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일곱번째장 ( 7-5 ) - 과거⑤ ‘ 이엔 히그르트 디 리프크네 ’
  • 조회 수: 1829, 2008-02-06 05:56:23(2007-09-30)




























  • 숲이 속삭이는 곳.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햇님이 반짝반짝 비춰주는 곳.
    별님들이 수다떨다 가는 곳.








    그곳에서 나는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사람과 -















































    “ 그러니까 이엔, 나는 너가 좋아 ”
    “ …… ”
    “ 거봐,내가 고백하지 말라 그랬잖아 ”
    “ ……흑 ”
    “ 쟤 애들이 그러는데 마족이래, 그러니까 감정이 없는거잖아? ”




    어렸을때 나는 ‘마족의 아이’란 소리를 듣고 자랐다.
    그때 그곳에서 나는 지금처럼 웃지도 않았고, 장난도 치지 않았다.
    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다.








    멋데로 좋아한건 니들이면서 왜 내가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지?


















































    “ 그런건 신경쓰지 않아도 된단다,이엔 ”
    “ …… ”
    “ 넌 틀림없는 나의 아들이란다. 너가 마족일리 없단다. ”

    푸른빛의 웨이브진 긴 머리카락에 푸른빛의 눈동자. 아름다운 사람.
    나의 세상에서 하나뿐인 소중한 사람…….



    그래, 나도 소중한 사람이 있었구나
    이건 꿈인가? ……응, 꿈이구나.




















































    이루
    기억나?
    너가 저번에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 있냐고 물었지?
    그래서 나는 소중한건 사람만이 아니라고 대답했잖아


    ……나도 몰랐는데 옛날엔 소중한 사람이 딱 한명 있었어







































































    그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야
    우리 엄마.



















































































    “ 너가 아직 좋아한다는 감정을 모르는건 어려서일거야 ”
    “ 어려서? ”
    “ 그럼. 우리 이엔은 여섯 살이잖아? 아빠를 닮은 외모 덕분에 여자애들 몇 명 울리고 다니는 것 같던데 ”
    “ ……난 아빠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엄마 ”
    “ 이엔이 아빠를 아주 닮았단다. 거울을 보면 너의 아빠얼굴이 보일거야 ”




    하지만 엄마, 사실은 아빠가 마족이 아니었던 거에요? 라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여섯 살이라서, 어린애라서 감정을 모른다고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셨지만…아니였어요.















    나와 같은 또래 애들은 나보고 좋아한다고 그래요.
    주위 애들은 활짝 웃고 다녀요.




























    하지만 나는 아니에요
    내가 잘못한게 무엇일까요?



































































    “ 하지만 이엔은 마족이 아니라 인간인걸? ”






    나는…왜 사는건가요?








    그래도 나는 당신이 있어 괜찮다고 생각했다. 남이 나를 향해 뭐라 하든 당신이 있었기에 괜찮았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만 보아도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아빠란 사람의 얼굴은 모른다. 하지만 필요하지도 않다.
    나는 엄마를 지켜줄거고 엄마는 나를 지켜줄거다.






















































    그렇게 생각했던 동안은 행복했다.
    그래, 정말로 행복했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어느날 눈을 떠보니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 ……엄마? ”


    내가 미워서 엄마는 도망간거라고 그랬다. 늘 곁에 있어줄줄 알았는데….
































































    거짓말쟁이






















































    엄마, 왜 날 버렸어요?
    역시 나는 마족의 아이였나요?
    나는 엄마가 있어 행복했는데 엄만 아니었나봐요.









    “ 이엔 ”









    이젠 따듯하게 내 이름을 불러주는 엄마가 없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내 곁을 떠나갔어요.



    엄마가 가고 난뒤 나는 혼자가 되었고
    혼자가 되어버린뒤 난 내가 마족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울더라구요.

    마족은 감정이 없어서 쓸쓸함이라거나 고독함이라거나 슬프다는거를 모르잖아요.
    아마도 엄마가 곁에 있어서 였나봐요. 내가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했던 이유가 엄마가 있어서였나봐요.
    늘 엄마가 곁에 있을거라 생각해서, 나의 안이함이 나를 파괴하고 엄마를 파괴했어요.




    “ 엄마? 어딨어요? ”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당혹감에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보았다.
    보이지 않는다. 들리지 않는다. 느껴지지 않는다. 집안이 차갑게 식어있다.
    엄마의 방을 조심스레 열어보았다.



    - 끼이익



    그리고 엄마의 방 역시 아주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엄마가 나를 떠나갔다. 그리고 난 엄마와 함께 살았던 그 집에서 엄마를 기달렸다.
    끝내 엄마는 나를 주우러 오지 않았다.













