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피의 꽃 : 넷째장 (4-1) - 시작된 악몽
  • 조회 수: 711, 2008-02-06 05:54:36(2007-06-22)
































  • 꿈이 바로 앞에 있는데
    당신은 왜 팔을 뻗지 않는가?

    충분히 닿을수 있는데
    당신은 왜 팔을 뻗지 않는가?



    아직도 두려운가,그대는?





















    시작된 악몽

























    " 레이양은…정말 변덕이 심한거 같아요. 분명 자기 스스로 여왕자리를 박탈당하겠다고 하고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던가요? "


    여왕이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자 레이 뒤에 서있던 이엔이 인상을 찌푸렸다.
    레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곧은 시선으로 여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볼 뿐이었다. 그걸 보았는지, 에클레시아가 한걸음 다가
    가 레이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는 조그맣게 속삭였다.


    " 레이…폐하를 올려다 보는건 무례라고 했잖아. "
    " 죄송합니다 - "
    " 잉!? "



    갑자기 레이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체 예의를 갖추며 여왕폐하께 사과를 하자, 순간 뒤에 서 있던 기사단장들은 다 놀라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에클레시아도 순간 옆에 있다가 갑자기 레이가 꿇자, 놀라 엉겁결에 레이의 팔을 잡았다.
    하지만 레이는 일어나지 않았다. 여왕폐하의 말이 있을때까지 예의를 갖추었다.

    갑작스런 레이의 행동에 다들 벙찐 얼굴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레이를 바라보며 여왕은 만족한다는 듯한 미소를 짓고는 부채를 접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레이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레이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면서 일어섰다.

    그리고 순식간의 일이었다.
    여왕폐하가 레이를 꼭 껴안은 것이었다.
    놀란건 레이뿐만이 아닌 다른 이들도 다 놀라했다.



    " 잘했어요,레이양. 이제……여왕이 될 거죠? 마음을…굳히신 거죠? "
    " 네,폐하. 저는 빛의여왕이 되겠습니다. "


    레이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러자, 모두가 미소를 지었다.
    레이의 방황이 끝났다. 그리고, 이제는 시작되려는 전쟁을 막던가, 아니면은 전쟁이 시작되면은 그 전쟁에서 이기는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이 이야기 할때, 에클레시아가 생각이 났다는듯 여왕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여왕은 그런 에클레시아의 시선을 느꼈는지, 눈웃음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그러자 에클레시아가 조금은 다급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 폐하, 리이넨씨랑 이젠씨는 아직도 전쟁터에 나가셨나요? 도대체 언제쯤이면 돌아오는 걸까요!? "
    " 에클레시아양이…그 두사람과 친분이 있던가요? 처음 아는 사실이군요. "
    " 폐하, 무례한건 알지만 얼른 좀 말씀해주세요! "
    " 돌아왔습니다. "



    그러자 에클레시아의 표정이 환해졌다. 뒤에 서 있던 기사단장 키엔,실피시,이엔도 서로를 바라보며 기뻐했다.
    하지만 여왕은 이내 뒤돌아 서며 자신의 원래 자리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기뻐하는 다섯사람을 향해 다시 입을 열었다.


    " ……하지만, 돌아온건 리이넨뿐이었습니다. 흑기사단 전체가 전사했습니다.
    리이넨씨가 어떻게 돌아온건지는 저도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이젠이 지켜준거겠지요. 지금 리이넨씨는 그때 충격이 컸는지 열병에 시
    달리고 있습니다. 삼일전에 돌아왔지요. 아직도 의식이 없습니다.
    자꾸 헛소리를 하더군요. 리이넨을 만나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습니다. "




    흑기사단 전체가 전사했다는 소리에 모두의 동공이 커졌다. 특히나 충격이 큰건 에클레시아 인듯 했다.
    리이넨과 이젠과 친분이 그리 두터운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믿음이 가는 두 사람이었다. 에클레시아는 충격이 컸는지, 비틀
    거렸고 옆에 있던 레이가 그런 에클레시아의 어깨를 잡았다.

    이엔과 키엔, 그리고 실피시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전쟁이 아무리 많이 일어났어도, 이런적은 없었다.
    기사단 전체가 전사한적은 한번도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리이넨만 돌아왔다면, 이젠은 어떻게 된걸까.
    다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보았을때는 에클레시아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놀란 이들이 달려와 에클레시아를 흔들어보았지만, 에클레시아는 이미 의식을 잃은 뒤였다.
    결국 이엔이 에클레시아를 안고 에클레시아의 방으로 들어와, 에클레시아를 침대에 눕혔다. 이제부터 악몽이 시작될텐데.
    이렇게 벌써부터 무너지면 어떻게 되는건지….



