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섯번째장 ( 6-1 ) - 너의 웃음 그리고 너의 행복
  • 조회 수: 498, 2008-02-06 05:56:22(2007-08-25)

















































  • 이젠 나에게 웃음은 어려운 손님이 되었습니다.

    같이 있지만 반갑지 않은
    다가오지만 문열고 싶지않은
    만나도 얼른 헤어지고 싶은
    그런 손님이 되었습니다.

    당신이
    웃음을 가져간 그 때부터..






















































    " ……미치겠어 "


    정말로 미쳐버릴것만 같다. 평소엔 보고 싶어도 안보이던 미래가 한눈에 보여버린다. 한사람, 한사람을
    만나면…그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여버린다. 괜시리 죄책감이 들고, 괜시리 미안해
    진다. 리진의 말데로 나는 정말 그들의 미래를 바꿔줘야 하는걸까?

    하지만 신이 정한 미래를 거스르면은 안되는거잖아.
    우리들의 이야기의 결말은 도대체 뭐지? 언제 편안히 잠을 잘 수 있는거야? 늘 모두가 내 꿈에 나타나서
    피를 흘리며 죽어버려. 그리고 눈을 뜨면 나는 울고 있어.

    카넨의 죽음까지 봐버렸어……
    시온을 지키다가 카넨이 죽어버린다구……. 나는 정말 어찌해야하는 거야?
    이제 남은 사람은 없어.
    모두가 죽어버린다고……. 죽어버린단 말이야……그런데 모두들 어떻게 그렇게 태평한거야?

    늘 모두가 죽어버리는 꿈에 밤잠을 설쳐 새벽에 깨버리고 말아.
    그래서 이슬이 맺힌 풀숲을 늘 거닐어. 땀을 식히기 위해서 정처없이 걸어다녀.
    아침이 밝아와 모두와 아침식사를 할수있을때까지 정처없이 걸어다녀.

    " ……이제는 못버틸거같단 말이야 "


    그렇게 말하고는 젖어있는 풀에 주저앉아버렸다.
    우울증인걸까? 요새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내 눈물들도 늘어나버렸다.
    원래는 이러지 않았는데.

    정말 이런일은 처음인거 같다.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린다. 모두의 죽음을 바라보는게 힘들다.
    잠을 잘수없는게 힘들다. 언제쯤…도대체 언제쯤 편안하고 깊게 잠들수 있는걸까?

    역시……내가 죽을때 편하고 깊게 잠들수 있는걸까?
    나는 도대체 언제 죽는거지? 왜 내 미래만을 볼수 없는거야?



    무서워…두려워…
    아무나 나좀 살려줘……죽는건 무서워…









    ‘ 너는 진실을 알고 있어,그렇지? ’
    ‘ 말해줘!! 우리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거야!? 넌 알잖아!! ’
    ‘ 우리들의 미래를 말해주지 않으면 너랑 두번다시 아는체 하지 않을거야!! ’
    ‘ 미래를 알려줘, 미래를 보여줘!! ’

    ‘ 알려주지 않으면 너는 혼자가 되버릴지도 몰라. 그래도 우리들의 미래를 안알려줄래? ’









    ……싫어,무서워
    혼자는 역시 싫어. 너무나 외롭고 쓸쓸하단 말이야!!
    왜 미래는 안보이는거야!? 왜 과거만 보이는거냐고!! 싫어…싫어……

    " 우윽… "


    신물만 나온다.
    쓰디쓴 액체가 목구멍을 타고 올라온다.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답답한 가슴만을 부여잡는다.

    " 괜찮아? "

    익숙한 목소리.
    그리고 내 등을 토닥여주는 익숙한 손길.

