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넨이야기 : 세번째장 ( 3-4 ) - 아침
  • 조회 수: 647, 2008-02-06 05:55:28(2007-08-06)













  • 「내가 힘들던지 말던지 그건 아무 상관도 없다는듯이
      다시 아침은 밝아오고 있었어요 .」













    4 . 아침

    창살을 통해 방안을 비추는 햇살을
    여느때처럼 마주할수 없었어요

    마치 날 꾸짖는듯한 그 빛은
    날 바늘로 찌르듯이 비추었어요

    너무나도 밝아서 , 너무나도 직설적인 햇살은
    날 찌르는 동시에 날 감싸안아주었어요.


    그 느낌 ,,
    그의 느낌과 닮아서 조금 , 아주조금 슬프기도 했어요 ,

    그대로 , 그대로 난 햇살에 몸을 맏긴채 잠시 눈을 감았어요
    햇살도 내 마음을 아는건지 그대로 그자리에 있었어요.

    한참을 눈을 감고 있다 눈을 떳을때 ,
    문득 햇살때문에 흐려진 눈동자에 누군가가 내앞에 흐릿하게 비쳐보였어요











                                          그의 모습 ,,










    그것이 환상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건 당연한 그의 모습 ,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그의 모습 ,,

    환상인 모습도 환상이 아닌 모습도
    닿을수 없다는건 같은거였어요 ,







    일어나서 세수하기 위해 화장실 세면대 앞에 섰어요

    ,,, 풋 , 내자신이 보아도 추하고 웃긴 모습 ,
    불어터진 눈가 주변에 하얗게 서려있는 눈물자국 ,
    헝클어져버린 머리 , ,,

    밤새 변해버린 내 모습을 보고는 한참을 웃어버렸어요,
    왠지,, 어제의 일은 먼 옛날의 일같이 느껴져버렸어요,





    아아 , 난 아마 아직은 살아갈수 있을것같았어요,
    죽을것만 같았던 어제를 이겨냈으니까 ,

    앞으로 더 힘든 일들이 날 괴롭히겠지만 ,
    그래도 난 이겨낼수 있을것 같았어요

    그가 내곁에 올수 없다는건 아직 믿을수 없지만 ,
    그 사실을 어떤 방법으로도 바꿀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 난 ,,












    햇살같은 그대이기에 잡을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 잡을수 없다해서 존재하지 않는건 아니잖아요 .

    그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해도
    난 그를 느낄수 있고 , 내가 그를 사랑할수 있고 ,,

    난 그래서 그를 사랑하고 있나봐요 ,
    곁에서 보기만해도 , 다가갈수 없어도 멀리서 사랑하는 그런사랑 ,,



    내마음은 소나기처럼 변덕스러워서
    언제 또 마음이 변할지 몰라요 ,

    그가 곁에 없다는것에 대해 절망하겠죠 ,
    그를 내곁에 두지 못한 내자신을 미워하겠죠














                              하지만, , 결론은 같을거에요 ,
           결국은 내자신의 욕심보다는 그의 행복을 빌어주고 있을거라는걸,

    - 저작권「체리보이삼장♡」 -





























    " 정말이야!? 그녀석들이 돌아왔다는게! "
    " 리,리진… "


    리진이 문을 활짝 열고 활짝 핀 얼굴로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이루가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리진을 바라보자, 리진
    의 얼굴에서 미소가 싹 사라졌다. 지금 현재 전원 모여 있는 상태. 하지만 네명이 아니었다. 원래 없었던 정상적인
    네명이 아니었다.

    그저 침대에 누워있는 보랏빛의 머리카락을 가진 키엔 한명과, 비가 내리는 밖을 바라보며 창틀에 앉아 있는 은백색
    의 머리카락을 가진 루시드 한명. 이 두명이 전부였다. 늘 루시드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던 루는 보이지 않았
    고, 반대로 그들을 구하기 위해 남았던 세츠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무사하길 그토록 빌었는데,
    왜 두명밖에 없는걸까.

    루시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저 미친듯이 웃고 운다.
    그런 그의 행동에서 짐작할수 있는건 딱 한가지, 죽음밖에 없었다.

