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ueMoon(푸른달) - 그 세번째 이야기 : 알수없는 녀석 - 인물모집란 다들 ㄱㄱ
  • 조회 수: 498, 2008-02-06 05:55:27(2007-07-15)

















  • 가식의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서
    만나서 인사하고 악수하고 웃고
    우정이니 사랑이니 떠들지만
    속은 알수가 없는거 아니겠냐고
    뒷통수 조심하라고










    알수없는 녀석














































    " ……. "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이루는 인상을 팍 구겼다. 어제 호수에 가서 씻고나온 이루는, 물고기도 잡지 않은체 세리오스와
    에린시아가 있는 곳으로 왔다. 밥먹자는듯이 얘기했으면서 두 사람은 곤히 자고 있었다. 모닥불은 꺼져가고 있었고,
    자신은 춥게 자야 했었다. 자신이 돌아오기 전까지, 세리오스와 에린시아는 모닥불에 몸을 맡기며 따듯하게 잘 잤으리란
    생각이 들자 이루의 이마엔 사거리표시가 생겼다.

    혼자만 춥게 자긴 싫은 이루는 모닥불을 들쑤시면서 불을 살아나게 하기 시작했다. 한참을 들쑤시고 있을때, 세리오스가
    일어났다. 이루는 세리오스가 일어나자 고개를 돌려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세리오스는 자신을 바라보는 이루를 바라보
    았다. 그리고는 살며시 웃어주었다. 세리오스가 웃자, 이루는 영문을 모르겠단 얼굴로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 안자도 괜찮아? "
    " 안자려는게 아니야. 나혼자서만 춥게자기는 싫어서 모닥불좀 지피고 있었어 "
    " 그래? "



    이루의 말에 세리오스가 웃었다. 이루는 이내 무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다시 타오르기 시작하는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세리오스가 보기엔, 모닥불을 바라보는 이루의 표정은 왠지 쓸쓸해 보였다. 원래 본인이 스스로 입을 열기전까지는 묻지
    않는게 예의겠지만, 아까 낮에 본 이루의 팬던트에 들은 여자도 그렇고 궁금한게 많았다.

    더군다나, 그 여자는 자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니던가.


    " 이루, 뭐좀 물어봐도 되? "
    " 대답할지 안할지는 미지수. "
    " 그래, 그럼 물어볼게 "


    세리오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루의 앞에 앉으며 말했다. 이루는 쳇, 거리며 머리를 쓸어넘겼다. 머리를 감아서그런지,
    포니테일로 묶었던 하늘색의 머리카락을 풀은 이루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남자에게 그런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건
    알고 있지만서도, 정말로 이뻤다. 어린이루를 안고 있던 남색의 웨이브진 머리를 가진 여자랑 닮았다.

    둘 사이에 잠시 고요한 침묵이 맴돌았다.
    그리고,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깬 것은 다름아닌 이루.


    " 할말이 뭐야? 빨랑빨랑 말하라구. 나는 자고싶단 말이야. "
    " 아아, 그래. 이루, 처음봤을때 내가 같이 다니자고 했을때 너가 그랬었지? "
    " 뭐라고. "
    " 처음부터 지금까지 혼자였다고. 정말로 혼자였어? "
    " …… "



    세리오스의 물음에 이루의 얼굴은 더욱더 굳어졌다.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 미안, 대답하고 싶지 않나보구나 "
    " 그러니까 너, 쓸데없이 나에대해서 캐물으려 하지 말고 얼른 잠이나 자 "



    그러자, 세리오스가 미소를 지었다. 이루는 그런 세리오스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런 이루를 아랑곳 하지 않고 세리오스는 자신의 가방을 뒤적이더니, 아까 마을에서 산 빵을 꺼내 조각내어 이루에게
    건네주었다. 이루는 말없이 그 빵조각을 받았고, 곧이어 세리오스가 주전자 비슷한걸 꺼내더니 그 주전자 비슷한 물건
    안에 우유를 따라 모닥불에 데우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유가 적당히 데워지자, 그 우유를 컵에 따라 이루에게 건네 주었다. 마침 출출하기도 했고, 따듯한
    우유를 마시면 따듯하게 잠이 잘 쏟아질거 같다는 생각에 이루는 말없이 우유도 받았다. 세리오스는 우유를 한모금 마시
    더니 이루를 보며 미소 지었다.