    " ……쿄우? "
    " 새벽에 눈이 뜨여서 산책하다가 널 발견했어. 몸이 많이 안좋나보네. "
    " ……쿄우 "
    " 가슴이 답답하면 속앓이 하지 말고 실컷 울어. 그럼 몸이 아픈건 덜하겠지 "


    어깨에 닿을듯 말듯한 검은색의 머리카락에 검은색의 눈동자를 한 카나시이 아이시스 쿄우.
    순간 아빠가 나를 부른줄 알았다. 아빠에 대한 기억은 그다지 없다. 아빠의 얼굴도 흐릿하다. 하지만 이상
    하게도 쿄우만 보면 아빠부터 생각이 난다. 그만큼 쿄우는 어렸을때 리진과 같이 나를 키워줬으니까.

    어디서 주워왔는지도 모를 아이를,
    어디서 굴러들어왔는지도 모를 아이를 정말로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그때 당시 말을 하지 못했던 나는 리진과 쿄우 덕분에 서서히 말을 할수 있게 되었다.
    나는 쿄우를 보자마자 뭔가가 굉장히 슬프고 서러워서 마구마구 울음을 터뜨렸다. 쿄우는 10년전과 똑같
    은 모습으로 우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 다 울었어? "
    " 나 안무거워? "
    " 많이컸구나 "
    " 헤헤 "

    요새 밥도 제대로 안먹은 나는 다 울고난뒤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걸 알았는지 쿄우가 말없이 내 앞에 쭈그리고 앉아 등을 내밀어 등에 업혔다. 아직 아침먹을 시간이 안
    되고, 잠도 오지 않아 둘이서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고보니…쿄우의 미래 보지 못했구나.
    안돼는데……보고싶지 않아. 왜 나는 이런 저주받은 능력따위 갖게 된걸까?
    다른 애들처럼…더 좋은 능력을 가지는게 훨 나을텐데…….

    쿄우처럼 독심술도 좋고…
    다른 녀석들처럼 바람도 다루는것도 좋고……자연도 다루는것도 좋은데……
    왜 나는…하필 이런 능력을 가진걸까…….

    " 울지마,키엔 "
    " 어라…요새 몸이 안좋더니,눈도 안좋나봐… "
    " 키엔 "
    " 응? "
    " 사라지지마 "
    " ……뭐야 "

    갑자기 그런말 하면은 뭔가가 굉장히 슬퍼지잖아…
    오랜만에 만나서 하는 이야기가…왜 그런얘기야. 진짜…눈물을 더 이상 멈출수도 없잖아.

    " 너 진짜 요새 몸이 많이 안좋아, 알긴 해? "
    " 알긴해 "
    " 그러니까 밥좀 잘 먹고, 잠도 푹 자고, 쉬는시간도 좀 많이 가져 "
    " 너희들은 다 수련하는데 나만 그럴수 있어? 쿄우는 정말 바보네 "
    " ……키엔 "
    " 어? "
    " 너만 원한다면 내가 이 학교에서 널 내보내 줄 수도 있어 "
    " ……뭐? "


    무슨 소리야,쿄우?
    내가 있을곳은 여기라고 했었잖아. 내가 앞으로 쭉 있을곳은 여기라고 했었잖아.
    이곳에서 행복해지면 된다 했잖아? 우리들의 고향은 여기라고 했었잖아…….
    그때……
    그때, 줄곧 나가고 싶어했던 나에게 그런말을 해준건 쿄우 당신이었잖아.

    " 나는 너가 여기서 그렇게 힘들어하는건 보고싶지 않아 "
    " 하지만,쿄우! "
    " 아직 너는 많은걸 봐야 하는데, 그러기전에 죽으면 안돼. 내가 해줄수 있는건 널 내보내주는거 까지야 "
    " 쿄우!! "
    " 마지막으로 내가 너한테 해줄수 있는건 거기까지야 "











































    " 키엔, 오랜만에 아침먹으러 나왔네? "


    리진이 해맑게 웃으며 키엔을 가장 먼저 반겼다. 하지만 키엔의 두 눈은 팅팅 부어 있었고, 쿄우랑 같이 손
    잡고 들어왔지만 얼굴색은 어두웠다. 쿄우는 그저 늘 짓고있던 무표정으로 자신의 자리로 가 밥을 먹기
    시작했다. 키엔은 가만히 자신의 자리로 가 앉았다.

