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여섯번째장 ( 6-2 ) - 시간의 끝에서 흐려지다.
  • 조회 수: 1314, 2008-02-06 05:56:22(2007-08-26)








































  • 진짜 잊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

    자꾸 ‘이젠잊었지?’하고 스스로 되묻기 때문이야.
    그냥 기억까지 함께 가지고 가야 하는데..
    버려놓고 와선..
    한걸음 걸을때마다, 계속 뒤돌아보기 때문에..

    아니다,아니다, 하면서
    하루 한번씩 이름을 되뇌일만큼..
    그만큼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이야.



    고마웠어,그동안.
    사랑하게 해줘서.

























































    이렇게 어둡디 어두운 마계에 홀로 서 있으면 문득 니가 생각나. 나는 왜 마족인걸까. 나는 왜
    너를 배반할수 밖에 없었던 걸까. 가끔은…아르넨에서도 혼자였던 내게 너가 다가왔었던 그날이
    생각나. 이곳에서는 너를 볼수가 없어. 이곳에서는 더 이상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없어.

    전쟁은 머지 않았어.
    그럼 나는 너를 만나게 되겠지.
    너는 날 죽일까? ……죽이겠지. 너는 정의감에 불타올랐을테고……무엇보다 우리 마족은 너희들의
    학생회장을 한번 더 죽였으니까….

    왜 우리들은 이렇게 슬픈 이야기에 휘말리게 된걸까.
    그리고 왜 너와나는 또 슬픈 주인공인걸까. 그때 행복했는데. 그때 즐거웠는데.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지 않았을때 너는 조심스레 다가왔었지.

    … ….
    보고싶다.
    나도 세츠처럼 아르넨으로 날아가고 싶어.
    하지만 나는 겁이 난다. 나는……마족이고, 너는……인간이야.
    그리고 나는 너를 배신했다. 너는 울었을테지. 너무나도 믿었던 나에게 배신당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마족이라고 생각할때 너는 혼자서 나는 인간이라고 믿었지.



    나는 너에게도 미안한게 너무나도 많아.
    하지만 이게 운명이니 어쩌겠어. 죽더라도 니손에서 죽는다면 나는 행복한거라 생각해.
    마족에게 어울리지 않게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나이지만…그 감정을 준건 너니까 다행이라 생각해.




    " 여기서 뭐하냐,시리오스? "
    " 아…세츠. 그러는 세츠는… "
    " 그냥 잠이 안와서. 달이 밝구나. "


    회색빛의 머리카락과 회색빛의 동공을 가진 세츠는 왠지 너무나도 외로워 보인다.
    그는 스스로가 아르넨에 돌아가는걸 포기했다. 어째서일까. 그렇게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많은데.
    기억이 없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헤메이고 있는걸까?

    " 이상하지? "
    " 네? "
    " 정말로 난 기억이 너희들 말데로 사라진걸까? "
    " 무슨말씀이시죠? "
    " 우리가 빼앗을 아르넨이…꿈속에 나타나 "
    " 하? "

    꿈속에 나타난다?
    잠재의식인걸까. 그러고보니 아일린이 보이지 않는다.
    세츠의 또 하나, 아일린.

    " 교복을 입고 있어…내 곁엔 라퀼이 이곳에서 한번도 짓지 않았던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고
    ……자그마한 아이가 있는데, 나는 그 아일 아일린이라고 불렀어. 그리고…수많은 이름이 기억나.
    시온이라고 불리운 아이 옆에 시리오스라고 불리는 너가 서있어. 이건 다 꿈일까? "


    알고있구나.
    모든걸 기억하고 있구나.
    그렇담 돌아가야죠. 더더욱 돌아가야죠. 당신은 기다리는 사람이 있잖아요.
    무수히 많은데 왜 돌아가는걸 포기한거에요.

    갑자기 그가 말없는 나를 보더니 피식 하고 웃는다. 왜 웃는거지?
    그리고는 한번도 한적 없는 행동을 한다. 손을 들어 자연스레 내 붉은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원래 이렇게 자상했던가?

