가운 말만 내뱉는다.













    그래서 사는것에 의미를 잃었던 나에게 다가왔던 것은
    점점 살고 싶지 않아하던 나에게 다가왔던 것은
    겨울을 닮은 여자였다.




    그녀의 이름은 ‘세리아’
    성이 없는 여자였다.
    아마 있어도 가르쳐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신비로운 사람이었으니까.





































































    “ 키엔, 무슨일이 있어도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돼요 ”
    “ 미워하면 안돼? ”
    “ 안돼요. 인간은 어리석은 사람이기 때문에 늘 실수를 반복하니까요. ”
    “ 인간이 어리석어? ”
    “ 그럼요. 그래서 괜히 불안하니까 당신의 눈에 기대는거에요. ”
    “ 그럼 나는 나쁜게 아니야? ”
    “ 키엔님은 나쁘지 않아요. 귀엽고 순수한 아이잖아요? ”

    그리고 그해 겨울, 그녀는 나의 손을 이끌었다.
    한밤중 그녀는 나에게 제안을 하나 했다.
    이곳보다 재밌는곳을 아는데 그곳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 재밌는 곳? ”
    “ 네, 그곳은 키엔님과 같은 아이들이 많아요 ”

    실로 세리아의 말은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흔들뿐이었다. 망설임이 내 앞길을 막고 있었다.













































    세리아는 늘 나에게 옳은말만 해준다.
    그래서 그녀가 나에게 거짓말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능력……그것이 문제였다.
    종말의 종말밖에 볼수 없는 나의 눈.






























































    그것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알았는지 세리아가 나에게 대답해 주었다.
    그녀는 실로 내가 원하던 답을 해주었다.

    “ 있지요,키엔님?
    불안해하지 말아요. 두려워하지 말아요.
    그곳에 가면 당신에게 도움을 줄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그런 키엔님의 아픈 마음을 이해할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곳에 가시면 진짜로 웃으실수 있을거랍니다.
    어때요, 가시겠어요? ”













































    그리고 나는 말없이 세리아의 손을 잡았다.
    겨울을 닮은 그녀는 그해 눈이 무지 많이 내린 겨울날 나를 이끌고 신전에서 나왔다.























































    언젠간 분명히 나의 능력은 좋은곳에 쓰일거라고 말해주었다.
    나의 능력을 정말로 필요로 할 사람들이 있을거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난 늘 그녀가 옳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리아씨,
    나는 오히려 이곳에서 더 괴로워졌어요.
    그때 그 사람들은 그냥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고,
    다시 볼 사람들도 아니었지만,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한번 보고 말 사람들이 아니었어요.



    세리아씨,
    나는 왜 모두의 죽음밖에 볼수 없는거죠?
    왜 나는 진심으로 행복해질수 없는거죠?


















































    세리아씨, 왜 나를 이곳으로 보낸건가요? 그리고, 왜 당신은 사라진건가요?





























































    어렸던 나는 세리아와 1년도 못된 시간동안 같이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옳은말만 해주었다.
    마침내 그녀는 나와 헤어졌다.

    소리없이 나에게 다가온 그녀는 소리없이 내 곁을 떠나가고 말았다.




























































    그리고 10년뒤 나는 그녀를 만났다.
    처음엔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겨울을 닮은 사람은 그 사람 하나 뿐이었기에 그 사람을 기억할수 있었다.




















































    세리아씨
    당신은 무엇인가요?
    왜 나를 데려왔나요?

    멸망의 멸망밖에 볼수 없어서 데려왔나요?아무래도 상관없어요.










































    모두가 죽어야 한다는게 억지 같아요.
    당신이 그랬잖아요.
    미래 따위는 꼭 정해진게 아니라고…그런데 왜 나보고 그 아이들을 죽이라는 건가요.





    왜 내가 그 아이들의 죽음을 지켜보아야 하는 건가요?


















































    “ 키엔님 ”
    “ ……세리아씨? 이 새벽에 무슨일로 오셨어요? ”
    “ 당신에게 할말이 있습니다 ”








    새벽 네시 반.
    곧 있음 아르넨에 도착한다.
    떨어진 시간은 아르넨에 있었던 시간에 비하면 아주 약소한 시간.
    그럼에도 마음은 들떠있고 무겁다.








    “ ……시작된건가요? ”
    “ 앞으로 그곳에 가서 하는 일은 당신에게 달렸답니다 ”
    “ 세리아씨 ”
    “ 말씀하세요,키엔님 ”







    세리아
    당신은 왜 나를 이곳에 데려왔나요?
    왜 나를 이렇게 아프게 하나요?
    늘 당신은 옳았던게 아닌가요?














    “ 우리는 왜 이렇게 슬픈존재인건가요? ”































































    아르넨학교 문 앞엔 문지기가 없었다.
    정말로 전쟁이 시작된 듯 했다. 긴 정원을 지나 걸었다. 아직까진 이곳엔 아무런 피해가 없다.
    그럼에도 내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란…….



    - 쿠웅!!



    “ ……무슨 소리지? ”



    키엔은 소리가 난 곳을 향해 달려갔다.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
    너무나도 보고 싶었던 사람들.

    까만 머리카락에 동공과 구분되지 않을만큼 까만 눈동자.
    그리고 갈색머리에 황금안.







    “ 안돼! 카이,정신차려!! ”
    “ 그만 포기해 ”
    “ 쳇…아직도 남은거냐!! ”








    마족에게 쫓기는 건가?
    ……그래, 쫓기는 구나. 하지만 너희는 이곳에서 죽지 않아.
    그러니 내가 지나쳐도 되겠지만, 너희가 지금이 아닌 나중에 죽게 되는 이유가……
    내가 구해주어서 겠지?





















































    슬프다.
    미래에 얽혀서.
    정답을 알아서.
    그 한가지에만 몰두해버려 아무것도 바라보지 못하게 되어서.








    “ ……보랏빛 머리카락 ”









    종족간에 벽은 없는데
    왜 서로가 지키고자 하는것에, 서로가 가지고자 하는것에 눈이 멀어버려서……








    “ ……너, 키엔이니? ”






















    피를 잔뜩 흘리고 있는 루이넨.







    루이넨, 카이……
    우리는 이렇게 약해선 아무것도 지킬수 없어.
    결국에 우리는 아르넨을 마족들의 손에 빼앗겨버려.

    살아남는 사람?
    아무도 없어









    “ ……돌아왔구나,키엔 ”
    “ 응,루이넨. 다녀왔어 ”































































    우리는 너무나도 슬픈 존재야

































































댓글 2

  • [레벨:5]id: 이엔[EN]

    2007.10.05 02:10

    뭔가 알베르쥬가 생각나버렸다 <님
    키엔도 우을증 걸리겠어 ㄱ-
  • [레벨:7]id: 크리스

    2007.10.06 22:47

    아니, 그것보다 카이하고 루이넨은 아직도 쫓기고 있어?;
    키엔이 오긴 했지만은 상황이 이래서야 원;;;
    이걸 어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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