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첫장 ( 1-4 ) - 숨박꼭질
  • 조회 수: 747, 2008-02-06 05:55:27(2007-07-23)











































  • 허울뿐인 평화도
    진실뿐인 거짓도
    이제는 모두다 사라져 가
    언제까지 숨박꼭질 할 수는 없겠지
    언제까지 숨을수 만은 없겠지
    이제는 너가 진실을 찾는 술래야.





































    "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 "

    " 저리비켜!! 여기 내가 숨으려 했던 장소인데!! "
    " 닥쳐!! 니가 늦게 온거잖아!! "
    " 너 저번에 숨박꼭질 안했잖아!! 여기 내 자리야!! "

    " 찾았다, 세츠랑 이루!! "

    " …니때문이야 "
    " …너때문이야 "

    결국엔 술래가 되 버린 유쿠에게 걸린 세츠와 이루는 투덜거리면서 유쿠가 섰던 나무아래로 다가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 둘의 얼굴에는 이미 숨박꼭질은 더 이상 재미있는 놀이가 아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유쿠는 숲으로 들어갔고, 그런 두 사람을 보러 온 시온.

    " 그러게, 왜 싸우고들 그래? 그럼 나처럼 안걸리잖… "
    " 시온 찾았다!! "
    " 헉!? "
    " 멍청한놈 "

    자신들 앞에서 얘기하다 걸린 시온을 보며 거침없이 욕해버리는 두 사람. 시온은 울며 겨자먹기로 두 사
    람 옆에 앉았다. 이제부터 두 사람의 화풀이 대상이 대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의외로 두 사람은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온은 속으로 안심하고 있을때, 루가 걸어오고 있었다.

    볼을 부풀리며 걸어오는 루는 키가 작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하는짓이 애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18살로
    절대 보이지 않았다. 시온은 루를 보자마자 어색해서 그런지 두 팔을 벌렸지만, 루는 그런 시온을 무시
    하고는 세츠품에 안겼다. 세츠는 말없이 루를 안아주면서 좌절하는 시온을 비웃었다.

    " 어떻게 루한테도 무시당하냐? "
    " 시끄러워!! "


    세츠의 말에 시온은 찔렸는지 마구 소리쳤지만, 세츠와 이루는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조금 화나보이는
    루를 달래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루는 그저 세츠의 품에 안겨 손가락만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는 세츠는 영문을 모른다는 얼굴이었다.

    " 역시 루는 루시드가 있어야 겠구나 "

    이루의 말에 루가 갑자기 고개를 팍 들었다. 이루는 순간 자신이 실수한걸 알고 얼른 손으로 입을 가렸
    지만, 루는 이미 다 들은 뒤였다. 루의 투명한 노란눈동자에 눈물이 가득 차기 시작했고, 당황해버린 세
    츠는 얼른 루를 안아 이루의 품에 안겼다.

    이루는 세츠가 자신에게 루를 맡기자 당황한 나머지 세츠를 노려보았다. 그러자 세츠도 당황해하면서,
    이루에게 다짜고짜 소리치기 시작했다.

    " 니가 울린거지, 내가 울린거냐!? 그러니까 니가 달래란 말이야!! "
    " 너 어이없다!! "
    " 우기지마, 이새끼야!! "
    " ……아무래도 좋은데, 저기 루 울거든? "


    시온이 조심스레 말했다. 정말로 루는 울먹거리는게 아니라, 눈물을 마구 흘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
    었는지 알수 없었다. 루의 말을 알아듣는건 루시드뿐이었다. 루는 제대로 말을 하지 않았고, 무슨 할말
    이 있으면 상대방의 눈을 빤히 쳐다보는 정도란것 밖에 알지 못한다.

    " 루, 무슨 일 있던거야? "

    이루가 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역시나, 루는 대답하지 않았다. 세츠가 한숨을 쉬더니 루의 손
    을 쥐었다.

    " 맞다, 너 속마음 읽을 수 있었지! "
    " 하지만 한번 뿐이야. 너무 힘들다고. "


    그리고는 루를 빤히 바라보았다. 어느새 루는 눈물을 그치고 있었다. 세츠는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시온과 이루가 그런 세츠를 쳐다보자, 세츠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읽을 수 없단 뜻이었다. 다들
    한숨을 쉬고는 그저 루를 안아 달래줄 수 밖에 없었다.

    " 세츠… "
    " 루? "


    루의 목소리를 너무 오랜만에 듣는지라, 셋다 모두들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세츠를 부른게 아니라면
    서. 혹시나 해서 이루가 안고 있는 루를 부르자, 루가 세츠의 눈동자를 빤히 직시하고 있었다.

    " 우리 이제 어떡하지? "
    " 무슨…소리야? "


    그리고 루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난뒤 루는 깊게 잠들었고, 셋은 루의 말때문에 분위기가 암울해졌다.
    세사람이 계속 한숨을 쉬고 있을때, 이루가 시온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시온이 이루를 쳐다보았고 이루
    는 그런 시온의 얼굴을 보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 아니, 왜 남의 얼굴을 보고 한숨을 쉰대!? "
    " 너 말이야 "


    세츠가 시온의 말을 무시하고 입을 열었다. 그러자 시온이 그런 세츠를 다시 쳐다봤고, 세츠는 눈을 감
    으며 입을 열었다.