    " 레이, 안자? "
    " 이 상황에서 어떻게 자. 생각좀해. "
    " 생각하고 말한거야. "
    " 그래……. 있지, 이제부터 전쟁이 시작되는 거겠지? "
    " 아니…이미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지 않나? "
    " 기사단 전체가……전사한적 있었어? "
    " 아니, 단 한건도 없었어. 이번이 사상최초지. "
    " 그럼……마왕의 선전포고가 진실로 되는 거겠군? ……많이 화가 난걸까? 약속…지켜야 했을까? "



    레이가 창밖 밤하늘에 뜬 초승달을 바라보며 중얼거리듯이 이엔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엔은 커피를 입에 가져다대더니, 한모금 마셨다.
    그리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레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딱히, 마족하고 약속지키지는 않아도 되. "
    " 아빠는…아직도 마족을 미워해? "


    아빠라고 불리자 순간 움찔한 이엔. 눈을 뜨자, 레이가 자신을 애틋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까. 딱히 미워하는건 아니다. 싫은것도 아니다. 그저, 어중간할 뿐이다.
    한 존재로 인해 마족을 싫어하고 미워했다. 하지만, 다시 한 존재로 인해 어중간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 나는 말이야……. 마족도 천족도 인간도…, 다 똑같다고 생각해. 감정에 서툰것 뿐이야. 누군가를 소중히 하는 마음은 다 똑같아 "


    레이가 창문을 열어 테라스로 나가면서 말했다. 레이는 가느다란 초승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뒤에서 그런 레이의 뒷모습을 바라본 이엔은 알수 있었다. 레이는 옛날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그리고, 레온을 그리워 하고 있었다.
    자기 손으로 몇번이고 레온을 죽이고 후회할거면서도 레이는 레온을 그리워하고 좋아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다 그런거겠지.

    이엔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와 똑 닮은 모습인 레이를 보았을때, 샤인즈란 성이란걸 가졌을때, 처음 만났을때부터 짐작했었다.
    다시 그녀가 살아 돌아온줄 알았다. 자신의 딸이 행복하게 살다 죽었을때, 또 후손을 낳은줄 알았다.
    그리고 그 후손을 만난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딸이었다.
    다시는 보지 못할줄 알았던 소중하고도 소중하면서도 불쌍하고도 불쌍한 딸이었다.

    레이가 딸이란걸 알았을땐 반가움과 설레임이 느껴지기 전에 죄스러움이 느껴졌다.
    자신에겐 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폐하뿐이었다. 오로지, 레이의 엄마뿐이었다.
    그녀가 죽어버리자 더 이상 자신은 자신이 아니게 되었다. 모든걸 잊고 싶었다. 그녀의 흔적을 찾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슬픔으로 인해, 딸과 다시 만남을 재회했다.
    자신이 이런 저주를 받지 않았더라면, 자신이 딸을 봉인하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만날일은 없었겠지.


    " ……마음이 없는 사람은 없는거니까. "
    " 흐응…. 왠지 남일같지 않게 말하는데? "
    " 무슨소릴. "


    레이가 피식 웃으며 묻자, 이엔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이 행복도, 이 평화로움도, 얼마가지 않아 깨질게 분명했다.
    시작되려는 악몽에 불과했다.
















    " 일어났니, 에클레시아? 아침 먹으러 가자! "


    에클레시아가 눈을 뜨자마자 레이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에클레시아는 입맛이 없어보였다.


    " 어쩔수없잖아. 앞으로 이런일이 잔뜩일거야. 언젠가는 키엔도 죽고, 실피시도 죽고, 이엔도…죽겠지. "


    레이가 뒤돌면서 말했다.
    그러자 에클레시아의 큰 보랏빛 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눈물이 투둑, 하고 떨어짐과 동시에 에클레시아가 손을 뻗어 레이의 팔을 잡았다.

    레이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체 그저 미동없이 서 있었다.
    그때 문을 열고 키엔이 들어왔다.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 무언가 있단걸 느꼈는지 키엔은 말없이 문에 기대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레이가 애써 웃으면서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은체 입을 열었다.


