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ueMoon(푸른달) - 그 첫번째 이야기 : 서로 스쳐지나가려 했던 옷깃
  • 조회 수: 469, 2008-02-06 05:55:26(2007-07-10)


























  • 그저 실수였다고만 생각했다.
    그저 억지였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에 나는 같이 하게 되었다.
    혼자였던 내 삶에 두개의 빛이 나타났다.
    그리고 나는 그 빛을 따라가게 되었다.











    서로 스쳐 지나가려 했던 옷깃.






























    「 엄마? 어디가요? 」
    「 엄마, 잠시 어디좀 갔다오려고 해 」
    「 어딜요? 나도 같이 가면 안되요? 」
    「 응,같이 갈수 없는 곳이야… 」
    「 싫어요!! 나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요!! 」
    「 ……미안하다, 내 소중한 아이야 」
    「 엄마!! 엄마!! 」





    - 벌떡
    180 정도에 하늘색의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붉은빛이 감도는 암적색 눈동자를 가진 소년이 놀랐는지
    벌떡 일어났다. 그 소년의 얼굴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이른 새벽에 숲속에서 깨어난 소년은 무서웠는지, 빠르게
    고동치는 심장에 오른손을 가져다대어 숨을 몰아쉬었다. 피부는 무지 하얬다.

    그 소년은 목이 마른지 주위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따라 냇물로 가 두손으로 물을 떠 입에 가져다대어 한모금,두모금,
    그렇게 마셨다. 그리고는 자신이 매고 있던 작은 가방에서 작은 통을 꺼내더니, 흐르는 냇물을 통에 담그었다. 그리고
    는, 만족한다는 듯이 씨익 하고 웃었다. 다시 물통을 가방에 넣더니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늘을 보니, 새벽 5시정도로 보였다.


    " 이제 출발해볼까… "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는 소년의 얼굴엔 씁쓸함이 교차했다. 이내 고개를 두어번 가로젓더니, 무표정을 한체 냇가를
    건너 건너편 숲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소년은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거리며 경계하는 눈으로 천천히 조심스레 걸었
    다. 되도록이면 발소리도 나지 않게 하려는 듯이. 그리고는 오른손을 조심스레 들어, 자신의 허리에 차인 롱소드의
    손잡이를 잡은체 누군가가 지금이라도 덤빈다면 바로 빼들듯한 기세로 걸어갔다.

    하지만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큰 길가로 나오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쉰 아이는 검에서 손을 떼고 갈길을 가려 했다.
    가고 싶었다. 뒤에서 들리는 여자의 비명소리에 놀란 소년이 뒤돌아보았다. 대량의 악한 기운이 그 여자의 비명소리가
    있는 곳에서 난듯했다.


    " 또 뭐야!? 젠장……구해주고 싶지는 않은데,여자니까 "


    유달리 여자에 약해보이는 소년은 여자의 비명소리가 난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자신쪽으로 달려오는 허리까지 금발
    의 긴 생머리를 늘어뜨리고, 금빛눈동자를 가진 소녀를 보았다. 소녀는 소년을 지나쳐 무지 빨리 달렸고, 허탈해보이
    는 듯한 얼굴의 소년은 고개를 돌려 소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얀색의 원피스를 입은게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르릉…》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소년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커다란 검은색의 몸집에 눈이 하나밖에 안달리고, 이마에는 뿔이
    달린 마물들이 소년을 바라보며 침을 흘리고 있었다. 소년의 얼굴은 곧 사색이 되었다. 설마, 아까 도망간 여자아이가
    자신이 들었던 비명의 주인이 아니었을까.

    어쩐지 소년을 봐도 반가워하는 기색이 아니었고, 살려고 발버둥을 치는것처럼 보였다.


