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두번째장 ( 2-2 ) - 어둠속으로②
  • 조회 수: 481, 2008-02-06 05:55:27(2007-07-27)




























  • 웃음은 위로 올라가 증발되는 성질을 가졌지만
    슬픔은 밑으로 가라앉아 앙금으로 남는다고

    그래서, 기쁨보다 슬픔은 오래오래 간직되는
    성질을 가졌는데

    그래서, 사람들은 그것을 '상처' 라고 부른다고 해


























    " 다들 아침식사는 하셨나요? "
    " 저희 모두들 아침식사 다 하고 모인겁니다,회장 "


    네이의 물음에 이루가 초조하단 얼굴로 빨리 대답했다. 지금 시간은 아침 9시. 네이는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모두를 바라보았다. 다들 초조한 얼굴들이었다. 네이는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튕기자 문이 열리면서 여섯명의 사람이 들어왔다.

    모두들 네명의 사람들을 보며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특히나 이엔이 더 놀란 얼굴이었다. 이엔은 자신의
    얼굴을 숨기고 싶었는지 옆에 있던 리진을 끌어당겨 리진의 등 뒤에 얼굴을 파 묻으려 했다. 그러자, 리진이 그
    런 이엔보며 저질이라고 소리치며 한대 쥐어박았다. 결국 이엔은 들어온 네명에게 얼굴을 보일 수 밖에 없었다.

    " 이야, 평소에 보지 못하던 우리 선도부장님을 이런데서 뵙게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
    " ……비꼬지 마라, 루이넨 "


    이엔이 조금은 떫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루이넨 신 레디아스 - 선도부 부부장이다. ( 자신에게 모든 일을 다 떠맡긴 이엔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
    어깨에 살짝 닿는 아주 까만머리카락에 동공과 구별되지 않으리만큼 검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179cm의 꽤
    큰 키이다.

    그러자 이어서 다른 소년이 한 소녀의 곁에 서서 빈정거렸다.

    " 선도부일은 내팽겨치고 잘도 노시더군요? 다봤습니다. 숨박꼭질이며 술래잡기이며, 즐거우셨습니까? "
    " ……카이,너까지!! "
    " 저는 루이넨하고 카이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
    " ……레이 "


    카이 샤인즈 - 선도부. ( 선도가 어찌됬든 상관없이 그저 장난끼가 가득한 선도부. )
    목을 덮는 샤기컷의 갈색 머리의 황금안을 가지고 있다. 귀와 목에는 토파즈가 박힌 피어스와 목걸이를 하고
    있다.

    레이 샤인즈 - 선도부. ( 무조건 카이말에 맞장구 쳐주는 선도부. )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갈색머리의 큰 황금안. 우윳빛 피부에 연분홍빛 입술을 지니고 있다.
    귀와 목에는 토파즈가 박힌 피어스와 목걸이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일란성 쌍둥이지만, 남녀로 태어난 조금은 유별난 쌍둥이다.
    이엔이 계속 선도부들에게 밀리자 일행들은 조금은 입가에 재밌단듯한 조소를 띄우며 구경하고 있었다.

    " 당신도 선도부들에게 그렇게 설교를 듣다니, 한물 갔군요? "
    " 쿄우!! "


    카나시이 아이시스 쿄우 - 선도부. ( 라퀼과 같은 부류인 선도부. )
    어깨에 닿을듯 말듯한 검은색 머리카락. 아래로 내려묶어 꽁지머리 스타일이다.
    검은색의 눈동자를 가졌으며, 검은색의 둥근사각형 완테 안경을 하고 있다.

    이엔은 쿄우의 이름을 부르며 얼굴을 붉혔다. 그러자 주위 일행들이 결국엔 소리내어 키득키득 거리며 웃기 시
    작했다. 그러자 이엔이 일행들을 향해 얼굴을 돌려 째릿, 하고 노려보자 언제 웃었냐는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같이 웃던 한 남자가 피식 웃으며 한걸을 내딛어 이엔의 앞에 다가왔다.

    " 이제부터 내가 선도부장 해도 될까? "
    " 닥쳐,키엔!! "


    키엔 아이루스 - 선도부(선도부장을 노리고 있는 어리석은 인물이다)
    보라색의 머리카락에 보라색의 눈동자를 가졌다.

    자신에게 깐죽거리는 키엔이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을 하며 두 사람이 서로를 노려볼때였다.
    문 옆에 가만히 기대어 있던 남자가 다가왔다. 이엔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입술을 실룩거렸다. 가장 만나고 싶
    지 않았던 사람을 만나버렸다는 듯한 얼굴.

    " ……어, 방학때 잘 지냈니? 얼굴색을 보니 잘 지냈나보네? 하.하.하.하.하.... "
    " 죽고싶습니까, 선도부장 "
    " …… "


    하르네워 아렌스 카넨시아 - 선도부. ( 선도부들 중에서 가장 책임감이 강한 선도부. )
    어깨까지 닿는 차가운 청은색의 샤기컷에 은색의 눈동자를 가졌다. 왼쪽귀에 은색의 십자가에 푸른색의 보석이
    박힌 피어싱을 하나 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 그외 외모는 더욱더 차가운 이미지를 준다.

    카넨의 등장으로 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 방학동안 쉬는게 어때서 그러냐!!! "


    이엔이 소리치자 카넨을 비롯한 선도부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리고 계속해서 선도부들간의 싸움이 끝이 없어
    보이자 회장인 네이가 결국엔 제지시켰다. 이엔이 불만인듯한 표정으로 왜 전투요원으로 선도부들을 뽑느냐고 질
    문하자 네이가 웃으며 대답했다.