    " 너 말이야, 시리오스랑 다니지 마라 "
    " 왜? "
    " 왜긴 왜야, 그 녀석은 안돼. "


    시온이 반문하자, 이루가 다시 대답했다. 두 사람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시온에게 시리오스랑 다니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분위기가 다시 조용해졌다. 들리는건 루의 웅얼거리는 소리뿐이었다.

    " 그나저나 얘네 왜 이렇게 안오는 거야? "


    세츠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 우리가 찾으러 갈까? "
    " 됐어, 너는 시온이랑 여기 있어 "


    이루의 말에 세츠가 이루의 이마를 살짝 손으로 치며 말했다. 이루는 세츠가 친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
    문질렀다. 세츠는 그런 이루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이루의 눈엔 세츠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투명하게 보였다고 한게 맞는 표현일까.

    세츠는 자신을 보며 피식 웃던 이루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지자, 경계하는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하지
    만 아무도 없었다. 그런 이루를 의아하게 바라보다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이루의 목소리가 자신의 발걸음
    을 붙잡았다.

    " 가지마,세츠 "
    " 엥? "
    " 어? "


    황당하단 표정을 짓는 시온과 세츠. 하지만 이루의 표정은 그 어떤때보다 절실해보였다. 갑자기 왜 이루
    가 자신에게 그런 소리를 하는지 모르는 세츠는 멍하니 이루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리고, 이루의 눈엔
    세츠 자체가 사라져 보이려 하자 이루가 황급히 손을 내밀어 세츠의 팔을 잡았다.

    그러자 세츠의 몸이 점점 원래대로 되었다. 하지만 시온과 세츠는 이루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 그냥 술래랑 애들 찾아 온다는게 뭘 가지마야? "
    " 아니…그래,그럼. 갔다와,세츠 "
    " 오냐 "


    세츠가 손을 흔들며 휘적휘적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츠의 뒷모습이 숲으로 사라져 보일때까지,
    이루는 계속해서 쳐다보았다. 이제 이루와 시온만이 남았다. 시온은 조금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고,
    이루는 두 눈을 감은체 나무기둥에 기대어 있었다.

    시온은 계속해서 이루를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 야, 너 남의 얼굴 왜 자꾸 힐끗힐끗 쳐다보냐? 변태냐!? "
    " 무슨 그런 소릴!! "
    " 그럼 뭔데,임마 "
    " 시리오스는 좋은 사람이야,멍청아!! "


    갑자기 시온에게서 멍청이란 소릴 듣자 이루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두 눈썹은 꿈틀 거렸고, 입에는
    경련이 일어나고 있었다. 시온은 순간 자신이 말 실수 한걸 깨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너…방금 이 몸에게 뭐라고 했냐? "
    " 내가 뭐라고 했더라? "


    시온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루의 이마엔 사거리 표시가 다닥다닥 생겨났고, 시온은 그대로 이루
    의 곁에서 열발자국 떨어졌다. 이루는 루가 자고 있었기 때문에 움직일수 없었기 때문이다.











    " 야, 너무 지루하니까 그만 숨고 좀 나오지 그러냐? "


    세츠가 숲을 둘러보면서 소리쳤다. 하지만 숲은 쥐죽은 듯이 고요했다. 아까 본대로라면, 유쿠는 여기
    숲을 지나간게 틀림없었다. 하지만 깊게 들어가면 갈수록 개미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았다.

    " ……너무 멀리왔나? "


    아까 왠지 이루가 자신을 붙잡으며 가지 말라고 했던게 이제서야 마음에 걸렸다. 왠지 조금은 불안한
    마음에 주위를 둘러보다가 뒤돌아 한발자국 옮겼을때였다.

    " 꺄르륵 "
    " ……아? 아이 웃음 소리? "


    세츠의 뒤에 한 아이가 뛰어가 사라졌다. 세츠는 황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아이의 뒷모습밖에 보이질 않
    았다. 세츠는 황급히 그 아이를 따라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무위에서 그런 세츠를 바라보는 한 남자가 있
    었다.















    " 미안미안~ 늦었지 ? 글쎄! 이건 숨박꼭질인데 나한테 걸렸어도 막 다들 우왕좌왕 숨는거 있지 !
    이루랑 세츠보다 더 바보라니까, 글쎄에~ "
    " …… "


    유쿠랑 모두가 투덜거리며 다 돌아오자 이루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그리고 루도 마침 깨어났고, 시온
    도 조금은 굳은 표정. 모두들 이루와 시온의 표정이 안 좋아지자 의아해 했다. 그때, 유쿠가 손가락으로
    세츠가 있어야 할 자리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 너네 세츠 도망치게 했지 ! "
    " ……젠장 "


    유쿠의 말을 무시하고 루를 루시드의 품에 건네준 이루. 루시드는 갑자기 그렇게 행동하는 이루를 보며 황
    당하단 표정을 지었다. 다들 그런 이루를 바라볼때, 이루는 자신의 검을 소환했다. 다들 놀라서 이루의 곁
    에서 한발자국씩 물러났다.