    " 머리카락이 부드럽구나 "
    " ……세츠? "
    " 나 이렇게 행동하는것도 낯설지가 않아 "
    " …… "


    그렇겠죠.
    라퀼이 늘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었을테고, 당신은 아일린이나 이루의 머리를 쓰다듬었을테니까.
    당신은 그 행복한 시간속에서 행복을 만끽했을테니까.
    그래서 낯설지 않은거겠죠.

    나는 이 현실이 싫어요.
    무겁게 내려앉은 공기들 사이에 서 있는 나도 싫고, 그 아이를 그리워하는 나도 싫어요.
    감정따위 가지지 말걸. 처음으로 후회가 되요. 시온이 준 감정이지만, 그래도 싫어요.
    처음으로 후회해요.

    시온이 준 감정을 서서히 배워나갔을때 기뻤는데, 지금은 싫네요.
    당신의 그런 모습을 보는것도 왠지 짜증이 나고 화가나요. 감정이 없었다면 괜찮았을텐데요.
    당신이 거슬리지 않았을텐데요.

    당신을 보면 당신이 너무 슬퍼보여서…그래서 모든걸 말해주고 싶어요.
    그치만 나는 여기마저 배신해버리면 더 이상 돌아갈데가 없으니까…….
    그리고 시온을 보기전에 죽을수 없으니까.

    " 너도 오늘따라 슬퍼보인다? 울고싶어하는거 같아 "
    " 달빛이 너무 눈부셔서 눈이 아파서 울고 싶어요 "
    " 왠 헛소릴 하는거야 "
    " 세츠는… "
    " 어? "
    " 지금에 만족하나요? "

    말해봐요. 당신의 진심은 무엇이죠?
    당신은 모든걸 잊을수 있나요? 당신은 기억하지만 그 기억을 부정하는거죠?
    너무 아파서. 모든걸 기억하면 당신의 머리가 너무나 아플까봐, 가슴이 너무 아플까봐…….
    그래서 부정하는거죠?

    옛날과는 너무나도 사뭇 다른 당신의 모습을 보면 당신이라도 돌려주고 싶어요.
    나같은 상처 겪지 않게 아르넨에 돌려주고 싶어요.

    " 만족해야겠지 "
    " 무슨 소리에요? "

    " 여기서라도 행복해져야 하지 않아? 안그러면 나만 손해보는거니까.
    너희들은 웃으면서 지낼때 나 혼자 늘 우울해하고 잃어버린 기억찾으려면 뭔가 좀 억울해.
    다시 되돌아 갈수 없는거라면 난 그런거 다 묻어버리고 그냥 지금에 만족할거야.
    노력하고 있어,나는 "


    뭐에요.
    그런거…… 그런거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거에요.
    나는 가끔 당신이 모든걸 다 잊은척 하면 정말로 잊은거 같이 보이고,
    당신이 가끔 아프지 않은척 하면 정말로 아프지 않은거 같아요.

    나외에도 이루나 다른 사람들도 당신의 그 모습이 진짜로 진실로 보일지도 모른다구요.
    왜 당신은 사서 고생을 하는 거에요?

    그냥……그냥 솔직하게 말해요.
    당신은 돌아갈수 있는 기회가 많잖아요.
    당신정도라면 내가 손쉽게 보내줄수 있는데….

    " 왜? 내 말이 너가 그렇게 화가날 정도야? "
    " 제가 언제 화를 냈다 그래요? "
    " 미간이 좁혀졌거든. 그럼 넌 여기서 만족할수 없어? 왜? "
    " 그건…당신이랑 똑같으니까요 "


    내 말에 조금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사실을 말해도 되나요?
    그래서 당신을 아르넨에 돌려보내도 되나요?
    어차피 시온은 나를 경멸하는 눈으로 쳐다볼텐데… 마지막을 보지 말고 죽을까요,여기서?