    " 하하하…망할기집애, 걸리기만 해봐 "


    그리고 소년은 그렇게 몸집이 큰 마물들을 상대할 자신이 없어진 나머지, 롱소드를 허리춤에 다시 차더니 죽어라 달리
    기 시작했다. 아까 여자아이가 달려간 쪽으로 계속해서 달려갔다. 하지만 빠르게 달려도, 마물들이 자꾸만 가까이,
    쫓아오는듯이 보였다. 그리고 얼마 안가서, 저 멀리 걸어가고 있는 하얀 원피스에 금발의 머리가 보였다.

    소년의 입꼬리가 씨익, 하고 올라갔고 마물들이 있다는것도 모른체 열받아 방금보다 더 빨리 달렸다. 쫓아오고 있던,
    마물들이 황당해할정도로. 소녀는 뒤에서 누군가가 뛰어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더니, 소년이 아닌 마물들을 보고
    다시 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돌부리에 걸려 엎어졌고 그때다 싶었는지 소년은 그 소녀의 배위에 앉아
    어깨를 잡더니 다짜고짜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 야!! 니때문에 내가 죽을뻔했잖아!! 나한테 죽어볼래!? 앙!? "
    " 뒤를 보라고,멍청아!! "
    " 뭐라그랬어!? 멍청이!? "
    " 뒤뒤뒤!!! "


    말싸움할 시간이 없다는 듯이, 소년에게 뒤를 보라고 했지만 소년에겐 '멍청이' 말고는 아무것도 들리는게 없는듯했다
    . 소녀는 소년이 곧 바보란걸로 인식하고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리고는 있는 힘을 다해 소년을 밀치고 일어
    나더니 엎어져있는 소년을 발로 세게 차 마물들 쪽으로 날리고는 다시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곧 소년이 마물들에게 공격받는걸 보고는 뛰려던 다리를 멈출수밖에 없었다.


    " 저 망할 기집애가 진짜!! "


    왠지 소녀가 척 보기에도 비리비리한게 약해보였다. 검조차 드는게 힘들어 보였다. 미꾸라지 같이 얍삽하게 공격만 잘
    피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소녀는 하도 어이없단 얼굴로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에게만 정신팔린 나머지 뒤에서도
    마물이 있단걸 알아채지 못했다. 그리고, 뒤에서 한 사람의 손이 여자의 입을 막고는 붙잡았다.

    놀란 소녀가 고개를 들어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목 뒤를 덮는 정도의 검은 머리카락에 짙은 남색 눈동자, 그리고 검
    붉은색의 안경을 쓰고 있었다. 그 사람의 얼굴을 보자마자 소녀의 눈동자가 커졌다. 왠지 가장 만나선 안될 사람을
    만났다는 듯한 표정.

    소녀의 놀란 표정을 본 남자가 생글생글 웃더니 소녀의 입을 풀어주었다.
    그러자 기회다 싶었는지 소녀가 남자에게 마구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 챠이렌!! 당신 뭐하자는 거지!? 저 마물들을 부린건, 역시 당신이었나 보군!? "
    " 마족이 마물을 부리는게 큰 잘못인가요? "
    " 누가 잘못이래!? 도대체 왜 나를 못잡아서 안달이야!? "
    " 당신은 황녀니까요. 에린시아님. "


    챠이렌이라 불린 남자의 말이 거슬렸는지, 에린시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러다가, 아까 자신을 때리려 했던 소년의
    비명소리가 들리자 놀란 얼굴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마물들에게 심하게 다친듯, 피까지 흘리고 있었다.
    참을수 없단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챠이렌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챠이렌이 생글생글 웃으며 입을 열었다.


    " 무슨 문제라도? "
    " 그만해!! 저러다 죽겠어!! "
    " 어차피 에린시아님하고는 상관없는 자가 아닙니까? "
    " 뭐라? 저녀석은 건방져도 날 구해주려 했었어!! "
    " 그렇습니까? "
    " 그러니까 관둬! "
    " 싫습니다. "



    챠이렌이 거절하자, 에린시아가 챠이렌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는 매서운 눈동자로 챠이렌을 노려보았다.
    그런 에린시아가 건방져 보였는지, 챠이렌이 손을 들어 에린시아의 뺨을 치려 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의해 제지당했
    고 에린시아와 챠이렌의 동공이 커졌다.

