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시간의 방 / 2-3
  • [레벨:24]id: Kyo™
    조회 수: 465, 2008-02-06 05:56:22(2007-08-29)
  • 깨닫는 마음







    " 스승님... "
    " 그만 좀 일어났음 좋겠는데 말이야. "
    " 참을성을 길러, 일루젼. "
    " 싫어! 난 기다리는 게 제일 싫단 말야! "

    세상 떠내려갈 것 같이 울리는 목소리에 이엔은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손을 내리고 눈을 뜨자 보인 것은 검은 고양이와 싸우고 있는 검은색 옷을 입은 검은 머리칼의 소녀였다.

    " 저기... "
    " 아, 이제 일어났냐? 잠탱이? "
    " 누가 잠탱이라는 거야!? 그리고 여긴 어디야? 난 죽은 줄 알았는데? "
    " 죽었지, 아주 처참하게. 훗-. "

    검은 머리칼의 소녀가 비웃는 얼굴로 이엔을 살짝 내리 깔아 보고는 옆에 있던 소파에 앉았다.
    이엔은 자신이 누워 있던 곳이 소파임을 알고 몸을 일으켜 제대로 고쳐 앉았다.

    " 내 이름은 일루젼, 그리고 이 방은 생을 마감한 이들의 마지막 휴게소. "
    " 휴게소? "
    " 말을 하자면 그렇다고. 원래는 말이지, 네가 이렇게 죽을 운명이 아니었단 말이지. "
    " 그게 무슨...? "
    " 나참, 어떻게 계단에서 떨어져 죽을 수가 있는거지?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구! 그게 너무 신기해서 끌고 왔어. "

    일루젼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에 이엔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아까 전까지 일루젼과 싸우던 검은 고양이가 일루젼이 기댄 소파 등받이 위로 뛰어 올라가서는 일루젼의 뒷통수를 한대 때려 주었다.

    " 제대로 설명해, 아가씨. "
    " 이해 못하는 이 녀석이 바보인 거라구! "
    " 이 방의 이름은 '마지막 시간의 방', 너처럼 죽은 이들이 들리는 방이다. 참고로 난 다크라고 한다. "
    " 그런 곳도 있었나? "
    " 모를 수 밖에. 이 방은 내 소유라서 천계든 마계든 고위 계급이나 몇명 알까 말까 하니까. "

    일루젼은 투덜거리는 말투였지만 대답은 잘 해 주었다.
    아무튼 고양이는 다음 말을 이어갔다.

    " 원래 너는 마지막 삶을 다해서 생명의 나무로 되돌아가야 하는 영혼이었지. "
    " 그런데? "
    " 일루젼이 네가 죽은 상황을 알고는 어이없어 하더군. 그리고는 이 방으로 끌고 들어왔지. "
    "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
    " 괜찮아, 어차피 난 왠만한 천계, 마계 고위 관리보다 세거든. 후후. "

    뭐랄까, 일루젼의 표정은 '난 위대하다!'라고 근거없는 자신감을 표출해 내고 있었다.
    솔직히 이러면 못 믿을만 하잖아?

    " 닥쳐, 거기 주저리. "
    " 그래서? 날 어쩌려고? "
    " 어쩌긴 뭘 어째? 돌려 보내야지. "
    " 그래도 되는 거야, 다크? "

    일루젼이 아니라 다크한테 반문하는 걸 보니, 역시 이엔도 나와 같은 생각인 모양.
    그래, 역시 일루젼은 문제가 있던 게야.

    " 뭐, 그렇게 하면 이 방의 면적이 좁아 질 지도 모르지만... 너도 돌아가고 싶잖아? "
    " ...... "
    " 역시 대답 못 하는군. 자, 만원 내 놓으쇼. 일루젼씨? "

    다크 이 자식도 일루젼이랑 다를 바 없는 놈이었다. 믿은 내가 바보지...
    어떻게 그걸 말 하냐, 안 하냐로 돈 내기를 하니...

    " 야, 빨리 대답해! 나 돋 뜯기잖아! "
    " 얌마! 말 안 한다잖아! 왜 소리 지르고 난리야! "

    어째...
    지난번 그 형제 이후로 성격이 나빠진 듯...?

    " 아, 이 녀석 들어오기 전에 무진장 까다로운 놈이 들어왔었거든. "
    " 물론 우리 둘이 합심해서! "
    " 죽여버렸지만~ 깔깔깔~ "

    마, 마녀다...!!
    아니! 마왕이야!! 천하의 둘도 없는 마왕!

