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lueMoon(푸른달) - 그 두번째 이야기 : 알수없는 불안감
  • 조회 수: 465, 2008-02-06 05:55:27(2007-07-14)





















  • 정신 차리고 뒤를 돌아 봤을땐, 이미 내가 걸어온 길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대신, 단 하나의 미소가 나를 바라봐주고 있었다.














    알수없는 불안감

























































    " 와, 이 마을은 시장이 발달이 잘 되었나 보네? "


    에린시아가 놀란 듯한 얼굴로 두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그러자, 세리오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 주었고 이루는
    관심없다는 듯한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자신의 어깨에 달린 크로스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이내
    울상을 지었다. 세리오스와 이루가 궁금한 표정으로 에린시아를 바라보자, 에린시아가 계속 울먹거리며 대답했다.


    " 이왕이면 활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싶었는데… "
    " 아,그럼 내가 사줄께. 아까 에린시아 덕분에 마물들을 없애서 보석을 얻었거든 "
    " 정말? "
    " 응, 그럼 옷가게부터 가볼까? "


    그리고는 세리오스가 에린시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에린시아는 기쁜지 활짝 웃으며 세리오
    스랑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걷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방금전 행동을 본 이루의 몸엔 닭살이 마구 돋아나 있었다. 얼굴
    은 완전 재수없단 표정이었고, 말없이 먼저 앞서가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쉬며 한발자국 내딛으려 했다.


    《 ……기분나빠 》


    걸음을 멈추고 땅만 바라보았다. 이루의 표정엔 불만이 가득하단듯한 표정이었다. 무엇때문인지는 몰라도 갑자기 기분
    이 나빠졌다. 저 두사람끼리만 가서? 하지만, 같이 다니기로 한지 몇시간이 지났다고 벌써부터 저런거에 소외감을 느
    끼는 걸까. 늘 혼자였는데, 새삼스레 왜 저런것에 기분이 나쁘고 짜증이 나는걸까.

    알수없는 생각과 감정들이 이루의 머리를 더욱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 야,약골! "



    에린시아의 목소리에 이루가 깜짝놀란듯, 움찔 거리더니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앞에는 툴툴대는 에린시아와, 에린시아
    옆에서 말없이 미소짓고 있는 세리오스가 서 있었다. 이루가 이내 표정을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꿔 에린시아를 노려
    보았다.

    그러자, 에린시아가 그런 이루를 보며 소리쳤다.


    " 난 빨리 옷도사고싶고, 밥도먹고싶단 말이야!! 너 빨리 안올래!? "
    " 가자, 이루 "
    " ……성가시긴 "
    " 뭐!? 성가셔!? 누가 누구한테 할 소리인데!? "



    에린시아가 이루를 한대 때릴 기세로 이루에게 소리치자, 이루도 지지않고 한대 때릴 기세로 토달기 시작했다. 으르렁
    거리는 두 사람 사이를 중재해주는건 역시나 세리오스. 방금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나빴던 이루는 두 사람이 자신을
    부르자마자 기분이 확 좋아졌다. 물론, 겉으론 티는 내지 않았지만.

    그리고 두 사람은 크게 발달된 시장을 두리번 거리며 에린시아는 마구 뛰어다녔다. 그런 에린시아를 미소지으며 맘좋
    게 보는 세리오스와는 달리, 성가시고 짜증나죽겠다는 얼굴로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루. 에린시아는 마치, 이런 시
    장에 처음와본다는 듯이, 처음본다는 듯이 무지 신기해하고 재밌어하고 있었다.

    사람이 무지 많아서 이루는 걸리적 거린다는듯이, 사람들이 살짝 자신을 스쳐지나가도 째려보았다. 그런 이루의 압도적
    인 눈빛에 사람들은 무서워서 죄송합니다, 라고 사과를 해놓고선 금방 사라져버렸지만. 그걸 뒤에서 다 바라본 세리오
    스는 그런 이루를 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 아,옷가게다!! 세리오스!! "
    " 그래그래,알았어 "
    " 하여간,여자들이란. "
    " 이루, 너도 옷 살래? "
    " …… "


    에린시아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중얼거리는 이루에게, 세리오스가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이루의 이마에 사거리표시가
    하나 생기고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말없이 에린시아를 지나쳐 옷가게 안으로 쑥 들어갔다. 에린시아는, 이루가 자신을
    밀치고 지나가자 어이없다는 듯이 열을 냈지만 곧이어 세리오스가 와서 옷가게로 들어가자는 말에 기뻐했다.