    " 따듯하니까 마셔봐 "


    세리오스의 말에, 세리오스를 한동안 바라보던 이루가 조심스레 우유를 마셨다. 그러더니, 빵을 뜯어 같이 먹기 시작했
    다. 만족한다는 듯, 미소지으며 세리오스 역시 빵을 뜯어 우유랑 같이 먹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빵을
    다 먹고나서, 우유를 컵에 따랐다. 이루의 컵에도 우유를 따라주자, 이루가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루는 우유를 한모금 정도 마시고는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무언가 할말이 있는 듯한 얼굴.


    " 할말있어? "
    " 이루, 나는 말이야. 과거의 기억이 없어. "
    " ……뭐? "
    " 정말로 하나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아. 내 곁에 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고. 아니, 혼자였을지도 모르겠지. "


    세리오스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왠지, 미소짓는 세리오스의 표정은 쓸쓸해보이기도 했고 고독해보이기도 했다. 세상 사
    람들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게, 이루한테 전해졌다. 세리오스의 말을 듣는 이루의 가슴엔 통증이 아려왔다.
    바로 한달전쯤에 자신의 어머니같았던 스승이, 약하디 약한 자신을 지키다 죽었으니까.

    「 그 사람을 찾으면 뭐라고 말할거니? 」
    「 아? 딱이 뭐라고 말해야해? 그냥, 찾으면 기쁜거 아니야? 같이 살수 있잖아. 」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찾겠다고 스승에게 말했을때, 스승은 그렇게 약해선 찾으러 갈수 없다고 말하며 자신을 길러주었
    다. 분명, 스승은 10년동안 자신을 가르쳐주었다. 그리고 길러주었다. 있는정,없는정 모두를 자신에게 쏟아부어주었다 해
    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나의 체력은 상승하질 않았다. 고작 올라갔다면, 두손으로 검을 겨우 들수 있게 되었다는 것.
    차라리, 세리오스처럼 저렇게 작은 권총을 드는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이 들었다.


    " 세리오스, 하지만 너는 쭉 싸웠다고 비슷하게 말하지 않았었어? 챠이렌녀석에게. "
    " 응. 생각나는건 그것밖에 없었어. 왜 내가 기억을 잃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눈을 뜨니까 숲속에 누워있었어.
    주위는 눈부시게 빛이 나고 따듯했었고, 기억이 안났어. 처음에는 내가 누군지조차 몰랐고, 이름은 가명일 뿐이야. 진짜
    이름이 뭔지도 몰라. 그리고…그리고……가끔 내 머릿속을 스치는건, 잔인하게 미소 지으면서 검을 들고 있는 나였어 "


    말을 잇는 세리오스의 표정은 왠지 괴로워보였다. 싸울때마다 바뀌는 차가운 얼굴의 세리오스는, 아마도 세리오스가
    잠깐 잠깐 생각나는 기억속의 자신인듯했다.


    " 왜…뭣때문에 나는 사람들을 죽이고, 결국엔 기억을 잃은걸까.
    차라리 나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나를 죽여달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어. 그래서 나는…죽으려고 여행을 하게 됬어.
    검따위는 다시 들지 않아. 총이라면 몰라도. 나를 아는 녀석이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의 손에서 죽고싶은 생각은 없어.
    나를 아는 녀석을 만난다면은…내가 뭘 했는지 묻고 싶어 "


    즉, 세리오스의 말로는 잠깐잠깐 기억나는 자신의 모습은 사람을 무수히 많이 죽였고 검에 묻은 피를 보며 즐겼단 소리가
    되었다. 하지만, 기억을 잃은 자신은 그런 자신에게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고 검을 들지 않고 권총을 들게 된 이유가 그
    중 하나였다. 직접적으론 피가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

    그리고, 세리오스는 자신을 알아보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죽고 싶기 때문에 여행을 떠난거라고 한다. 또, 자신을 알아보
    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자신이 무슨짓을 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 그 이야기를…왜 나한테 하는거야? "


    이루가 알수없단 표정을 지으며 세리오스에게 물었다. 이루의 말에 세리오스는 잠시 할말이 없어진듯 이루를 빤히 바라보
    았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세리오스를 보며, 이루가 다시 모닥불을 들쑤시더니 말했다.