    실은 전쟁따윈 무서워요.
    그아이가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지도 뻔하고, 무엇보다 검에 찔리면 아플테니까.
    그리고 그것보다 더 아픈건…그 아이가 나를 향해 검을 든다는것.

    그게 더 아프고 무서워요.
    나는 두려워요.

    이게 꿈이라면 얼른 깨어나고 싶어요.

    " 나랑 똑같다니? "
    " 정말 몰라서 물으시는 겁니까? "
    " 이상한 소리 하지마,시리오스. 난 겨우 마음 잡았어. "
    " 당신만 그렇겠죠. 당신은 정말 그 삐뚫어진 성격 그대로네요. 마음도 삐뚫어졌어요. "
    " 갑자기 왜 그래? "

    " 갑자기? 제가 갑자기 그런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마족인게 죽도록 싫어요. 그리고 마족을 차별하는 아르넨도 싫어요.
    당신은 행복한데 나는 행복하지 못했으니까!! 당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은 많은데 난 한명뿐이니까!

    당신은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사람들을 얻었지만, 나는 그렇지 않았어요.
    노력해도 돌아오는건 비난들 뿐이고 욕일 뿐이었어요. 나에게 손따위 내밀어준적이 없다구요!! "

    갑자기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그러고보니 나를 조롱하고 비웃은 녀석들이 생각난다. 그래…그래서 나는 더욱더 그들을 적대시
    했었지. 언젠간 똑같이 복수해줄거라고.

    지금 웃는건 너희들이지만 언젠간 웃을걸 나라고.

    " 시리오스, 여기서 니 분노를 삭히지 못하면 넌 그 분노에 사로잡혀.
    그렇게 니 자신을 잃어버리고 싶나? 무슨 일이 있어도 마계에서 절대로 증오스러운 마음같은건
    가지면 안돼! 그건 니 자신을 잃어버리는 거야. 알아들어? "

    알고있다.
    우리는 마족이고, 여기는 마계이다.
    마계는 바깥세상과는 다르다. 증오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폭팔시킨다면은…끝이다.

    에퀴드 시리오스 샤엘리아 라는 존재는 사라지고,
    세츠 아일린 이라는 존재는 사라져서 내 자신은 내가 아니게 되어버린다.

    그말데로 자신의 모든 힘을 폭주시켜버려 모든걸 파괴해버린다.
    알고있다. 화를내면 안된다.

    " 세츠 "
    " 어? "
    " 라퀼이 죽었잖아요. "
    " …그래,죽었지 "
    " 당신은 그렇게 죽으면 안돼요 "
    " 너 진짜 왜 그래? "

    … ….
    안돼요. 당신은 친구들과 그렇게 되면 안된다구요.
    적어도 당신은 기억의 실마리는 잡고 있잖아요. 당신은 그때 그 시간을 잡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끝까지 잡아서 기어 올라가요. 도중에 포기하지 말고 올라가요.
    그래서 발버둥쳐요.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줄때까지 돌아가고 돌아가요. 올라가고 올라가요.

    " 울지마,시리오스.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아. "
    " 하지만!! "
    " 무서운거지? 나는 아르넨에 있는 이루란 애가 마음에 걸린다. "
    " … …. "

    " 너 역시 아르넨의 어떤 아이가 마음에 걸려하는 걸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말이야, 나는 후회해도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 그냥 이번생이 재수없었다고 생각할거야.
    다시 돌아갈수 없어. 나는 기억을 잃어버렸고, 아르넨에서의 내 기억도 잃어버렸어.
    무엇보다 내가 여길 가버리면 너는 혼자가 될테니까.
    나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아도 되. 안그러면 너가 죽을게 분명하니까.
    기억을 찾으려 하지도 않을거야. 나는 그저 그녀석 얼굴 한번 본걸로 족해. "

    … ….
    언제부터 그렇게 포기를 과감하게 하셨나요.
    언제부터 그렇게 단순하게 넘어가셨었나요. 이해할수 없어요.
    당신도 이해할수 없고… 라퀼도 이해할수 없어요…….