    그리고는 자신의 밥을 바라보았다.
    리진이 걱정해하는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세사람 외에는.

    " 왜들그래? 키엔,울었어? "
    " ……리진 "
    " 응? "
    " 나…여기서 나가기로 했어 "
    " ……뭐? "


    키엔이 고개를 푹 숙인체 리진을 향해 말했다.
    문앞에 서 있던 리진의 동공이 커졌다. 쿄우는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멀리서 모두가 웃으며 걸어오고 있었다.

    키엔은 두 눈을 꼭 감은체 리진에게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눈물은 주체할수 없을정도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리진의 푸른빛 눈동자가 흔들
    리는 동시에 키엔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키엔이 일어나는 반동으로 의자가 뒤로 넘어갔다.
    의자가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고, 리진이 키엔을 보며 한발자국 내딛을때 키엔은 뒷문을 향해 달려갔다.
    미안하단 소리만을 남긴체.































































    안돼……
    나는…나는……비겁한거잖아.
    모두들 싸울 준비를 하는데…나는……나는……도망가는 거잖아…….
    분명 쿄우 말데로 아르넨을 나가면 나는 죽음따위는 쉽게 피할수 있을지도 몰라.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조용히 살면은, 괜찮을지도 몰라. 평화로울거야. 분명히.

    하지만…하지만……
    나는…나는……



    " 키엔? "
    " ……카넨 "
    " 왜 우는거냐 "
    " 나…나…… "
    " 이봐!! "



    가물가물 거리는 시선속에 마지막으로 담겨진 사람은 카넨이었다.

















































    " 키엔이 그렇게 많이 힘들어 했던거야? "
    " 그래, 아무래도 키엔에게 유달리 정을 쏟았던 쿄우가 키엔을 내보내려 했다더군 "
    " 그럼 그게 좋은걸까? "

    시온의 물음에 카넨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게 정말로 옳은 선택인건지 모르는 거였다. 그렇게 많이 힘들었던 걸까?
    여태 키엔이 밥도 제대로 안먹고 밤잠을 설치는것도 몰랐었다. 그냥 고민이 있는걸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조금 심각했다.

    평소엔 무관심하던 쿄우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다는거 자체가 놀라웠다.
    그만큼 쿄우는 키엔에게 깊은 관심을 알게모르게 가지고 있었단 얘기고, 그만큼 키엔을 생각한다는 거니
    카넨도 아무런 말도 못한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그게 옳은건지는 판단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누군가가 회장실을 두들겼다.
    현재 키엔은 양호실에서 리이넨이 치유마법을 받으며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면서 쿄우가 들어왔고, 시온과 카넨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 너가 올줄 알고 있었다. "


    당황해하는 시온을 보던 카넨이 먼저 입을 열었다.
    쿄우는 말없이 카넨을 바라보다가 쇼파에 앉았고, 시온도 쿄우의 앞에 앉았다.
    말없이 서 있던 카넨은 조용히 걸어가 시온의 뒤에 섰다.

    " 우선 시온 너가 가장 권력이 큰 부회장이기에 입을 열겠다. "
    " 으응,말해봐 "
    " 키엔을 저대로 학교에 방치해둔다면 그녀석의 몸은 점점 부서질거야 "
    " ……부서져? "
    " 몸도 약해지고 마음도 약해져, 결국엔 정신이 약해져서 타격을 입을거야. "
    " 그래서 쿄우가 원하는건 뭐야? "
    " 저 아이를 내보내줘 "
    " 아? "
    " 원래 여기 학교 학생은 아니었으니까. 네이 전 선대회장의 힘을 억지로 받게 한거잖아? "
    " ……하지만 "


    쿄우의 말에 시온은 은근슬쩍 시선을 피해 카넨을 쳐다보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카넨은 그정도도 니
    혼자 처리 못하냐는 시선으로 시온을 살짝 째려봐주었다. 어찌됬든, 시온의 곁에 있는 이상 자신은 시온의
    모든것을 해주어야 하는 자이니까. 더군다나 네이와는 달리 너무 어려서 자신이 시온을 대신하는 일들도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카넨도 힘들었다.
    원래 키엔이 전 선대회장의 눈에 띄어 전 선대회장이 의문모를 죽음을 받기전 그의 능력을 물려받았다.
    어떻게 해서 물려받은건지 키엔 자신도 모르고 있다. 그리고, 능력자 모두를 제외한 나머지 키엔은 자신
    의 힘이 그냥 잠재적이어서 나중에 알게 된거라고 알고 있다.