    " 원래…비밀같은거는 얘기안하는거잖아? "


    그제서야 이해했다는듯, 세리오스가 아- 라는 짧은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이루의 모든것이 다 이해가 간다는듯한 얼굴
    로 이루를 바라보았다. 아까 자신의 물음에 이루가 대답해 주지 않은것은, 아마도 비밀같은건 얘기하지 않는다는 주의란
    듯한 생각에서 말을 안한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세리오스는 이루를 바라보며 웃었다. 영문을 모르는 이루는 어이없어했지만.


    " 친구잖아? 비록 같이 다닌지 얼마 안됬어도, 의지가 되니까 "
    " 의지가 되는건 우리쪽인데 말이지 "


    이루가 우유를 마저 마시며 말했다. 그리고는 자리에 눕더니 뒤돌아 모포를덮었다.
    그런 이루를 보며 세리오스가 나지막히 웃었다.


    " 잘자, 이루 "
    " 아아 "


    건성건성 답해주며 이루는 잠을 자기를 청하려는듯이, 모포속으로 계속해서 파고들었다.























    " 너, 이런데서 왜 울고 있는 것이냐 "
    " 흐아아앙, 엄마가 없어, 흐아아앙 "
    " ……쫓기는 천족이었나? "


    어려서 울고 있던 내게 다가온 사람은 나의 또 한명의 어머니.
    곧고 곧은 노란색의 붉은눈동자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알수없는 말을 중얼거리더니 울고 있는 나를 안아 달래주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나를 데리고 가주었다.

    가끔 그 사람 밑에서 살때는 부족한게 없었지만, 그래도 엄마를 보고픈 마음은
    똑같았다. 늘 내가 창밖을 바라보며 하늘을 쳐다봐서 일까. 스승님은 내게
    이러셨다.

    " 엄마를 보고싶느냐? "
    " 된다면 찾아가고 싶어요,스승님 "
    " 그렇다면 강해져야겠구나 "
    " 네? "
    " 아직은 어려서 안된다. 그러니 조금 더 클때까지 내 밑에서 수련해라 "


    그 사람은 나를 데려온 그날, 스승님이라 부르게 했다. 이름? 이름따위는 가르쳐
    주지 않았다. 나도 이름으로 불러야 할 필요성을 그닥 느끼진 못했기 때문에 난
    스승님이라고 부르는것에 만족했다.

    그 사람 역시,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는 일은 없었다.
    10년동안 같이 살았는데, 한번도 나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이름을 알려준 기
    억따위는 있다. 하지만, 기억한다해도 그 사람은 내가 스승님이라 부르는 이상
    그 사람은 나를 이름으로 부르는 일은 없을것이다.

    " 넌 어찌 애가 검하나 들지 못하느냐!! "
    " 안들리는걸 어쩌라구요!! "
    " 이녀석이, 어디 스승한테 말버릇이! 좀 맞아야겠구나!! "
    " 으아아, 스승님 왕 바보!! 왕 멍청이!! "
    " 이놈이!! "


    즐거웠다. 비록, 스승님 밑에서 사는거였지만.
    잡일은 다 내 담당이었다. 내가 여덟살이 되는 순간부터 스승님은 나를 많이 길렀
    으니 내가 그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는 식으로 빨래며 식사며 설거지며 다 내게 떠
    맡았다.

    방청소를 하루라도 게을리하면 스승님은 나를 개패듯이 패버렸다. 덕분에 맞는거는
    익숙해졌지만 아프긴 아팠다. 하지만 그래도 스승님은 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원래 스승님 성격이 개같아서 저렇지, 솔직하시지 못한 분이란건 알고 있다. 그래서
    일까?

    나도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다.

    " 겨우 검을 들수 있게 됬구나 "
    " 시끄러워요 "
    " 이새끼가!! "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거친 입과 거친 태도에 나는 처음에 얼이 빠졌다. 세상에 저
    런 사람도 있는 거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엄마도 나름 이뻤는데, 저렇지는 않
    았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얼굴에, 착하고 조용한 성격의 우리엄마.

    우리엄마는 내가 뛰어오다 엎어져서 울먹거리면 조용히 다가와 내 다리에 난 상처를 만
    지며 호호, 하고 불어주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상처가 다 나았다. 내가 울지않고 신기
    해 하면 엄마는 그런 나를 안아주셨다.