    " 우선 선도부들도 학교를 지키는데 한몫하고 있죠.
    Red, Blue, Black 기사들과는 거의 비교도 안될정도로 그 세력은 미약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제가 추스리고 추스
    려서 훌륭한 선도부들로만 구성했습니다. 이들은 전투할때 상당히 도움이 될거라고 저는 봅니다.
    게다가, 카넨은 어둠의 술법을 쓸수 있으니 더욱더 마계에선 유리할거라 생각되네요. "

    어둠의 술법을 쓸수 있단 말에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카넨은 이런 시선쯤이야 많이 받아봤단듯 정작 본인은 무덤
    덤했지만 다들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네이의 말을 들은 이엔이 울컥했는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고, "…역시나"
    라고 중얼거린 루이넨이 그런 이엔을 바라보았다.

    눈의 초점을 맞춤으로써 제지시키려 했지만, 이엔은 루이넨을 무시하고는 네이를 노려보았다.
    네이는 미소를 지으며 그런 이엔을 바라보았고, 이엔은 참을수 없단듯 네이의 책상앞으로 다가갔다. 모두의 시선
    이 이엔을 향했고, 카넨은 "쓸데없는짓을" 이라며 혀를 찼다.

    이엔은 네이의 책상을 주먹으로 쾅 소리나게 쳤다. 다들 놀란 눈으로 이엔을 바라보았다.

    " 카넨은 자신의 생명을 깍으면서 술법을 쓰는거야. 그걸 모를리가 없을텐데요,회장!? "
    " 알고있습니다. 그렇기게 뽑은겁니다.
    선도부들은 오히려 그런일에 긍지를 가지고 있지 않던가요? 어찌됬든 카넨없이는 일이 잘 풀리진 않을겁니다 "


    네이의 말도 어느정도 맞았고, 본인도 뭐라하지 않았기에 이엔은 더 이상 뭐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마계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한번 어제 네이랑 한 약속을 새기며 이야기를 끝냈다.
    네이가 미리 분필로 그린 마법진을 발동시키자 차원의 공간이 생겼다.

    " 누가 먼저 들어갈래? "
    " 그렇게 묻는 루시드 니가 먼저 들어가시지! "


    루시드의 물음에 다들 기겁하다가 리진이 발로 루시드를 뻥 찼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루가 루시드의 팔을 잡았
    지만, 루시드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바람에 차원의 공간으로 떨어졌다. 다들 그런 리진을 무섭단 얼굴로 바라보
    고, 리진은 어색하게 웃었다.

    이어서 이루가 리진의 손을 잡았다. 리진이 당황해하며 쳐다보자 이루가 싱긋 웃었다.
    리진은 뭔갈 알아챘는지 얼굴색이 사색으로 변했고, 이루는 웃으면서 리진을 밀었다.

    " 꺄!! "
    " 너는 살줄 알았냐,이루? "


    그러면서 이엔이 피식 웃으며 웃고있는 이루의 등을 발로 걷어차 이루도 떨어졌다. 라퀼은 한숨을 쉬며 조용히
    들어갔고, 이엔도 스스로 들어갈려는 찰나에 카넨이 발로 걷어차 이엔을 밀었다. 이엔은 떨어지면서 이상한 소
    리를 질렀고, 나머지 선도부들은 의기투합해 스스로 들어갔다.



    *  *  *  *  *  *  *  *  *  *



    " 야, 너 무리하지마라. 또 다시 니 쓰러지는거 받아줄 힘 없으니까 "
    " 곧 죽어도 말은 정말 말은 이쁘게도 한다. "
    " 흥, 아일린한테 인사해 "
    " 나는 괜찮은데 ? "
    " 고마워, 아일린~~ 어느 누구도 너같은 착한 마음씨좀 가졌으면 좋겠다~ "
    " 아하하하 "


    유안의 말에 세츠가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제 어떻게든 좋단 식이었다. 마계에도 햇빛이 들줄은 몰랐으니, 다들
    오랜만에 본 빛에 기운을 차렸던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배는 고팠다. 숨도 쉬기는 괴로웠지만 그나마 익숙해져
    적은 호흡으로도 말을 많이 할수 있게 됬다.

    " 아직도 연락은 안왔어? "
    " 어, 안왔어. 지금 몇신지도 알고싶다. "
    " 내가 책에서 읽기로는 시간은 똑같아. "
    " 아!? 시차가 틀리다며,임마 "
    " 그니까 여기는 하루가 더 빠르지만, 아르넨의 시간이 아침아홉시면 여기는 하루 빠른 아침 아홉시야 "


    유안의 설명에 세츠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츠는 유안을 바라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자 유안이 손을 들어 세츠의 어깨를 툭 치며 웃으며 말했다.

    " 너무 걱정하지마, 조금 힘들어서 그래… "
    " ……그래, 차라리 그렇게 말을 해. 힘들다고. 니 혼자서 다 참으려 하지마. 거치적거려 "


    그리곤 세츠는 고개를 돌려 앞으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유안이 그런 세츠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러자 아래서 아일린이 유안의 옷깃을 잡았다. 유안이 고개를 숙여 아일린을 바라보자 아일린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 유안도 알지 ? 세츠는 뭐랄까, 겉은 저래도 속으론 유안이나 나를 많이 걱정하고 있거든 ! 얼른 가자 "
    " …… "


    유안은 살며시 피식, 하고 웃으며 세츠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대충 햇빛이 들어오고 나니 주위의 윤곽이 들어왔다. 어제는 아주 캄캄해서 아무것도 없는줄 알았는데 빛이 들
    어오고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빨간 융단을 밟고 걸어가고 있었다. 마치 무슨 성당처럼 위에는 커다란 유리창들이
    있었다.