    이루는 아랑곳 하지 않고 검을 들더니 땅을 찍었다. 그리곤 조용히 눈을 감더니, 이내 검을 검집에 넣었다.
    다들 그런 이루를 놀란 얼굴로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루는 이내 세츠가 사라진 곳으로 뛰어갔다.

    " 시온, 세츠에게 무슨 일 있어? "


    리진이 굳은 얼굴로 시온에게 묻자, 시온은 " 잘 모르겠어… " 라고 대답했다.



















    세츠는 계속해서 깊은 숲으로 뛰어가는 아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뛰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저
    아이와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도 않았다. 세츠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계속해서 뛰었
    다. 아무래도 저 아이가 낯익었기 때문에. 어깨가지 오는 푸른색의 머리카락.

    그것은 딱 한명밖에 없었다. 세츠가 살면서 푸른색의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을 본 것은 세츠가 아는 사람인
    딱 한명밖에 없다. 테이리스 카르세인 하쟈리온 이루.

    " 젠장할… "


    결국엔 턴을 꺽을때 아이를 놓쳐버린 세츠는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 ……무슨 숨박꼭질 하는 것도 아니고 "



    " 너 이름은 뭐야? "
    " 내 이름은 세츠, 이녀석은 아일린 이야 "
    " 반가워요, 형 이름은 뭐에요? "
    " 내 이름은 테이리스 카르세인 하쟈리온 이루, 이루라고 해 "



    " ……아? "

    갑자기 자신의 뒤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목소리에, 그리고 자신들의 이름에 놀란 세츠가 뒤돌아보았다.
    아까 자신이 열심히 쫓은 이루의 어릴적 모습과, 그리고 자신과 아일린이 합쳐지기전의 어릴적 자신들이었다.

    " ……왜 어째서 지금? "

    세츠는 놀라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세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이내 세 아이들이 사라지더니, 조금 더 큰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이곳 아르넨으로 왔을때의 나이정도.
    10살정도로 보였다. 다들 아르넨의 교복을 입고 있었으나, 피투성이였다. 어릴적 이루의 모습은 크게 상처받
    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아일린은 울고 있었고, 세츠 자신은 그들 사이에 가만히 서 있었다.

    두 손에 가득 묻은 피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왜 신은 우리를 버린거야? "





    아일린이 울면서 말했다. 하지만 이루도, 세츠도, 그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 우리는…거기서 지내면 안되는 거였어? 나는 모두가 있는 그곳이 좋은데, 여기는 혼자잖아… "





    그리고 아일린이 사라지고, 이루와 세츠가 조금 더 큰 모습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두 사람의 교복엔 피가 잔
    뜩 묻어 있었다. 그걸 바라보고 있는 세츠는 머리에 통증이 오는지 머리를 한 손으로 잡고는 여전히 어릴적
    자신들을 바라보았다.




    " 유안,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아!! "
    " 물론 너희를 데리고 온건 나야. 하지만, 여기로 오겠다고 선택한건 너희들이었잖아? "
    " 뭐라고!? "
    " 내 말이 틀렸어? 여기 와서 늘 후회하며 사는것보다 조금은 즐거운 일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그래? "
    " 닥쳐!! 우리는 당신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겠어!! "
    " 말은 바로 해야지. 너희는 처음부터 나를 믿지 않았지. 안그래? "





    그리고 유안,이루,세츠의 모습이 사라졌다. 다시 조금 어릴적 모습으로 돌아가 세츠와 아일린이 나타났다.
    세츠의 앞에는 피를 잔뜩 흘리고 쓰러진 아일린이 있었다. 세츠는 멍하니 죽은 아일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멍한 세츠의 눈에서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걸 지켜보고 있는 세츠는 괴로운지 자신의 검을 소환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두 눈앞에 보여지는 환영을 향
    해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환영이 베어지면서 사라지고는 주위엔 어둠만이 가득했다.
    세츠는 숨을 제대로 못쉬겠는지 검을 떨어트리고 털썩 주저앉아 가슴을 부여잡은체 땀을 흘리며 헐떡 거렸다.

    " ……세츠, 나… "
    " 아일린? "

    세츠의 앞에는 조금 어려보이는 아이가 서 있었다. 아일린이었다.
    아마도 이곳 공간으로 오면서 아일린과 세츠의 몸이 나뉘어진듯 했다. 세츠는 불안해 하는 아일린을 끌어 안
    았다.

    - 투둑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일린은 그런 세츠의 품에 더 파고들며 말했다.

    " 난 여기있어, 세츠는 혼자가 아니야. 이루도 있고, 유안선배도 있고, 모두가 다 세츠 곁에 있어 "
    " …… "
    " 그러니까, 울지 않아도 되. 세츠. "
    " …… "

    아일린의 말에 세츠는 자기자신이 울고 있는걸 깨달았다. 눈물은 쉬지 않고 흘렀다.
    한참을 흘렸을까. 세츠는 아일린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두 사람의 키 차이가 조금 났다. 다시 한번 아일린과
    떨어진걸 느낀 세츠는 멍한 표정으로 이 어둠을 살펴보았다.

    " 걸어 나가 볼래, 세츠? "


    아일린의 조심스러운 물음에 세츠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일린과 세츠, 서로의 두 손에는 온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확실히 떨어졌단 것을 실감할수 있었다. 계속해서 어둠을 걸었을까.