    " 왜…? 무서운 악몽이라도…꾼거야, 에클레시아? 뭐가 그렇게 무서워? ……너답지 않은데. "
    " 폐하. "
    " ……에클레시아? "
    " 폐하. 모두를 지켜주십시오. 아무도 죽지않게, 아무도 사라지지 않게, 지켜주시옵소서. "
    " 나는 아직 폐하가 아니야. 뭔가 착각하고 있어, 에클레시아. ……누군가가 죽는게 그렇게 무섭니? "
    " 부탁입니다,폐하……. "


    레이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 빛의여왕이 되면 짊어지고 갈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겠지.
    이 이야기는 그때 들어줄게. 지금은 힘이없는 나약한 후보일 뿐이야. 아직은 폐하가 아니다. "




    그러자 에클레시아가 벌떡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놀란 얼굴인 레이.
    하지만 놀란건 레이 뿐만이 아니었다. 청기사단장인 키엔도 마찬가지였다. 늘 레이못지않게 강인함을 보여주었던 에클레시아.
    흑기사단이 전멸하고, 이젠이 실종되고, 리이넨이 의식이 없는체 열병을 앓고 있단 소리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렇게도 소중하고도 소중한 사람들이었나?

    에클레시아는 뼛속뿌리까지 여왕이다.
    하지만, 그 여왕자리를 레이에게 넘겨주었다. 에클레시아에게 없는 또 다른 강함이 레이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 ……당신은 저에게 하나뿐인 주군입니다. 폐하, 부디…부디……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이 없게 해주십시오. "
    " 지금 그 부탁은 들어줄수 없어. 나는 폐하가 아니야. 아직까지는…네 친구야. 마음고생이 심한가 보구나. 이만 나갈게. 좀더쉬어 "



    그리고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다가 문앞에 얌전히 서 있는 검푸른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키엔을 보았다.
    키엔의 표정은 쓸쓸해 보였다. 분명, 두사람의 대화를 다 들은거겠지. 하지만, 다 들어도 상관없는 이야기. 레이는 키엔을 향해
    고개를 까닥한뒤 먼저 나갔고, 뒤를 이어 키엔이 따라나갔다.

    두 사람이 나가고 문닫는 소리가 조용히 들렸다.
    그리고, 에클레시아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얼굴을 가린 두 손의 손가락 사이에서는 투명한 액체가 흘러내렸다.



    " 우와, 차갑네. 부탁, 들어주겠다고 해도 상관 없는 거잖아? "
    " 들어줄수 없으면 나중에 네가 책임질거야? "
    " 아니, 그런 소리가 아니잖아? "
    " 저 애는……친구가 아닌 빛의여왕으로 날 바라보고 있어. 인간이란 정말 끝도없이 약한 존재일 뿐이구나. "
    " 너는? "
    " 나는 천족이야. 뭐, 마음이 있는거야 다 똑같지만……인간은 약해. "



    레이가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는 복도를 걷기 시작했다.
    키엔은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더니, 별수없다는 표정으로 레이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 ……리이넨씨 "


    어느새 에클레시아는 리이넨의 방에 와있었다. 리이넨의 두 눈에는 흰 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얼굴도 조금 빨갰다. 굉장히 힘든지 신음소리를 내며 계속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아직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벌써 오늘로 오일째.

    에클레시아는 침대에 누워있는 리이넨을 보자마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리이넨이 허공에 휘젓는 팔을 꼭 붙들었다.
    다시 에클레시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주체할수없을만큼의 많은 양.


    " 리이넨씨…정신차려요. 리이넨씨가 이렇게 힘들어하시면……어떻게 하나요. 나는……이런걸 보고 싶지 않았어요… "


    하지만 리이넨은 에클레시아의 애걸함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군다나 심한 열병까지 앓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에클레시아는 리이넨이 듣고 있다고 믿으면서 계속해서 중얼거렸다.
    정신을 차리라고, 더 이상의 무고한 희생은 줄여야 한다고.

    이렇게 된 이상, 다른 기사단들도 출전요청을 당할게 뻔했다. 흑기사단이 다른 기사단에게 출전요청해달라고 부탁도 못할만큼 그렇게
    상태가 악화되었던 걸까. 결국 그곳에서 살아남은건 리이넨 혼자였다. 어떻게 혼자 돌아왔는지도 모른다.
    다만 새벽에 문지기들이 문앞에 쓰러져 있는 청은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리이넨을 발견했다고 했었다.

    그때도 이미 의식이 없는 상태였고, 상태는 심각했었다.


    " 리이넨씨…지지말아요. ……절대 지면 안되요. "


    그때였다. 리이넨이 자신의 손을 잡은 에클레시아의 손을 잡았다. 놀란 얼굴인 에클레시아가 누워있는 리이넨을 바라보았다.
    분명 자신의 손을 꽉 쥐고 있었다. 에클레시아가 놀라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을때, 리이넨이 입을 열었다.