    두 사람이 들어왔을때, 이루는 말없이 여러옷들을 뒤적거리며 구경하고 있었고, 솔직하지 못한 성격이란걸 단번에 알아
    채버린 세리오스는 재밌다는 듯이 킥킥 거리며 웃었다. 에린시아가 고개를 갸웃 거리며 자신을 쳐다보자, 세리오스는
    웃으며 여자옷이 진열되어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었다.

    그리고 한시간 뒤에, 새옷으로 갈아입어 기뻐해서 방긋방긋 웃는 에린시아가 옷가게를 나왔다. 그 옆에서, 이루도 조금
    은 만족한다는 듯이 갈아입은 새옷의 팔 소매부분을 계속 쳐다보았다. 그리고, 세리오스는 자신의 지갑을 보다가 어색
    하게나마 웃었다.

    세 사람은 시장을 둘러보다가, 먹을게 보이면 조금씩 사먹었고, 세리오스는 빵가게에 들어가 빵과 물을 사서 자신의 가
    방에 넣었다. 그렇게 둘러보다가, 세리오스는 식재료를 조금 사고는 세 사람은 음식점에 들어갔다. 에린시아는 보기와
    달리 무지 많이 시켰고, 세리오스는 적당히, 그리고 이루는 수프한접시와 빵한조각을 시켰다.


    " 이루는 별로 안먹어? "
    " 어?어느 무식한 기집애와는 달리 위가 작아서 말이지. 난 절대 그 무식한 기집애처럼 돼지가 되고 싶지 않거든 "
    " 뭐야!? "
    " 뭐가? 왜 너가 괜히 화를 내? 그 무식한 기집애가 너라고 말 안했는데? "



    이루가 피식 웃으며 비아냥 거리자, 에린시아의 얼굴에 그늘이 졌고, 이쯤에서 다시 두 사람의 말싸움이 시작되려 할
    때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오자 언제 화났냐는 듯이 에린시아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마구 먹기 시작했다. 세리오스도
    웃으며 음식을 들었고, 물을 마시고 나서 수프를 한입 떠먹은 이루는 어이없단 표정으로 에린시아를 바라보았다.

    이루의 시선을 느꼈는지, 음식을 왕창 입에 넣은 에린시아가 해맑게 웃으며 이루를 바라보았다. 에린시아가 자신에게
    그런 미소를 지은게 처음인지라, 이루가 조금 당황스러워하며 에린시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에린시아는 입안에 있
    는 음식을 다 삼키기도 전에 입을 열어 떠들었다.


    " 이우너능으우아으으아야앙?(이루내꺼맛있는데좀줄까?) "
    " 먹고말해!! 기집애가 드럽게!! "


    음식이, 이루 자신한테 튀기자 다시 불같이 화내버리는 이루였다. 그리고, 이루를 생각한 마음에 말한 에린시아는
    아무말도 못알아 들은 이루한테 툴툴 거리며 먹기 시작했다. 이루는 오히려 황당하단 얼굴로 에린시아를 째려보다가,
    허기가 느껴지자 아무말 않고 수프에 빵을 찍어먹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세사람이 밥을 다 먹고 열심히 포만감을 느끼고 있을때, 밖에서 콰광 이라는 폭팔음이 들렸다.
    그러자 세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기 시작했고, 창문밖은 벌겋게 타오르고 있었다.


