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지구(天長地久) 二十一 재회를 위한 이별.
  • 도둑
    조회 수: 1131, 2008-02-06 05:52:52(2007-02-20)







  • 豈知吾生有此恨(어찌 알았으랴, 내 평생에도 이런 시름 있어)
    靑鬢一夜垂霜絲(푸르던 귀밑머리 하룻밤에 흰 실이 날릴 줄을.)
    원별리(怨別離)-정포(鄭誧)

















    인연이라는 것은, 필연우연, 악연이있다.
    필연은 반드시 만나야 되는 인연. 피할수 없는 인연이다.
    우연이란.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
    그리고 악연. 만나서 말아야하는 좋지 않은 악연이다.
    좋은인연과 나쁜인연이 있지만, 두개의 공통점은.

    그것을 끊을때 가슴 한구석이 미어지는것이 아닐까.

























    조그만 한 마을이 있었다. 그리고 그곳엔 아리따운 소녀가 있었다.
    '현아'라고 불리는 중계인의 말로 '월궁항아'보다 더 이뻤다.
    상계인의 말을 빌리자면 월궁인의 공주보다 이쁘다는 것이다.
    비록 시골에서 태어났지만,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성격도 시원시원했고, 남을 잘 도와주는 예쁜 성격을 가진 소녀였다.
    소녀는 자연을 아꼈다. 자연도 그녀를 많이 따랐다.
    그래서 맹수들은 소녀의 마을을 덮치지 않았고, 곡식과 과일은 절로 결실을 맺는다.


    "아, 달은 밝은데 옆에 아무도 없구나."


    이제 막 사랑을 하고 다녀야 할 나이. 하지만, 그녀에겐 짝이없다.
    언제나 바쁜 그녀에게 집적 거리는 남자들도 없기 때문이다.
    덕분에 소녀는 아름다운 외모인데도 불구하고 혼자다.
    결국 소녀는 잠이 안와서 일어나 숲속을 걸었다.
    달빛이 환한 날에 숲을 걸으면 꽤나 낭만적이다. 그녀의 기분을 알아주는지, 바람도 살랑살랑 분다.
    소녀는 자신이 마치 선녀가 된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고, 선녀처럼 우아하고 예쁘게 걸음걸이하고 한바퀴 돌아보았다.


    "어라, 소저. 그대는 왜 여기 있나?"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하며 선녀행동을 흉내냈는데 한 남자가 갸웃거리며 물어보았다.
    깜짝 놀란 현아는 얼굴이 빨개져버렸다.


    "꺅! 뭐예요! 자,잠이 오지 않아서 여기있어요!"


    그러자, 그 검사는 시원스레 웃으면서 말했다.


    "나도 잠이 오지않아서야."


    '쏴아아아아-'


    바람이 남자를 거쳐 소녀에게 전해졌다.
    소녀는 바람에서 향기로운 매화냄새와 솔냄새 그리고 그 남자의 냄새가 섞인걸 느꼈다.
    달은 그들의 만남을 기념하듯 환하게 빛나고, 별들도 그들의 만남을 축복하듯 유성우가 내렸다.
    소녀는 그 남자를 보며 가슴이 두근거리는걸 알 수 있었다.
    중계의 말을 빌리자면, 한눈에 반해버린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요? 그럼 달이라도 같이 볼까요?"


    소녀는 수줍게 물어보았다. 물론 소녀의 이성은 말도 안된다고 소리쳤다.
    처음보는 사람에게 같이 달이라도 보자니. 이상하지 않는가.
    하지만, 거절할거라는 소녀의 생각과 다르게 그 남자는 또 시원스레 웃으면서,


    "얼마든지."


    남자와 소녀는 조금 높은 언덕에서 달을 구경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분명 둘은 처음만난 사이다. 하지만, 그런것치곤 너무 편안한 둘이었다.


    "난 현아라고해요. 당신은요?"


    현아가 자신을 소개하자, 그 남자는 잠시 망설이다가 웃으면서 대답했다.


    "청운이야."


    현아는 그의 이름을 조용히 되새겨보았다.
    잊어비리지 말아야지, 하며 혼자 속으로 웃고 있었다.
    청운도 소녀의 이름을 되새겨보았다.
    달빛에서 내려운 검은 선녀의 모습이 너무 매혹적이기에.


















    그 이후, 현아는 매일 밤 숲속으로 갔다.
    혹시나, 혹시나 그가 있지 않을까해서. 청운 역시 현아를 만나기 위해서 매일 밤 나타난다.
    젊은 남녀가 밤에 둘이 몰래 만나면 음탕한 행동도 할만하지만, 그들은 아직 순수했다.
    둘은 밤에 있는 별자리를 찾기도하고, 산 깊숙히 피어있는 꽃을 구경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위험한 일이 생기면 청운이 모두 해결해주었다.
    청운은 이런 숲속의 마을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중계에서 꽤나 이름날리는 무인이다.


