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여란_華黎瀾_ 一.
  • 조회 수: 142, 2008-02-06 05:31:51(2004-08-27)


  • 화여란_華黎瀾(빛나고 검은 물결)
      


    " 진정 이루고자 하는 일은 이루어지게 될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꿈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는것조차
    부끄러움이 아니겠느냐? "













    오랫동안 일궈왔던 자신들의 터전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는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그러나 오래전 자신들의 선조들이 그러했듯 이 부족 또한
    묵묵히 나무를 베고 땅을 일구고 기둥을 세워 집을 짓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몇달간 해가 자신들을 향하는 오후에는 더위에 지치고 달이 자신들을
    향하는 저녁에는 추위에 떨어가면서도 그들은 새로운 터전에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었고 새로운 곳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 一 . 새로이 시작되는 바람.



    사람의 적응력이란 실로 놀라운것이라 부족민들은 다시금 희망을 품고
    얼굴에 미소를 담은 채 하루를 시작했고 아이들은 참혹한 침략의 기억따위는
    싹 지워버린듯 서로의 얼굴을 보며 깔깔거렸다.

    이곳은 전에 살던 곳과 지리적인 면은 비슷하였으나 그 산의 높이는 턱없이 낮고
    그 물 또한 흐릿하였다. 깊숙히 들이마신 페부에 닿는 공기 또한 전과는 확연히 다름에
    나이 지긋한 노인들은 혀를 찼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그런 변화에는 금새 적응하였다.
    평지보다는 이십여년 자란 소나무의 길이만큼 높다란 산 속 평평한 땅에 옹기종기
    나무로 만들어진 집이 모여있고 그 가운데 우뚝 솟은 집 창으로 한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손질하지 않은 허리까지 오는 기다란 검은머리를 풀어헤친 그의 얼굴은 강인한 의지력이
    엿보였고 굳게 다문 입술에서는 그의 우직한 성격을 엿볼수 있었다. 태양에 그을린 그의 몸은
    적당한 굴곡을 이루며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다가설수 없는 분위기를 내뿜었다.
    그런 그의 눈은 짙은 갈색으로 아래를 조용히 내려다보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 족장님! 족장님! "


    멀리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그의 양아들인 설향이 달려오고 있었다.
    잔인한 살육의 끝에 남은것은 여러명의 고아들과 미망인들. 그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자신의 자식들이라 생각하며 거두었고 새로이 반려를 맞이하는것은 죄의 하나임으로
    자신의 처와 부를 잃은 이들에게는 커다란 터를 마련해 그곳에 집을 지어 살게하였다.


    " 족장님! 제이아저씨가 부르세요! "


    급하게 뛰어온듯 자신의 앞에서 달음질을 멈추고 숨을 헐떡이던 설향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훔치더니 말했다. 마치 계집아이마냥 분홍빛이 도는
    뽀얀 피부를 가진 설향은 어깨까지 오는 검은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는 회색눈을
    반짝이며 자신을 올려다보았다. 이에 그가 말했다.


    " 족장님이 아니라 이제는 아버지라 부르라 했지않느냐. "

    " 아.. "


    그의 말에 설향은 고개를 떨구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 아..아버지...
    얼른.얼른 가보세요. 제이아저씨에게.. "


    수줍은듯한 목소리의 설향은 말을 더듬으며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이 살짝 찡그려짐에 설향은 깜짝 놀라며 손을 놓았다. 그의 왼쪽팔뚝에
    감겨있던 하얀천에 붉은물이 스며들었다. 설향이 허리를 연신 굽히며 죄송하다 말하였다.
    그의 손이 올려지고 설향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러나 이내 그의 커다란 손이 자신의 머리에
    올려지고 낮은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죄송하다 말하지 말거라. 너의 잘못이 아니니.
    자, 어서 가자. 녀석은 기다리는걸 싫어하니 말이다. "


    그의 커다란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그가 양아버지가 아니었을때.
    단지 그를 부족의 우두머리라 생각하며 보아왔을때는 그의 무뚝뚝한 무표정에
    그를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한발짝만 그에게 다가가면 알수 있다.
    그가 얼마나 자상하고 다정한 사람인지를. 무고한 생명을 함부로 해하지 않는
    사람인지를...

    설향의 얼굴이 붉어졌고 이어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 어서 오거라. 설향아. "

    " 예! "


    설향이 서둘러 그의 뒤를 따랐고 그가 마을로 내려오자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 안녕하세요. 족장님! "
    " 어이쿠! 족장님! "
    " 와아! 족장님이다! "


    사람들의 인사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던 그의 걸음이 한곳에서 멈추었다.
    문이 활짝 열려있는 집 앞에 우뚝 선 그는 들어가기 싫은 듯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의 곁에 가만히 서있던 설향은 그를 한번 올려다보고는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집안으로 들어가더니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닌 사내 하나와 밖으로 나왔다.