    「 스승님!! 여기서 죽으시면 안돼요!! 스승님!! 」
    「 ……이루야 」
    「 …네 」
    「 여길 떠나거라 」
    「 ……무슨말씀이세요!? 어찌 스승님을 두고 도망갑니까!! 」
    「 아니…이건 도망가는게 아니야. 넌…이제 찾으러 가야 겠단 때가 왔단 생각은 안해본거냐? 」
    「 ……하지만, 스승님 」
    「 넌 그 사람을 위해 열심히 내 아래에서 수련받은거야. 소중한 사람을 찾으러 가거라. 」
    「 하지만, 스승님도 저에겐 소중한 분입니다!! 저에겐 어머니같은 존재이신 분을 어찌 제가!! 」
    「 ……허나, 나는 늘 네 곁에 있어주지 못하잖니. 빨리가거라. 너가 이곳을 하산할때까지 내 힘으로 막아보겠다 」


    스승님이 심하게 공격받았을때, 그때도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무려, 한달전에 이야기.
    멍하니 생각에 잠긴 이루를 크게 부른 세리오스.


    " 이루!! "
    " 어? "
    " 얼른 나가자 "



    세리오스가 이루의 손을 잡고 문밖으로 뛰어나갔다. 옆에선 에린시아도 뛰고 있었다. 왠지 나가기 무서웠다.
    나가면은, 불길에 휩싸여 피를 토해내는 스승님이 있을까봐 나가기 무서웠다. 보고싶지않다. 기억하고싶지않다.
    너무나 약한 자신이었기에, 어머니같은 스승님을 지켜드리지 못했다. 오히려 도망쳐버리고 말았다.

    그런 생각을 할때 문을 활짝 열어제낀 세리오스. 문이 열림과 동시에 화살이 대여섯개가 날라왔고, 세리오스가 어느새
    총을 들어 그 화살들을  명중해 두동강 내었다. 그러나, 화살은 세리오스에게 쉴틈을 주지않고 계속 내리꽂혔고 결국
    엔 세리오스는 문을 닫아버렸다.

    문을 닫고 세리오스가 에린시아와 이루를 보았을때, 둘다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분명히, 자신들 때문에 마을을 쑥대
    밭으로 만든건, 화염에 휩싸이게 만든건, 에린시아를 노리고 있는 챠이렌이었다. 그런데, 이루는?
    이루는 다른게 있는듯 보였다. 그때였다.

    세리오스가 이루와 에린시아를 걱정하고 있을때, 갑자기 문이 쩌적 소리를 내더니 파편이 되어 부숴져버렸다. 나무의
    파편이 이리저리 튀겼고, 이루의 볼을 스쳐 피가 흘렀다. 그때문인지, 이루가 번쩍 정신을 차렸다.


    " 이루, 괜찮아? "
    " 아… "


    세리오스는 다시 회색빛의 권총을 바로잡고 활활 타오르는 문 밖을 노려보았다. 세리오스가 든 총을 바라보는 이루는 자
    신의 허리춤에 매달려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세리오스는 저 작은 권총하나만으로도 몸을 지킬수있다. 하지만, 자신은
    이 검 하나만으로도 벅찬다.


    " 나와, 챠이렌 네놈인건 다 아니까 "


    자신들과는 있을때와 달리 차갑고 무뚝뚝한 말투의 세리오스.
    그리고, 곧 화염속에서 목 뒤를 덮는 정도의 검은 머리카락에 짙은 남색눈동자를 가진 붉은안경을 쓴 챠이렌이 나왔다.
    웃고 있었다. 비웃는듯한 그런 웃음.


    " 여긴 마을이다. 알고는 있나? "
    " 잘 알고있지. 눈이 달린 이상. "
    " 그렇다면 개념은 어디로간거지? 여긴 보통 사람들이 있는 곳이야!! "


    세리오스가 챠이렌의 이마 정 한가운데를 향해 총을 들며 말했다. 챠이렌은 여전히 여유로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세리오스가 비장한 얼굴로 챠이렌을 계속 노려보자, 챠이렌이 웃으며 말했다.


    " 당신이 화내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
    " 무슨? "
    " 이곳의 마을사람들은 당신들과는 관계가 없잖습니까? 그런 사람들이 죽어나봤자 당신이 손해보는게 뭐란거죠? "


    챠이렌의 말에 에린시아의 동공이 커졌다. 세리오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에린시아가 이루앞을 지나쳐 세리오스를 살
    짝 밀치고선 챠이렌의 앞에 섰다. 에린시아를 보자, 챠이렌이 예의를 차려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곧바로 에린시
    아는 오른손을 들더니 챠이렌의 왼뺨을 때렸다.