    " 루시드? "


    루시드는 리진의 조용한 부름에 눈에 띄게 움찔했다. 하지만 뒤돌아 보지 않는다.
    그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들 조용히 루시드와 리진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리진이 루시드를 향해 한발자국 뗄때, 루시드가 소리쳤다.

    " 다 나가!! "
    " ……루시드 "
    " 부르지마, 내 이름 부르지마!! "


    하지만 리진은 나가지 않았다. 이루가 미쳤을때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 루시드도 포기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줄 아는게 없다면, 그들의 아픈 상처라도 감싸줘야 하니까.
    리진은 모두가 보는 앞에서 루시드를 살짝 껴안았다.

    그러자 루시드가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리곤 여전히 뒤도 돌아보지 않은체 리진의 속삭임을 들으며 또 다시 눈물만을 흘린다.

    " 괜찮아…괜찮아,루시드……너가…너가 아파할 이유는 없단다… "
    " 젠장…젠장!! 조금만 더 내가 눈치가 빨랐더라면!! 내가 치유마법만 쓸줄 알았더라면!! 젠장할!! "


    리진의 말을 들으며 루시드가 평소 쓰지 않던 거친말을 내뱉으며 주먹으로 창틀을 마구 쳤다.
    왠지 모두에게 그런 루시드의 슬픔이 공명되는 듯이 분위기는 점차 무거워지고 조용해졌다.

    눅눅한 공기도 무겁게 느껴지고,
    모두의 숨소리도 무겁게 느껴진다.













    잠시후, 리진은 진정된 루시드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래도 모두와 같이 있다면, 마계에서 무슨일이 있었냐
    고 추궁받을게 분명했다. 그리고, 그 추궁은 루시드의 정신만 혼란스럽게 하고 루시드 자신에게 괴로울게 분명했다.
    또 분명히 욕도 얻어먹고 쓴소리만 들을게 뻔하다. 무조건 리진처럼 감싸려는 사람은 몇 안된다.

    처음에 세츠가 이곳에 왔을때 완전 욕만먹고 다녔지만, 어느 순간부터 모두와 함께 어울렸으니까.
    특히, 그와 가장 친했던 이루에게선 엄청 쓴소리만 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두명이라도 살아돌아왔으니까.

    루시드는 무거운 얼굴을 한체 앞에서 자신의 손을 잡아 걷는 리진에게 끌려다녔다. 딱히, 어딜 가고 싶은건 아니었지
    만 그래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원했던 곳으로 리진은 찾아갔다. 모두와 숨박꼭질 했던 곳, 모두와 늘어지게 낮잠을
    잤었던 곳, 모두와 바람을 맡고 하늘을 보고 햇빛을 쬔 곳 까지 다 갔다.

    그리고, 리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루시드를 보며 웃어주며 그 곳곳마다 추억을 재잘거렸다.
    얼마나 재밌고 한가로운 행복한 시간이었는지 리진의 표정을 봐도 알수 있었다.

    " 리진 "
    " 응 "
    " 신경안써줘도 되, 이제는… "
    " …이제 괜찮니? "

    " 아니, 아마도 아니야.
    아픔은 고통스럽게도 각인되어있고,
    지금이 마치 꿈만같아.
    괴로워 미치겠어.
    나는…나는…죽어가는 키엔을 보며 아무것도 못했어!!
    이름밖에…부르지 못했단 말이야… "


    괴로운듯 이를 악물며 루시드가 조용하고 맑은 음성으로 말했다.
    그리고는 털썩 주저앉아 두 주먹을 꽉 쥔체 고개를 숙였다. 루시드의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울지는 않았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고, 푸른하늘에는 루시드의 은백색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이어, 루시드는 기사단장복에 달려있는 부장을 상징하는 베찌를 떼더니 높이 들었다. 아마도 멀리 내던질 생각으로
    들은 거겠지만 던지질 않았다.

    리진은 말없이 바람을 느끼며 시선을 내리깔아 주저앉아있는 루시드는 바라보았다.
    마계에서 무슨일이 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루시드를 보면 충분히 예감할수 있었다.
    얼마나 많이 힘들었는지를 알수있었다.

    " 남을…남을……지켜주지도 못하는데…이런게…다……무슨 소용이야……젠장할!! "


    리진은 아무런 말없이 시선을 돌려 비가 그쳐 맑개 갠 푸른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그저 각자 자리에 가만히 있어쑈다.
    루시드는 베찌를 꽉 쥐고는 손을 천천히 내렸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상징하는 베찌를 한없이 들여다보았다.