    세 사람은 계속 주위를 둘러보면서 걸어갔다. 어두운 기운이 꽤나 많이 사려 있었지만, 그리 위험해보이진 않았
    다. 하지만 계속해서 걸어도 이 복도는 끝이 없어 보인 듯 했다. 한참을 걸었을까. 호흡도 역시 여전히 쉽지 않
    아 모두의 얼굴에선 땀이 주륵주륵 흘러 내렸다. 그럼에도 단 한명도 힘들다고 하지 않았다.

    유안은 자신이 이렇게 힘든데 아일린은 어떨까, 라는 생각에 옆에서 걷는 아일린을 바라보았다. 역시, 그래도 R
    ed 부장이어서 그런지 그렇게 힘들어 보이는 기색은 아니었다. 세츠야 걱정할 타입은 아니니 무시하고 유안은
    다시 앞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했다. 앞에서 계속 걷던 세츠가 걸음을 멈추고는 검을 꺼냈다.

    유안과 아일린이 달려가 세츠 등뒤에 바짝 붙었다. 세츠는 무언갈 찾는지 계속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 왜 그래, 세츠? "
    " ……온다 "
    " 아? "
    " 무슨 소리야, 세츠 ? "


    아일린의 마지막 질문과 함께 세츠가 공중을 향해 검을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갈라지더니, 차원의
    공간이 생겼다. 아일린과 유안이 벙찐 얼굴로 그 공간을 바라보았다. 세츠는 이맛살을 찌푸리며 그 공간을 경계
    하는 눈으로 노려보았다.

    " 우아아!! "
    " …!? "


    비명소리와 함께 등을 살짝 덮는 은백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가 이상한 비명을 지르며 튀어나왔다. 그 남자를
    보자마자 경계했던 세츠는 어이없단 얼굴로 검을 치웠다. 아일린과 유안도 적잖게 당황한듯했다.
    이어서 일어나지 못한 남자위로 허리까지 오는 은빛의 머리카락에 푸른색 눈동자를 가진 여자가 튀어나왔다.

    남자는 그 여자가 자신의 허리위로 떨어지자 손을 부르르 떤체 아무런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여자
    위로 푸른색의 무릎까지 오는 머리카락과 푸른색의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튀어나왔다. 여자는 자신의 위로 누가
    떨어지자마자 곧바로 주먹을 날려 방금 튀어나온 남자를 던졌다. 주먹에 맞고 남자는 아일린과 유안 앞으로 떨
    어졌다.

    " 아, 저 놈의 새키가!! "


    보통길이의 약간 푸른빛 나는 머리에 푸른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뒤를 보면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뒤를 보고 있
    었기에 착지를 잘못해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 콰앙

    " ……아프겠다 "

    아일린의 말처럼 무지 아픈지 그 남자는 머리를 감싸고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그리고 이어서 제대로 된 학생들이
    걸어나왔다. 세츠는 한심하단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 너희 미쳤니? "


    세츠가 엎어진 이들을 향해 말했다. 세츠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엎어져있던 학생들이 그제서야 일어났다.
    맨 밑에 깔린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아일린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었다.

    " 루시드, 괜찮아;? "
    " 어……저 미친이루 "


    루시드가 턱을 문지르며 옆에서 마찬가지로 아픔을 호소하는 이루를 노려보며 욕을 했다. 그러자 이루는 그런 루
    시드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세츠,아일린,유안을 뺀 나머지 학생들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
    다. 다들 놀란 눈으로 세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 왜 그런 똥밟은 눈으로 쳐다보는거야,재수없게 "
    " 세츠; 저건 그런 눈이 아니라 오히려 놀란 눈 같은데?
    "

    세츠의 말에 아일린이 당황해하며 좋은쪽으로 말을 끌어나갔다. 세츠는 아무렴 좋단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루랑
    라퀼은 그저 덤덤한 표정이었다. 이루는 원래부터 세츠랑 아일린이 분리됬던걸 알고 있었고, 라퀼은 그다지 놀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 세 사람은 일행들을 의아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이어서 이엔이 믿을수 없단 얼굴을 하며
    세츠와 아일린을 향해 번갈아가며 삿대질을 했다. 그러자 세츠가 인상을 찌푸리며 이엔의 손가락을 쳐냈다.
    그제서야 입이 열렸는지 이엔이 소리쳤다.

    " 뭐야!! "

    그러자 세츠가 피식 웃으며 거들먹 거리며 말했다.

    " 인간인데? "
    " 이게!! 뭐야!! 저 꼬맹이는!! "
    " 아일린이잖아, 정신나갔냐!? "
    " 아는데!! 너네 왜!! "
    " 왜 분리됬냐고? 내가아냐!? "


    이엔의 외침에 세츠가 버럭버럭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자 이루가 입을 열었다.

    " 시리오스가 그랬는데 세츠랑 아일린이 떨어진 곳은 마계로 가는 공간이었나봐.
    그런데 거기는 모든게 분리된다고 했어. 세츠랑 아일린은 금기를 어긴거나 마찬가지니까 분리된거겠지.
    원래 한몸에 또 다른 몸이 들어와있으니까. "


    이루의 말에 다들 이루를 다시봤단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루의 입술이 실룩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이루의 머리를 쓰다듬는 이가 있었으니, 이루가 놀라 뒤돌아보자 유안이 웃으며 서 있었다.