    " ……레이님은,돌아왔나요? "
    " 네…돌아왔어요. 리이넨씨도 돌아오셔야죠……. 왜 혼자서만 돌아오신 거에요……. 이젠씨는요!! 다른 기사들은요!! "
    " 죄송합니다……. 바보같이…모두가……저를 지키더군요. "


    말을 하는 리이넨의 목소리가 떨렸다. 붕대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죄송할게 뭐가 있어요!! 괜찮아요……. 다만, 저는 무고한 희생을 줄이고 싶을 뿐이에요……. 역시, 그건 무리인가요?
    모두가 공존하는 세상이 올수 없는 것처럼, 무고한 희생도 줄일수 없는 건가요!? 저는…무얼 해야 하나요. "



    에클레시아가 결국엔 고개를 파묻어버렸다. 리이넨의 방안에는 에클레시아의 조그마한 흐느낌이 들릴 뿐이었다.
    그외에 소리는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있었을까. 침대에서 리이넨이 일어났다. 리이넨이 일어나는 소리에 놀란 에클레시아가 침대에서
    내려오려는 리이넨의 팔을 잡고 말렸다.


    " 리이넨씨!? 눈도 안보이잖아요! "
    " 괜찮습니다. "


    그리고 리이넨은 두 손을 들더니 두 눈에 감겨진 붕대를 천천히 풀었다. 그리고, 리이넨의 검은 동공이 보였다. 하지만, 생기있고 사물
    이 잘 보이는 눈동자가 아니었다. 어두웠다.


    " 역시 눈이 안보이시잖아요! "
    " 하지만 볼수 있습니다. 저는 신에게서 받은 눈이라 불린 신관이니까요. "
    " ……!! "




    신에게서 받은 축복의 눈.
    보통 사람들이 볼수 없는 모든걸 다 보고, 모든걸 다스릴수 있는 자.
    그것이 신관 리이넨 에실레스. 쿄우보다 더 최연소의 나이로 들어온 자. 3살때 이곳으로 들어와 많은 사람들에게 불행의 눈이 되주기도,
    행복이 눈이 되주기도 했다.

    그만큼 리이넨은 고되고 슬프고 누구보다 더 쓸쓸한 삶을 살았다.
    그러던 그녀는 이젠을 만나러 마중나갔다. 그 뒤로, 이젠은 리이넨을 따랐다.
    그리고 이젠은 리이넨을 이곳으로 무사히 보낸뒤, 자신은 실종되었다. 많은 기사들도 리이넨을 살리고 희생하였다.

    그녀는 눈을 잃었다.
    전쟁중 굉장히 반짝이는 빛을 보고 곧바로 실명하였다.
    그러던 그녀를 이젠이 안전하게 지키면서 이곳으로 보냈다.

    비록 눈이 안보인다 하더라도, 앞이 안보인다 하더라도, 신에게서 받은 축복의 눈.


    미래를 볼수 있고, 과거를 볼수있고, 생명을 다스리기도, 생명을 꺼지게도 할수 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눈은 그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 하지만…다시는 신의 눈으로 보지 않겠다고 옛날에 다짐하지 않았던가요!? "
    " 다가왔으니까요. 악몽이 시작됬잖습니까? 아마도…. "




    리이넨이 보이지 않는 두 눈을 깜빡거리며 대답했다. 알고있었다. 이미 시작되었단 것쯤은 에클레시아는 알고 있었다.
    리이넨과 흑기사단이 출전요청당한걸 봤을때부터 짐작했다. 이제 전쟁은 시작되었단걸. 더 이상 돌이킬수 없다는 걸.

    이 전쟁의 시작은 갖지못할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천족과 마족이 공정하게 사는걸 원하지 않는 사람들때문에 시작되었다.
    하지만 진실을 아는 자가 많은가.




























    " 누구냐. 날 지켜보고 있던데, 꽤나 오랫동안……. 그만 나와. 더 이상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으니까 말이지. "


    이엔이 과거에 많이 찾던 샤인즈를 처음만났던 그곳에 서서 피식, 하고 차가운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그러자 나무아래에서 누군가가 내려왔다. 그리고는 검에 손을 가져가, 스르렁 - 소리를 내며 꺼냈다.
    연한 금색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내려왔다. 포니테일 형식으로 묶은 머리. 그리고 금색 눈동자에, 양쪽귀에는 작은 은십자가 귀걸이가
    달려 있었다.


    " 뭐지,쿄우? "


    이엔이 어이없단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쿄우의 눈 밑에는 검은색의 십자가 문양이 생겨 있었다. 마족이란 증거. 그것도, 십자가가 거꾸로 나타나 있었다.
    확실하단것은 천족이 마족으로 타락했단 증거였다.

    이엔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체, 검을 자신에게 겨눈 쿄우를 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쿄우는 그저 차가운 눈으로 이엔을 바라볼뿐, 입을 열지는 않았다. 그런 쿄우를 보며 이엔이 손을 쫙 폈다.
    그러자 투명한 빛이 생기더니, 검이 생겨났다.


