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 엘!? "
엘이라 불린 사람은 높이 올려 묶은 검은색 긴 머리칼을 가졌는데,
이상하게도 오른쪽 눈가에 검은 꽃이 피어있는 흰색의 가면을 쓰고 있었다.
" 이렇게 만나는 것도, 한 2년 만이지? "
" 너야 말로 어디 있었어! "
" 나한테 그렇게 윽박지를 입장이었던가, 린 아가씨? "
" 윽! "
엘은 진정으로 세 사람(텐츠키, 린, 진)의 머리 꼭대기에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지배하는 역활이었다.
이에 세츠는 엘의 이러한 행동에 너무나 큰 감명을 받았다나 뭐라나?
" 네가 세츠 아일린이구나? 만나서 반가워, 내 이름은 디시드 엘. "
" 아, 잘 부탁드립니다. "
" 나야 말로 잘 부탁해~ "
엘은 웃으며 세츠와 인사를 나누었고, 그 사이 세 사람은 도망을 갔다.
그렇지만 엘은 그들을 잡으려고도 아니, 신경도 쓰고 있지 않았다.
오로지 세츠에게만 신경 쓰고 있었다.
세츠가 아까 그 세명에 대해서 물었지만, 엘은 별 신경 쓰지 않았다.
결국은 세츠도 그들에 대해서 잊어버리기로 하고, 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마음 먹었다.
" 그런데 너, 친구는 안 나오니? "
" 네? "
" 아니, 넌 이런 아이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야. 이렇게 얌전히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는 안에 있는 그 아이 같은데 말이야. "
가면에 가리워져 보이지 않는 그 얼굴에서 느껴지는 한기(寒氣)는 장난이 아니다.
특히나 지금처럼 모든 것을 꿰는 듯한 말투도 한기가 두배는 되는 것 같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 아, 미안. 일부러 그런 거는 아니니까, 화내지는 마. "
엘은 조용해진 세츠를 보며 연신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세츠는 잠깐 동안의 고민에 빠졌다.
물론 아일린은 지금도 깨어 있다. 단지 세츠가 밖에 나와 있겠다고 고집을 피운 것이다.
워낙에 순진한 아일린이었기에, 또 이렇게 세츠가 고집을 피운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순순히 허락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아일린을 보여줘도 괜찮을 지가 문제였다.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데다가, 다른 세 사람이 찍 소리도 못할 정도면 아일린이 겁먹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 나쁜 사람 같지 않아
세츠는 피식, 하고 웃더니 '니 맘대로 하세요'라고 하고는 뒤로 물러났다.
엘은 가만히 서 있는 세츠때문에 이래 저래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까와는 달리 허둥거리는 행동에 숨어서 지켜보던 세 사람은 풋- 하는 조소(嘲笑)를 지었다.
물론 엘에게 단박에 들켜서는 살벌한 눈빛에 찍소리도 못하고 다시 생쥐처럼 작아져 버렸지만 말이다.
" 안녕, 형! "
그 사이 겉으로 나온 아일린은 웃으면서 엘에게 인사를 했다.
그제야 살벌한 눈매를 하고 있던 엘이 방긋, 웃으면서 아일린의 인사를 받아 주었다.
" 이름이 뭐야? 이름은 듣지 못했거든. "
" 아일린! 형은 엘 맞죠? "
" 응, 역시 세츠가 알려줬나 보구나? "
" 네! "
엘은 아일린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었고, 아일린은 헤실, 웃었다.
집 안의 분위기가 아일린 덕분에 한층 온화해지자, 구석에 처박혀 있던 세 사람이 슬금슬금 나왔다.
" 엘, 그럼 숙소로... "
" 아차, 잊고 있었네. 그럼 얼른 가자, 아일린하고 텐츠키. "
" 네~ "
아일린은 엘을 따라서 밖으로 나갔고, 남아 있는 세 사람은 안도의 한숨의 쉬면서 안심하고 있을 때.
엘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는 '당장 튀어나와, 세 사람~'이라고 검은 오로라를 내뿜으면서 이야기 했다.
결과적으로 세 사람은 아일린이 있으나 없으나 엘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 우리는 왜 이러냐... "
" 별 수 있니... "
세 사람은 눈물을 글썽였다.