    챠이렌의 손을 막은건 흰머리 울프컷에 붉은눈동자를 가진 남자였기 때문이었다.


    " 비겁하게 그러시면 안되죠 "


    웃으면서 말하더니 순식간에 발차기로 챠이렌을 날렸다. 그리고는 에린시아의 팔을 잡아 안더니 공중으로 점프했다.
    에린시아는 무서운지 갑자기 뜨자 비명을 지르며 남자의 품에 꼭 안겼다. 그런 에린시아를 보며 피식, 하고 웃는 남자
    . 그리고는 에린시아를 안은체로 마물들을 향해 회색빛의 권총을 들더니 마물들의 정 한가운데에 있는 눈동자를 쏘았
    다. 그러자, 마물들이 쓰러지면서 보석으로 변했다.

    《 크르르… 》

    " 보석? "
    " 식비 벌었어요 "
    " 아? "

    식비라고 말하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 남자. 그런 남자를 본 에린시아의 표정이 황당하단 얼굴로 변했다. 그리고, 남자
    는 한쪽에 기대어 팔을 부여잡고 끙끙 거리는 소년에게로 다가갔다. 에린시아도 조심스럽게 그 소년에게로 다가갔다.
    에린시아가 다가오자 소년이 벌떡 일어나 에린시아를 죽일듯이 노려보았다. 에린시아가 움찔 하자, 남자가 소년의
    앞에 섰다.

    " 넌 뭐야!? "
    " 제 이름은 세리오스 엘 서크릿입니다. 상처를 치료해드릴테니 얌전히 앉아있어요. "
    " 아!? "


    세리오스의 말에 소년이 어이없단 얼굴을 했다. 세리오스가 손을 뻗더니, 소년의 다친 부분을 치료해 주기 시작했다.
    밝은 빛이 나, 소년의 다친곳이 다 나았다. 놀란 얼굴을 한 소년과 에린시아.
    몸이 다 낫자마자, 소년이 벌떡 일어나 에린시아를 향해 다가갔고, 에린시아는 세리오스의 팔에 매달렸다.

    그러자, 세리오스가 소년을 빤히 바라보았다. 키쪽으로 밀린 소년이 뭐냐,란 얼굴로 세리오스를 바라보자 세리오스가
    빙긋 웃었다. 그러자, 김빠진듯 소년이 한숨을 내쉬자 세리오스가 소년을 향해 입을 열었다.

    " 이름이 무엇이죠? "
    " 이름을 묻기전에 먼저 말해야 하는게 예의 아닌가? "
    " 전 세리오스 엘 서크릿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
    " ……저녀석은!! "


    말이 없어진 소년이 삿대질로 에린시아를 가리키며 화냈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어이없단 듯이 세리오스의 팔을 꼭
    잡은체로 소년을 향해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둘이 말다툼을 할때, 끝이 없을것 같자 결국엔 세리오스가
    두 사람을 중재해주었다.

    " 아레인 혼 에린시아 아이리크다. "
    " 아레인 혼? 어디서 들은것… "
    " 닥치고, 너 이름은? "
    " 저 기집애가 진짜!! "
    " 빨리말해,예의없는놈아!! "
    " 쳇……테이리스 카르세인 이루다 "
    " 어 "
    " …… "


    에린시아가 마음에 안드는듯, 이루의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그러나, 세리오스는 두 사람의 이름을 듣게되어 뭐라고
    부를지 고민인듯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다시 싸우는걸 만류하지 못한체 어떻게 부를지 계속 생각만 했다.
    에린시아가 비웃으며 이루를 향해 말했다.