    실제로 키엔은 모두와는 어렸을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능력이 생겨서 이곳 ‘동’아르넨에 온것은 불과 2년
    반밖에 되지 않았다. 이곳에 왔을때 키엔은 무지 기뻐했지만, 전 선대회장이 죽기직전에 바로 생겨난것
    이기 때문에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었다. 그때 곁에 있어주었던게 쿄우와 리진이었다.

    " 서 비애, 나는 너가 잘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


    서 비애,라는 이름에 쿄우가 심하게 움찔 거렸다. 하지만 곧 평정심을 되찾고 눈을 내리깔았다. 그러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카넨과 시온을 바라보았다. 시온은 뭐라 해주고 싶었지만,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섣부른 말일것 같기에 입을 열지 않았다.

    카넨은 아직도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 알지 못해 대답을 못하고 있었다.

    " 나는 키엔만이라도 살렸으면 해 "
    " 아르넨과 같이 키엔도 지키고 싶다는 건가? 너의 소중한 사람은 키엔이냐? "
    " …… "
    " 왜 대답을 못하는건지 모르겠군. 그저 너의 이기심만으로 내보내고 싶다는건가? "
    " …… "

    " 그렇다면 나는 너의 부탁에 응해줄수없다.
    나는 아직도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 모른다. 내가 알기로는 너는 그 아이에게 이곳에서 행복해지라고 말을
    했던거 같은데, 그렇게 말했던 너가 그 아이를 밖으로 내보낸다?
    그건 좀 아니지 않는가? 너는 키엔을 뭐로 생각하는가? "

    카넨의 직설적인 말에 시온이 당황해하며 카넨을 말렸다.
    어차피 카넨은 그걸로 끝낼 생각 이었는지 시온을 한번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 카넨을 똑바로 쳐다보던
    쿄우는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키엔을 소중히 생각한다.

    어렸을때부터 늘 함께했고, 무엇보다 그 아이의 모든것을 다 알기에.
    그래서 그 아이가 지금쯤 많이 힘들어할거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렇기에 그 아이를 밖으로 내보내 행복하게 생활하는것이 더 옳을거라 생각한다.
    언제나 자신의 생각은 적중한다. 그렇다면 그 아이를 내보내는것이 좋다.

    " 부탁한다.
    나는 더 이상 이곳에서 부서져가는 그 아이를 보고싶진 않다.
    아르넨을 지키고 싶다. 키엔 그녀석도 분명 우리들과 같이 아르넨을 지키고 싶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이는 약하다. 그 누구보다도 약해. 지금 몸도 마음도 지쳐 결국엔 정신력까지 약해졌는데,
    그 아이를 이곳에 있게 하는건 무리다.

    그 아이를 대신할 전투요원은 얼마든지 있다.
    더군다나 그 아이의 능력은 예언이기에 전쟁중엔 도움도 되지 않는다.
    너도 알다시피 분명 마계에 내려갔을때 자신의 능력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걸 그때 확실히 깨닫고 좌절
    했었다.

    너에게도 감정이 있다면, 너가 사람이라면,
    그리고 너에게도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나의 마음은 쉽게 이해할수 있을거라 믿는다.
    나는 그 누구보다도 그 아이를 지켜주고 싶었고, 그 아이를 웃게해주고 싶었다. "


    그리고는 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런 쿄우의 인사를 받은 시온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쿄우를 바라보았다. 쿄우는 그대로 문을 열고 회장실
    을 나갔다. 쿄우가 나간뒤 시온은 카넨을 바라보았다.

