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시간의 방 / 2-2
  • [레벨:24]id: Kyo™
    조회 수: 437, 2008-02-06 05:55:28(2007-07-31)
  • 예전부터 내려온 그 사랑의 법칙대로ㅡ








    " 도대체 어떻게 일어난거야? "
    " 네? 뭐가요? "
    " 뭐긴 뭐야! 내가 그렇게 패대기쳤는데 일어났으니까 하는 말이지! "
    " 혹시 그것때문에 화나신건... "
    " 맞다, 왜! "

    집으로 돌아온 란의 표정이 전과 달리 구겨질만큼 구겨져 있었다.
    말도 안되는 이유까지 들먹이며 이엔에게 화를 내고 있는 란에 대해 도대체 왜 그런지 이엔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 스승님, 화 푸세요~ 네~? "
    " 됬어! 나 잘거야! "

    란은 자신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 애교 떠는 이엔을 살짝 흘겨본 다음,
    이엔이 매달린 팔을 홱- 하니 뿌리치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엔은 오늘따라 날카롭게 반응하는 란을 보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잠시 내려 놓았던 바이올린을 다시 집어 들어 연주를 시작했다.
    잠을 청할 란을 위한 조용하고 은은한, 그녀를 향한 사랑의 마음이 살짝 엿보이는 자장가였다.



    란은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털썩, 침대에 쓰러졌다. 그리고는 베개에 얼굴을 묻어버렸다.
    자신이 오늘 한 행동에 회의를 느끼면서...

    " 도대체 난 뭔 짓을 한거라니... "

    부끄럽기 그지 없는 행동을 해버린 자신이 너무나 철없게만 느껴지는 란이었다.
    한참동안 자신의 잘못에 대해 자책하던 란은 밖에서 들려오는 잔잔한 바이올린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얼마 전부터 자신의 주변을 맴돌고 있는 이엔의 바이올린 소리.
    다정하고 포근한 음악소리.
    자신을 위로해주고, 끌어 안아주는 행복의 음악소리.
    가슴이 욱씬거렸다.
    그렇게 다정하고, 그렇게 따뜻한 음악소리가 그렇게 잔인하게 들릴 수가 없었다.

    " 언제까지 이렇게 숨길 수 있을지…. "





    냉랭한 기운이 벌써 일주일 째 란의 집안에 머물러 있다.
    이엔과 란은 어색하게 얼굴도 거의 마주치치 않고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실제로는 란이 일방적으로 이엔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이고,
    이엔은 란이 자신을 멀리하는 것을 알고 그녀의 성질을 건들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것 뿐이지만 말이다.
    가끔 다른 사방위 문지기나 그들의 후계자들이 찾아 왔지만, 냉랭한 분위기에 밀려 일찌감치 물러났다.

    " 스승님. "
    " ...왜? "
    " 식사하시라구요. "
    " 그냥 거기다 놔두고 가. "
    " 꼭 다 드셔야해요. "
    " 응. "

    이엔은 스승님의 몫으로 만든 식사를 방문 앞에 내려놓고, 2층에 있는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이엔이 올라간지 얼마 되지 않아 밖으로 나온 란은 방문 앞에 놓여 있는 자신 몫의 식사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식탁으로 가져가 느긋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 아예 그냥 들고 튀어버릴까... 우물우물... "

    일주일동안 그녀가 방 안에서 한 생각이라고는 이게 다였다.
    무슨 뜻이냐고?
    한마디로 말해서, 사방위 문지기를 때려치우고, 이엔을 보쌈해서 인간계로 튀어버리는 것.
    이게 일주일동안 그녀의 머릿속에서 맴돌던 그 생각이다.
    한심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란에게 있어서는 정말이지 중대한 문제였다.
    사방위 문지기를 하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라고는 별거 없다.
    첫째, 문지기가 된 천인(天人)의 목숨은 문기지 일보다 가볍다는 것
    둘째, 감정은 문지기에게 있어서 독이라는 것
    셋째, 문지기의 사랑은 늘 죽음으로서 끝이 난다는 것
    이 것뿐이다.
    아무것도 없다.
    문지기는 그야말로 천계를 위해 희생당하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 에이씨, 어쩌라는 거냐구!! "

    제대로 안 풀리는 현실에 열받은 란은 밥을 무식하게 먹다말고 버럭, 소리 질렀고,
    이엔이 그 소리에 놀라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그렇지만 란은 여전히 이엔을 알아채지 못하고, 다시금 우걱우걱 밥을 입 안에 밀어 넣었다.