    라퀼이 아르넨에 간것은 순저히 다 당신때문 이잖아요. 잘 알잖아요.
    그래서 당신은 또 다시 당신때문에 나를 잃기 싫은거에요. 혼자 남겨지는 두려움을 아니까.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그 두려움을 이루에게도 주었었으니까.

    … ….
    라퀼은 모든걸 기억하고 있지만, 그 시간을 살았던건 마족인 라퀼이 아니에요.
    그래서 라퀼은 과감하게 모든걸 떨쳐버릴수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은요? 하지만 나는요?

    당신이랑 나는 마족인체로 아르넨에 있었어요.
    당신은 마족의 기운만 봉인한것이지 실저히 마족 그상태였고,
    나는 마족의 기운도 봉인하지 않은 실저히 마족이었어요.

    온전하게 아르넨에 온것은 라퀼 뿐이었어요.
    가끔 생각해요. 나나 당신이 라퀼처럼 그렇게 아르넨에 보내졌다면…어땠을까 하고요.

    " 울지마, 난 여길 떠나지 않아. "


    그렇게 태평한 소리 하는거 아니에요,세츠.
    나는 ……정말 미안해요.

    모든걸 알면서도 말할수 없어서 정말로 미안해요.
    당신에게 걱정끼쳐서 정말로 미안해요. 내가 약해서…정말로 미안해요.
    그때의 그 시간을 지켜드리지 못해서 미안해요. 다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요.

    그래서 눈물이 흐를수 밖에 없는거에요.
    나는 입밖으로 당신에게 미안하단 말을 꺼낼수 없으니까 눈물이 알아서 내려주는 거에요.
    달빛이 너무 눈부시단건 핑계였어요.

    나는…나는……나쁜아이에요.
    처음부터 끝까지.

    아르넨에서도, 마계에서도 ……난 나쁜아이였어요.







    그렇게 세츠는 끊임없이 울고 우는 나를 달래다가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처음으로 그답지 않은
    짓을 했다. 그는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말없이 그의 품에 안겼고, 그는 놀란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머리카락이 부드럽다는 이상한 소리를 하면서.

    처음으로 안겨본 그의 품은 따듯했고 좋은 향기가 났다.



    나는 그의 품에 안긴체 그의 허리를 꼭 끌어안은체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그때 그는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기억을 잃은 그도 고독할거라 생각했다.
    그는 모든걸 알고 있었다. 몇조각의 기억을 가지고는 있지만 더 이상 기억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의 이기심으로 모두를 힘들게하면 안된다는 거였다.

    내가 그에게 이루를 보고 싶지 않나요? 라고 묻자, 그는 그저 미소만 지은체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 싶다는 건지, 보고 싶지 않다는 건지, 어떤 뜻인지 잘 몰랐다. 그러자 그는 나를 바라보며
    여전히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체 입을 열었다.

    ‘ 보고싶다. 하지만 나는 모든걸 정리 했으니까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을거야 ’


    그리고 나는 다시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러자 이번엔 그가 나에게 질문을 했다. 아르넨에 놓고 온 소중한 사람이 누구냐고.
    그래서 나는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고개를 떼 세츠를 바라보며 말했다.

    ‘ 아르넨의 주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는 부회장 시온이란 아이에요 ’

    그러자 그는 꿈속에서 본 백금발이 초록색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맞냐고 물었고, 나는 맞다고 대
    답했다. 그러자 그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미간을 좁히며 머리가 조금 딸려보인다고 시온에 대
    해서 말을 했고, 나는 그건 사실이다 라고 맞장구 쳐주었다.

    그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저 기억을 잃어 조금 더 고독할 뿐이었고, 이루가 없어서 외로울 뿐이었다.
    그는 아르넨에서의 세츠랑 똑같았다.