    카넨도 나름 생각이 있을테니 뭐라고 할 생각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카넨이 무정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카넨의 그런 직설적인 말이 쿄우의 진심을 끌어내주었으니 다행이라지만, 어느정도 쿄우도 마음이
    편치않을게 분명하다.

    " 나는…잘 모르겠다. "
    " 카넨? "
    " 아직도 무엇이 옳은선택인지 모른다. "

    " 그럴꺼야. 각자에겐 소중한 사람이 있으니까 그 사람이 죽는걸 싫어해서 그 사람을 내보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질거야…. 쌍둥이 선도부들도 피할수 없을테고…….
    원래 인간은 죽기 싫어하는 생물이니까, 아마도 이번일로 키엔이 나간걸 알면은…나간 이유를 알면은
    너도나도 내보내달라고 하겠지.
    ‘동’아르넨만이 아닌, ‘북‘아르넨 학생들도…. "


    시온이 애써 웃으며 대답해주었다.
    카넨은 그런 시온의 웃음을 보더니 한숨을 한번 쉬고는 벽에 팔짱을 끼고 기대어 두 눈을 감았다.










    ‘ 우와! 회장, 이 아이는 누구에요? 여기 능력자 동아르넨에서는 본적이 없는데? ’
    ‘ 응. 이 아이 이름은 키엔 아이루스. 내 눈에 띄어서 요새 내가 데리고 다녀 ’
    ‘ 에이,회장!! 그러면 납치인거 몰라요? ’
    ‘ 깔깔깔. 이루말이 맞네요! ’
    ‘ 음…그런가? 하하하. 이 아이좀 잘 보살펴주겠니? ’
    ‘ 쿄우랑 리진이 맡아,그럼 ’
    ‘ 말이 되는 소리를 해,세츠!! ’
    ‘ 어라?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걸요 ’
    ‘ 나이스라퀼!! ’
    .
    .
    .
    .
    .
    ‘ 안돼요,회장!!!
    죽음을 선택하지 말아요!! 당신의 그 과오를 키엔에게 남기지 말라구요!!
    당신은 아르넨의 주인이잖아요!! 근데 그런 능력을 왜 평범하디 평범한 키엔에게 주는거냐구요!!
    입이 있으면 대답해봐요,네!?
    당신은 그렇게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잖아요!! 키엔에게 화풀이 하지 말라구요!! ’











    순간적으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카넨이 두 눈을 떴다.
    갑자기 예전의 일이 생각나 놀란 것이다. 그리고 키엔에게 능력을 떠넘긴 전 선대회장을 미워한 자신의
    모습도 생각이 났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 아,카넨! 고마워 "
    " 뭐가 말이지? "

    이 녀석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어 양호실로 왔다. 키엔의 안색은 많이 좋아져 있었다. 아마도 리이넨씨
    가 옆에서 시도때도없이 치유마법을 걸어준 덕분이리라. 리이넨씨는 살짝 웃더니, 마저 키엔의 옆에
    앉아서 과일을 깍기 시작했다.

    " 아까 나 쓰러졌을때 카넨이 옮겨준거라며? 옛날의 카넨치고는 그럴리 없을테니까 "
    " 내가? "
    " 응! 왜냐면 카넨은 내가 쓰러져도 못본척 그냥 가고도 남았을껄? "
    " ……그렇게 내가 차가웠나? "
    " 아마도…… "

    왠지 억지로 웃는듯 했다.
    나는 리이넨씨의 옆에 앉아 키엔을 빤히 바라보았다.
    너는 어떤 선택을 한거지?

    " 무슨 할말 있어,카넨? "
    " 솔직히 말하자면 쿄우가 시온과 나한테 와서 너를 아르넨에서 빼달라는 부탁을 했다. "
    " ……!! "


    역시.
    넌 가기 싫은가보구나.
    너는 그렇게 가기 싫은데 왜 쿄우는 너를 굳이 내보내려만 하는걸까.