    " 날 죽이겠단 눈이군? "
    " 왜……. "
    " 뭐? "
    " 나는…당신을……몇백년전부터…알고 있었는데. "
    " 무슨 소리야? "
    " ……기다렸어요. 내내. "


    쿄우의 말이 이해가 안간다는듯, 무슨소리냐고 되물었지만 쿄우는 자신의 말만 계속 할 뿐이었다.
    몇백년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한다. 내내 기다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엔은 쿄우를 본것은 13년쯤 전에 일이다.
    그것이 첫만남.

    하지만 쿄우는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자신은 이곳을 벗어난적이 없는데.


    " 나…데리러 온다면서요. 마족과의 전쟁에서 결국 천족이 이겼잖아요. "
    " ……너, 그걸 어떻게 알아? 몇백년전에 일을? "
    " 나는 원래는 천족. 천족 제일의 전사. 에녹 시크라이. 과거, 차가운 이엔님에게 검수련을 한달정도 받은적이 있죠. "


    천족 제일의 전사, 에녹 시크라이.
    차가웠던 자신에게 검수련을 한달정도 받았다고 한다.
    거짓말 같다. 자신의 머릿속에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

    만일 몇백년전 쿄우를 만났더라면, 쿄우를 기억하지 못할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쿄우가 거짓말하는 눈이 아니었다. 분명 쿄우의 말은 거짓이 아닌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억하지 못한거는 자신이란 소리.


    " 너…나 만난적 있었냐? "

    " 그렇게 선대폐하를 사랑했었나요? 점점 시간을 빼앗겨 가는 나를 찾으러 오지 않을 정도로?
    그녀가 죽었다고, 그녀에게 목메었던 건가요?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나는 생각나지도 않았던가요?
    당신을 만나고 싶어서 이곳 인간계에 떨어졌어요. 그러다가 결국엔 누굴 찾으러 왔는지도 잊다가, 5년뒤에 이곳에 왔어요.
    물론 나도 당신을 처음 봤을땐 기억하지 못했어요. 하지만……갈수록 기억이 나더라구요. 당신은 기억나지 않나요? "



    쿄우의 말을 들어보면 자신과 쿄우의 만남은 한달밖에 안되었다는 소리였다. 한달만 같이 지냈던 사람에게 저렇게 정을 붙일수 있는걸까
    . 이해가 안간다. 검수련을 한달밖에 안했다는데, 그 뒤의 만남은…?

    무언가 어지러웠다.
    기억나지 않는다.



    「 너…이름이 뭐라고 했지? 」
    「 하아…하아……. 에녹…시크라이요…. 」
    「 그래? 조금만 더 하면은, 정말로 천족 제일의 전사가 될수 있겠어. 검솜씨가 썩 나쁘지는 않아. 」
    「 하아…정…말요? 하아…하아…. 하지만…이엔님을 뛰어넘는 전사가 될수는 없을거 같아요! 」
    「 풉…내게 아부하는 거냐? 」
    「 아, 아니에요! 」



    무언가가 스쳐지나간다.
    지금 자신의 앞에 선 쿄우랑 똑같은 얼굴. 똑같은 나이. 왜 쿄우를 알아보지 못했던 걸까.
    왜 예전 이름은 또 에녹이고, 지금 이름은 쿄우인걸까.

    다시 한번 쿄우에게 궁금한걸 물어보려고 한발자국 똈을때였다. 순간 주위가 산산조각이 나면서 퍼즐처럼 무너져 내렸다.
    자신 또한 무너져 내린 땅에서 떨어져 깊은 암흑속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쿄우는 떨어지지 않았다.

    끝도 없는 암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쿄우는 떨어지는 자신을 무표정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배신감이 심했던걸까? 한번도…단 한번도, 쿄우는 저런 눈으로, 저런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반대라면 반대였지, 한번도 쿄우는 저런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었다.

    언제나 자신이 지켜본 쿄우는 순수하고 천지난만했다.
    웃다가도 울고, 같이 자지 못하면 자지 않는, 그런 꼬맹이였다. 언제나 자신의 손길이 필요한 꼬맹이였다.


    한참을 이런저런 생각할때, 이엔은 바닥에 닿았다.
    그리고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은 이엔앞에 쿄우가 천천히 내려왔다. 그리고는 이엔의 앞으로 다가왔다.
    슬프면서도 공허한 눈으로 정신을 잃은 이엔의 머리카락을 만지작 거렸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 ……바보같이 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 "



    - 투둑
    이엔의 눈에 눈물이 떨어졌다. 그러자, 이엔이 우는 것처럼 이엔의 눈에 떨어진 액체는 다시 또 한번 흘러내렸다. 이엔의 볼을 타고.
    쿄우의 두 눈에서 눈물이 계속해서 떨어졌다.