    " 너 진짜 약골이드라? "
    " 뭐야!? 도망가는데에 달리기만 빠른 녀석이 뭐가 그렇게 잘났어!? "
    " 닥쳐, 평민아!! "
    " 누가 평민이야, 아앙!? "

    그렇게 두 사람이 열심히 말싸움하고 있을때, 챠이렌이 옷을 훌훌 털며 세사람을 향해 다가왔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세리오스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고, 이루는 어이없단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다 챠이렌을 바라보
    았다. 챠이렌은 피식, 하고 웃더니 세사람을 바라보다가 가운데 서 있는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다가가며 생글 웃었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죽일듯이 노려보던 사람이 생글 하고 웃자 또 다시 이루가
    어이없단 얼굴로 챠이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뭐라고 하려고 한발자국 내딛자, 세리오스가 손을 내밀어 이루의
    어깨를 잡았다. 이루가 당황해 세리오스를 바라보고 있을때, 챠이렌의 목소리가 들렸다.

    " 다행이네요. 한발자국만 더 내딛으려 했다면 죽여버리려 했었는데, 잘 알고 있네요? 당신. "
    " 이런곳에 몸담근게 한 10년 되서 말이지. "
    " 흐응……그럼 적도 많겠군요? "
    " 아아, 없을수도. 다 죽여버려서. "

    세리오스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그런 세리오스가 마음에 안드는지, 챠이렌의 미간이 좁혀졌다.
    그리고는 세로오스의 품에 고개를 파묻은 에린시아를 보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곤 손을 내밀었다. 이루와 세리오스가
    서로를 바라보다 챠이렌을 바라보았다.

    " 그 여자아이랑은 상관없으신거 같으니, 긴말않겠습니다. 깔끔하게 내놓으시죠. "
    " 이 기집애랑 너의 관계는 뭔데? "


    이루가 떨고 있는 에린시아를 보다, 챠이렌을 쏘아보며 물었다. 그런 이루가 마음에 안드는지, 챠이렌이 갑자기 자리
    에서 사라지더니 슈슉 하는 소리와 함께 어느새 이루앞에 섰다. 놀란 표정의 이루와, 짐작했다는 얼굴의 세리오스는
    손을 뻗어 이루를 끌어당겼고 동시에 챠이렌이 주먹을 날렸다. 하지만, 이루는 세리오스가 끌어당긴덕에 맞지는 않았
    다.

    챠이렌이 세리오스를 노려보자, 세리오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반사신경이라서 "



    그리고는 에린시아와 이루를 뒤로 보내고는 자신의 권총을 고쳐잡았다. 권총은 정확히 챠이렌의 이마를 향하고 있었
    고, 챠이렌은 묵묵히 세리오스를 노려볼 뿐이었다. 어차피 승산이 없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권총에서 총알이 튀
    어나와 자신을 쏠테니. 그것이 더 빠르니, 챠이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 에린시아님, 다음에는 확실히 데려갈테니 기다리십시오. 그럼 저는 이만 실례 "



    그리고 챠이렌은 자리에서 사라졌다. 챠이렌이 가고 난뒤, 에린시아는 다리가 풀렸는지 털썩 주저앉았고 이루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한숨을 쉬었다. 챠이렌이 마음에 안드는듯 했다. 그러다가 세리오스와 이루가 서로를 바라보더니, 이내
    주저앉아 한숨을 내쉬는 에린시아를 바라보았다.

    이루가 다가가 에린시아의 어깨에 손을 올렸고, 에린시아는 놀랐는지 이루의 손을 세게 쳐버렸다. 그리고 이루인걸 알
    아차린 에린시아가 순간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미 성질 드러운 이루의 얼굴엔 그늘이 쳐져 있었고 이
    마에는 사거리 표시가 다닥다닥 생겨났다.


    " ……아,미안 "
    " 이 기집애가!! 너 진짜 죽어볼래!? "
    " 미안하다고 사과했잖아!!! "


    이루가 에린시아의 머리를 꾹꾹 누르며 난리를 치자, 덩달아 에린시아도 지지않고 소리쳤다.
    그렇게 투닥거리는 두 사람을 보더니 세리오스가 웃으며 말했다.