    세리오스가 당황한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았고, 이루역시 놀랐다는듯이 멍하니 에린시아를 바라보았다.
    챠이렌은 피식, 하고 웃었다. 그리고, 에린시아는 더 이상 피하려 하지 않고 입을 열어 소리치기 시작했다.


    " 당신때문이야!!
    내가 그곳을 나온 이유가 당신때문이야!! 당신한테 휘둘리는 아버지때문이야!!
    나는……나는…당신들이 그곳에 들어온걸 반대했지. 왠지알아? 결국엔 백성들이 세금하나 내지 못해 빈털털이가 되는걸
    보지 못하기 때문이야!! 다같이 행복하게 사는걸 추구하는 우리들이었는데, 갑자기 네녀석들이 나타나 아버지를 꼬드기는
    바람에 나라는 엉망이 되었어!!
    그런데 당신은 세금을 많이 걷어 백성들에게 아픔을 주는것도 모자라, 결국엔 이런짓까지 해!?
    그래, 이 사람들은 우리랑은 관계가 없어!! 하지만, 죽이는건 안된단 말이야!! "



    에린시아의 말을 들어보면 무언가 굉장히 깊은 사연이 있는듯했다. 그리고, 역시 챠이렌과는 아는 사이였다.
    챠이렌은 자신의 왼뺨에 손을 가져다대, 화끈화끈 거리는 뺨을 살살 어루만졌다. 그리고는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에린시아를 바라보았다.

    에린시아는 자신의 눈동자와 챠이렌의 짙은 남색의 눈동자랑 마주치자, 그제서야 자신이 뭔짓을 했는지 알았는지 화들짝
    놀랐고 챠이렌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동시에, 모든것을 멈추게 하는, 하늘을 울리는 총소리가 울려퍼졌다.

    모두의 시선은 하늘을 향해 총을 들은 세리오스였고, 총알이 다시 하늘에서 떨어져 바닥에 꽂히는 동시에 에린시아는 이
    루쪽으로 달려왔다. 어이없다는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는 이루. 그리고, 챠이렌과 세리오스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 그냥 편하게 검을 들면 될것을, 꼭 싸우기 불편하게 권총이라니… "
    " 아아. 나는 두번다시 검에 피를 묻히지 않기로 했거든. "
    " 그럼, 그 권총은 피를 묻히지 않는단 말입니까? "
    " 적어도 나한테는 안묻거든. "


    그리고는 타앙,타앙, 소리가 두번 울렸다. 동시에 챠이렌은 자리에서 사라졌고, 어디로 갔는지 주위를 경계하며 챠이렌의
    기척을 찾고 있을때 뒤에서 이루와 에린시아의 소리가 들렸다. 놀란 눈으로 뒤돌아보는 세리오스. 하지만, 어느새 있었
    는지 마물들이 세리오스를 감쌌다.

    세리오스는 "……젠장" 이라고 중얼거리더니, 남은 총알 세발을 마물들을 향해 쏘았다. 하지만 몸에 구멍은 났어도, 사라
    지지는 않았다. 일이 귀찮게 되자, 세리오스는 이루와 에린시아를 생각하며 재빠르게 총알을 장전시켰다.

    한편, 이루는 챠이렌이 자신의 앞으로 오는것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검을 꺼냈다. 자신의 검이 꺼내지는 동시에, 챠이렌
    의 검과 부딪혔다. 하지만, 부딪히는 동시에 이루는 챠이렌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검을 놓치고 말았다. 놀란 눈으로 뒤
    를 바라본 이루가 재빨리 앞을 바라보았지만 한발 늦었다.

    챠이렌의 검이 이루를 향해 내리꽂혔고, 이루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바닥에 이루가 쓰러졌고, 이루위에는 챠이렌이
    앉아 있었다. 눈을 뜬 이루는 자신의 얼굴 옆을 바라보았다. 다행인지,운인지,일부러인지 알수는 없지만 자신의 얼굴옆에
    검이 박혀 있었다.