    " ……아일린, 그때 미안해 "


    세츠가 조심스레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러자 아일린이 고개를 들며 세츠를 바라보았다.

    " 괜찮아, 물론 그때 조금 아팠지만…덕분에 세츠랑 더 가까워 질수 있었잖아?
    게다가 난 유안선배에게 늘 감사하고 있는걸. 나에게 한번 더 새로운 삶을 준거나 다름 없으니까 "


    아일린의 말에 세츠는 다시 또 한번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그때 저 멀리서 빛이 보였다.

    " 세츠, 저쪽에 빛이…! "
    " 저기로 가보자 "




    * * * * *



    " 결계!? 어째서 이런 결계가 학교에 있는거지!? "


    이루는 곧 바로 쓰러진 세츠가 있는걸 발견했다. 그리고는 세츠를 깨우려고 손을 내뻗은 순간 파지직, 거리며
    스파크가 튀었다. 이루는 당황해 하며 자신의 검을 꺼내 그 결계를 깨려 했지만 금하나 가지도 않았다.

    " 뭐냐고, 이딴거!! 이딴거!! "


    계속해서 검으로 둥그렇게 반원으로 된 결계를 찍었지만, 금도 제대로 안갔다. 오히려 이루가 튕겨나갈 뿐
    이었다. 하지만 이루는 계속해서 그 결계를 검으로 어떻게든 해보려 했다. 튕겨도 계속해서 결계쪽으로 다가
    왔다.

    " 그 결계는 아무리 너가 깨려해도 못깨 "
    " ……시리오스, 너 이자식!! "

    이루의 앞에 나타난 시리오스. 그런 시리오스를 보며 이루가 검을 고쳐잡고 자세를 취했다.
    시리오스는 그런 이루를 비웃을뿐, 어떠한 무기도 꺼내지 않았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에 열받았는지
    이루는 시리오스를 무섭게 노려보았다.

    " 흥. 여긴 내 구역이야. 게다가 난 저런 뻔히 보이는 속임수에 속을지는 몰랐다구 - "
    " 너…도대체 왜 우리들을 계속 휘젓는거지? "
    " 글쎄? "
    " 당장 결계를 깨!! 안그러면 죽여버리겠어 "
    " 나도 못깨는 결계야,쿡 - 그러길래, 누가 저런결계에 걸리기나 하래? "
    " 너…!! "


    이루가 검을 들고 시리오스를 향해 돌격했다. 하지만, 시리오스는 가볍게 점프함으로써 이루의 검을 아주 쉽
    게 피했다. 이루는 그런 시리오스를 노려보았다. 시리오스는 웃고 있었다. 재밌다는 웃음.

    " 그들은 돌아오지 못할꺼야,아마도 "
    " ……그들? 세츠랑 아일린이 분리됬어? "
    " 아마도. 그곳은 모든것이 분리되기 마련이야. 그녀석들은 금기를 어긴거나 다름없잖아? "
    " 근데 왜 돌아오지 못한다는 거야!? 도대체 어디로 간건데!? "
    " 마계로 통하는 길 "
    " ……뭐? "


    시리오스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루의 동공이 커졌다.



    * * * * *



    " 세츠……저거 뭐야? 우리가 봤던 빛이…이런 빛이었어? "

    아일린이 조금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세츠도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자신들이 보았던 밝은빛은
    가까이 가보니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었다. 불길은 어떤 길의 양 옆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길의 끝
    에는 검은색의 성이 있었다.

    마계로 와 본적이 없던 두 사람은 여기가 어딘지 몰랐다. 하지만, 그곳에 가면 안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 저기로 가면은 안될거 같아. 다시 돌아가자,아일린. "

    그리고는 떨고 있는 아일린을 자신의 품에 안은체 뒤돌았다.

    " ……하? "


    무너지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은 돌아갈 길이 없었다. 마치 가야 할 길은 저 길 하나밖에 없단 듯이.
    하지만 저 길로 갈수는 없다. 그렇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지금 자신이 아일린을 안고 서 있는 땅에도 금
    이 가서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

    " 아일린, 어떻게 하고 싶어? 그냥…떨어질까? 아니면, 저길로 갈래? "

    하지만 아일린이라곤 대답을 그렇게 쉽게 할수는 없었다. 세츠도 망설였다. 떨어질지, 저 길을 밟을지.
    떨어지면 죽는거고, 저 길을 밟으면 왠지 후회할거 같았다.

    " 그래도…나는, 세츠랑 함께니까 괜찮아 "


    아일린의 말에 세츠는 조금은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결국엔 저 길을 가겠다는게 아닌가.
    저 길을 선택해서 후회할 일이 있다해도, 같이니까 괜찮다는 말.
    옛날의 아일린이었다면 나왔을리 없는 말.

    괜스레 웃음이 난다.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다 사라지고, 모든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겨난다.



    * * * * *



    " 너 미쳤니? 정말 머리가 돌았니? 어떻게 그래? 어떻게 그딴데로 보내냐고!!!
    너 정체가 뭐야? 여기 아르넨에 어떻게 들어온거야!! 우리들에게 자꾸 접근하는 이유가 뭐냐고!!
    이 미친자식아!!! "


    이루가 화가나 시리오스의 멱살을 잡고 소리쳤다. 시리오스는 그저 웃고만 있었다. 이루는 그런 세리오스의
    태도가 더 열받는지 결국엔 검을 던져버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시리오스는 아주 여유로운 태도로 피
    했다. 계속해서 이루가 주먹을 휘둘렀지만 맞지 않았다.