    그러다가 나는 다시 아일린이 생각이 나 아일린은 생각이 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 아이는 아르넨에 갔을때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때가 되면 그 아이를 한번 보고 싶다고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레 물었다.

    ‘ 그 아이를 보면 뭐라고 할건데요? ’
    ‘ 딱히 할말은 없어. 그냥 나랑 너무 닮아서 보고 싶을 뿐이야. 귀엽더라고. ’
    ‘ 그건 그래요 ’


    나의 대답에 그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쓸쓸한 미소를 지은체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그가 무얼 보고 있는지 알수 있었다. 아무래도 오른쪽 눈 깊숙이 박힌 검붉은색 십자가를
    보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바로아래 ‘heaven’이라고 쓰인 문신을 보고 있는걸지도
    모른다.

    아니 확실히 보고는 있다.

    ‘ 넌 원래 천족이었구나 ’


    뜬금없는 그의 말에 놀란 얼굴로 진짜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가 나는 그럼 왜 마계에 있고 마족이 되있냐고 묻자 그가 잠깐 멈칫하더니 웃으며 말해주었
    다. 신이 나를 천계로 데리고 가다가 실수로 떨구었는데 그곳이 마계였고, 그래서 나는 천족이
    마계에 가는 법률을 자연스레 깨버려 공식적인 타락천사가 된거라고 했다.

    ‘ 그렇담 나는 마족이 아닌거에요? ’
    ‘ 응, 마족은 아니야. 너도 나처럼 금기의 아이인거지. ’
    ‘ 뭔가 기분이 좋아요 ’


    이상하게도 나는 그의 품에서 어리광을 부렸다.
    왠지 이 느낌을 알고 있었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도 이번엔 나에게 화를 내지 않았다.
    늘 평소에 만나면 욕하고 시비걸고 싸우고 빈정거리는게 우리들의 일상이었는데 그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이번 한번만 이라고 생각하고 그의 품에서 재잘재잘 떠들었다.

    알고있다.
    그는 나를 통해 아일린이란 아이나 이루를 보고있다는걸.
    그리고 나역시 그를 통해 시온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보고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그의 품에서 조용히 잠에 들었다.
    다시 잠에서 일어났을때 그는 없었다. 나는 내 방 침대에 누워서 편하게 자고 있었다.
    다음날에 다시 만난 그는 아무일도 없었단 듯 나에게 다시 그런 부드러운 태도를 보여주진 않았
    다. 나 역시 그가 불편해할까봐, 그리고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예전으로 돌아갔다.

    그는 다시 틱틱 거리기 일쑤였고, 나는 다시 그의 심기를 건드리며 빈정거리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아무도 안보는 틈에 서로의 눈이 마주치면 씨익 하고 웃어버린다.







    나는 저 사람 덕분에 이곳에서 조금은 만족했다,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은 그 사람도 나와 같은 천계에서 실수로 떨군거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로 그는 나에겐 천족과도 같은 성스러운 기운을 지녔기에.



































































    " 갑자기 왜 우는 것이냐,시온 "
    " 어라,카넨? 나도 몰라… "
    " 근데 왜 더 우는거냐 "
    " 흑… 몰라…모른다니까!? ……괜히…괜히 가슴이 아픈걸 어떻게!! "
    " 근데 왜 나한테 성질을 내는거냐 "
    " 넌 이럴때 달래주면 어디가 덧나? 흑…흑……진짜…못됐어… "


    정말 내가 우는데도 저렇게 차갑게 나오다니.
    조금은 변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 왜인지는 모른다.
    단지 딱 한사람이 생각난다. 시리오스.

    그가 너무나도 생각이 난다.
    갑자기 그가 생각이 나면서 머릿속 깊은곳에 저장된 추억들이 끄집어내져 버린다.
    그리고 그의 웃는 모습이 기억이 난다.

    새록새록 모든것이 기억이 난다.
    그럼에도 나는 정에 휩쓸리지 말아야 한다. 언젠가 나를 위해 희생해줄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기에 나는 그를 죽여야 한다.