    " ……당신은 제가 아는 누군가와 닮았군요 "
    " 어쩌라고 "
    " 여튼, 성격이나 입이나 똑같이 드럽군요. "
    " 댁도 만만치 않은거 알지? "
    " 바로 당신을 죽일수도 있는데 안무섭나요? "
    " 나는 무서운게 없어 "
    " 하지만…언뜻 보았던 당신은, 화염을 보자마자 안색히 하얗게 변한거 같던데? "
    " ……!! "
    " 훗,역시 - "
    " 닥쳐!! "



    챠이렌의 말이 거슬리는지, 이루가 소리쳤고, 동시에 에린시아가 보다못했는지 의자를 들어 챠이렌을 향해 내리쳤다.
    놀란 이루는 정말로 에린시아때문에 자신의 명이 단축되는걸 느꼈다. 재빨리 미동이 없는 챠이렌을 밀치고 일어나 바닥에
    꽂힌 자신의 검을 힘겹게 뽑았다.


    " ……에린시아님, 당신이라고 해도 더이상은 봐드리지 않겠습니다. "


    챠이렌이 차가운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챠이렌의 말에 움찔했는지, 에린시아는 이루의 뒤로 숨었고 당황해
    하는 이루. 그리고는 챠이렌을 향해 여전히 검을 겨눈체, 에린시아를 향해 속삭였다.


    " 너 죽을래? "
    " 내가 왜! 그리고, 여자한테 죽을래가 뭐야? 죽을래가! "
    " 닥쳐. 니때문에 내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고. "
    " 남자가 여자를 지키는건 의무야. "
    " 나는 그렇게 배운적이 없어서 말이지. 하여간, 처음 만날때부터 너하곤 정말 악연이야 "



    그리고, 챠이렌이 검을 들고 달려오자 이루는 쳇, 거리더니 손을 뻗어 에린시아를 멀리 밀쳐버렸다. 에린시아는 그대로
    밀쳐졌고, 놀란 눈으로 이루를 바라보았다. 이루의 표정은 비장했다. 여태껏 보았던 검을 들었던 자세와는 틀렸다.

    「 이루, 검을 들때는 왼쪽 다리를 조금 뒤로 뻗고…그래, 그렇게 」
    「 헤헤헤 」
    「 바보같이 웃지말고! 검은 니 두 눈을 반정도 가릴정도로 들거라. 두 팔을 조금 꺽어. 그럼 상대의 움직임에 더욱더 집
    중할수 있게 된다. 절대로 상대한테서 두 눈을 떼지마, 이루. 」

    이루의 머릿속에는 노란색의 긴 머리를 가진 여자가 이루를 가르치고 있었다. 그리고, 잠깐이었지만 이루의 두 눈을 본
    에린시아는 다시한번 놀랄수밖에 없었다. 이루의 동공에서 한줄기 눈물이 흘렀기 때문에.


    " 스승님…… "

    《 저는 언제까지 혼자여야 합니까 》
    " 각오해라, 테이리스 카르세인 이루!! "
    《 저는…언제쯤, 그 사람을 찾아 웃을수 있는 겁니까 》
    " 이루!! "
    《 스승님…당신의 죽음이, 저는 쉽사리 인정되지 않습니다……. 》


    그리고 이루는 챠이렌이 바로 앞에 서자, 검을 천천히 돌리더니 챠이렌의 검이 자신을 향해 내리꽂자 옆으로 비켜섰다.
    분명 빠르게 움직인것도 아니었다. 바로 앞에서 두 발을 돌려 움직이며 피했다. 놀란 눈의 챠이렌이 다시 자세를 고쳐잡
    으려 했지만, 이루의 움직임이 더 빨랐다.

    - 푸욱

    에린시아의 동공이 커졌다. 이루의 눈가는 아직도 젖어있었다.
    그리고, 챠이렌의 표정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일그러졌다. 마침, 마물들을 다 없애고 총을 재장전 하며 세리오스가 뛰어
    왔다. 이루의 검이, 챠이렌의 복부를 통과해있자 세리오스도 놀랐는지 제자리에 서버렸다.