    " 너!! "
    " 걱정했어? 눈시울이 붉어진것봐라? 울지마,이루~~ "
    " 닥쳐,변태!! "


    이루가 유안의 손을 거칠게 내치며 소리쳤다. 하지만 다들 익숙하단듯 재밌단 듯이 웃고 있었다. 한참을 이엔과
    싸우던 세츠는 누군가가 자신에게 걸어오자 그쪽을 바라보았다. 늘 보았던 짙은 남색의 머리카락에 짙은 남색의
    눈동자를 가진자. 검은테 안경을 늘 쓰고 있던 자.

    " ……라퀼 "
    " 걱정많이했어요,세츠. 그리고,아일린. "
    " 라퀼이 많이많이 보고 싶었던거 있지 ? "
    " 그래요? 고마워요,아일린 "
    " 나도 아일린이랑 같은 마음이야. "
    " 훗 "


    세 사람이 다시 재회했다. 이루가 얼핏 그 세사람을 보았을때, 라퀼이 진짜로 웃는걸 보자 이루도 피식 웃었다.
    그러자 그걸 본 루시드가 이루의 목에 헤드락을 걸면서 깐죽댔고 루는 리진의 손을 붙잡고 있었다. 리진도 잘
    됬단 얼굴이었다.

    " 그런데 너네 왜 왔어? 베찌는 연락 됬던거야? "


    세츠의 물음에 다들 무슨소리냐는 얼굴로 세츠를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 치칙
    [ 아아, 아무나 응답 바란다.
    지금 유안하고 나하고 아일린은 셋이 같이있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조금은 위험
    할것 같아. 너희가 오기전에 우리는 탈출할거니까 되는데로 빨리 마계로 와서 도와주었으면 한다 ]

    지금에서야 전파를 타자 세츠가 오만인상을 다 찌푸렸다.

    " 아아, 지금왔다 "


    이루가 장난치며 베찌에 갖다대고 말하자 세츠가 이루의 머리에 꿀밤을 먹였다.

    " 그래서 이제 어떻게 돌아가? "
    " 카넨이 도와줄거야. 카넨, 차원의공간좀 열어주겠어? "
    " 알겠어 "


    이엔의 부탁에 카넨이 대답했다. 다들 선도부들과는 안목이 있었기에 그제서야 몰라봤다며 서로서로 인사를 했
    다. 키엔이랑 세츠가 얘기하다가 또 다시 다툼모드로 갔고, 아일린이 중간에 껴서 그들을 제지했다. 한시름 놓고
    있던 유안에게 선도부부장인 루이넨이 다가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쿄우랑 레이랑 카이도 모두의 대화에 껴들어 이야기 하는데 집중했다.
    카넨이 가지고 있던 분필로 마법진을 다 그리고 그 마법진을 발동하려는 찰나였다. 이엔이 거대한 어둠의 기운을
    느꼈는지 달려가 카넨을 안고 같이 나뒹굴었다.

    땅이 울리고 있었고, 천장에 달려있던 유리창들이 일제히 다 깨져버렸다.

    " 뭐야!! "


    리진이 당황한체 루를 꽉 끌어안고 소리쳤다. 루를 발견하고 루시드가 리진과 루쪽으로 다가왔고, 이엔은 이루와
    라퀼이랑 섰다. 땅이 갈라지는 바람에 위치도 엉성하게 되어버렸다. 카넨이 그렸던 마법진은 땅이 갈라지는 바
    람에 쓸수 없게 되어 버렸다. 리진,루,루시드가 서 있는 땅은 위로 치솟아버렸고, 이엔,이루,라퀼이 서 있던 땅
    은 깊숙히 가라앉아 버렸다. 그래도 지하로까진 가라앉지 않았다.

    선도부들은 침착하게 자세를 낮추어 가능한한 흐트러지지 않게 했다. 레이와 카이는 서로의 손을 잡은체 있다가
    중심을 못 잡고 아래로 떨어지려 했다.

    " 어? "


    두 사람의 동공이 커졌고, 두 사람이 동시에 떨어지려했을때 쿄우가 그걸 발견하고 손을 뻗어 레이의 손을 잡았
    다. 하지만 쿄우의 힘으론 역부족이었는지 쿄우마저 떨어지려 하자, 옆에 있던 키엔이 발견하고 "젠장!!" 이라고
    낮게 욕을 읖조리며 쿄우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선도부들이 같은 땅에 다시 올라왔을땐 이미 모두가 서 있던 땅은 엉망진창이었다.
    세츠는 재빨리 아일린을 품에 안았었고, 휘청거리는 유안의 목덜미를 낚아채 혼자서 두명을 안고 중심을 잡고
    있었다. 한동안의 땅의 울림이 멈추자 다들 주위를 둘러보았다.

    " 모두 괜찮아!? "

    리진의 목소리가 위에서 울렸다. 모두의 시선이 위를 향했다. 높이가 다 제각각이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모양
    이었다. 다친 사람은 한명도 없었기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땅이 조각난걸까.

    " 세츠, 유안이랑 나는 괜찮아 "

    아일린의 말에 세츠가 아일린이랑 유안을 놓았다. 유안은 숨이 막혔는지 세츠를 노려보면서 목을 문질렀다.