    하지만, 저 사람은 틀리다.
    언젠가 밥먹으러 가자며 나를 불렀을때 나는 신나서 뛰어갔다. 그리고 돌부리에 걸려 넘
    어졌고, 아픈 나는 순간적으로 울먹거렸다. 엄마가 나한테 오지 않는다는 그 사실에 더욱
    서러웠다.

    그래서 막 울고 있을때, 그 사람이 문앞에 선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 사람이 있는것
    따윈 신경쓰지 않았다. 엄마가 와줬으면 했다. 계속해서 서럽게 울때, 그 사람의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 사람이 비웃자 나는 순간 우는걸 멈추고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미친듯이 배를 잡고 웃고있었다.

    " 킥킥, 하하하하 "
    " …… "
    " 뭐야, 네녀석. 고작 엎어졌다고 우는거냐? 하하하, 아 배아파라 "

    순간 계속 짜증이 밀려왔다. 나는 고개만 든체 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 사람은 미친듯이
    계속 웃었다. 한참을 웃었을까. 내 머리엔 사거리표시가 다닥다닥 생겨났고, 그 사람은 겨
    우 웃음이 멈췄는지 나를 보았다.

    나는 왠지 순간 창피한걸 느꼈다. 이제 10살이 됬는데, 그런걸로 우는게 말이나 될까.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고개를 못 들때, 그 사람은 문에 기대어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사내새끼가 언제까지 질질 짤거야? 얼른 일어나. 그정도 아픔은 참을줄 알아야지 "

    그리고 그 사람은 집안으로 들어갔다. 정말로 얄미운 사람이다. 그래도 나는 어린애고
    당신은 어른이면서. 우리엄마랑 완전 틀리다. 얼굴만 아름답게 이쁘면 뭐하나.
    나는 스스로 일어나서 피가나는 내 무릎을 들었다. 그리고는 우리엄마처럼 호호- 하고
    입김을 불었다.

    역시, 피와 상처는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프진 않았다. 호호, 거리며 좋아하고
    있을때였다. 누군가의 손이 내 무릎에 다았고,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 사람이었다.
    섬세한 손길로 연고를 손에 짜서 무릎에 난 상처에 발라주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의외로
    길고 가느다랬다.

    나는 내 무릎을 바라보며 연고를 발라주는 그 사람이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렇게도
    자세하게 이 여자의 얼굴을 바라본적이 있었던가. 투명한 붉은눈동자색이 너무나 이뻤다.
    정말 입하고 태도만 고치면 신부감으론 딱일텐데.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때 스승님의
    붉은눈동자와 내 눈동자가 마주쳤다.

    " ……? "


    그리고 스승님은 무표정으로 데이밴드를 내 무릎에 붙여주신뒤, 꾹 눌렀다.

    " ……아아아!!! "
    " 시끄러워 죽겠네. 나 배고파,먼저 밥먹을거야 "

    아프다!! 진짜 아프다!!
    어떻게 바로 상처난데를 꾹 누룰수 있는거지!? 착각한 내가 바보다.
    이쁘긴 개뿔이 이뻐!!

    ……그래도, 조금은 괜찮다. 이런것도 나쁘진 않을지 몰라.








    " 야, 꼬맹이. 검을 들 때는 왼쪽 다리는 조금 뒤로 뻗고…그래, 그렇게 "
    " 헤헤헤 "
    " 바보같이 처웃지 마!! 검은 니 두눈을 반정도 가릴 정도로 들거라.
    두 팔을 조금 꺽어. 그럼 상대의 움직임에 더욱더 집중할수 있게된다.
    절대로 상대한테서 두 눈을 떼지마, 꼬맹이 "

    내가 열세살이 되서야 겨우 검을 휘두르는게 가능해지자 그때부터 수련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열세살이 되서야 이름은 아니지만, 꼬맹이란 칭호가 생겼다. 어쨋든 나를 불
    러주기 때문에 나는 그의 부름에 응해야만 했다.

    이 사람은 대단했다. 검을 잡을때의 얼굴은 정말 다른사람 같았다.

    " 만일 상대를 직접 맞부딪혀 이길수 없다고 생각할땐 지금 이 기술을 써라.
    뭐, 솔직히 비겁하긴 하지만 우선 너도 살아야 할거 아니겠느냐? 나는 강해서,
    이런 기술을 써본적이 없지만 "


    이 사람은 대단했다. 어찌, 그렇게 자신을 자랑하는 걸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좀 재수없다.