    《 스승님…그곳은 편합니까? 》


    이루는 챠이렌의 복부에 여전히 검을 찔러넣은체, 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챠이렌이 부들부들 떨리는 자신의 손
    으로 검날을 잡더니 힘을 주어 뽑았다. 그리고, 세리오스가 달려가며 이루를 불렀고 챠이렌은 이루의 손에서 검을 빼앗
    았다. 챠이렌이 주먹으로 이루의 얼굴을 때렸고, 이루는 그대로 날아가 벽에 부딪혀버렸다.

    에린시아가 이루를 향해 다가갔고, 세리오스는 총구를 어느새 챠이렌의 뒷통수에 가져다 대었다.
    챠이렌은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웃었다.


    " 네녀석……역시 "
    " 뭐? "
    " 아니,아무것도 아니다. "


    챠이렌은 검을 집어넣었다. 세리오스는 여전히 챠이렌의 뒷통수에 총구를 들이대고 있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발 아래에 떨어져 있는 목걸이형식의 팬던트를 발견했다. 챠이렌이 손을 들어 그 팬던트를 들었고, 뚜
    껑을 열었다. 그러자, 안에는 뚜껑과 바닥에 두 개의 각각의 사진이 끼여져 있었다.

    하나는, 바닥까지 내려오는 남색의 웨이브진 고불고불한 머리카락에 남색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어린 이루를 안고 웃고있
    는 사진. 그리고, 또 하나는 조금 더 큰 이루와 같이 검을 들고 미소를 지으며 찍은 여자였다. 그 여자는 노란색의 허리
    까지 오는 곧은 생머리카락에, 붉은 눈동자를 가진 조금은 차가운 인상을 주고 있었다.


    " ……이여자는,얼마전에 "


    챠이렌은 노란색의 머리카락의 여자를 보더니 조금은 놀란듯이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다시 왼쪽의 남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를 보았다. 이 사람도 챠이렌은 어디서 많이 본듯한 사람이었다.


    " 하하하… "


    실없는 웃음. 세리오스도 같이 그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진을 바라본 세리오스의 동공도 놀란듯이 커져 있었다. 챠이렌은, 피식 하고 웃더니 그 팬던트의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는 기회라는 듯이, 어느새 발을 들어 세리오스의 복부를 날렸고 세리오스도 방심하고 있던터라 그대로 나가 떨어
    졌다.

    챠이렌은 피식 웃고는 팬던트를 손에 쥔체, 또 다른 손으론 자신의 복부를 잡은체 자리에서 슈슉, 하더니 사라졌다.



    " 이루!! 이루!! 정신차려!! 세리오스, 너도 정신차려!! "



    챠이렌이 사라진뒤, 불길은 점차 누그러졌다.



















    그리고 남은것은 불에 타서 재가 되버린 집들과 무너져버린 집들, 그리고 아까의 화기애애한 모습은 볼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은 울고 있었고, 그 아이들의 어머니나 아버지가 되는 분들 역시 절망적인 모습이었다.
    에린시아는 세리오스와 이루를 구석에 끌어다 놓았고, 그 두 사람의 머리부분에 쭈그려 앉아있었다. 이렇게 무너지고 타
    버린 가게따위는 아무도 찾지 않았기에, 있을수 있었다.

    그때, 15살정도로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가게안으로 들어왔다가 에린시아를 보았다.
    에린시아 역시 그 아이를 보았고, 에린시아를 본 남자아이의 눈이 날카롭게 변했다.


    " 너, 황녀지? "
    " ……뭐? "
    " 본적있어. 신문에 난적이 있었던걸. 뭐하는거야,지금? "
    " …… "
    " 니녀석들때문에 우리는 세금에 시달려야해!! 우리같이 식구가 적은집도 허기지는데, 식구가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해!?
    너희들은 부자잖아!! 이쪽 남쪽대륙을 다스리는 황제잖아!! 그럼 너희는…우리한테 세금따위를 그렇게 불려서 걷지 않아
    도 배부르게 먹을수 있잖아…? "



    남자아이가 에린시아를 향해 따지기 시작했다. 알고있었다.
    하지만, 에린시아는 대답하지 못했다.

    「 에린시아님, 여기 계셨습니까? 」
    「 리이넨! 나는 훌륭한 황녀가 될 수 있을까…? 」

    가슴이 아려온다. 눈물을 흘리고 싶다. 하지만, 에린시아는 울어서는 안된다.
    자신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의 모습들이 떠올랐기 때문에. 자신은 절대로 울어서는 안된다.
    혼자서 외로운 길을 걷게 된다 하더라도, 힘들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울어선 안된다.