    " 구해줬는데도 저딴 태도라니,쯧 "
    " 야!! 그게 구해준거냐!? 목졸려 죽는줄 알았다!! "
    " 그만해; "


    두 사람을 말리던 아일린은 위에서 일행들이 움직이는걸 알아차렸다. 리진과 루시드와 루쪽은 꽤나 위로 많이
    치솟았기에 그자리에서 아래로 점프하기엔 무리였다. 그래서 결국에는 세 사람은 조심스럽게 벽을 타고 내려오
    고 있었다. 그렇다고 세츠쪽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었다.

    적어도 중심부에 있는 선도부쪽으로 가야했다. 그러고보니 아래에서 이루쪽도 움직이고 있었다.

    " 젠장, 꼭 귀찮게 기어서 가야해!? "
    " 점프를 못하잖아~ 힘들겠지만 그렇게 하자,세츠 "
    " 쳇 "


    결국엔 세츠쪽도 움직이려 했지만, 아래쪽에서 이루쪽이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거의 다 올라온 이루,이엔
    , 라퀼의 손을 올려 끌어주었다. 그리고는 같이 선도부들쪽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두번째 벽을
    타는 이루,이엔,라퀼쪽은 꽤나 힘들고 버거워 보였다.

    그 반면, 세츠,아일린,유안은 거의 힘든기색 없이 열심히 올라가고 있었다.
    위에서 내려오고 있던 리진이 소리질렀다.

    " 선도부들만 편한거잖아!! "


    리진의 외침에 선도부들은 그저 대답안하고 무시했다. 한참을 열심히 올라가던 이엔이 아래를 살짝 바라보았다.
    꽤 되는 높이였다. 왜 땅이 이렇게 갈라졌는지 여전히 알수는 없지만 굉장히 힘들었다.
    은근히 라퀼이 못 올라오자 이루가 비웃었고, 라퀼은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이루는 자기가 실수한걸 깨닫고
    올라가 도착하는걸 두려워하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맨 아래에서 올라오던 라퀼이 아무도 모르게 자신의 검집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 스르렁

    검이 꺼내지는 소리에 놀라 이엔과 이루가 고개를 숙여 라퀼을 바라보았다. 라퀼은 보조용 검을 벽에 꽂았고,
    자신의 능력으로 다룰수 있는 검을 소환했다. 이엔과 이루는 라퀼이 자신들을 보고 냉소를 짓길래 자신들을 공
    격하는줄 알고 다짜고짜 라퀼을 말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라퀼이 의아해했다.

    " 왜 그렇게들 겁먹으신거죠? "
    " ……라퀼이 갑자기 검을 빼들길래 공격하는줄 알았어 "
    " 후후,그러셨군요? 그런데 정말로 공격해야 하거든요? "
    " 어!? "
    " 그러니까……빨리 올라가세요. 죽기싫다면. "


    라퀼의 말에 이엔과 이루가 심상치 않달걸 깨닫고 깊은 어둠의 아래를 바라보았다. 무언가가 날으는 소리가 들렸
    다. 맨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던 라퀼은 그 소리를 가장 먼저 듣고 적인걸 알아차린 것이었다. 이엔과 이루가
    같이 검을 빼들려 하자 라퀼이 그 둘을 바라보았다.

    " 아랫부분은 제가 맡을테니 얼른 올라가요. 별로 안남았잖아요?
    적어도 저는 저 세분을 마계에서 빼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여러분은 위를 맡아줘요. "


    라퀼의 말에 이루는 그럴수없단 표정을 지었지만, 옆에 있던 이엔이 아무말 하지 않고 올라가자 망설였다. 다시
    고개를 숙여 라퀼을 바라보았다.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고, 라퀼은 걱정해하는 이루를 보며 싱긋 웃었다.

    " 이루, 당신은 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네요 "
    " 라퀼!!! "


    이루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아래를 향했다. 아래에서 날아오던 하얀색의 줄같이 생긴 마물들이 위로 올라왔다.
    하지만 라퀼의 범위 이상에서 더 이상 날아갈수 없었다. 라퀼이 자신의 마법을 발동시켜 어느새 결계를 쳐놨던
    것이었다. 모두의 동공이 커졌고, 이엔은 그럴수록 더 위로 올라갔다.

    이루가 라퀼쪽으로 가려하자 이엔이 소리쳤다.

    " 라퀼 말 못들었어!? 위로 가야해!! "
    " 회장이 그랬잖아!! 한명도 죽지말라고!! 다치면 다친사람 먼저 워프시키라고!! "
    " 어쩔수없는 상황이야,이루. 적어도 라퀼은 스스로 남은거야. "
    " ……!! "


    이루는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그리곤 이엔이 다시 올라가자 이루도 올라갔다.
    하지만 세츠랑 아일린은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맨 첫번째로 올라가고 있던 유안이 멈추고 세츠와 아일린을
    바라보았다.

    " 세츠,아일린. 안올라가? "
    " 어 "
    " 엉!? "


    세츠의 대답에 유안이 당황했는지 다시 고개를 숙여 세츠를 바라보았다. 세츠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아래에선 라퀼이 싸우고 있었다. 라퀼은 자신의 가신이다. 늘 곁에서 자신과 아일린을 호위해주고 지켜주는 가신
    . 단 하나뿐인 가신이다.

    라퀼에게 주군은 두사람이지만, 세츠와 아일린에게 가신은 라퀼 하나뿐이었다.
    여기서 라퀼을 놓고 간다면 주군으로써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체면을 따지기 전 이 두사람은 자기가 하고 싶은
    데로 행동한다.