    " 상대방이 너의 앞에 바로 서면 검을 천천히 돌리거라.
    그리고 상대방의 검이 너를 향해 내리꽂히면 너는 발걸음만 움직여서 옆으로 피해라.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그저, 두 발을 돌려 움직여 피하면 되.
    상대방이 자세를 고쳐잡으려 할때, 그것이 허점이야.
    그때를 노려서 검으로 상대방의 배를 찔러넣어, 깊숙히 - "

    이 사람은 직접 몸을 움직이며 말했다.
    그리고는 그걸 실현해 보자며, 나와 이 사람은 나무검을 들었다.
    그리고 스승님이 적이되어 나를 향해 달려들었고, 나는 배운데로, 본데로 발을 움직였다.
    하지만 너무 느렸는지, 스승님의 목검이 곧 이어 내 머리를 때렸다.
    그렇게 나는 그것을 계속해서 연습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내가 17살이 되었을때.
    괴상한 녀석들이 아침부터 이곳을 찾아왔다. 아니, 쳐들어왔단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마당에서 검연습을 하는 나를 다짜고짜 애워쌌다. 나는 놀랐고, 이들이 마족이란것도 눈
    치채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런 숲속에 있는건 고작해봐야 토끼나 사슴같은 동물들만이 있는
    곳이었기 때문에 나는 이들에게선 별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내 목숨을 노린다는 것쯤은 알아차렸다.
    나는 검이 무거워서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기 때문에 피하는게 고작이었다.
    왜 내 목숨을 노리는거지? 어째서?
    그렇게 계속 피하다가 나는 마물의 공격에 나가떨어졌고, 내 팔을 부여잡았다.
    팔에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는 그대로 숲안으로 도망쳤다. 숲의 지리는 저녀석들보다 내가 잘 아니까 당분간
    몸을 숨길수 있을지 모른다. 그보다, 걱정되는건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야 충분한 실력을 가졌지만, 이 녀석들은 근본부터 다른녀석들이다.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을때 내가 숨었던 나무가 베어지면서 내 모습이 드러났고,
    나를 향해 검을 내리치는 마물.

    나는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 바보같은 새끼, 내가 그렇게 가르치던!? "
    " ……스승님 "


    그 사람은 그 마물의 손을 거침없이 베어버렸고, 나머지 마물녀석들도 상대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멍하니 그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보았다. 검을 잡을때의 눈빛이다.
    살기없는눈빛. 그러나, 죽이고 있다.
    그 사람도 다치기도 했다. 그리고 피를 흘리기도 했다.
    저대로 두면 죽을지도 몰라. 저 사람은 또 다른 내 어머니잖아.

    " 스승님!!! "
    " 오지마, 멍청한자식!! "


    내가 뛰어가는 동시에 옆에서 마물이 웃으며 검을 들고 나를 향해 날아왔다.
    그리고 나는 내 검으로 그 마물을 막을 자세를 취했고, 스승님은 손을 뻗으며
    놀란얼굴을 하며 달려왔다. 마물이 내 앞에 서는 동시에 스승님도 내 앞에 섰고,
    나는 스승님이 가르쳐준 비법으로 발을 돌렸다.

    그러나 나는 그게 곧 부질없는 어리석은 짓이란걸 깨달았다.
    내 발을 돌려 피할때 마물은 내 뒤에 있는 스승님을 그대로 찔러버렸다.
    그리고 나는 스승님이 쓰러지시는걸 보는 동시에 남은 마물 한마리를
    그대로 찔러버렸다.

    " 스승님!! 여기서 죽으시면 안돼요!! 스승님!! "

    당신이 여기서 죽으면 안돼.
    당신은 내가 엄마찾는걸 도와준다 했잖아.
    그래서 날 더 강해지게 만들어주겠다며!!
    책임지고 날 강하게 키워주기로 했잖아!!

    " ……이루야 "

    ……방금 뭐라 했어? 내 이름을…불렀어?
    당신이? 10년만에 내 이름을? 내 이름……까먹었던거 아니었어?

    " 여길 떠나거라 "
    " ……무슨 말씀이세요!? 어찌 스승님을 두고 도망갑니까!! "
    " 아니…이건 도망가는게 아니야. 넌…이제 찾으러 가야 겠단 때가 왔단 생각은 안해본거냐? "


    ……찾으러 갈 때라고?
    당신이 죽는 그때가 내가 떠날날이었어?
    웃기지마…….