    " 왜 이렇게 시끄러운거니? 션 "
    " 엄마, 저 여자애. 황녀에요. "
    " 뭐? "



    황녀란 말에, 따라 들어온 아줌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순식간에 사람들은 몰려들었고, 에린시아는 정신을 잃어 여전히
    깨어나지 않는 세리오스와 이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앞으로 다가갔고,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은
    그런 에린시아의 팔을 잡아 땡겼다.

    팔뼈가 빠지도록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견뎌야 한다.
    백성들의 고통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테니까.

    에린시아는 이 마을의 광장으로 끌려나갔고,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이 꿇어앉아졌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런 에린시
    아를 심판하는 듯이 에린시아를 보며 수군수군 거렸다.



    " 여러분, 저는 훌륭한 황녀가 되기 위해 왕궁을 뛰쳐나왔습니다. "
    " 웃기지마!! 황족들은 입만 번지르르한 가식적인 녀석들 뿐이야!! "
    " 믿어주세요. 지금 왕궁의 내부는 여러분들이 보시는것처럼 황홀하다거나, 사치스럽지 않습니다. 많이 어지럽습니다. "
    " 뭐야!? "
    " 황녀면 다야!? 자꾸 거짓말만 할래!? "



    에린시아의 말을 들을 기색이 아니었다. 에린시아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몸 전체가 부르르 떨렸다. 어느새 해는 노을지고 있었고, 석양은 그런 에린시아를 비춰주기라도 하는듯했다.
    마을 사람들 전체가 에린시아를 손가락질 했다.



    " 여러분,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를 믿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세상을 어찌 살겠습니까.
    믿어주십시오. 곧, 왕궁은 안정을 되찾고 여러분들의 세금을 무지막지 걷는 부정부패를 하는 자들을 처벌할것입니다.
    그렇기에 제가 왕궁을 뛰쳐나온것입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저희 황족을 믿어주십시오. "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절대로 에린시아의 말을 믿지 않았다. 아니,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
    자기들끼리 수군수군 거릴 뿐이었다. 그리고, 무지막지 불어난 세금에 의해 많은 고생을 했는지 한 남자가 나와 손을
    들어 에린시아를 때리려 했다.

    마을 사람들 전체가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부추기고 있었다.
    에린시아는 두 눈을 질끈 감았고, 그때였다. 누군가가 에린시아의 앞에 섰고, 누군가가 남자의 손을 잡았다.
    마을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놀란 눈으로 에린시아는 고개를 들었다. 두명의 남자. 자신의 동료.
    한명은 성격이 무지막지 드럽고, 입도 거친 녀석이다. 그러면서 제일 약한 사람. 시비걸기가 완전 취미인 사람.
    하늘색의 머리카락을 포니테일로 묶고, 아름다운 붉은빛이 감도는 암적색의 눈동자를 가진 사람.
    피부는 무지막지 창백한 사람. 테이리스 카르세인 이루.

    그리고, 자신을 때리려 한 남자를 막아준 남자. 이루와는 무지 정반대인 사람.
    흰머리색에 울프컷에 투명한 붉은눈동자를 가진, 이루의 붉은빛이 도는 암적색 눈동자와는 다른 눈동자.
    키는 이루보다 훤칠히 크고, 창백한 이루와는 달리 흰편. 늘 친절하고, 오빠같은 분위기.
    세리오스 엘 서크릿.




    " ……세리오스, 이루 "
    " 쳇. 오기 싫었는데, 세리오스한테 인사해. "
    " …풉 "




    뭔가 마음이 놓인다. 이 두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게 뭔가 마음이 놓인다.