    " 닥치고 올라가, 라퀼이 니녀석들만은 마계에서 빼내야 한단다 "

    이엔의 말에 세츠가 피식 웃었다. 옅은 조소를 띄우며 재밌단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자신의 능력으로 쓸수 있는 검을 소환했다.

    " 그래, 니네나 마계에서 빠져나가라 "
    " 세츠!! "


    유안이 손을 뻗어 세츠를 붙잡으려 했으나 세츠는 이미 공중으로 몸을 던진 후였다.

    " 아일린, 너는 오지마 "


    세츠가 아일린 뒤로 떨어지면서 속삭였다.














    *  *  *  *  *  *  *  *  *  *













    아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왜 갑자기 땅이 갈라진걸까. 알수없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아래를 바라보았
    다. 아래는 깊은 어둠이 깔려있어서 제대로 보이지가 않았다. 한숨을 쉬다가 위를 올려다 보았다. 일부러 맨 꼴
    찌를 자청해서 꼴찌로 올라가긴 했지만 정말 잘한건지 의문이 든다. 선두로는 유안군이 올라가고 있었고, 유안군
    의 바로 아래에는 세츠군, 그리고 세츠군의 바로 아래에는 아일린군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 다음엔 이엔군 이었고, 바로 내 위에는 이루군 이였다. 계속해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나만 들리는 건가?
    ……무언가가 날개를 푸드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무언가의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여기는 마계니까, 마물
    들이 있는건 이상한게 아니겠지.

    지금 내가 느끼는것은, 지금 내가 듣고있는것은……마물이다.
    왜 마족들은 유안군과 세츠군을 데려온걸까. 왜 마계로 가는 공간에 세츠군을 떨어뜨려 일부러 세츠군과 아일린
    군을 분리시킨걸까. 더군다나 아일린군은 예전에 죽어버려서 몸 자체가 없는데 어떻게 분리되서 살수있는걸까.

    지금 내가 추측한건데, 아무래도 마계는 저 세사람을 원하는듯 하다. 그렇다면 지금 저 세사람만이라도 희생하면
    서 아르넨으로 보내야 한다. 그래, 반드시 그래야 한다. 나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내 기를 숨기면서 결계를
    치기 시작했다. 카넨군처럼 마법진을 그리는것도 아니라서 결계치는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치긴 쳤다.

    내가 남을 위해서 이렇게 희생하다니. 정말 나도 살다보니 별일이네.
    검으로…상대해야겠지. 하지만 여기서 검을 소환한다면은 아무것도 잡지 못해서 추락할게 분명하다. 추락하면은
    거의 비명횡사 하는게 다름 없기 때문에 검집에 넣고 다니는 검을 꺼내었다.

    - 스르렁

    검이 꺼내지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놀란걸까. 바로 위에 있던 이엔군과 이루군이 나를 쳐다본다.
    훗…. 역시 나 답지 않은 짓을 하려니까 서툰거잖아. 안 들키게 잘했어야 했는데. 아무도 모르게 결계를 친것처
    럼.

    " 왜 그렇게들 겁먹으신거죠? "
    " ……라퀼이 갑자기 검을 빼들길래 공격하는줄 알았어 "
    " 후후,그러셨군요? 그런데 정말로 공격해야 하거든요? "
    " 어!? "
    " 그러니까……빨리 올라가세요. 죽기싫다면. "

    내 말이 심상치 않은걸 느낀걸까. 이엔군과 이루군이 동시에 내 아래를 바라본다.
    ……날개소리가 크게 들린다. 귀귀울여 듣지 않아도 될만큼 크게 들린다.

    " 아랫부분은 제가 맡을테니 얼른 올라가요. 별로 안남았잖아요?
    적어도 저는 저 세분을 마계에서 빼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여러분은 위를 맡아줘요. "


    내 말에 이루군은 또 다시 그럴수없단 표정을 짓는다.
    평소엔 그렇게 쉽게 약한 모습을 보여준적이 없으시더니, 결국엔 또 이런일에는 약한모습을 거리낌없이 보여주는
    구나. 정말……당신은 검을 드는 기사가 맞는지 의문이야.

    당신은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이럴때에 정같은게 있으면 살아남기 어렵거늘, 왜 이루군
    은 늘 그걸 모르는 걸까.

    " 이루, 당신은 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네요 "
    " 라퀼!!! "

    이루군의 외침에 모두의 시선이 아래를 향했다. 아래에서 날아오던 하얀색의 줄같이 생긴 마물들이 위로 올라왔
    다. 하지만 올라가는것도 내쪽까지야. 내가 너희들 모두를 막겠어. 그러니까, 얼른 올라가.
    제발 올라가.

    이런 내 마음을 알아준걸까. 나를 바라보며 움직이려 하는 이루군을 향해 이엔군이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 라퀼 말 못들었어!? 위로 가야해!! "
    " 회장이 그랬잖아!! 한명도 죽지말라고!! 다치면 다친사람 먼저 워프시키라고!! "
    " 어쩔수없는 상황이야,이루. 적어도 라퀼은 스스로 남은거야. "
    " ……!! "

    언뜻 아랫입술을 깨물은 이루군이 보였다. 이럴때 만큼 자신이 약하단것에 굉장히 충격을 받았겠지. 늘 그러니까.
    사람은 늘 자신이 약하단 사실을 다시한번 알게되면 꽤나 상심한다. 지금 이루군이 상심한듯 하다.
    이 마물들을 상대하면서 위를 잠깐 다시 바라보았다. 이루군은 잘 올라가고 있었다. 하지만, 세츠군과 아일린군이
    나를 바라보며 움직이지 않고있다.