    " 은파양. 안녕! "


    전혀 악의없는 미소를 지닌 사내의 말에 그의 얼굴이 딱딱히 굳어졌고 설향은
    깜짝 놀라며 사내에게 물었다.


    " 족장님이 여자였어요?! "

    " 어, 너 몰랐어?
    저 녀석이 얼굴이 좀 무뚝뚝해보여서 그렇지. 사실 여자야.
    잘 삐지는 성격도 그렇고 꽁한것도 그렇고- 결정적으로 이름이 여자같잖아. 푸하하하 "

    " 아, 그렇구나. "


    사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설향은 갑작스런 그의 외침에
    눈을 크게 뜨고는 사내의 옷자락을 잡았다.


    " 누가 여자라는거냐! 제이!!! "


    이에 제이는 그대로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 그렇게 소리를 지르면 평소 너의 모습과는 전혀 상반되지 않아?
    그리고 연장자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되지. "


    제이의 대꾸에 그의 얼굴이 풀어지는 듯 하다가 뒤이어 들려오는 문장에
    주먹을 쥐고 말았다.


    "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말고
    제이 오.라.버.니 라고 해야지! "










    _ 言 _


    글을 날렸습니다. 음, 그래서 올리는 것이 좀 늦어졌네요.
    인물의 배경이나 설정등은 뒤섞여 나옵니다. 예를 들어 생활상이라던가
    그런것등입니다.
    고전..이라기 보다는 무협? 혹은 판타지.
    혹은 이상한 코믹스토리같군요.


    아무쪼록 댁내 평안이 가득하시길-



댓글 7

  • [레벨:3]ANI[R]。

    2004.08.27 10:17

    허헛. 버닝님의 댁에도 평안이 가득하시길-:D
    글을 날렸을떄의 그 기분이란;ㅁ; 다음에는 그런 일이 없으시길 바랍니다'ㅅ'*
    분명히 은파님은 여자일것 같은데, 아버지라고 부르라니. 대략 당황스러웠습니다;'ㅁ';
    허헛. 결국에는 제이님에 의해 들통[?]났지만.'ㅁ'*

    이번편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다음편 기대할게요->ㅁ</
  • 촌놈J

    2004.08.27 17:35

    오라버니라~ 와하핫;; 리카는 결국 은파로 등장하게 되는군요.
    뭐랄까, 희망이 느껴져서 좋아요 >_< 그 전보다야 조금 못하지만
    어쨌든 새 터전에 자리를 잡은 부족의 모습이 도덕적(-_-?)으로 비춰지니까 보기 좋습니다!!
    한번 날리셨다던데 그래도 냉큼 나오는 화여란을 보니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ㅜ_ㅜ)//
    건필하셔용!!!!!!
  • [레벨:8]∑미서년살앙™

    2004.08.27 22:35

    아이쿠, 은파양! 외모가 듬직하네<-
    으아아아, 버닝 날려서 좌절하더니 금새 또 썼구나;
    부지런 하기도 하지..
  • Angelica

    2004.08.28 19:56

    참 외모가 듬직하네..(...) 아니 대체 여자야 남자야? <- 심각한 성 정체성.

    원래 어제 읽었었는데 그때는 제이언니랑 대화한다고 덧글을 못남겼다. 미안해~ 다시 읽어도 여전히 즐겁네. 외모같은것도 묘사하는 듯 안하는 듯 할건 다 하는 게 글 속에서만은 꼼꼼한 (?) 버찌의 성격을 보는 것 같달까 ,앞으로도 기대할게, 늘 건필하길!!
  • [레벨:5]id: K .녹차

    2004.08.29 22:09

    좋은 날 되세요 -_-/
    언제나 꼼꼼한 글솜씨에 감동한다니까 //ㅅ//
    아아 , 나 너무 이쁘게 나왔 ,, . ; , 잇힝
    건필하세요 !
  • [레벨:9]ねこ[네코]

    2004.09.19 11:35

    오라버니라아...... 왠지 어감이 좋은....:3 [잇힝] 정말로 오라버니라고 불러주면, 그건 ... 음음, 남자들의 로망? [야아 그럴리가;] .... 주먹을 쥐었다니, 살인은 안돼요;
    으음, 수줍게 아버지라니 왠지 귀엽.. (..) 역시 글솜씨 멋져요>▽<)b
    그럼 서둘러 다음소설을 보러~
  • 린유z

    2004.09.20 20:41

    꺙 ,, ;ㅅ; 이걸 왜 이제서야 봤을까 , ( 머리마구때리는 ) ,, 흑 , 너무너무 좋아요 , 이제 서서히 익숙해져가는 마을 사람들인건가요 ,, ;ㅅ; 아아 , 건필건필 ♡ ( 흥분의도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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