    이제 전쟁은 머지 않았다.

    그때였다.
    발걸음 소리가 들려와 리진이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았다.
    익숙한 보랏빛 머리에 보랏빛 눈동자. 그리고, 늘상 가득하던 장난끼와 웃음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헌데, 키엔이 바로 뒤에 서 있었다.
    갈아입힌 깨끗한 잠옷바람에 새하얀 발바닥.
    아직도 몸이 좋지 않은지 얼굴색은 창백했고, 땀도 조금씩 흘리고 있었다.
    비가 그친뒤 얼마 안되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데도 불구하고.

    잠시 멍하니 키엔을 바라보던 리진이 살짝 웃어주며 키엔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등을 돌린체 주저앉아있던 루시드가 조금 움찔했다.

    " 여기에 있는거 어떻게 알고온거야?
    이제 몸은 괜찮은거야? 조금 더 누워서 쉬지 그랬어 "

    리진이 미소 지으며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말했다.
    키엔의 보랏빛동공은 초점이 없었고 생기가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리진이 의아한 얼굴로 키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키엔은 무표정인체 입을 열었다.



    "푸르른 하늘은 붉은빛
    태양을 쬐던 푸르른 대지가 울고,
    그 대지위에서 늘상 울리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대지의 아이들이 희생을 해도 얻는건 없을터이니,
    누구를 믿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죄지은 자는 아무도 없고 벌 받을자는 하물며 없으니 아무런 이유가 없는 무의미한 붉은빛의 전쟁.
    허나, 우리 대지는 그런날을 원치 않을터.

    원망하고 원망해도,
    미워하고 미워해도,
    슬퍼하고 슬퍼해도, 그 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으니…

    우리가 이곳에 있다.
    우리가 이곳을 지킨다.
    영원한 안식과 행복의 노래가 존재하노니
    하물며 선과악도 존재할터,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미워하리.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데로,
    그저 세월이 흘러가는 데로 운명을 거스르려 하지 말라.

    원망할 대상도 없다.
    하물며 죄지을 자도 없고 속죄할 자도 없으니
    그저 대지의 아이들은 그 시간을 탓하고 나약한 자신을 탓하라

    아무도, 그 아무도 아무런 죄를 짓지 않았으니
    날이 밝아오는 아침을 두려워해도, 별이 수놓은 깊은밤속에 약한 자신을 숨기려 웅크려도 괜찮다.

    대지는 그저 붉어질 뿐이고
    하늘도 그저 붉어질 뿐이다.

    너희들이 붉게 물들여져도 그 사실을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 대지에서 태어난 너희 대지의 아이들은 그저 대지의 품안에서 잠이 드는 것일 뿐이니,
    영원한 안식과 끝없는 휴식일뿐.

    대지의 아이들이여, 대지의 품에 잠드는걸 두려워 하지 말라 "



    그리고는 키엔이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키엔의 말을 듣는내내 루시드와 리진은 놀라 아무런 말도 못했다.다시 키
    엔이 두 눈을 떴을땐 더 이상 아까와 같은 말은 나오질 않았다.초점없고 생기없던 보랏빛 눈동자는 다시 초점이 생기
    고 생기가 살아났다. 키엔의 그 눈동자를 보자마자, 리진은 안심했는지 키엔을 끌어안았다.
    갑자기 리진의 품에 안기게되자 키엔은 얼굴을 붉히며 발버둥을 쳤다.
    루시드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 그럼 나는 나약한 내 자신을 탓하기만 하면 되는건가? 대지여 - ’










    *  *  *  *  *  *  *  *  *  *










    " 달리 반항을 하지 않는것 같군,라퀼 "
    "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으려 한건지 자신을 봉인한 봉인구를 손수 뗐습니다. "
    " 그래도 너처럼 모든걸 기억하는건가? "
    " 아니요. 그는 저의 이름조차 몰랐으니까요.
    그리고 이곳의 어둠에 사로잡혀 감정따위는 가지지 않을겁니다. 마왕이시여 - "
    " 총사령관 스웨니아 루는 어찌됬지? "
    " 상처를 방금 막 치료하고, 세츠군을 만나러 가셨습니다. "
    " 훗,그래? "















    어두운 방안에 침대끝에 걸터앉아있는 회색머리의 남자.
    초점없고 생기없는 차가운 회색눈동자로 한곳을 응시했다. 특유의 무표정으로.
    문여는 소리가 들리자 회색의 눈동자가 가늘어졌다.