    저 아이는 또 다시 눈물을 글썽거린다.
    요새들어 저 아이는 정말 쿄우 말데로 몸과 마음이 지친 나머지 정신력까지 큰 타격을 입은듯하다.
    원래는 장난끼가 가득하고 무지 활발한 아이였는데.

    정말 전쟁이란 몹쓴것이구나.
    정말……너의 능력이란 몹쓴것이구나.

    " 저기,카넨…나는…나는…역시…… "


    운다.
    기어코 울어버린다.
    목소리가 떨리는데도 겨우 말을 잇나 싶더니 더 이상 잇지도 못하고 울어버린다.

    옆에서 과일깍는걸 멈춘 리이넨씨가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다.
    달래줘봤자 쉽게 울음을 그치지 않을걸 잘 아는듯이 보였다.





    쿄우, 너가 원하는 그 아이의 행복은 이런거야?





    너의 그 소중한 아이는 이곳을 나가면 목숨은 건질지도 몰라.
    하지만 너의 그 소중한 아이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역시 여러가지 이유도 있지만, 저 아이를 이곳에서 억지로 내보내는건 안좋은거 같다.
    소중한 아이의 목숨을 살리고 싶다면 너가 이곳에서 그 아이를 지켜.
    그럼 되는거다.

    목숨을 바쳐서까지 지키면 되는거다.
    후회할 짓을 하지 않으면 되는거야.

    이 아이의 입가에서 웃음을 사라지게 하고 싶은건 아니겠지?

    " 됐다. 나와 시온은 너를 억지로 이곳에서 내보내지 않는다. 그러니 울지마라. "
    " 카넨……카넨… "
    " 하지만 너도 그의 진심은 알고 있지않나? 너는 사랑을 받고 있다. "
    " 알아… "
    " 이번 일은 너도 잘못이 있다는것도 알고 있나? "
    " ……알아 "
    "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 이말 하나 해주고 싶구나 "

    나의 품에 머리를 박고 어린애처럼 울어버리는 이 아이의 보랏빛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있고 싶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고 싶다.

    언뜻보면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다.



    하지만 나는 왜 그런 감정들을 잘 느끼지 못하는 걸까.



    " 키엔, 너는 그 능력이 싫으냐 "
    " ……카넨은 알고있지? 내가 왜 이렇게 됬는지 "
    " 대충은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쿄우는 모든걸 알고 있더군 "

    어느덧 리이넨씨는 자리를 비켜주고 없었다. 양호실에는 아직도 훌쩍이는 키엔과 나만이 있었다.
    키엔은 리이넨씨가 잘라주고 간 사과를 야금야금 먹고 있었고, 나는 물만 마시고 있었다.
    저 녀석은 그저 내 얘기만 듣고 싶은듯이 보였다. 하긴, 내가 말하다가 좀 끊었지만.

    " 어찌됬든 우선은 너무 겁먹지마라 "
    " 카넨은 내가 왜 겁먹고 있는지 짐작하고 있다며!! "
    " 짐작하고 있다. 그정도도 지나갈수 없나? 넌 용기가 없는건가? 너가 두려워하는건 우리들이 죽음이다. "

    내 말에 찔렸는지 한눈에 알아볼정도로 움찔한다.
    역시나, 우리들 모두는 죽어버리는 건가. 한명도 살아남지 못하는건가….
    어찌됬든 저 녀석이 겁을 먹든 말든간 우리는 이미 우리들이 갈 길을 정하지 않았던가.

    우리들이 갈 길은 단 하나다.
    뒤돌아 도망칠수 있는 길이 아니다.
    후회하며 되돌아갈수 있는 길이 아니다.

    소중한걸 지키는 길이다.

    " 하지만 너의 능력은 전 선대회장이 가지고 있던 능력이랑 똑같은 희귀하면서도 중요한 능력이다.
    전투시엔 쓸모없는 거겠지만…앞으로 너는 매우 많은 학생들에게 시달릴지도 모른다.
    너는 답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답에 대해서 절대로 우리들에게 언급하면 안됀다.
    그 이유는 알고 있지?