    「 리이넨!! 」
    「 당신은 이곳의 황녀가 될 사람. 그러니, 목숨을 소중히 하십시오. 」
    「 싫어!! 리이넨이랑 이엔이랑, 모두를 죽이고 나혼자 어떻게 이곳을 나가!! 」
    「 황녀님. 아니, 에린시아님. 우리 모두는 당신을 믿습니다.
    언젠가는…당신이, 멋진 황녀가 되어 저희를 찾아오시겠지요. 그렇게…믿어도 될까요? 」



    에린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흙묻은 옷을 훌훌 털더니, 이루와 세리오스의 옷깃을 잡았다.
    이루가 놀란 얼굴로 에린시아를 바라보았고, 세리오스는 피식,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잡은 남자의 팔을 놔주었다.
    에린시아는 미소지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 걱정해줘서 고마워 "
    " 기달려!! 우린 아직 황녀에게 볼일이 있단 말이야!! "
    " 사람은…사람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 "


    에린시아가 마지막으로 뒤돌아서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이루와 세리오스가 에린시
    아의 곁에 서서 같이 걷기 시작했다. 세리오스는 에린시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러자, 에린시아도 활짝 웃었고, 그런 두사람을 보며 이루는 역겨운 표정을 지었다.




    " 멋지게 뒤돌아서 나오는건 좋았는데 말이야……정말로 이 밤중에, 벌레가 많은 숲에서 노숙해야겠어? "
    " 씻고싶으면 저 뒤에 호수가 있던데, 거기가서 씻고와. 물고기도 잡아오면 좋겠어. "
    " 닥쳐!! "
    " 여자한테 닥쳐가 뭐야!! "
    " 그럼, 싸물어. 라고 말해? "
    " 저게 진짜!! "
    " 자자, 둘다 그만 - "




    중간에서 또 세리오스가 중재했다. 이루는 분명, 또 시비걸겠지 라고 생각하고 에린시아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이내 이루는 고개를 돌리며 쳇 거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호수쪽으로 걸어갔다. 에린시아가 웃고 있었기 때문이
    었다. 그것도 활짝 웃고 있었다.

    분명, 저번 같았으면 말싸움이 끝날리 없었는데.


    " 뭐야, 저 망할 기집애. 그렇게 웃으면, 뭐라고 말할수가 없잖아…젠장 "



    그리고는 이루는 걷는걸 멈추고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커다란 보름달이 환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수에 비친 보름달은 왠지 이루가 보기엔 푸른빛을 띄는거 같았다.



    《 ……조금만 기달려줘요, 엄마 》






    --------------------------------------------------------------------------------------------------




    블루문...........................
    -_-별로땡기지않아여
    .....새로인물모집하면안돼여^.^!?<

댓글 6

  • 체리 보이 삼장♡

    2007.07.14 23:05

    왠지 이야기 전개가 너무 빠른데여
    무튼 잘썼어요 짝짝짝 질투모드 유시같으니라고 <-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7.14 23:16

    챠이렌 정말 못됐군요-(중얼) 새로인물모집이라.. 반대는 안할건데 다른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 이루군

    2007.07.14 23:30

    역시 , 히루의 글 솜씨는 장난이 아니야 orz
    부럽다 . 새롭게 인물 모집을 하던 그건 니가 결정할 일이예요 안땡기면 안적으면 그만이지 .
  • [레벨:24]id: Kyo™

    2007.07.16 09:17

    황녀... 였구나...
    그래서 챠이렌이 그렇게 데려가려고 기를 쓰는 건가?
    어쩄든-
    황족과 백성 사이에 골이 너무 깊어 보이는데-
    열심히 하시게, 에린시아!
  • 이엔

    2007.07.17 15:04

    아, 그렇군요-_-
    이어서 연재하는게 아니라 새로 다시 ...... <
    뭐 ,그렇군요. 이루 되게 귀엽네 -_-+
  • [레벨:8]id: 가리*

    2007.07.20 23:13

    미친-_- 나 이거 땡기고 잇는데 니가 갑자기 그럼.........
    ......헐 아르넨이야기?!!!!!!!!!!!!!!!!!!!!!! (<-금방 밑에 목록봤다ㄱ-)
    야 그냥 계속 적어!!! 이거 나 끌리고 있단말이다!!!-_-
    이소설 성차별적 요소들이 좀 많이 있긴하지만(기집애라든지 남자가 여자를 보호해야한다는지) 그런건 다 봐줄께-_-
    아 그리고 남자2명에 여자1명 이것도 대게 마음에 드는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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