    " 너희는 어떻게 부르면 좋지? 나는 너네가 편한데로 부르면 상관없는데 "
    " 그래? 그럼 엘 "
    " 너무 간단하잖아,밥팅아!! "
    " 닥쳐 기집애는 빠져 "
    " 이게 진짜 말끝마다 기집애래!? "



    세리오스는 하하 거리며 웃었다. 아까 싸울때와는 지극히 다른 모습.


    " 그럼 엘이라고 부를래? "
    " 나는 이루라고 불러라 "
    " 누구맘데로? "
    " 내 맘데로야, 이 망할기집애야!! "
    " 그럼 나는 뭐로 부를거야? "


    이루의 말을 곧바로 무시하고 세리오스에게 물었다. 그러자, 세리오스가 고민하더니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 넌 혼이라 불러줄까? "


    이루가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에린시아의 이마엔 사거리표시가 다닥다닥 생겨났다.


    " 엘이 그렇게 불러준다면 모를까, 너가 그렇게 불러주는건 싫어!!! "
    " 뭐야!? "


    또 다시 싸움이 시작되려 하자, 챠이렌이 두사람을 말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세리오스가 웃더니 말했다.


    " 에린시아로 불러줄까? 아까 저쪽도 널 에린시아로 부르는거 같았고. "
    " 응, 엘이 그렇게 정한다면야♡ "
    " 우웩 "


    에린시아가 활짝 웃으며 하트까지 붙이며 대답하자, 이루는 못봐주겠다는듯 자신의 목을 잡고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에린시아의 표정이 싹 굳어졌고, 그대로 이루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이루는 아픈지 자신의 머리를 두 팔로
    감싸고 차마 때릴수는 없어서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 엘!! "



    그리고 세리오스는 하하 거리며 웃더니 에린시아의 등을 토닥여 달래주었다.



    " 아,그러고보니 너희는 어디로 가고 있어? "



    세리오스가 궁금하단듯이 이루와 에린시아를 보며 물었다. 그러자, 이루와 에린시아가 동시에 움찔하더니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약속이라도 한듯이 손을 내저으며 어색하게 웃으며 그냥이라고 둘러대자, 세리오스는 멍하니
    그런 둘을 바라보았다.

    들킨걸까? 라고 동시에 생각한 둘이지만, 이내 세리오스가 웃으며 믿어주자 다시한번 어색하게 웃으며 그렇다고 둘러
    대었다. 그리고 둘은 다시한번 생각했다. 엄청난 바보가 아닐까, 하고.


    " 아, 그러면 너희 나랑 같이 다니지 않을래? 혼자 다니는것보다 너네랑 다니는게 재밌을것 같고.
    자신의 목적지까지만 같이 다니자. 내가 있는 편이 조금은 더 낫지 않겠어? 이루는 약하고, 에린시아는 쫓기는 중인거
    같으니까. 나 이래뵈도 싸우는 면에선 10년을 몸다궈서 조금 강한데. "


    세리오스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곧바로 찬성한다며 세리오스를 껴안았다.
    그런 에린시아가 귀여운지, 세리오스는 에린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이루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리오스와 에린시아가 의아한 얼굴로 그런 이루를 바라보았다. 이루의 표정은 안좋아보였다.
    뭔가가 마음에 안든다는 얼굴, 뭔가가 굉장히 화가난다는 얼굴이었다. 세리오스와 에린시아가 서로를 바라보더니, 조
    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루를 바라보았다.

    이루는 자신의 다리를 탁탁 털더니, 세리오스와 에린시아를 보며 말했다.