    인간이란 자신의 길을 알아버리면은 절망할수 밖에 없다.
    그곳에서 죽을 운명이 아닌데도, 자신이 어차피 죽는단 생각에 포기하고 말아.
    그리고 죽음을 언급한 너는 지금보다 더 정신력에 큰 타격을 입겠지.

    그러니 너는 잠시 이곳을 나가 있어라. "


    나가서 너의 몸과 마음을 추스려라.
    추스리고 추스려서 스스로 수련하고 수련해서 강해져라.
    강해져서 소중한걸 지켜라.

    더 이상 지킴만 받지 말고 보호를 해보아라.

    우리들을 소중히 생각하는 너의 마음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니 우리들은 너의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더 열심히 수련할것이야.
    너 역시 우리들의 그런 마음에 응답해주길 바란다.







    " 키엔 "
    " 어? "

    왠지 안쓰러워 보이는 저 아이를 안아주었다.
    늘 네이가 그래줬으니까. 인간이란, 안아주어야 하는 생물이라고.
    안고 안아주어야 한다고. 그래야만 살수 있는거라고.


    그리고…

    " 카,카넨? "
    " 좋아하는건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안아주어야 할거 같아서이다. "
    " ……헤에 "


    좋아하는 사람끼리는 안아주어야 한다고 했다.
    네이와 나는 서로 좋아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안아주어야만 할거 같아서.
    그리고…내가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왠지 그 이유도 필요해서.

    " 정말 고마워 "






















































    " 쿄우, 그래서 키엔은 카넨이 알고 있는 곳으로 전쟁이 시작될때까지 그곳에서 수련하기로 했어.
    임시방편으로 보낸거지, 쿄우의 부탁대로 아예 내보낸게 아니야.
    카넨이 그러는데,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이런식으로 떼놓지 말고 직접 너가 지켜주는거라던데? "


    시온이 활짝 웃으며 카넨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역시나 카넨은 벽에 팔짱을 끼고 기댄체 두 눈을 뜨지도 않은체 말을 했다.

    " 내가 언제 "
    " 너 또 뒤로 내빼기야!? 쑥스럼좀 그만타!! "
    " 시끄럽다. "


    쿄우는 가만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무언가가 속에 응어리진게 싹 풀리는듯한 느낌이었다.
    자신도 잘은 몰랐었다. 단지 키엔의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는 않았던것 뿐이다.

    하지만 정말로 자신이 그렇게 했더라면 키엔이 웃는 모습을 다시는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카넨의 말데로 전쟁이 시작된다면 자신이 키엔을 지켜주면 된다.

    절대로 그 아이를 잃고 싶지는 않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나면 얼마나 정신이 공허해지는지 주위 사람들을 봐서 알고있기 때문이다.
















































































    ‘ 오지말라고 했잖아!!! ’
    ‘ 하지만!! ’
    ‘ 왜 말을 안들어!! 정말 끝까지 나 이런 모습 보이게 할거야!? ’

    ‘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겁에 질려 벌벌 떠는 어린아이가 아니야.
    나는…나는……마지막을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것 뿐이야. ’



    나의 능력으로 나는 나의 앞날을 볼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야 했다. 어차피 이번 전쟁은 아무도 살지 못한다.
    쿄우의 죽음도 보았다.

    그렇기에 나는 스스로 죽을 곳을 찾아야만 했다.
    누군가의 곁에서 죽을까, 라는 생각이 들자 나는 쿄우의 곁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사람은 쿄우였다.
    마지막으로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쿄우였다.
    그래서 나는 그의 명령에 불복종하고 그의 곁으로 왔다.

    그날 너는 내가 너의 곁에 간것에 대해 무지 화를 냈지만, 나는 무지 기뻤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하고 함께 마지막을 할수 있었기 때문에.








    [ 키엔, 이리와 ]
    [ 같이가,쿄우!! ]







    너는 늘 나에게 부드러웠다.
    너는 늘 나에게 자상했다.


    바람이 스쳐지나가면 머리카락도 흔들리는데,
    너가 내곁을 스쳐가는데 어찌 내가 흔들리지 않고 버틸수 있을까.

