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월달 넷째주 베스트소설 세번째:// 시즈카 님)
  • 조회 수: 736, 2008-02-10 14:49:47(2004-03-31)
  •  
    (삼월달 넷째주 베스트소설 세번째:// 시즈카 님)













    Live And Die. -Six Game-






































    "아아 역시 차는 바로 끓인 물에 마셔야 제 맛이라니까. 요즘엔 보온통으로 가지고 다녀서 그런지 이 맛이 더 그리워 지는 건 가?"

    "한 잔 더 부탁해."

    "기꺼이."


    센은 아쿠아가 내민 찻잔을 거두며 싱긋 웃었다.
    아직은 이른 초 여름이지만 낡은 폐가 안에는 차가운 숲 공기가 스산하게 불었다. 센은 차주전자에서 아직 식지않은 차를 아쿠아의 찻잔에 따랐다. 차 따르는 소리와 차 내음과 하얀 김이 마음을 잔잔하게 해 주는 듯 햇다. 센은 찻잔을 아쿠아에게 내밀었고 아쿠아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찻잔을 다시 받아들었다.
    두 사람은 쌀쌀한 공기에 춥지도 않은 듯 그 자리에서 눈꺼풀만 닫혔다 열었다만 반복하며 찻잔을 들이마셨다.


    "넌 이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음, 무슨?"

    "우리가 하고 있는 게임 말이야."


    센은 한 손으로 은철의 목걸이를 가르켰다. 아쿠아는 흐음 하는 묘한 소리를 내며 차를 한모금 마셨다.


    "그냥 시뮬레이션 같다고 해야하나. 죽어도 그만이고 살아도 그만 이런 거 같은."

    "시뮬레이션이라?"

    "만약 여기서 살아 나간들 지루하고도 같은 일상이 반복될 뿐."

    "이 게임에 대해 불만은 없다 이 말인가?"

    "뭐 대충은."


    아쿠아는 멍한 표정으로 살며시 웃은 뒤 차를 마시기 위해 찻잔을 한번 더 들었다. 순간 아쿠아의 실수인지 찻잔은 손에 미끄러져 바닥과 마찰음을 내며 파편이 여기저기 튀었다.
    낡고 마르디 마른 나무바닥은 어느새 찻잔의 물기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아..."


    아쿠아는 센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은 뒤 찻잔 파편을 주었다.


    "조심 해."

    "미안하게됬군."


    센은 입꼬리만 살짝 올렸다.


    "너 말이야.. 아쿠아."

    "무ㅅ... ?!"


    센은 흔들의자에서 손깍지를 끼며 여유로히 아쿠아를 바라보았다. 아쿠아는 갑자기 자신의 목을 죄어 오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차갑고 매끄러운 것이 목에 닿아 죄고 있었다.


    "쉬-익-"


    목을 죄어오는 물체가 내뱉은 말이었다. 그 물체는 아쿠아의 목을 감고서는 아쿠아를 바라보았다.
    그 것은 붉은 눈의 뱀이었다.
    '어째서... 뱀 하나가 내 몸을 기어오르는 걸 눈치 채지 못한 거지? 결국 방심했단 건가...'
    아쿠아는 자신이 기척도 못느낄 만큼 느슨해 졌던 자신에 대해 분노를 느꼈다.
    하지만 숨을 쉬기 조차도 벅찬 상황에 그런 생각을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뱀은 점점 강하게 또아리를 틀었다. 아쿠아의 동공은 점점 커졌다.


    "크에엑- 켁-"



    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흔들의자를 삐걱거리며 아쿠아를 바라보았다.
    아쿠아는 입을 벌리며 조금이라도 숨을 쉬려고 애썼다. 눈동자는 이미 돌아가서는 흰자만 보였고, 입에서는 투명한 액체의 침과 약간의 구토물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상태로 계속 진행되자 인간의 본능인 것인지 아쿠아는숨을 쉬기 위해서 기도를 억지로 벌려 혀가 입에서 꾸역꾸역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보통 인간의 혀 길이와는 비교도 안 될 혀 길이었다.


    "인간이란 아무리 해도 역시 추하군."

    "끄으윽 끄으-"


    센은 살짝 찡그렸다.
    아쿠아는 맥 없이 꼬꾸라져서는 양손으로 목을 감고 있는 것을 쥐어 뜯기에 바빴다. 하지만 그럴수록 또아리를 더 틀어오는 뱀이었다.
    아쿠아는 한 손으로 더듬거리며 자신의 주머니를 힘겹게 뒤적였다. 그리고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잡히자 그것으로 뱀을 향해 내리꽂으려는 듯 얼른 빼내들어서는 자신의 목을 감고 있는 뱀을 향해 칼을 힘껏 내리꽂았다.


    "!!!!"


    칼이 꽂히자 마자 아쿠아는 그 상태로 정지했다. 더 이상 숨을 쉬기 위해서 기도를 벌려 혀의 길이를 길어지게 하지도 않았고, 흐르려던 침은 입가에서 고였다.


    "수고했군."


    센은 어느새 자신의 무릎 위에 있는 뱀을 살며시 스다듬어 주었다. 뱀은 쉬익 쉬익 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기분 좋게 있었다.


    "그럼 차도 마셨으니 산책이라도 해볼까."


    센은 편히 누워 있던 흔들 의자에 일어나 삐걱거리는 낡은 바닥을 발로 살며시 누르며 폐가 밖으로 나갔다.
    붉은 눈의 뱀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댓글 1

  • 린유z

    2004.04.01 22:39

    아아,,, 멋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머엉]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480 [레벨:8]미서년살앙 1320 2003-07-27
479 [레벨:8]미서년살앙 1165 2003-07-27
478 [레벨:8]미서년살앙 732 2003-07-25
477  DJ센츠 1007 2004-03-31
476  DJ센츠 819 2004-03-31
475  DJ센츠 1032 2004-03-31
474  DJ센츠 996 2004-03-31
 DJ센츠 736 2004-03-31
472  DJ센츠 858 2004-03-31
471  DJ센츠 911 2004-03-31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