    " 날…원망해도 좋아요. 나는, 당신을 이 싸움에 끼어들이기 싫으니까……싸움이 끝날때까지…이곳에 있어줘요. 미안해요…미안해
    내가…내가……당신을 죽일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




    - 또각또각
    구두소리가 어둠속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그 구두소리는 쿄우의 뒤에서 멈추었다.
    쿄우는 어둠속에서 눈물을 재빨리 닦았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뒤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쿄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까맣게 빛나는 머리카락. 마왕 히스 앨리스 였다. 앨리스는 입가에 차가운 조소를 띈체 그런 쿄우를 바라보았다.

    쿄우는 앨리스와 시선을 마주치고 있지 않았다.
    그때 앨리스의 뒤에서 한 남자아이가 걸어나왔다. 남자아이를 보자 쿄우는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별로 놀랄 이유야 없었지만.

    레온이었다. 레오니스 크레벨. 마왕의 조각.




    " ……이제 시작인가요? "
    " 너는 너를 버린 저 사람을 살릴 생각이냐? "
    " …… "




    레온이 갑자기 손을 벌렸다. 그러자 레온의 손에서 빛이 나더니 롱소드가 소환되었다.
    그리고는 이엔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고, 흠칫 놀란 쿄우가 검을 들고는 레온을 향해 뻗었다. 우뚝, 걸음을 멈춘 레온.
    그리고 눈이 가늘어지는 마왕 앨리스.



    " 건드리지마,레온. "
    " …… "
    " 너는 레이의 소중한 아이니까 건들이지는 않겠어. 너가 정도를 넘지 않는다면. "
    " ……레이? 그게 누군데? "
    " 각성했어도 레이를 기억하지 않았나…? "




    오히려 당황한 쿄우가 경계를 푼체 중얼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앨리스가 비웃었다.
    앨리스의 비웃음에 화들짝 정신을 차린 쿄우가 두세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레온의 검에 배를 살짝 베였다.
    주춤 거린 쿄우는 손으로 배를 가렸다. 손에는 차가우면서도 따듯한 느낌이 났다.

    인상을 찌푸린 쿄우. 쿄우는 천족도 아닌, 마족도 아닌 존재로 각성했다. 그리고 모든 기억을 찾았다.
    달라진건 없다. 달라진게 있다면 각성되었단것뿐. 그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레온은 무언가가 다르다.
    늘 각성할때마다 무언가 달라진다.

    처음에 각성했을땐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두번째 각성했을땐 레이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세번째. 지금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공허한 눈동자.
    원래 레온의 투명한 붉은눈동자는 아름다웠고, 깊었고, 맑았다.
    하지만 지금의 붉은눈동자는 투명하지 않았다. 조금은 어둡고, 생기가 없고, 맑지도 않다.



    " 뭐야…당신, 저 애한테 무슨 짓을 한거지? "
    " 너가 무슨 상관이야, 쿄우? 나는…배신자는 용서하지 않아. "
    " 하… "



    지금은 쿄우가 불리했다. 천계 제일이 전사로 이름났던 쿄우였지만, 그때는 에녹 시크라이.
    지금은 카나시이 쿄우였다. 그리고 요 몇백년간 남을 지키기 위해 검을 잡지 않았었다. 단지 무고한 살생만을 했었다.
    그러던 쿄우는 몇백년만에 기억을 각성하고 이엔을 지키려 한다.




    " ……정신차려, 레오니스 크레벨 "




    하지만 쿄우의 말이 레온의 마음을 흔들수 있을리가 없었다.









































    - 콰앙!!





    " 레이…? 키엔씨…? "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레이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뒤에서 키엔 역시 괴롭다는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에클레시아가 놀라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가만히 바라보았다. 리이넨이 이내 뒤돌아 레이와 키엔을 향했다.
    레이가 숨을 고르게 쉬더니, 리이넨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손을 들어 조심스레 리이넨의 보이지 않는 눈을 만졌다.