    " 죽여? 어떻게? 여긴 죽은 사람만 오는 곳이라며? "
    " 밖에 있는 애완동물 줘 버렸어. 그래서 그 인간은 환생도 못해, 키득. "
    " 서, 설마 나도....? "
    " 마음에 안 들면! "
    " 케헥! "
    " 그러니 빨리 말해, 네 본심을! "

    어차피 그래봤자, 일루젼의 만원은 이미 다크한테 넘어간지 오래였다.
    그러니 일루젼이 이러는 건 단순히 화풀이.
    어찌 되었던 간에 일루젼의 무서운 얼굴때문에 이엔은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 뭐냐... 그러니까... 나한테 가족이라고는 스승님 뿐이거든? "
    " 스승님? "
    " 응, 천상의 문지기 '란' "
    " 음... 혹시 이 사람 말하는 거야? "

    일루젼이 내민 사진에는 아직 앳된 얼굴의 란이 담겨져 있었다.
    이엔이 놀라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거리고 있자, 다크가 이엔의 뒷통수를 밟고 튀어올라 일루젼의 어깨에 안착했다.
    그리고 둘은 입을 맞추어 이렇게 이야기 했다.

    " 폐인 됬어, 폐인. "

    이엔은 이 말을 이해하지 못 했기에 무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평소와 다름없이 연주를 했던 그 날, 스승님은 어찌된 일인지 화를 냈다.
    그렇게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 일주일을 보낸 둘.
    어쩌다가 우연치 않게 본 란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모습에 안심을 한 이엔.
    그러나 그 모습을 들켰단 사실에 흥분해 이성을 잃은 란의 공격을 피하다 죽어버린 자신.
    이야기하던 이엔은 자신이 얼마나 형편없이 행동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 정말... 억울하던데... "
    " 울고싶냐? 울고 싶은 울어. 여기 들은 사람 없어. "
    " ...흑...흐윽... "

    이엔의 울음은 이내 큰 소리를 내며 서럽게 울었다.
    너무나 서러운 울음이었기에 저 멀리서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살짝 섞여 들려왔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이엔은 마음이 진정되었는지 손등으로 맺힌 눈물을 닦아내고, 일루젼을 찾았다.
    일루젼은 이엔이 울든말든 신경도 안 쓰고, 소파에 앉아 카드탑을 쌓고 있었다.

    " 이제 다 울었어? "
    " 네. "
    " 목소리가 맑아졌어. 꽤 맺힌게 많나보네? "
    " 헤헤, 그런가요... "

    이엔이 조금 가라앉은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일루젼은 그제야 웃으면서 이엔에게 다가왔다.

    " 돌아갈래? "
    " 가능... 한가요? "
    " 물론이지. "
    " 가능하면 예전 모습으로... 다시 스승님 곁으로... 가고 싶어요... "
    " 역시 사랑하는 거냐? "
    " 그럴... 거에요... 보고 싶어서 가슴이 아프니까... "

    목소리는 울 것 같이 흔들렸지만, 이엔의 검은 눈동자가 반짝반짝 생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일루젼은 웃으면서 손에 힘을 모았다.
    이번에도 일루젼의 손이 아주 연한 푸른빛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지 손가락 끝에 작은 구체가 만들어졌다.
    이엔이 뭔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일루젼은 사악하게 웃으며 이엔의 이마를 거칠게 밀었다.

    " 이게 무슨...! "

    이엔이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엔의 몸은 산산히 부셔져 사라져 버렸다.

    " 다시 한번 주어진 기회, 잘 활용하길. "

    ───────────────────────────────

    .........무진장 오랜만이에요!!! (도주)

댓글 2

  • 세츠군z

    2007.08.29 16:04

    안돼!!!!적어도 내가 세편 올리고나서 올리지!!!!
    내꿈이망가졌어!!!!!여기 한페이지를 내 아이디로 가득 채우려 했는데!! 얼마 안남았었는데!!!!!
    누나의 소설이 재밌지만.....내꿈이;ㅅ;
    흑흑이엔녀석이누군가를사랑하다니....뭔가적응이안돼<
  • 이엔

    2007.08.29 23:24

    내 캐릭 너무 착하잖아!!!! <이봐
    진차 오랜만이다,
    뭐랄까, 내 소설처럼..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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