    " 누구…총사령관님 "
    " 난 기억하나보네? "
    " 흐릿하지만. "
    " 뭐가 기억나? "

    " 당신과 했던건 다 기억나요.
    그런데 딱 하나가 흐릿해.
    내가 기쁘고 다급한 얼굴로 당신한테 뭐라고 말을해.
    그러자 당신도 기뻐해. 그리고 당신이 내 손을 잡고 달려.
    그리고 기억이 안나 "

    그렇게 말한 세츠는 다시 다른곳에 시선을 두었다.
    모든것을 기억하고 있는 레이리아 그는 그 기억에 다소 흥미가 생겼다.
    그러고보니, 처음 만났을때도 저랬다.

    " 나말고 뭐가 기억나는거냐? "
    " 뭘 묻는건데? 사람? 추억? "
    " 사람 "
    " 말했잖아. 당신밖에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


    레이리아는 그런 세츠의 말에 피식하고 웃어버렸다.
    그렇담, 아일린도 잊어 쓸데없이 얽매이는 일 따위 없을테니.










    *  *  *  *  *  *  *  *  *  *










    " 어라? 키엔, 갑자기 사라져서 놀랬잖아! "


    리진이 루시드와 키엔을 데리고 들어오자 이엔이 소리쳤다. 그러자, 그런 이엔을 빈정대기를 좋아하는 선도부들이 피
    식하고 웃었다. 그 웃음소리를 들었는지 이엔이 재빨리 뒤돌아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선도부들을 째려보았다. 그러자
    선도부들이 미소를 지우곤 ‘ 니나 잘하지? ’ 라는 눈빛으로 다같이 째려보았다.

    순간 쫄아버린 이엔의 이마엔 사거리 표시가 생겼다.

    " 키엔, 늦게와서 죄송해요. 제가 요새 쌓인 업무 때문에 힘들어서 방금 잠에서 깼거든요 "
    " 네? 리이넨씨? "
    " 치유마법을 걸어드릴게요 "


    키엔이 당황해 하는 것에도 불구하고 리이넨은 그저 미소만을 지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손을 들어 키엔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약간 빛이나나 싶더니 금새 사라졌다.
    갑자기 한순간 머릿속이 상쾌해진걸 느낀 키엔이 의아해하자, 리이넨이 웃으며 말했다.

    " 앞으로 요 일주일동안 하루에 세번씩 치유마법을 걸어드릴거에요 "

    리이넨의 말에 키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문이 열리면서 유안과 유쿠가 들어왔고, 이어서 뒤에서 이루가 들어
    왔다. 마지막으로 시온이 들어오면서 문은 닫혔고, 리진은 루시드를 바라보았다. 리진의 시선을 느꼈는지 루시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준비가 되었다는 듯이.
    그때 키엔이 바보같이 분위기 파악도 못한체 입을 열었다.

    " 저기,근데…세츠는? "

    그러자 루시드가 키엔을 바라보았다. 키엔은 루시드가 자신을 바라보자 루시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루시드의 표정만으로도 알아차린 걸까. 키엔의 입가엔 미소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 너희도 알다시피 그 마계에서는…보통 인간은 버티기 힘들어. 너희도 버티기 힘들었잖아. 그렇지? "


    루시드의 말에 다들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 나는 한 마족에게서 예전에 루를 지켜주는 대신에 힘을 받았어. 마족의 힘을.
    그래서 난 버틸수가 있었어. 그리고, 세츠는 알다시피 마족이기도 하니까 거기선 별다른 영향을 받진 않았지.
    하지만…키엔은 아니었어 "


    키엔의 보랏빛 눈동자가 흔들렸다.
    여기까지는 다들 짐작한 내용이기 때문에 별다른 질문하지 않은체 루시드만을 쳐다보았다.