    " 나는 같이 다니는거 그런거 적성에 안맞거든. 뭐, 그 기집애는 엘 너가 지켜주면 되겠고.
    나는 그냥 처음부터 지금까지 혼자였으니까, 누군가가 중간에 껴서 같이 다니는거 익숙하지 않을거 같아. 괜스레, 불편
    하다고만 생각할거 같거든? 그러니까 너희는 너희끼리 다녀. 나는 혼자 다닐게. 잘가. "





    그리고는 뒤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 애초에 서로 스쳐지나갈 녀석들인데, 이상한 녀석때문에 뭉쳐버렸잖아.
    나는 혼자인게 편해. 여럿이랑 어울릴수 없다구. ……쭉 혼자였어, 나는 앞으로도 혼자 다닐거야… "


    상기된 얼굴로 중얼중얼 거리는 이루.
    그렇게 한참을 달리고 걷고 달렸을까. 뒤에있는 두 사람이 보이지 않자, 천천히 걷기 시작한 이루.
    목이 말랐는지 새벽에 떠놓은 물을 꺼내 마셨다. 그리고는 물통의 뚜껑을 닫고는 조금은 씁쓸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섯발자국도 안되어 멈출수밖에 없었다.


    " ……너는 "
    " 라퀼 챠이렌 리크로이드입니다. 이루씨 "
    " 하? "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기가막힌다는 표정을 한 이루. 챠이렌은 그저 웃고만 있었다.
    무섭도록 차가운 미소. 이루는 그런 챠이렌을 매서운 눈으로 노려보며 자신의 허리춤에 차인 검의 손잡이에 손을 가져
    다 대며 입을 열었다.


    " 뭐하러 온거냐 "
    " 그냥, 당신 마음에 안들어서요. "
    " 그래? 나도 너 마음에 안드는데, 잘됬다. "
    " 보아하니 약하신거 같은데 무리하시지 말고 그냥 곱게 죽으세요. 괴롭진 않게 해드릴테니. "
    " 아이고, 마족양반이 착하시기도 하셔라. "


    이루의 말이 거슬렸는지 챠이렌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그리곤 재빠르게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이루앞에 어느새 서있었
    다. 이루는 챠이렌의 빠른 움직임에 놀라 아무런 말도 못하고 가만히 챠이렌을 바라보았고, 그런 이루를 챠이렌은 대놓
    고 피식, 거리며 비웃었다. 그때서야 상황을 파악한 이루가 자신의 롱소드를 잡아 뺐다.

    - 채앵

    이루의 검이 저 멀리 날아가 바닥에 꽂혔다. 놀란 이루가 뒤돌아 자신의 검을 집으려고 할때, 이루의 몸이 공중에 떴
    다. 챠이렌의 손은 이루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이루는 숨이 막히는지 두 손으로, 챠이렌의 손을 잡았지만 챠이렌은 끄
    덕도 하지 않았다.

    이루의 얼굴에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거의 의식이 흐려질때, 이루의 머릿속에 아까 일들이 생각났다. 갑자기 짜증
    이 났다. 아까, 그 여자애랑 처음부터 얽히지만 않았더라면, 오늘 조금만 더 늦잠을 잤더라면 자신이 여기서 죽을 일도
    없었을텐데.


    " 너무 약하네요,당신. "
    " ……어…쩌라고……내가…약한데……니가…보태준거…있냐!? "


    안그래도 죽어가서 짜증나는데, 챠이렌이 더 불을 붙이자 열받은 이루가 있는 힘을 다해 발로 챠이렌의 얼굴을 한방
    먹였다. 이루가 반항할줄은 생각도 못했던 챠이렌의 동공이 커졌고, 이루는 챠이렌의 손에서 떨어졌다. 바닥으로 추락
    한 이루는 엉덩이가 아픈지 숨을 몰아쉬며 엉덩이를 만져댔다.

    이루의 이마에는 사거리표시가 여러개 있었다. 아무래도 꽤나 많이 짜증이 나보였다.