    그것이 더 이루를 열받게 했던 걸까. 왠만해선 싸움못한다는 소릴 들은적이 없었는데, 시리오스는 정말로 유
    안말데로 마족인걸까? 이루는 힘이 드는지 숨을 몰아쉬며 헉헉 거렸다. 그때, 이루의 교복에 있는 학생회 베
    찌가 '띠리리' 하고 울렸다.

    이루는 시리오스를 조심스레 노려보다가 베찌를 교복에서 떼내어 한번 꾹 눌렀다. 그러자, 그 베찌에서 유안
    의 목소리가 들렸다.

    [ 이루, 지금 어디야? ]
    " 선배,큰일났어!! 세츠랑 아일린이 마계에 떨어질지도 몰라!! "
    [ 무슨 소릴 하는거야!? 그보다 어디야!! 우리가 지금 갈게!! ]
    " 아마도…선배가 오기전에 나 죽지 않을까 하는데 "
    [ ……시리오스랑 있냐? ]
    " 응. 선배, 여기…우리 옛날에 놀았던 그 아지트……. 선배, 있잖아…만약에 나 죽으면은, 세츠라도 어떻
    게 해서든지 마계에서 구해줘. 세츠가 마계로 떨어졌데. 다 세리오스가 꾸민짓이야!! "


    이루가 시리오스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시리오스는 아무렇지 않단 얼굴을 하며 그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만 있었다. 그때, 이루의 말에 발끈했는지 시온의 목소리가 들렸다.

    [ 자꾸 시리오스를 나쁘게 말하지마!! 시리오스는 마족이 아니야!!
    시리오스가 뭣때문에 세츠를 마계에 떨어뜨려!? 거짓말 하지마!! 장난도 정도껏 치는거라고, 이루!! ]


    시온의 말이 거슬렸는지 이루가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 야,이 미친자식아!!
    세츠가 마계로 떨어졌어, 넌 친구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그딴 말이 나오냐!? 현실을 인정하라고!!
    너도 알고 있지 않아!? 시리오스는 마족이야, 그러니까 이녀석은 모두가 피하는 거라고!!!
    그럼 넌 여기 오지마. 지금 친구 한명을 잃게 생겼는데, 넌 고딴말이 아주 잘도 나온다. 꺼져버려, 시온 라이즈."


    그리곤 이루는 베찌를 한번 꾹 눌렀다. 더 이상 아무런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루는 베찌를 집어던졌다.
    이루는 고개를 돌려 옆에 결계안에 쓰러져 있는 세츠를 바라보았다. 아까 자신이 보았을때 세츠의 몸이 흐릿
    흐릿하게 보이더니, 지금은 아주 확실하게 흐릿흐릿 하게 보인다.

    세츠의 몸을 통과해 푸른 새싹들이 보이고 있었다. 시간이 촉박했다.

    " ……처음부터 넌 마음에 안들었어 "
    " 그래? 나 역시 너희 모두 다 마음에 안들었어 "
    " 그럼 말이 필요없겠군, 네 녀석의 목을 딴 후에 세츠를 구해야 겠다. 그러니 잠자코 죽어라. "
    " 그 반대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라. "


    시리오스의 얼굴에선 웃음이 싹 사라졌다.
    그러자 주위의 공기가 차가워졌고, 이루도 등골이 싸늘해지는걸 느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싸움에서 물러나는건 말도 안된다. 적어도 모두가 올때까진 버텨봐야 한다.



    * * * * *



    " 이루!! 이루!!
    젠장, 베찌를 꺼버린거 같아. 우선 가자. "


    유안이 자신의 베찌를 주머니에 넣고는 말했다. 그러자 모두들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각자 검을
    꺼내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시온의 말로 모두들 우뚝 멈춰 서 버리고 말았다.

    " 이루는…거짓말을 너무 리얼리하게 잘해서 모두들 항상 잘 속아넘어갔지?
    이루, 거짓말 하는 거잖아. 그런데…왜 다들 속아넘어가는 거야? 나는……하나도 안믿는데, 모두들 왜 믿어? "


    시온이 어색하게 웃으며 물었다. 다들 서로의 눈치만 살필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 시온, 이루가 나를 뭐라 불렀는지 기억나니? "


    유안이 시온의 앞으로 걸어나가 시온의 어깨를 두 손으로 잡고 물었다. 다들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온은
    걱정스럽고 불안한 눈동자로 유안의 눈동자를 바라볼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유안은 깊게 한숨을
    내쉰다음에 입을 열었다.

    " 선배 라고 불렀어 "
    " ……!! "
    " 그녀석 말이야, 평소에 날 녀석이나 야나 유안이라고 불러.
    과거에도 그런적이 있었어. 나를 선배라고 부른적이 딱 한번. 그녀석 말은 진짜야 "


    유안의 말에 시온은 거의 좌절한 듯한 얼굴을 했다. 루는 말없이 루시드의 품에 고개를 파묻었다. 어쩌면, 루
    는 알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루시드는 그런 루의 붉은머리를 말없이 쓰다듬어 주었다. 유안은 이내 허리를
    피고는 뒤돌아서 모두에게 가자 라고 말을 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뛰려고 하는데 시온의 외침으로 또 다시 우뚝, 멈춰 설 수 밖에 없었다.