    " ……많이 힘들었지? "
    " 저보다는, 기사들이 힘들었겠지요. 면목없을뿐입니다. 모두가 죽었는데 저 혼자 살다니…. "
    " 괜찮아, 그들은 명예롭게 기사의 이름에 걸맞게 죽었으니까……. 리이넨, 내가 온 이유…잘 알지? "


    레이가 머뭇거리더니 물었다. 그러자, 리이넨이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에클레시아는 혼자 멍하니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 이엔…어딨어? "
    " 암흑의결계에 있습니다. 현재 쿄우가 마왕과레오로 부터 이엔을 지키고 있습니다. "
    " ……위험해? "
    " 아마도요. "
    " 레온……살아있었구나. 그럼 이번엔 정말로 죽여야겠어. 리이넨, 시공의문을 열어줄수 있겠어? "
    " 해보겠습니다. "


    에클레시아의 앞에서 알수없는 말들이 오갔다. 암흑의결계, 그리고 시공의 문.
    그것이 무엇인지 에클레시아는 알수 있었다. 암흑의결계는 아마도 과거의 시간에 있다는 뜻. 그리고, 시공의 문은 그 과거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 리이넨은 재빨리 서랍을 열더니 흰분필을 꺼내 바닥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레이가 키엔을 바라보자, 키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멍하니 서 있는 에클레시아 앞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잡고는 밖으로 끌고나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에클레시아가 키엔의 손을 뿌리치고 레이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레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너는 무고한 희생을 보는게 무서운 거지? "
    " ……뭐? "
    " 앞으로 나를 따를 녀석들중에는…너처럼 약한아이는 필요없어. "
    " 그게 무슨 소리야, 레이!? "
    " 그러니까……너는 너무 겁이 많아. 원래 이런일에, 희생이 있는건 당연하잖아? 하지만 너는 그걸 거부하고 있잖아. "
    " …… "
    " 그러니까, 너는 그저 이곳에 남아서 책이라도 한권 더읽어. 혹시 모르지. 내가 여기서 죽으면 너가 여왕으로 계승될수 있을지. "


    에클레시아의 동공이 흔들렸다.
    그리고 키엔은 미안하단 표정을 한체 에클레시아의 팔을 잡더니, 문밖으로 내보냈다.
    문이 닫히기까지, 레이는 에클레시아를 바라보며 웃고 있었다.

    - 타악.

    문이 닫히고 나자, 에클레시아의 눈에서 또 다시 눈물이 떨어졌다.
    레이를 만나고 나서 에클레시아는 거의 눈물을 흘렸다. 예전의 자신이었다면 그저 넘어갔을 일.
    아니, 이런 일 자체에 개입하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 리이넨, 키엔. 모두 고마워 "
    " ……무슨 말씀이십니까? "
    " 야? "


    마법진이 발동되면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레이가 이상한 말을 하더니 먼저 마법진 안에 들어갔다.
    당황스러운 리이넨과 키엔이 의아해 하면서 마법진에 발을 들여놓으려 했다. 그러자, 레이가 검을 소환하더니 한번 휘둘렀다.
    그리고 그걸 알아챈 키엔이 리이넨과 같이 바닥에 굴렀다.

    다행이 옷만 찢기 정도였다.
    갑자기 저렇게 난폭하게 행동하는 레이가 당황스러운 두사람.



    " 나 혼자 갔다올게 "
    " 무슨 말이 되는 소릴!! "
    " 말이…되잖아? 난 내 가족을 찾으러 가는거니까. 내 소중한 사람을 찾으러 가는거니까. 이럴때 내가 가지 않으면 안돼 "



    그리고는 마법진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레이의 모습도 사라졌다.
    끝까지 레이는 자기 멋데로 행동했다. 모두랑 같이 갈듯이 말하면서, 종국엔 늘 혼자 가버린다.

    늘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으면서, 종국엔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처럼 가버린다.












    -------------------------------------------------------------------------------------------------------------------------------



    우와ㅜㅜ
    시험공부해야하는데,
    왜요번엔알아서
    컴이안망가지는거죠ㅜㅜ!?
    시험 7월 6일날 시작해서 7월 10일날 끝나요.
    그때까지 소설은 미뤄두겠습니다.







    [예고편]










    나는 너랑 발맞추어 가고 있었는데…….
    나는 너랑 손잡고 나가고 있었는데…….

    우린 처음부터 인연이 아니었어.
    우린 처음부터 만날 사람이 아니었어.





    " 레이, 한번만 아빠라고 불러줄래? "






    늘 이렇게 어긋나.
    행복해질까하면 헤어지고,
    웃을까하면 울어버리고,
    손잡을까하면 넌 달아나버리고.







    " 안돼, 아빠!!! "
    " 레이……. 내가 널 봤을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았니? "
    " ……아빠? "











    " 만나고 싶지 않았어 "





    그것은 거짓말이자 진심.
    그것은 진심이자 거짓말.

    알수 없는 당신의 마음.
    알수 없는 나의 마음.




    늘 누군가는 죽어버려.
    늘 누군가는 사라져버려.

    종국에 웃을수 있을까?



    지금도 힘든데.
    지금도 슬픈데.
    지금도 …….






