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립 연휘학원. 01
  • Sinbi★
    조회 수: 174, 2008-02-06 05:51:09(2007-01-02)
  • 01. March 2nd





    유난히 기분 좋은 날이었다.

    이유 없이 기분 좋은 날은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그게 지금의 유하의 기분이었다. 누가 뭐래
    도 오늘은, '빽' 이 아닌 자신의 능력으로써 인정받게 될 날이니 말이었다. 주위의 경호도 다 무시하고 걸
    어가는 그녀는 오늘은 '휘은황녀' 라는 이름보다는 '이 유하' 라는 이름이 더 어울려 보였다.



    연휘학원의 입학식은 유난히 북적댔다. 다들 최고중 최고로 뽑혀 왔기에 자부심도 실력도 한국 최고일꺼
    라는 준서의 말이 떠올랐다. 신입생은 합쳐봐야 백 명이 될까 말까. '한국 최고의 예술 학교' 라는 타이틀
    이 무색하지 않게, 고위 관료 자제의 얼굴도 몇몇 보였다. 유하가 하아, 한숨을 쉬고는 강당으로 향했다.


    - 탁.

    어깨가 세게 부딫혔다. 유하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을 때는 어깨까지 오는 흑발에, 까만 뿔
    테 안경을 낀 소녀가 서 있었다. 나이는 자신과 동갑일까 혹은 그보다 많을까. 분명 이건 자신의 잘못이 아
    니기에 먼저 사과하기를 기다리는데 그녀는 오히려 당당하게 유하를 쳐다보았다.


    "너, 신입생이지?"
    "......."


    유하가 고개만 끄덕거렸다. 소녀는 씨익 웃더니 말을 이었다.


    "먼저 교실에서 모인 다음에 입학식 시작하는건데."
    ".......아."
    "너 몇 반이야? "
    "A1클래스....."
    "그럼 3층에 있어. 빨리 안 올라가면 혼날껄요 -"
    "아, 고마워....요."
    "그래, 잘가!"


    손을 끝까지 흔들어주는 뿔테 안경의 소녀를 뒤로 하고 유하는 그녀가 알려준 교실 건물로 올라갔다. 유난
    히 조용한 건물에는 유하의 구두굽 소리만 울렸다. 3층 교실에 도착해서 A1반을 찾았을 때는, 안타깝게도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어......"


    의아한 표정으로 교실을 둘러보는 그녀 뒤쪽에서, 또 누군가의 발자국소리가 울렸다. 유하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을 때는 바이올린을 맨 소년이 그녀를 재미있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너, 신입생 아냐?"
    "......맞는데요."
    "왜 여기있어, 강당 안 가고? 입학식 인제 시작하던데."
    "예? 아까 분명 어떤..."
    "...........푸하하하하하하!!!!!!"


    흰 뿔테안경은 소년의 흑발과 흑안에 꽤나 잘 어울렸다. 미친듯 웃는 소년이 의아해서, 유하는 가만히 그
    를 쳐다보았다. 혹시, 내가 속은 걸까 - 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유하는 소년에게 말을 걸었다. 아직까지
    웃음을 못 멈추고 있는 소년이었다.


    "저기요?"
    "푸하하...응..하하하하하!!!"
    "지금...입학식 시작했다구요...?"
    "어!!푸하하하하하!!! "


    미친듯이 웃는 소년의 표정에 기분이 나빠져버린 유하는 소년을 뒤로한채 강당을 향해 빠른속도로 걸어갔
    다. 이상한 사람들이고, 알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아무리 여기가 예술학교라 하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닌
    가 하는 생각과 나름 나도 매스컴 몇번 탄 얼굴인데 그렇게 내가 얼굴이 모자란가 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에
    서 엉켜왔다. 헉헉대며 도착한 강당은 어느새 신입생 대표의 연주가 시작되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눈
    총을 받으며 유하는 간신히 피아노과 자리를 찾아냈다.



    입학식은 유하가 들어온 지 5분 만에 끝났고, 자신의 지도교수를 맡게 되었다는 새은은 벌써부터 그러면
    되겠냐며 유하에게 짧은 말을 건네고는 교실로 올라가 있으라고 말했다. 시설도 시설이었지만 선생님들의
    평균 나이 또한 젊어보였다. 유하가 교실로 올라갔을 때는, 자신과 같은 반이 될 다섯 명의 학생이 - 아니,
    지금은 네 명의 학생이 앉아 있었다.


    "....................................?!!"


    그리고, 두 사람은 매우 낯익은 사람이었다.


    "어, 안녕 ~ "


    흰색 뿔테안경을 쓴 소년은 아직도 쿡쿡거리고 있었다. 그 소년 근처 자리에는 분명 아까 강당이 아니고
    교실이라고 알려준 소녀가 앉아있었다. 그것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유하는 화를 꾹꾹 눌러 참으며 빈 자
    리를 찾아 앉았다.


    후, 도대체 이건 뭐하자는 거지.
    첫날부터 알 수 없는 사람들이 가득하다고, 유하는 한숨을 쉬었다.


    -------------------------------------

    짧다...........(.......)

댓글 5

  • 이루[痍淚]군

    2007.01.02 11:39

    ............이엔,짱웃겨<
    그리고 저 여자아이도. 난 생각했어. 분명히, 저건 거짓말이다!! 라고 생각했었어......풉<
  • [레벨:5]id: 이엔

    2007.01.02 14:11

    아, 미치겠구려 OTL
    아이들이 상큼하게 성격한번 좋구나아<
  • mikro

    2007.01.02 19:29

    구라쟁이들 쌍콤해
  • 2007.01.03 18:04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내가 속은거구나 (생긋)
    그래그래, 우후후후 < 여튼 재밌어 ♡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7.01.04 17:43

    흐응- 제대로 놀렸네<<
    애초에 교실에 모인뒤 입학식이라는것 자체가,,, 의심스러웠는데<
    역시나아- 걸려버렸군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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