    " 그럼 시리오스가 마족이라는건… "
    " 사실이야. 너도 어렴풋이 짐작하지 않았어? 단지, 부정했을 뿐인 거겠지.
    우리는 너와 달리 시리오스와 함께한 어떠한 추억도 없어서 그 녀석에 대한 감정은 없지만, 너는 다르잖아?
    그러니 너가 힘들거란건 알고있어. 하지만……때로는 아프더라도 진실을 봐야 할 때가 있는 법이야. "


    그리곤 유안이 뒤돌아서 달리기 시작하자, 다들 달리기 시작했다.
    유안이 선두로 달렸고, 그 뒤에는 유쿠가 달렸다. 유쿠의 오른쪽에는 루와 루시드가 서서 달렸고, 왼쪽에는
    리진이 서서 달렸다. 그런 네사람 뒤에는 이엔이 달렸다.

    시온은 점점 멀어지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올려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
    았다. 이런 맑은날에 있어서는 안될 일이 시온에게 닥치고 말았다.



    「 너는 왜 늘 혼자야? 」
    「 부회장이라서 그런걸까? 아무도 내 곁에 안오네. 헤헤… 」
    「 그럼 너 나랑 친구할래? 」
    「 친구? 」
    「 응, 난 니가 마음에 들었어. 내 이름은 에퀴드 시리오스 샤엘리아야. 잘부탁해,시온. 」
    「 아, 응!! 」




    시온은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림자에 의해 시온의 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투명하고 맑은 눈물이 한줄기
    흘러내려 턱끝에 매달렸다.

    "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











    " 다들 이 대형으로 서야해, 이 대형으로 흐트러지면 안돼!! "


    유안이 선두로 달리며 소리쳤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들 이루가 말한 그곳으로 도착했다.
    모두의 눈에 보인것은 마침 나가떨어져 나무에 부딪혀 피를 토하는 이루였다. 그리고 그 앞에는 시리오스가
    웃고 있었다.

    " 이루, 수고했다 "


    이엔의 삐딱한 말에 이루가 힘겹게 고개를 돌리곤 피식 웃었다.

    " 그래서 세츠랑 아일린을 마계로 보낸 이유가 뭐지? "


    유안이 한걸음씩 내딛으며 물었다. 그러자 시리오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 너도 같이 데려갈테니 걱정하지마 "
    " 뭐야!? "


    시리오스의 말에 유쿠가 소리쳤다. 한참을 일원들 사이사이를 바라보더니 시리오스가 입을 열었다.

    " 시온은 안왔군. "
    " 아, 그 멍청이는 아마 안올거야. 너한테 배신당하는건 싫을테니까 "
    " 그런가? "
    " 왜, 마지막으로 시온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아쉽나보지? "


    이엔이 시리오스의 말에 대답했다. 하지만 시리오스는 그런건 어찌되든 상관없단 식이었다.
    그리고 이루의 곁에 있던 세츠의 몸이 사라져버렸고, 결계는 사라졌다. 이루의 동공이 커졌고, 유안의 미간이
    좁혀졌다.

    " 하긴, 선택할 길이 마계로 가는 거 밖에 없었겠지 "
    " 무슨 소리지? "
    " 생과사, 그 두개의 갈림길에서 그녀석들은 생을 선택했다 이말이야 "
    " 하… "


    시리오스의 말에 리진이 기가 막힌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 그래서 니들 마족이 원하는건 뭐냐 "
    " 아르넨이다 "


    루시드의 물음에 시리오스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아르넨이란 말에 모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곳 아르넨은 자신들에게는 하나의 세계이자 하나의 마을인데, 마족들이 그런 아르넨을 노리고 있단 말에 어
    이가 없었으리라. 유안은 그런 시리오스를 말없이 노려보았다.

    " 아르넨은 성스러운 영지다. 너희같은 어둠에 타락해버린 자들이 가질만한 곳이 못되.
    설령 이곳을 지키려는 소망이 있을터이니, 너희가 그 소망만을 막을수 있겠느냐? "


    유안의 말에 시리오스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시리오스의 등 뒤에서 옷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랗고 검은 날개가 펴졌다.
    다들 놀란 얼굴로 시리오스를 바라보았다.










    " ……저 날개는…시리오스!! "


    숲에 활짝 펴진 검은 날개를 본 시온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는 숲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 다들…방심하지마 "


    유안이 이루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경계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마족의 힘을 확 풀어버린 시리오스는 조금 버거워 보였다. 하지만 역시 마족은 마족인지라 금새 웃고 있다.

    " 아아…이제 내 연극도 여기까지인건가? "
    " 하, 그게 연극이었냐? 우리들은 너가 마족인거 처음부터 알아챘었어!! "


    리진이 검을 시리오스에게 겨누며 소리쳤다. 그런 그녀가 건방져 보였을까.
    갑자기 시리오스의 날개가 알맞은 크기고 작아졌다. 그리고 자리에서 한순간에 사라졌고, 그런 시리오스의 모
    습을 한번 본적이 있는 유안이 루시드를 향해 소리쳤다.