    " 안돼!! "

    " 레이……그래도, 너를 만나서 행복했어.
    너에게 아빠의 정이란걸 알려줄수 없어서……무지 죄책감이 느껴졌어. 널 보면……그녀밖에 생각이 안나.
    나에겐 그녀뿐이지만, 이젠 너라는 소중한 존재가 내 안에 자리를 잡았어.
    그러니까……그러니까……네 곁에서, 이렇게라도 지켜줄수 있는게 기분나쁘지는 않아. "

    " 아빠!!! "







    나, 이제 당신 곁으로 갈수 있는거죠?
    내 눈에는……당신이 마중나온걸로 보여요.
    날……데리러 온거죠?

    기꺼이, 당신을 따라 갈게요.












    " 나는 천계에게서 버림받았어. 그리고, 저 사람에게 버림받았지.
    하지만 저 사람은……타락해버린 나를 구원해준 열쇠야. 그래서 나는…슬프지 않아 . "




    여기는 당신과 내가 다시 재회했던 공간.
    나는 한평생 당신을 존경한걸 후회하지 않아.
    당신 곁에 있던걸 후회하지 않아.







    " 저 애가…여왕이 될 아이? "
    " 그래, 레온. 너의 적이지. "
    " ……그럼, 내가 쟤 죽이는거지? 앨리스. "
    " 응. 너를 죽이려 하니까 죽여야지. "



    이상해.
    죽여야 한다는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데 팔과 다리가 움직이질 않아.
    저 아이의 저런 표정……왠지 익숙해.





    " 하아…하아…….
    레온……많이 기달렸니? ……조금만 기달려. 내가…내가……널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줄게 "






    소중한 사람을 잃고 잃었습니다.
    중요한 사람을 잃고 잃었습니다.
    태양같은 사람을, 별같은 사람을, 여러명이나 잃었습니다.
    이제는 되찾고 싶습니다.
    마지막 하나라도 내 보물을, 내 추억을 되찾고 싶어.


    그러니까……널 지켜줄거야.




    나는 네 주인님이니까.
    내가 널 주웠으니까.


    내가 먼저 너를 발견했으니까.







    그때의 그 설레임을 잊지 못한다.
    작은 보물을 발견한것처럼 내 마음은 설레였다.







    " 레온, 기달려!!! 내가 반드시!! 반드시 여왕이 되서!! 공존하는 세상을 선물해줄게!!
    너를 구해줄거니까!! 나를 믿고 기다려줘!! 다시 널 데리러 갈게, 다시…다시 널 마중나갈테니까!!"






댓글 6

  • [레벨:7]id: 크리스

    2007.06.22 22:19

    오옷, 내가 일빠다.
    근데 놀랐어.
    흑기사단이 리이넨빼고 다 전멸이라니.
    이젠은 어떻게 된거야? 설마 붙잡힌거야?<
    이제 전쟁이 사작되고 다 불려 나가겠네.
    사망자가 나와도 다 죽진 않았으면<
  • 똑똑한갈

    2007.06.23 00:04

    헐-_- 이젠죽었군 아니면실종?ㄱ-
    히스앨리스출연이네 -_-...다음편에서 이엔죽나 -_-......
    혹시 나중에 다 사살할 생각은 아니지?-_- 그럼 넌 나한테 죽는다.
    적었다길래 들어와봤삼-_- ㄲㄲㄲ 갈등이심화되면서 재밌군(ㅈㅅ금방국어공부하고와씀)
    쿄우 에녹이였구나..-_-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6.23 10:09

    우리 리이넨이 실명ㅇㅁㅇ?!
    거기다가 흑기사단 전멸이라니요;;
    그럼 이젠은?! 설마 몰살시키실건 아니죠ㅇㅅㅇ??
    ......에헤헤;; 시험 잘치세요!
  • [레벨:5]id: 이엔[EN]

    2007.06.23 18:19

    헐, 나 또 죽는거야 -_-?!
    맨날 왜 내 자캐는 저런 스타일로 나오는거지,
    시골스런 스타일이 아니고.. <
    어쨌든 왜이렇게 기냐으 ㄱ- <양심쿡쿡
    레온이 기억을 빨리 찾았으면 좋겠네 ㄱ-!!!!!!!!!
  • [레벨:24]id: Kyo™

    2007.06.25 09:30

    내 컴은 알아서 망가져 주더라 (털썩)
    아무튼...
    기억을 되찾았구나, 쿄우~ 잘 됬네~
    이엔은 잠시 주무시고 계시구요~ (후후후)
    레이는 레온을 어찌하려나, 궁금해지는 상황이고~!
    시험 잘 봐~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7.04 18:53

    아아.. 이엔 레이 앞에서 죽으면 안된느데.. -_-;;
    그나저나 쿄우 의리 있구나
    나같으면 이엔 죽게 내버려 뒀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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