    " 난 죽을이유 없어!! 니가 원하는 녀석은 그 망할 기집애 아니야!? 난 그녀석이랑 관계 없다고!! "


    그렇게 말하면서 이루는 뒷걸음질 치더니, 땅에 꽂힌 자신의 롱소드를 들어올렸다. 챠이렌은 자신의 터진 입술을 손가
    락으로 조금 만지더니, 피가 묻는걸 보고는 피식 하고 웃었다. 순식간에 냉기가 느껴졌다. 이루는 자신이 잘못했단걸
    깨닫고 조심스러운 눈으로 일어서는 챠이렌을 바라보았다.

    " 죽을이유가…이제는 생기셨죠? 이루씨 "
    " ……억지야 "

    이루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챠이렌이 손을 내뻗자, 롱소드가 소환되었다. 검은색의 손잡이에 투명한 구슬이 박혀있는
    검이었다. 챠이렌의 검을 보자마자, 이루의 안색은 더욱더 창백해졌다. 자신이 약한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이루는,
    정말로 여기서 자신이 죽을거같단 생각이 들자 오싹해졌다.

    자신이 여행을 떠난지 한달도 채 안되었는데, 한달도 채 안되서 죽는다는건 말도 안되었다.
    더군다나 찾아야 할 사람이 있지 않던가.

    「 이루… 」

    갑자기 이루의 머릿속에 흐릿한 영상이 떠올랐고, 자신의 검을 쥔 이루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여기서 죽을수 없다. 자신 나름데로 강해졌다고 생각이 들자마자 무작정 그 사람을 찾기위해 여행을 떠났다. 그 사람
    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고, 자신역시 그 사람을 기다렸다. 그렇기 때문에 만나기 전까진 죽을수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비겁한 짓을 해서라도, 악착같이 살아남아야 한다.

    " 흐응? 싸울마음이 드셨나보죠? "
    " 덤벼, 챠이렌 "


    그렇게 말한 이루의 눈이 매섭게 변했다. 그러자, 그런 이루를 본 챠이렌의 동공이 커졌다.
    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이루는 자신이 약했기 때문에 어물쩡 서 있는 챠이렌을 향해 달려가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챠이렌은 뒤늦게나마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피했다. 왼쪽 어깨를 베였고, 챠이렌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아랫입술
    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비틀거리며 다시 서서, 본인 스스로도 놀라하는 이루를 노려보았다.

    " 감히…… "


    챠이렌이 검을 들어 봐주지 않겠다란 얼굴로 달려가 이루를 향해 검을 내리쳤다. 이루는 놀란 나머지 피하지도 못하고,
    두 눈을 감은체 검을 들어 챠이렌의 검을 막았다. 그리고, 채앵 - 하고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놀란 이루가 눈을 떠보니, 세리오스가 챠이렌의 검을 막고 있었다.

    다리가 풀려버린 이루는 그대로 주저앉아버렸고, 그런 이루뒤로 누군가가 다가왔다. 이루가 낌새를 눈치채고 고개를 들
    어 위를 바라보자, 햇빛을 가리며 에린시아가 고개를 들이댔다. 이루가 멍한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자, 에린시아가
    피식 웃더니 손바닥을 들어 이루의 이마를 찰싹 소리나게 때렸다.

    갑자기 맞는 당혹감에 이루가 놀라하자, 에린시아가 손을 뻗어 이루를 일으켜 세웠다.

    " 왜 온거야!? 따라오지마!! "
    " 어머? 무슨 착각을 그렇게 해? 널 따라온게 아니라, 가는길이 같을 뿐이라구. 세리오스에게 감사해. "
    " 뭐? "
    " 나는 너같은거 돕지 말자고 했는데, 세리오스가 그래도 너 친구라면서 널 구해준거야. "
    " 엑? 왠 친구? 만난지 30분도 안됬는데. "
    " 글쎄? 쨋든, 알았지? "
    " 아예예 - "


    챠이렌은 세리오스와 계속해서 검대결을 했다. 하지만 이루에게 당한 상처가 욱씬거리는지, 챠이렌이 검을 크게 휘둘
    러 뒤로 물러났다. 세리오스, 이루, 에린시아가 그런 챠이렌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고통스러운지, 챠이렌이 어깨를
    감싸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끝까지 평정심을 잊지 않으려는 듯,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사라졌다.
    챠이렌이 사라지자 이루는 뭔가 굉장히 열받는다며 중얼거렸고,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선 세리오스가 이루에게로 다가왔
    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이루를 살짝 쳤고 이루는 알았다고 중얼거리며 세리오스를 바라보았다.