    " 리진의 앞에 가서 서, 루시드!! "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루시드가 리진의 앞에 바로 나타나는 시리오스를 검으로 막았다. 리진의 표정은 아주 놀
    란듯한 표정이었다. 루는 시리오스를 검으로 막는 루시드의 품에서 나와 자신의 검을 소환했다.
    부장을 지키는 호위하는 기사의 본능이었다.

    루는 어린애같았던 예전의 태도와는 확실히 다르게 검을 쥐자마자 표정과 태도가 확 바뀌었다.
    눈매는 조금 예리하고 날카로워 졌으며, 태도는 아주 유연했다. 시리오스는 루의 검을 피하기 위해 뒤로 물
    러섰고, 그때를 놓치지 않는다는 듯이 이엔이 뒤에서 점프해 검을 든체 시리오스를 향해 내려왔다.

    하지만 시리오스는 간단하게 피했고, 루와 이엔이 한마음이 되어 양쪽으로 달려 가운데에 있는 시리오스를 향
    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시리오스는 위로 점프했고, 미처 점프하지 못한 두 사람이 서로의 검을 부딪혔다.
    이내 두 사람은 찌릿찌릿한 서로의 손목을 잡고는 시리오스의 행동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 선배…세츠… "
    " 구해낼게, 그러니까 너무 걱정해 하지마. 응? "


    이루의 다급한 소리에 유안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얌마!! "

    이엔이 황급히 유안을 향해 소리쳤다. 이루가 앞을 바라보았고, 유안도 뒤늦게 자신의 앞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시리오스는 유안의 얼굴에 가까이 자신의 얼굴을 대고 있었다. 숨막히는 아주 잠시간의 3초.

    " 너도 마계로 떨어져버려 "
    " ……!! "
    " 선배!! "
    " 안돼,유안 ! "
    " 멈춰,유쿠!! "
    " 이거놔,루시드 ! "

    시리오스가 손을 뻗어 유안의 얼굴을 잡았다. 그리고는 빛이 났고, 유쿠가 유안을 부르며 달려가려 하자
    루시드가 재빠르게 움직여 유쿠의 팔을 잡아 멈춰세웠다. 유쿠의 새까만 흑안이 뿌옇게 변하더니, 어느새 눈물
    을 가득 흘러내리고 있었다.

    유안은 빛이 사라지는 동시에 사라져 버렸고, 시리오스도 자리에 없었다.

    " ……하 "


    이루는 어이없는지 힘들게 일어나 허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두번이나 구하질 못했다.
    바로 자신의 앞에 있었는데 이름밖에 부르질 못했다. 첫번째는 세츠, 그리고 두번째는 유안.
    둘다 자신의 앞에 있었는데. 손만 뻗었다면, 마음만 먹었다면, 두 사람을 구하는건 식은죽 먹기였을텐데.

    이루의 푸른 눈동자에서 굵은 눈물방울이 방울져 바닥에 투둑,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유쿠는 털썩 주저앉았다. 바람이 불고 유쿠의 백발이 흩날렸다. 그리고, 유쿠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도 바람
    이 데려갔다. 유쿠는 고개를 숙인체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이엔은 말 없이 고개를 돌린체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루는 리진의 손을 꼭 잡았고, 리진은 그런 루를 껴안
    아 버렸다. 루시드는 무릎을 꿇고는 유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유쿠가 와락 루시드를 껴안았다.
    그리고는 어린애처럼 소리내어 엉엉 울기 시작했다.

    " 흐아아앙, 흐아아아앙 "
    " ……말도안돼, 내 앞에 있었는데…젠장,젠장,젠장!! "
    " …… "


    이엔,루시드,루,유쿠,이루,리진의 사이엔 유쿠의 울음소리와 이루의 욕밖에 들리질 않았다.
    그런 그들 사이에서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의 달려오는 소리였다. 이윽고, 그 달리는 소리는 서서히
    멈추었고, 거친 숨소리밖에 나질 않았다.

    " …하아…하아…… "


    백금발에 녹색눈을 가진 172Cm의 키를 가진 남자.
    그 아이를 보더니 이루가 힘들게 비틀거리며 일어나서는 그 남자아이를 향해 달려갔다.
    다들 말리질 않았다. 아니, 이루의 행동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말릴수 없었다.

    - 퍼억

    이루의 주먹에 맞고 나가 떨어진 시온.

    " 너때문이야… "


    이루가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러자 영문을 모르는 시온이 인상을 찌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루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이루 역시 시온의 주먹에 맞고 나가 떨어졌다. 이루는 입안에 고인 피를 바닥에 내뱉더니
    , 시온을 노려보았다.

    그리고는 달려들며 말했다.

    " 니 녀석이 날 때릴 자격이나 있는거냐, 멍청한 자식아!! "
    " 뭔지 몰라도 왜 내탓이란 건데!! 누가 누구보고 멍청이라 해야 하냐!! "
    " 누구긴 누구야, 내가 너한테 해야 하는 거지!!! "

    두 사람이 한동안 땅바닥을 뒹굴며 주먹질을 했다. 결국엔 시온이 바닥에 깔려 이루의 주먹에 계속 맞았다.
    그리고는 더 이상 이루는 때리지 않고 마지막 주먹을 들어 시온의 얼굴 옆을 지나쳐 땅바닥을 세게 때렸다.