    그래서 그 사실이 너무나도 아프다.
    아프고 아파서 정말로 눈물을 그치기가 쉽지 않아졌다.


    " 알았다. 알았으니 울지말아라. "
    " 흑…흑…… "


    왜 갑자기 그와 함께 했던 모든 기억들이 떠오르는 걸까.
    왜 아침부터 갑자기 그가 생각이 나는걸까. 그를 죽여야만 한다는건 쉽지 않다.
    나는 아직도 그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가슴이 알고 눈이 눈물을 흘러내리는 것이다.

    왜 우리들은 이렇게 슬퍼야만 하는 존재인걸까.
    더 행복해지면 안되는 거였을까? 아니면, 우리는 이미 다 행복해져버려서 이제는 슬픔을 나눠야
    할 때가 온것일까? 너무나도 싫다. 이런 세상, 너무나도 싫다.

    그래서 미치도록 내가 밉고 싫다.














    ------------------------------------------------------------------------------------------------------



    헤에
    내소설멋진글많았어요!?
    >_<.....ㅈㅅ

    난몰랐거든요.
    /ㅅ/이번편은은근히
    처키를경쟁자로삼고
    멋진글많이넣을라고최대한
    열심히썻어요.



    주인님
    시리오스편
    진작썼을걸요.
    너무잘써졌어요.
    솔직히아까
    아침에다썼는데
    좀놀다와서<

댓글 7

  • 체리 보이 삼장♡

    2007.08.26 21:00

    시리오스가 최고라서 그래여 우리 발도재씨 /ㅅ/ <-님
    근데왠지세츠랑시온이랑시리오스사이가 이상하게느껴져요 .............
    나차라리시리오스여자캐릭으로 신청할걸그랬나여 .......
  • 세츠군z

    2007.08.26 21:03

    ↑왜그래여님....
  • [레벨:7]id: 크리스

    2007.08.26 21:19

    어머머, 나 전에 시리오스 보고 '뭐야 쟤'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보니까 다르네?<
    그럼 아르넨에 있었을 때엔 일부러 그런 거였나여<
    아무튼 솔직하지 못하다니까<님
  • 리이넨

    2007.08.26 21:59

    시리오스씨, 아르넨에서 일부러 그런겁니까?!
    세츠씨. 포기가 일러요!! 얼른 더 기억해내라니까(야)
    그런데 이미지 네임 만드는 법 아시는 분?
    ......만들지 못해서 여지껏 쓰지 않고 있어요<;; 실은 로그인도 안해요(먼산)
  • 유쨩

    2007.08.28 16:48

    시리오스 불쌍해에 .
    아르넨에서랑 너무 다르잖아 (....)
    마막 재밌었어 -
  • [레벨:5]id: 이엔[EN]

    2007.08.28 17:51

    갑자기 세츠가 어른스러워 졌어 -_-.........
    시리오스는 사춘기구나 -_-+ <님
  • [레벨:8]id: 가리*

    2007.08.29 20:54

    어머-_- 시리우스가 세츠품에 안겨서 잠들었데-_-ㄲㄲ
    이 소설이랑 마법기사레이어스3op랑 잘어울리는것같아열
    그리고 당신 내가 멋진말 있다고 해서 기분 열라좋았나봐 역시-_-ㄲㄲㄲ
    그리고 이엔말대로 세츠가 너무 어른스러워-_-
    시리오스 내예상대로 착했군열-_-**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4056 [레벨:24]id: Kyo™ 464 2007-08-29
세츠군z 1314 2007-08-26
4054 세츠군z 14 2007-08-26
4053 세츠군z 497 2007-08-25
4052 세츠군z 472 2007-08-23
4051 세츠군z 444 2007-08-22
4050 세츠군z 480 2007-08-21
4049 세츠군z 526 2007-08-17
4048 세츠군z 403 2007-08-16
4047 세츠군z 461 2007-08-16

SITE LO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