" 엔! 나, 눈이 좀 아픈데... 봐줘! "
" 어린 애도 아니고 왜 앙탈이야! "
" 파트너끼리 좀 돕고 살면 덧나냐! "
흰색 뿔테 안경, 청바지에 정장풍 상의, 그리고 등에는 바이올린을 메고 있는 이 특이한 밸런스때문에라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인상의 남자는 같이 걸어오고 있는 또 한명의 남자에게 괜시리 핀잔을 주었다.
그리고 핀잔을 받은 그 남자는 오히려 인상 깊은 남자에게 반박을 하였다.
" 이엔, 니 쌍둥이는 어디... "
" 누가 쌍둥이야! "
머리카락을 연한 파란색으로 염색한 남자가 이엔이라 불린 특이한 밸런스의 남자에게 말을 걸었으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이엔과 그 옆에 있던 남자의 호통에 기가 눌러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이엔과 남자는 화난 얼굴로 파란 머리 남자를 쏘아보았고, 파란 머리 남자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두 손모아 싹싹 빌었다.
" 미, 미안해! 미안! "
" 한번만 더 쌍둥이라고 해봐! "
" 아, 알았으니까~ "
파란 머리 남자가 싹싹 빌자, 화가 풀린 이엔과 남자는 원래대로 돌아와서는 넘어진 남자를 일으켜 주었다.
그제야 안심을 한 파란 머리 남자는 한숨을 푹- 하고 내쉬었다.
" 그건 그렇고 우리는 왜? "
" 아, 키엔은 제나가 찾고, 이엔은 리더가 찾아. "
" 그럼 여기서 찢어져야 겠네. "
" 이따 봐, 이엔~ "
이엔은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갔고, 키엔이라 불린 또 다른 남자는 파란 머리 남자와 함께 앞쪽으로 걸어갔다.
" 제나~ 왜 불렀어? "
키엔은 방실방실 웃으면서 제나라고 불린 갈색 머리칼의 여자에게 찰싹, 안겼다.
그러자 제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키엔에게 말을 걸었다.
" 응? 무슨 소리야? "
" 네가 불렀다고 그랬는데? "
" 진우가? "
" 응. "
" 내가 못 살아. 내가 아니고 리더가 찾았어. 얼른 뛰어가. "
" 뭐야?! "
키엔은 이마 위로 빠직 마크를 띄우고는 아까 이엔이 사라졌던 방향으로 무작정 뛰어갔다.
제나는 그런 키엔을 보며 한숨을 쉬었고, 옆으로 나 있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쿵-.
" 으앗! "
" 에고 에고... "
" 아, 이엔! "
급히 뛰어가던 키엔과 부딪친 사람은 다름아닌 이엔이었다.
이엔의 손에는 갈색의 봉투가 들려 있었는데,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의외로 무거운 듯 떨어질 때 둔탁한 소리가 들려왔다.
" 왜 이제 오는건데? "
" 진우가 잘못 알려줬어~! "
" 나참... 이야기는 내가 나 혼자 다 들었다고. "
" 뭐어!? 진짜?! "
" 그래. "
키엔이 눈물을 글썽이며 이엔을 바라보자, 이엔은 키엔의 이마에 딱밤을 먹인 후, 앞서서 가버렸다.
키엔은 이마를 문지르면서 이엔을 향해 바락바락, 소리를 치며 따라갔지만, 이엔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 임무 내려졌어. 얼른 준비하고 나와. "
" 정말? 기다려! "
" 싫어, 니가 빨리 따라와. "
" 헤엥! "
키엔이 이엔에게 메롱- 을 하면서 장난을 치자, 이엔이 오히려 키엔의 이마를 다시 한번 더 때려준 다음 먼저 가버렸다.
" 이엔 치사!! "
키엔의 외로운 외침은 이엔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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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늦어서 죄송해요 ^-^
그나마 이정도도 세츠가 보고 싶다고 애원을 해서 얼른 써서 올려요~
귀여운 세츠 부탁은 들어줘야겠다! 싶어서 올려요 ^-^
키엔과 이엔은 진짜로 쌍둥이 같단 말이지 <-
캐릭터 성격이 다들 많이 달라진 듯 하지만...
그냥 제껴요 <-;;
푸하하하, 아 배아파 ;ㅅ;
저 세사람은 쨉도 안되는구나 ㄲㄲ 역시 아일린은 강적 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