    - 투둑

    눈감았던 시온의 눈 위로 물이 떨어졌다.
    놀란 시온이 눈을 떴고, 시온의 눈에 보인건 푸른눈을 가진 이루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것이 보였다.
    이루는 더 이상 시온을 때리지 않고 바닥을 치며 소리쳤다.

    " 젠장할…젠장할……유안선배가 끌려갔어!! 우리가 지키지 못해서!! 내가 지키지 못해서!!! "
    " ……이루 "
    " 시리오스, 그새끼……그새끼……그 미친자식이……데려가버렸다고!!! "
    " …… "

    " 하, 아직도 못 믿겠냐!? 시리오스, 그녀석이 세츠랑 유안녀석을 마계로 보내버렸어.
    둘다 내 앞에 있었는데, 우리들이 지킬수 있었는데, 구하지 못했어!! 손 조차 내뻗지 못했다고!!
    시발……시발!! 구할수 있었는데, 구하지 못했단 말이야아아아!!! 아아악!! 아아아!!! "


    더 이상 이루는 시온에게 말도 못한체 괴로운지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었다. 두 사람다, 이루에겐 그 이상의
    존재 자체였다. 그런 두 사람이 이루의 앞에서 사라져 버렸다. 결국엔 보다못한 이엔이 달려가 이루를 진정시
    키기 위해 이루의 어깨를 흔들었다.

    시온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엔과 이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튀긴 핏자국들, 그리고 쓰러진 나무들. 척봐도 상황은 심각했단걸 알수 있었다.
    게다가 자신도 보지 않았던가. 검은색의 마족의 날개를.

    하지만, 시리오스 그는 자신에게 처음으로 다가온 소중한 친구였다.
    세상이 그를 경멸할지라도, 시온 자신만큼은 그를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웃을수 있었다.

    " …… "
    " 이루, 진정해!! 제발 진정하란 말이야!! 아직 그들은 죽지 않았어!! 우리가 구하면 되!! 그러니까!! "
    " 아아아, 아아아악!!! 아악!! 으아아아!!! "
    " 제발, 이루!! "


    이엔이 울부짖는 이루를 확 껴안아버렸다. 그러자 이루의 행동이 수그러 들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루는 울부짖지 않았다. 하지만 눈물은 계속 흘리고 있었다. 이엔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그런 이루
    를 계속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 ……모든걸 잊고 옛날로 돌아가려 하면 안돼는거 알잖아, 이루… "
    " ……아……아아…아…윽 "

    이루는 다시 생각이 나는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 * * * *

















    " 여기는……설마 마계인건가? "







    ----------------------------------------------------------------------------








    그러고보니
    내캐릭이나오면은
    소설은꼭완결못하던데(......)

댓글 8

  • 체리 보이 삼장♡

    2007.07.23 17:48

    있죠 ............ 116편이라고 할 때부터 내가 예언했잖아여
    완결하기 힘들거라고(......)
    무튼 시리오스가 악역으로 나와서 좋아여 /ㅅ/
    난 악당 보스캐릭이 너무 좋아 <-
  • 세츠군z

    2007.07.23 17:55

    체리)) 헐그러고보니주인님캐릭이연속두번으로악역이네여-_-그래도앨리스는철이라도좀들긴했지시리오스는......
  • 체리 보이 삼장♡

    2007.07.23 17:57

    ................ 그렇져 걘 그냥 초딩....... <-
    덩치만 산만하지 정신열령은 그닥 ....... <-
  • 세츠군z

    2007.07.23 18:00

    체리)) ........주인님도만만치않다고봐열시리오스는어찌보면하는짓이유딩
  • [레벨:7]id: 크리스

    2007.07.23 21:17

    헐, 그럼 둘 다 마계로 끌려간거야?
    빌어먹을 시리오스 땜시?<
    과연 살아남을수나 있을까.
    그리고 귀염둥이 바보 시온아, 현실을 직시하려무나<
  • [레벨:8]id: 가리*

    2007.07.24 07:05

    -_-.........뭐야 시리오스 진짜 마족이였어?ㄱ-..................
    그래도 히스앨리스마왕보다는 시리오스라는 캐릭이 훨 나아-_-
    이루멋있네 ㄲㄲㄲ 근데 시온 배신당한거?-_- 나중에 또 시리오스 착해지는거 아닌가 ㄱ-<
    재밌네염-_ㄲㄲ
  • [레벨:3]감귤〃

    2007.07.24 12:12

    어이쿠 , 유안까지 마계로 가버린거 .. ?!
    시리오스 무서워졌다 ozr ..
    시온이랑 유쿠는 이제어떻해 (울먹)
    여튼 잘봤어요오 ㅠㅠ 
  • [레벨:24]id: Kyo™

    2007.07.25 11:09

    이런, 일이 복잡해져버렸는데ㅡ
    아직 죽지는 않았으니까 구할 수 있을거야!
    그치만... 시리오스, 진짜로 저세상 끝까지 날려버리지 않으면
    속이 안 풀릴것 같아!!! 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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