    "청운은 정말 검술을 잘하네요! 와! 엄청 강해보여요!"


    현아의 말에 청운이 웃으면서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힘정도는 길러야지."


    그러자 현아는 약간 움찔 거렸다. 혹시 전에 누군가를 좋아하지 않았을까?
    그런 과거가 있었을까? 현아가 약간 시무룩해지자, 청운이 가까이 다가왔다.
    현아의 이마에 '쪽'하고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현아의 얼굴이 빨개졌다.
    청운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나중에 들려드릴려고 했는데, 들어줘."


    청운은 예쁜 풀잎을 뜯어 풀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그 풀피리는 맑은 소리를 내며 온갖 금수의 행동을 멈추게 하였다.
    짖던 새들도 조용히 그의 노랫소리를 감상하였고, 바람마저 멈추어 풀빛 음색은 널리 퍼졌다.
    잔잔하고, 고요하고, 애틋한 그런 음색이었다. 현아는 눈이 커졌다.
    자신이 들어왔던 음색들보다 훨씬 울륭한 음색이었다.
    청운의 연주가 끝나고, 청운은 수줍은듯 얼굴을 붉히며 물어보았다.


    "널 처음 봤을때부터 좋아했어."


    현아의 눈이 커지자, 청운이 한쪽 무릎을 굽히며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와 연을 맺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현아의 눈에서 눈물이 고였다. 그리고, 그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청운은 그대로 현아를 자신의 품에 가두었다. 꼭 껴안았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드디어 결실을 이루는것 같았다.
    하지만, 운명이란 달콤할수록 잔인한 결과도 낳는다.


















    "청운님, 꼭 빨리 돌아오셔요."


    현아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청운이 현아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돌아오면 바로 식을 올리자."


    청운의 말에 현아가 얼굴이 붉어졌다. 둘은 어느새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하지만, 바야흐로 전쟁의 시대. 앞으로 오제가 될 황제가 치우와 전쟁을 치루게 되었다.
    둘 다 강하지만, 치우의 전투력이 황제보다 높다. 그렇기에 황제편인 청운도 도와주게 되었다.
    잘못되면 죽는다. 하지만 현아는 그가 죽지 않을거라 확신하였다.
    하지만, 불안한 마음이 드는건 마찬가지였다.


    "결혼 예물은 이쁜걸로 해주세요."


    현아가 혀를 비죽 내밀며 말했다. 그러자 청운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내가 금으로 도금한걸 사다줄께! 기대해!"


    현아도 빙그레 웃었다. 그렇게 청운을 보내었다.






















    "쿨럭… 쿨럭…"


    전투를 치루고 난 숲은 피비린내로 진동하였다. 나무는 푸른빛을 잃고 핏빛을 띠고있었다.
    모든 병사는 죽고, 청운과 치우만이 남았다. 압도적인 치우의 전투력.
    분명 그는 강했지만, 예전엔 청운과 막상막하의 실력이었다. 그런데, 그는 너무 많이 변했다.
    청운은 피를 토하였다. 검은피를 한 사발이나 토했다. 내상을 너무 심하게 입었다.
    그런 청운을 보며, 치우가 비릿하게 웃었다. 청운은 이해가 안된다는 투로 물었다.


    "치우…, 너는 싸움을 좋아했지. 그런데, 이건 아니잖나? 자네도 대의명분을 지키는 무인이었지 않나?"


    청운의 말에 치우가 다시 조소를 날렸다. 예전과 다른 사악함에 물든 눈이었다.


    "큭, 그래. 난 과거에 그런 놈이었지. 하지만, 그분을 만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난 이게 더 어울려."


    치우의 말에 청운이 인상을 구겼다. 저런 사악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더 구겨졌다.
    인상을 찌푸리는 청운에게 치우가 다가왔다. 청운은 그가 자신을 죽일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기 싫었다. 지금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사랑스러운 예비 신부가 있다.
    그런데, 이런 놈한테 죽어버리면 그녀는 어떻게 될것인가? 사랑스러운 그녀는 어떻게 될것인가?


    "큭, 청운. 눈빛이 너무 부드러워졌군. 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느냐?"


    그 말을 들은 청운이 눈을 부라렸다. 그리고 버럭 소리질렀다.


    "설마 네녀석!"


    그러자, 치우는 피식 웃으며 기절해버린 현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네녀석! 건들지마! 현아를 건드리지마! 그녀를 건들지마!"


    청운의 절규에 가까운 그 모습에 치우가 크게 웃었다.
    설마, 검사의 눈을 가졌던 그가, 여자를 거들떠 보지않던 그가 이럴줄이야.
    그 사이, 현아가 눈을 떴다. 빨래를 하는데 갑자기 기절을 한 이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현아가 눈을 떴을땐, 피를 잔뜩 흘리고 죽어가는 청운의 모습이었다.
    놀란 현아는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곧 치우에 의해서 저지되었다.