    엄마,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때 엄마가 미웠지만 겉으론 티를 내지 않아도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거란거.
    마을 사람들이 자꾸 나로 인해 뭐라 했었겠죠?





    하지만 엄마…이거 하나만 알아줘요.
    나는 그때 감정이 없었지만, 차가운 아이였고 재롱하나 부릴줄 모르는 어린아이 였지만……엄마를 정말로 사랑했어요.








    “ ……엄마 ”



    그때 감정을 모르던 어린아이는 아름다운 사람, 당신덕분에 감정을 배웠습니다.
    하나하나씩, 아주 천천히…처음 배웠던 감정은 쓸쓸함, 그리고 고독함, 그리고 슬픔.
    아주 중요한걸 끝에서야 배웠어요.






    내 앞이 뿌옇게 흐려지더라구요.
    그리고 눈에 물이 가득찬게 느껴졌어요. 안떨어뜨릴려고 눈도 깜빡 안했는데, 투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어요.
    천천히 손을 들어 내 눈을 만졌어요. 그러자 눈에서 물이 더욱더 떨어지고 눈을 깜빡이자 쉴새없이 쏟아졌어요.
    그 상태로 엄마방에 있는 전신거울을 바라보았어요.













    그때 어린아이는 울고 있었어요.















    “ 엄마…엄마… ”


    울었어요.
    어쩐지 너무나 따듯한 물이여서 그랬던 걸까요? 그 따듯한 물에 긴장을 풀어버리고는 소리내어 울었어요.
    한번도 그런적이 없던 나는 아주 크게 엄마를 부르면서 울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지금 행복하나요?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나 같은거 잊어버리고 아주 행복하게 살고계셨으면 좋겠어요.
































































    난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요.
    훗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의 아이는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과 재밌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여, 부디 행복하세요.
    나로 인해 받은 슬픔,상처 같은거 확 잊어버리고 아주 행복하게 사세요.
    난 이곳에서 아름다운 사람들과 살면서 지금보다 더더욱 행복하게 살거에요.






























    엄마,
    부디 행복하게 사세요.






























    “ ……아? ”


    꿈을 꾸었구나.
    잘 꾸지도 않던 꿈을…….
    이상하게 슬프다. 꿈속에서 나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지금도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난 이곳에서 행복하니까.
    당신과의 행복함은 깨져버렸지만 이곳에서의 행복함은 깨지지 않았으면 바랬어.
    하지만 나는 어딜가나 행복하지 못하나봐.
    어딜가나 나는 …….






















    - 콰과광!!
    - 챙그랑

    “ 으앗!! ”


    폭팔음이 크게 울리더니 창문의 유리가 산산조각나버렸다. 그 유리조각들은 침대에 누워있던 이엔을 덮쳤다.
    여기저기 긁혀 피가 난 이엔은 볼에 흐르는 피를 손으로 한번 만지고는 피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피식 웃는다.

    “ 엄마, 엄마는 나처럼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행복한게 잠깐잠깐이지만, 엄마는 아름다운 사람이고 친절한 사람이니까 끝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

























































    당신의 작고 작은 아이
    나의 아름다운 사람



    알고있어요?
    당신의 작디 작은 그 아이는 늘 당신을 꿈꿔왔답니다.
    늘 당신을 바랬답니다.


    그 작은 아이는 늘 밤하늘에 뜬 샛별을 보며 당신을 기달렸답니다.
    그때 그 시간이 비참하다거나, 슬프다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그 아이에게 걱정은 하나 있었답니다.









    앞으로 깜깜한 밤에서 혼자 어떻게 잘지,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무섭게 내릴땐 어떤식으로 무서움을 견딜지,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면 누구방에 들어갈지,
    그런 고민들이 그 아이를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는 웃었습니다.
    그래도 그 아이는 간직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 당신을 꿈꿔왔기에 -









































댓글 2

  • [레벨:7]id: 크리스

    2007.10.01 21:32

    응?잠깐만, 이엔이 마족이었던가?
    마족 아니잖아? 근데 왜 그렇게 생각들을 하는거지<
    어렸을 때 감정이 없다고 마족으로 생각하다니.
    참내 어이가 없어서<
    그나저나 마족들이 얼마나 쳐들어온거지.
    너무 많으면 좀 그런데<
  • [레벨:5]id: 이엔[EN]

    2007.10.05 02:02

    아주 골고루 습격해 주시는군 ㄱ-;
    리프크네도 소중한 사람이 있었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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