    " ……하지만,스승님 "
    " 넌 그 사람을 위해 열심히 내 아래에서 수련받은거야. 소중한 사람을 찾으러 가거라. "

    ……우리 엄마만 소중한 사람이 아니야.
    당신도 내 엄마니까…소중한 사람이야.

    " 하지만, 스승님도 저에겐 소중한 분입니다!! 저에겐 어머니같은 존재이신 분을 어찌 제가!! "


    ……!!
    타는냄새. 그렇구나, 아예 우릴 불태워 죽일 심산인거야.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스승님과 내 쪽으로 동물들이
    모여서 오들오들 떨고 있었고, 타는 냄새가 계속해서 났다.

    " ……허나, 나는 늘 네 곁에 있어주지 못하잖니. 빨리가거라. 너가 이곳을 하산할때까지 내 힘으로 막아보겠다 "

    ……스승님
    당신은 영원히 저의 스승님 이 십니다.
    당신은 영원히 저의 생명의은인 이 십니다.
    당신은……저의 두번째 어머니셨습니다.



    당신은 한달전 처음으로 딱 한번만 내 이름을 불러주셨지.
    그래서 그런걸까? 애틋해.
    왜 나는 처음부터 당신에게 이름으로 불릴려고 발버둥 치지 않았던걸까.
    스승님, 당신은 왜 처음부터 나를 이름으로 불러주시지 않았던 걸까.











    " 일어나, 안일어날래!? "
    " 아…? "


    벌써 아침인가. 그리고 또 저 잔소리로 나를 깨워대는군.
    어찌보면 스승님과 닮은 구석이 있는 녀석이다. 저 기집애는.

    " 아아!! 둘만 어제 저녁먹은거야!? "

    흥, 그걸 이제 알았냐.
    덕분에 따듯하게 잘잘수 있었는데.
    그러고 보니…그 우유때문인가?
    오랜만에…따듯한 꿈을 꿨다.

    " 에린시아도 줄게. 우유좀데울테니까 씻고와 "
    " 알았어! "
    " 이루도 같이 같다와 "
    " 내가 왜!? "
    " 에린시아 혼자 씼을때 챠이렌이 나타나면 어떻하게? "
    " ……젠장맞을 "


    세리오스, 저녀석은 아직 알수 없는 녀석이다.
    왠지 저 녀석에게선 저 기집애랑은 다른 느낌이 나.
    다른 기운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당분간 저녀석을 유심히 관찰해봐야 겠어.






    -------------------------------------------------------------------------






    우와
    나는소설
    꽤나짧다고생각하는데
    은근히내용도알차고
    기네여^^!!!!!

댓글 5

  • [레벨:24]id: Kyo™

    2007.07.16 09:26

    처음엔 스승님이 단순히 장난끼 많은 성격인 줄 알았는데,
    막판에 가니 그게 아니었던 것 같네ㅡ
    뭐랄까, 뭔가 굉장히 기분이... 뭉클하달까?
    애틋하기도 하고... 설명이 안된다;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게~
  • 이엔

    2007.07.17 15:05

    그렇군 - -..
    유심히 관찰해 보길 바래 -_-+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7.17 16:39

    엄머, 리이넨이 나왔네에(전편이잖아!!)
    ......몰아서 쓰는거에요(생글)
    우와아-전 스승님같은 성격이 의외로(?) 좋아요오...
    담편도 기대되요. 이루씨와 에린시아씨의 싸움이(먼산)....
    방금 인물모집란에 다녀왔는데(?)
    그거 완전 새로운 소설인가요? 쨌든 기대 만빵입니다>ㅅ<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7.18 22:13

    우유... 먹고싶어라.......<
    그나저나 저 회상씬.. 굉장히.. 감명 깊달까-
    원래 특이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더 착하다고들 하던데..
    감정표현이 서툴달까 그런거죠 (웃음)
  • [레벨:8]id: 가리*

    2007.07.20 23:19

    -_-.....짧은데 알차네여? 혼자서 아주 쇼를 해라 엉?ㄱ-
    아 그리고 챠이첸?-_- 아무튼 키르성격이랑 틀리단걸 적는다는게 깜빡했어. 여기다 적음
    스승님이 참, 이쁘신데, 성격도 좋으시면 좋았을텐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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