    "청운! 괜찮아요? 청운!"


    현아의 외침에 청운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구해주고 싶어도 몸이 안듣는다.
    치우는 현아의 혈을 집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였다. 현아는 그자리에서 청운이 죽는꼴을 보아야했다.
    청운은 치우가 다가오자, 그는 이미 죽을각오를 하였다.


    "치우, 옛정을 생각해서 한가지 부탁만 들어다오."


    청운의 말에 치우가 대답했다.


    "좋다."


    치우의 말에 청운이 눈을 살짝 감았다. 그리고 나지막히 말했다.


    "제발 현아를 살려다오."


    치우는 눈이 커졌다. 그리고, 크게 웃었다.
    현아는 더이상 볼수 없었다. 그대로 치우의 검은 청운의 심장을 관통했다.
    칼에는 끈적한 피들이 눌러붙었다. 그의 도복은 피로 붉어졌다.
    그나마 힘들게 쉬던 그의 숨은 멎어버렸다. 현아는 그 모습을 보고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었다.


    "아악! 안돼! 청운! 청운! 제발 눈을 떠요! 제발 눈을 떠요! 날 두고 가지마요! 청운!"


    현아의 울부짖음에도 불구하고, 청운은 그렇게 가바렸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에선 눈물이 하염없이 떨어졌다. 현아의 슬픈 눈은 곧 도끼눈이 되었다.
    그리고, 하늘에다 외쳤다.


    "천지신명이여! 가련한 소녀의 목소리를 들어주소서! 부디, 부디 나를 데려가시옵소서!"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늘에서는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맞자, 거짓말처럼 그녀는 신이 되었다.
    치우는 순식간에 일어난 말도 안되는 상황에 혀를 찼다. 그리고, 곧 그의 신변에 위험해지는걸 알고 도망쳤다.
    현아는 신선이되는 각성을 마치고 하늘로 승천하였다.

























    그녀를 거두어간건 서왕모였다. 서왕모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나지막히 말했다.


    "니가 너무 가련하여 거두어주었다. 나를 잘 받들어라. 알겠느냐?"


    현아가 스승에게 행하는 9번의 절을 하였다. 그리고, 서왕모가 그녀에게 첫임무를 주었다.


    "이것을 황제에게 주어라. 황제의 마지막 전투다. 치우를 물리칠 계책이다."


    현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황제에갔다. 그녀가 전해준 병법은 치우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치우는 황제로 인해서 죽음을 맞이하였다. 그는 끝까지 '그분'을 찾았다.
    현아는 청운의 시체를 추스리려고 했지만, 그의 시체를 찾을수 없었다.
    망연자실한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오래된 슬픔. 절대로 극복 할 수 없는 그녀의 상처였다.
    그렇게 천계에서 그녀는 꽤나 지위 높은 '구천현녀'로서 명을 다하고 있었다.



    ---------------------------------------------------------------------------------------------


    다음은 연원 과거편;;
    참고로 이작품은 100%픽션입니다

댓글 7

  • 天花검은천사

    2007.02.20 15:28

    와아 !
    벼락맞고 신이 된거군요!
    청운상, 안됐어요 - 죽다니 ㅠ
    건필하세요 -!
  • [레벨:5]id: EN

    2007.02.20 17:25

    금으로 도금된걸 사다 주겠다고했을때
    살짝 피식했다;;;
    천아가 신이될때 되게 . . ..그건 우연이다! 이랬어;
    아무튼 되게 불쌍하네;;; 수고했어!
  • [레벨:24]id: Kyo™

    2007.02.20 17:31

    이엔과 마찬가지;; 순간 피식- 하고 웃어버렸다는;;
    그런데...
    청운 너무 불쌍해요 ;ㅁ;)
  • 체리 보이 삼장♡

    2007.02.20 18:21

    벼락맞으면 전기인간된대요 ........... <-뭐래
    무튼 청운씨 불쌍해요 , 그치만 지금은 연원으로
    환생했으니까 괜찮은거지요 ?
  • 이루[痍淚]군

    2007.02.20 21:11

    ..................진짜불쌍하다.
    전위가 치우인가................후,
  • 2007.02.20 22:00

    여자는 한맺으면 무서워어 ........ (중얼)
    여튼 불쌍하잖어 , 두명다 (...)
    재밌었어요오 -!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2.20 23:43

    와아, 괜찮아 괜찮아
    나준에 연원으로 환생하잖아아아//ㅅ
    현아가 기억하고 있으니깐 둘이 잘되면 되애애애<<
    서왕모 착하시다... 중계를 일일이 보고있.. <-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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