    사랑이란 그런거라고 생각했다.
    누구를 사랑한다고 생각한적이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확신이 있었다.

    처음으로 사랑해봄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그 마지막날 너에게 갔고,
    너는 화를 냈지만 결국엔 눈물을 터뜨려 나를 꼭 끌어안아주었다.
    나 역시 너를 끌어안아주었다.



    카넨이 그랬다.
    사람은 안아주어야만 한다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특히 더더욱 안아주어야 한다고.


    나는 10년 반만에 그의 품을 안았고,
    그는 10년 반만에 그의 품에 나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커다란 폭팔음이 울리는 동시에 서로 두눈을 꼭 감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 함께해서 괜찮아 ’


    라는 말이 서로의 귓가에 두개의 목소리가 울렸다.
































    ------------------------------------------------------------------------------------------------------------





    아씨
    자꾸나오는사람들만
    나오는거같아요.......

    쿄우는 오랜만에 출연이지만<

    앞으로 더 골고루 분배하도록 노력할게욤^^!!!!
    아우어깨가찌뿌둥하네.......










    그러고보니
    제소설은 정말 명언이
    없는거 같아요.

    지금소설중에서
    가장기억나는명언이
    처키소설에서
    겟게이소설 말고
    최근 연재한 소설중 하나에요.

    공주왕자반란사건<



    거기에서
    크리스가그랬나.
    루넬에게.



    스승님이 보고 싶어요



    이러니까
    루넬이



    스승님곁에 묻어줄게







    멋졌어요암튼-_-
    그리고 붉은피의꽃은
    한달하고도 반만에 완결냈는데
    지금은 두달 가까이 되고 있네요
    얼른 완결 내야할텐데 말이죠

댓글 7

  • [레벨:7]id: 크리스

    2007.08.25 22:28

    나도 봤는데 내가봐도 멋지더라<
    처키가 날 멋지게 잘 썼어<
    근데 키엔녀석, 저 능력때문에 고생이네.
    거기다 죽는날도 안 남은것 같고<야
    게다가 쿄우는 키엔을 죽지않게 하려고 내보내려는 것 같지만 글쎄다.
    키엔이 그걸 좋아할까?<
  • 세츠군z

    2007.08.26 01:59

    세츠 , 맨날 보고만 가고 코멘트 못남겨 줘서 미안해
    형아 열심히 소설 쓰고 싶다 지켜봐줘 ;ㅅ;ㅅ;ㅅ;
    역시 미래를 보는 능력은 뭐랄까 좋은면도 있겠지만 역시 괴로울것 같아 .
    누군가의 미래를 본거였고 - 그 사람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으니깐 .
  • 리이넨

    2007.08.26 10:16

    키엔씨가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했네요....
    확실히 모두의 죽음을 본다는건 슬픈 일이에요
    그런데 어라라, 마지막 장면. 키엔씨와 쿄우?! 같이 죽는건가요(덜덜)
  • 갈갈

    2007.08.26 13:55

    너도 멋진말 대게 많이 나왔어-_-
    키엔은 이제 떠나는건가 -_ㅠㅠㅠ
    카넨은 계속 멋져열-_-ㄲㄲㄲㄲㄲㄲㄲㄲ
    이제 다 죽나.......................ㄱ-..............
    다음편 고고고고
  • 체리 보이 삼장♡

    2007.08.26 20:37

    너도 멋진말 나왔어요 ..............................
    아무리생각해봐도 키엔은 다시 돌아올것같아요 도중에 빠지면 재미없잖아 .......................
    키엔아 리진버리고갈려고 설마 =ㅅ= ? <-
  • [레벨:3]감귤〃

    2007.08.27 23:19

    키엔멋지구나 <
    우웅 , 근데 불쌍해요 ....
    마막 재밌게보고가요 - 
  • [레벨:5]id: 이엔[EN]

    2007.08.28 17:48

    키엔은 이제 산에 가서 나무 패고.. <님
    아마 쿄우가 붙잡지 않을까 나중에 응 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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