    " 크아악!! 도대체 어쩌라고!! "

    오랜만에 보는 활기찬 모습에 이엔은 피식, 하고 웃음이 났지만,
    일주일씩이나 얼굴을 안 봤던 터라 무지하게 어색했다.
    그래서 내려오지도 못하고, 계단에 어정쩡하게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는 사이, 란은 밥을 다 먹고, 자신의 방으로 가다말고 계단에 어정쩡하게 서 있던 이엔과 눈이 마주쳤다.

    " ...너... 너...! 너! "
    " 아, 아니.. 스승님, 잠깐만요!! "

    자신이 했던 행동들을 떠올린 란은 얼굴이 새빨갛게 변하더니
    어느새 손에는 푸른 구슬과 같은 커다란 물방울이 생겨났다.

    " 몰래 훔쳐본거냐!! "

    란의 손을 벗어난 물방울은 빠른 속도로 이엔에게 다가왔고, 이엔은 몸을 틀어 란의 공격을 재빨리 피해버렸다.
    목표물에서 벗어난 란의 물방울은 벽을 강하게 때렸고, 벽은 물방울과의 격돌(?)로 움푹, 패이고 말았다.
    그러나 벽이 망가진 것보다도, 이엔이 피했단 사실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란.
    이번에는 여러 개의 아쿠아 애로우(Aqua arrow)를 공중에 띄웠다.
    란이 진심으로 자신에게 화가 났다는 사실을 알아 챈 이엔은 이번 공격은 피하지 않고 방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너 같은 건...! 진짜 싫어!! "
    " 금강막(金鋼膜)! "

    이엔이 란에게 배운 유일한 방어술이자, 최초의 방어술 '금강막(金鋼膜)'
    유치찬란한 이름이라 할지도 모르지만, 능력은 매우 탁월하여 왠만한 공격쯤은 물 흐르듯 흘려보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이성의 끝을 놓아버린 란은 원래 이엔이 가진 금강막을 가뿐히 통과할만한 능력을 가졌고,
    거기다 이성의 끈까지 놓아버렸으니 할 말이 있겠는가?
    금강막으로 막을 수 없음을 눈치 챈 이엔, 자신이 서 있는 곳이 계단임을 망각하고 옆으로 피하려다 삐끗, 하고 말았다.

    " 어? "

    순식간이었다.
    은은하게 금빛을 내고 있던 금강막이 아쿠아 애로우에 산산히 박살이 나고,
    아쿠아 애로우를 피하기 위해 몸의 중심을 이동시킨 이엔이 우당탕 소리와 함께 계단 아래로 떨어져 버린 것은.
    여러 개의 아쿠아 애로우는 벽의 여기 저기 띄엄띄엄 부딫치면서 굉음을 내고는 사라졌다.

    " ......?! "

    굉음에 제정신 차린 란은 눈 앞에 펼쳐진 엄청난 광경을 보고 '이, 이게 무슨 난리야!?'를 속으로 외며 계단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리고...

    " ...아...아악! "

    그녀의 눈 앞에 쓰러져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이엔이었고, 이엔의 몸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



    날씨 참 좋죠~?

    아하하, 이게 도대체 얼마만이랍니까 (외면)
    그래도 길게 썼으니까 봐주시길 (웃음)
    아... 하나도 안 길구나;;

    뭐랄까, 죽은 이유가 구체적이지 않아 두편만에 죽어버린 이엔이...
    불쌍합니다;
    아마 등장인물들 중 가장 짧지 않을까 생각됩니다만...
    글쎄요, 그건 또 모르는 일 (웃음)
    그럼 전 이만 (도주)

댓글 3

  • 세츠군z

    2007.07.31 13:27

    참사는것도멍청한게
    또멍청하게죽는걸택하네-_-....
  • 이엔

    2007.07.31 17:34

    ↑왜냐하면 내가 죽는 이유를 계단에서 굴러떨어진걸로 했으니까 ~_~
    음, 정말 재밌게 죽었어, 내가 생각한대로!! <님
    오랜만이네, 이소설 <
    이엔이 죽는 장면을 본 란도 엄청 허무할꺼야 ㄱ-;;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7.31 20:53

    계단에서 굴러떨어져....푸훕!! 상황이 재밌네(헤실)
    .....하지만 앞에 내용 까먹었어OTL.....
    이제 소설 쓰는거지? 그치? 난 5번째인가 그정도라서 무지 기다리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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