    " 어쩔수없었어. 난 너보고 도와달라 그런 적도 없었고, 부탁한적도 없었어. 그냥 니 멋데로 한거야. 알아? "
    " 응, 알고있어. "
    " 아무튼……땡큐다 "
    " 야!! 너 제대로 안할거야!? "
    " 닥쳐, 망할기집애야!! "


    두 사람이 다시 싸우기 시작했고, 세리오스는 어쩔수 없단 듯이 웃었다.
    그러다가 이루를 보고는 웃으며 말했다.

    " 에린시아랑 같은 처지가 된것 같은데, 어차피 가는길도 같고 한길이니까 같이 가는게 어때? 이루 "
    " ……분명히 말하지만, 난 너네랑 오래 안다닐거야!! 목숨이 위험하면 너네 버리고 튀어버릴거라고!! "
    " 저게 진짜 싸가지없게!! "
    " 응, 괜찮아 "


    이루의 말에 세리오스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이루의 얼굴이 조금 빨개지더니, 이내 고개를 홱 돌리고선 앞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런 이루가 못마땅한 듯이 볼을 부풀린 에린시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가자고 말하는 세리오스.
    그러자 곧바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이루의 표정은 안좋았지만.





    ------------------------------------------------------------------------------------





    이것도 20편쯤에서 끝내요.

댓글 9

  • 체리 보이 삼장♡

    2007.07.10 23:21

    오올 또 쓰는군여 /ㅅ/ 완전 기대 /ㅅ/
    무튼 쟤네 셋 왜케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져 ..... <-
  • 도둑

    2007.07.10 23:23

    이거, 그 사무라이 참프루 분위기 난다!
    그나저나 내 캐릭이랑 이루캐릭이랑 바뀐거 같아<
    원래 시온이 저런 성격이었는데.......<
  • 세츠군z

    2007.07.10 23:51

    도둑)) 헉,진짜 사무라이 참프루 분위기 난다!!!!!!!!!!!!!!!!!!
    -_-이미설정이
  • [레벨:24]id: Kyo™

    2007.07.12 16:18

    큭큭큭! 다들 사이가 좋구나~
    자자, 중재 역활하시는 세리오스씨~ 힘내시는 겁니다! 아자!
    기대하고 있을게~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7.13 11:47

    저 세사람이 삼각관계가 되는건가요>ㅅ<//
    ....근데 정말로 사무라이 참프루 분위기가;;
    설정이 그렇다니 뭐 열심히 보겠습니다(??)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7.14 23:04

    시야- 글쓰는 솜씨가 한층더 업그레이드 되었는데요?
    배역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
  • 이루군

    2007.07.14 23:16

    사무라이 참프루 안봐서 잘 모르겠는데 orz
    어쨌든 벌써 새 소설 시작이구나 , 화이팅 히룽이
    그전에 이루 바보같아 끄히히히힉 - < 즐거워하고 있는거야
  • 이엔

    2007.07.17 14:57

    이거 연재 시작하는거야?
    아, 그렇구나 - -..... 이루 성격 더럽다 !!!
    잘봤어.
  • [레벨:8]id: 가리*

    2007.07.20 23:03

    야 왠지 키르한테 살짝 미안한 말이지만 왠지 키르성격이랑 비슷.........................해.....-_-;
    이루멋있어 ㅋㅋㅋㅋ-_-
    잘봐씀 . 근데 챠이렌 왠지 중국사람같애-_-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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