    그래서였을까. 유안군이 그 둘을 어떻게 해서든 끌어올릴려고 입을 열었다.

    " 세츠,아일린. 안올라가? "
    " 어 "
    " 엉!? "


    ……내가 잘못들은거겠지?
    안올라 간다고 세츠군이 대답한거 같은데, 아니겠지. 지금 내가 누구때문에 이렇게 싸우는지 모르는건 아닐텐데,
    안올라 간다고? 당신들은 나한테서 단 두분의 주군이시기 때문에 단 하나뿐인 가신인 내가 싸우는거잖아.

    알면서도 남겠다고?

    " 닥치고 올라가, 라퀼이 니녀석들만은 마계에서 빼내야 한단다 "

    이엔군의 충고에 세츠군은 재밌단 얼굴로 피식 웃는다.
    정말 나의 주군중 한명인 세츠군은 늘 지멋데로 행동한다. 나중에 돌아간다면……꾸중 좀 쳐야겠다.

    " 그래, 니네나 마계에서 빠져나가라 "
    " 세츠!! "


    유안군이 손을 뻗어 세츠군을 잡으려 했지만 세츠군은 이미 내 결계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몸을 공중에 던진 후였
    다.

    " 아일린, 너는 오지마 "


    세츠군의 목소리가 나에게 들려왔다. 그러자 아일린군의 눈동자가 커졌다.
    예상하지 않았던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자신을 두고 가버리니 조금은 놀란듯 했다.

    " 세츠, 왜 온거에요? "
    " 오면 안되냐 "


    조금은 화가 난 듯한 나의 질문에, 역시나 조금은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세츠군이 대답한다. 왜 화를 내는걸까.
    아니, 안다. 모르는게 아니다. 저 사람이 왜 화를 내는지 대충 짐작한다. 저 사람은 처음 나를 가신으로 받들때
    다른 기사들이 서약하는걸 하지 않았다.

    대신에 나랑 약속을 했다.



    「 니가 앞으로 나와 아일린을 제대로 보호하고 호위할 가신이란 말이지? 」
    「 제 이름은 라퀼 챠이렌 리크로이드 라고 합니다, 세츠님 」
    「 아아, 님이란거 붙일거 없어. 그냥 세츠라고 불러줘. 」
    「 …… 」

    그 사람은 이상했다. 나를 받들었으면 처음에 할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침대에 누워서 잠을자려 했다.
    분명히 내 기억상으로는. 나는 그런 이상한 사람은 생전 태어나서 처음봤기 때문에 그 사람을 빤히 주시했던 걸로
    기억난다. 내가 빤히 주시하자 그는 나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하지만 나에게 신경질을 부려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왠지 나는 이런 사람을 오래도록 기다렸단 생각이 들어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나는 기사의 서약을 하지 않는 세츠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었다.

    「 저, 세츠? 」
    「 또 뭐 」
    「 기사의 서약…안하나요? 」
    「 아아. 가신은 어떠한 상황이든간에 주군을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 그런 미친서약? 」
    「 ……하? 」
    「 됐어,안해. 그딴 미친서약을 누가하냐. 」


    나는 분명 그때 세츠군의 말에 황당했었다. 아니, 기사로써의 자긍심을 가졌던 나는 약간 그를 안좋은 시선으로 바
    라봤었다. 그런 성스러운 서약을 미친서약이라고 욕하지 않았던가. 나는 처음 모시는 주군에게 다소 황당함과 불쾌
    함을 느꼈다. 그런 내 마음을 읽었던 거였을까.

    「 그런건 말이야, 성스러운 서약이 아니야. 라퀼. 아니면…너도 미친건가? 큭큭 」


    왠지 그 사람의 말을 더 이상 들어줄수 없어서 내가 짜증을 내려 할때, 세츠군이 나에게 말했다.

    「 난 말이지, 나를 위해서 누군가가 지 목숨 버리는거 싫거든.
    그러니까 너도 그중 한사람이 되지 말고, 나랑 약속하나 하는게 어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를 보호하거나 호위하는건 괜찮아. 단,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겠다는 둥 그런 개미친소릴 지
    껄이면 너는 나한테 먼저 죽는거야. 알아들었지? 주군의 명령이니 가신은 잘 받들도록 해라. 」


    그때 나는 세츠의 말에 다소 흥미를 느꼈다.



    " 기억나냐,라퀼? "
    " 예? "
    " 나랑 처음 만난날 약속한거 말이야. "
    " 후후…기억납니다. "
    " 그래? 그럼 지금 마물들을 모조리 죽인다음에 아르넨에 돌아가서 너 나한테 죽을준비 하는게 좋을거다 "
    " ……후후, 기대하지요 "
    " 진짜로 죽일거야 "


    세츠는 너무나도 상냥한 사람이다. 단지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그런것일뿐.
    하지만 가끔 재수없긴 하다. 그건 모두가 다 느끼는것이므로 나는 절대 나의 주군을 욕하는건 아니다. 있는 그대로
    를 말하는 것 뿐이다.


    당신이 있기에 나는 여태껏 살수 있었던 거라 생각해 -



    " 라퀼, 만에하나 너가 쓸데없는 생각이라도 한다면은……나는 너를 절대 용서 못한다. 알겠어? "
    " 당신을 두고 제가 어디 떠나기라도 할까 그러나요? 후후 "
    " 시끄러워!! "

    이크.
    세츠군은 또 다시 신경질을 내며 내 뒤에서 나를 공격하려는 마물을 아슬아슬하게 내 얼굴을 비껴가 검으로 베었
    다. 하여간, 저 분은 나에게 화를 제대로 내지를 못하신다니까.

    " 세츠!! "
    " 오지말랬잖아!! "
    " ……아일린 "


    우리 셋은 어떻게 뭉친걸까.
    우리 셋은 어떤 인연의 실로 인해 모인걸까.
    내가 가면 세츠군이 오고, 세츠군이 오면 아일린군이 온다.

    나는 세츠군을 보호하고, 세츠군은 아일린군을 보호한다.
    나는 세츠군을 따라다니고, 세츠군은 아일린군을 따라다닌다.

    아일린군은 세츠군의 약점이고, 나의 주군이다.
    아일린군은 세츠군에겐 동생이고, 나에겐 어린 주인이다.

    " 세츠,라퀼~ 나는 두 사람이랑 같이 있을거야.
    라퀼에겐 쪼끔 미안하지만…그래도 라퀼은 이해해 줄거라 생각해 !
    그리고 세츠는 나랑 약속했잖아!! 거짓말쟁이 ! "

    이런 상황에서도 귀엽게 볼을 부풀리며 쬐끄마한 아이가 말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웃음이 난다.
    이런 상황에서 세츠군이 희미하게 웃고, 나 역시 희미하게 웃는다.

    살짝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보았다. 세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황당하단 얼굴로 우리 셋을 바라본다.
    그렇기에 웃음이 난다. 그냥 나 하나만 버리고 가면 될것을, 우리 모두는 다 정에 약하다. 이루군부터 시작해서,
    우리 모두는 서로를 너무나 좋아한다.

    " 얼른 해치우고 갈까요?
    솔직히 제 뼈를 여기에 파묻을 각오로 온건데, 두 분이 오시니 힘이 나네요.
    더군다나 여기서 죽는다면 위의 저 분들이 가만히 두지 않으실것 같구요. 후후. "


    나의 말에 세츠군이 피식 하고 웃는다. 아일린군도 방긋방긋 웃는다.
    그리고 나 역시 행복하단 듯 옅은 미소를 띈다.

    그래, 이렇게 마물들을 다 해치우고 모두의 곁으로 갈수 있을 줄 알았다.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 평화롭게 수업을 받고 평화롭게 식사를 하며 평화롭게 잘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 꿈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 파지직

    " 야!! "


    이엔군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무너진 벽의 일부분을 정통으로 맞고 그대로 떨어졌다.
    아아…정말로 여기에 뼈를 묻는구나.
    나답지 않은 짓을 해서 그런거잖아. 그냥 소리난걸 무시하고 모두랑 싸웠으면 적어도 내가 안죽었을지도 모르잖아.
    왜 나답지 않은 짓을 해서 이런 일을 당하는거야? 라퀼.


    난…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구나.


    " 라퀼!!! "


    나의 주군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나의 또 다른 어린 주군의 목소리가 들린다.

    - 피식

    나 답지 않아서 이래.
    이건 내가 자초한거야. 내가 잘못한 거라고.
    그러니 누구를 탓할수도 없겠지.

    그들이 목소리를 들으며 서서히 나의 눈은 감겼다.
    그리고 서서히 나의 몸은 어둠에 먹혔다.




    ------------------------------------------------------------------------------------------------



    꽤나 오래쓴듯한 기분(..........)
    하지만 현재는 7편째라죠.
    가리님.
    까먹으셨을까봐다시말씀드립니다.
    당신은 제가 116편에서 완결낸다고 하셨을때
    그때 분명히 16편이 완결이라고 하셨죠?
    당신의 목숨이 거기까지입니다-_-*

댓글 7

  • 체리 보이 삼장♡

    2007.07.27 16:32

    라퀼 ;ㅅ; !!!
    어떡해 엄마야 ;ㅅ; ...............
  • [레벨:7]id: 크리스

    2007.07.27 21:08

    어머, 그럼 가리는 16편에서 죽는거야?
    그러게 왜 그런 소리를 해서<
    그나저나 라퀼 어떻해.
    다들 살아남아야 할텐데<
  • [레벨:8]id: 가리*

    2007.07.28 15:59

    올-_- 의리가 있는 놈들이군요
    선도부들 다 개성이 ........... 뚜렷하네-_-.
    아 이거본다고 냉면 다 불었어 어떡할꺼냐-_-
    어떡하긴 날 죽이지 않아야지 ^^
    그리고 난 그게 하나의 추측이였을뿐이였음-_- 잘봤다 나머지는 오늘 밤에와서 읽도록할께 나 지금 약속있어서 빠이
  • 세츠군z

    2007.07.28 16:05

    ↑냉면불은건당신탓이지내탓아냐.
    먹으면서봐도냉면은불게되있었음.머리가안돌아가네.
  • [레벨:5]id: 이엔[EN]

    2007.07.29 19:32

    라퀼 안죽어, 안죽어 -_-....
    라퀼이 죽으면 재미가 없어지니까 ㄱ-...? <님
    그것보다 원래 이런데선 안죽는거야. <이봐
  • [레벨:24]id: Kyo™

    2007.07.31 11:42

    헉, 라퀼 죽음 안돼!!
    아무튼 세츠나 아일린이나, 후후ㅡ
    근데 가리 캐릭터는 누구?
    으캭캭, 소설 밀렸다;
  • [레벨:3]감귤〃

    2007.08.02 09:25

    어이쿠 (.....)
    막 이제 슬슬 위험해지고
    ....... 갈곰은 16편에 죽는거야 ..? (먼산)
    여튼 재밌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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