    " 그래서 키엔의 몸은 거의 죽어가고 있었어.
    그때 나는 키엔의 이름만 부르는 것 밖에 아무것도 못했어. 그리고 키엔은 분명 죽었어 "


    키엔이 죽었었단 말에 다들 놀란 얼굴을 했다. 하지만 역시 입밖으론 소리하나 내지 않았다.

    " 또 너희도 알다시피 마계는 두사람을 노렸어. 세츠와유안 "
    " 그래서? "
    " 키엔이 죽은 다음에 라퀼과 시리오스가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
    " ……!! "


    루시드의 예상치 못한 말에 모두의 눈동자가 커졌다.
    상관하지 않고 루시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 라퀼이 나타날줄 알았던 모양이었어,세츠는. 라퀼이 키엔을 살려준다고 하자, 세츠는 한가지 조건을 더 걸었지. "
    " ……그 조건이 뭔데? "


    한참 가만히 듣던 이루가 벽에 기대 팔짱을 낀체 날카롭게 질문했다.
    그러자 루시드는 순간 망설이더니 할수 없다는 듯 풀이 죽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차원의 문을 열어 루시드와 키엔을 아르넨으로 보내라 "


    루시드의 말에 이루가 팔짱을 풀고 벽에서 몸을 뗐다.
    그리고는 당장이라도 루시드를 한대 칠 기세로 걸어갔고, 다들 말리지 않았다.
    단 유안만이 그런 이루의 팔을 잡아 저지시켰다. 이루의 표정만 봐도 충분히 화가난걸 알수 있었다.
    무엇보다 세츠와 각별한 사이였으니까.

    " 흥분하지마,이루! "
    " 놔!! 선배, 세츠가 마계에 있어!! 그래도 안갈거야!? "
    " 진정해 "


    유안이 진지한 얼굴로 이루의 팔을 꽉 잡은체 말했다. 그러자 이루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루시드는 가만히 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 라퀼은 세츠가 말한데로 죽었던 키엔을 되살려주었고, 차원의 문을 열었어.
    그리고 나는 시리오스가 먼저 검을 들이대서 별다른 반항도 못하고 오늘 새벽 두시에 이곳에 도착했어. "


    리진이 모두의 얼굴을 살펴보았다. 침착한건 유안과 쿄우와 카넨 그리고 리이넨과 리진 뿐인듯 했다.
    다들 동요하고 있었다. 이루처럼 그렇게 직접적으로 행동하진 못했지만 아마도 그냥 돌아와버린 루시드를 원망할테지.
    무엇보다 가장 큰 동요를 하고 있는건 한번 죽었었단 키엔이 분명했다.

    " 루시드는…세잖아 "


    카이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카이의 물음에 루시드는 대답하지 못했다.

    " 그럼 단지 넌 변명만 하고 있단 거네. 또 다른 변명은 없나보지? "

    이루가 루시드를 노려보며 물었다. 예상하고 있었단 듯, 루시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을 노려보는 이루만을 쳐다볼 뿐이었다.

    " 너 시리오스 날려버릴 정도로 힘 셌잖아!! 시리오스를 날려버린건 너였잖아!! "


    결국엔 키엔이 소리쳤다.
    그런 키엔의 반응이 가장 싫었던 걸까. 루시드는 발길을 돌려 문을 열고 나갔다.
    루시드가 나가자 다들 얼굴을 붉히며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 …… "

    그들의 불만을 듣던 리진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불만을 내뱉었던 모두를 차례차례 한번씩 째려봐주었다. 그러자 쌍둥이 카이와 레이가 그런 리진을 보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 뭐야!! 왜 그런 눈으로 모두를 째려보는건데!? "
    " 카이,그만둬 "


    유안이 그런 카이를 말리려 했지만 카이는 듣지 않은체 벌떡 일어나 리진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리진이 차가운 얼굴로 카이를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

    " 너가 갔으면 넌 그렇지 않았을거란 보장이 있어?
    적어도 루시드는 틀리지 않았어! 적어도 세츠가 한 짓은 현명했던거야!
    그럼 너같으면 세명이서 다같이 개죽음 당한게 나았다고 생각한거야? 웃기지마!
    그런 바보같은 짓을 누가 하는데! 너였어도 죽는게 무서웠을거 아냐!! 루시드는 죽는게 무서웠던게 아니야!
    같이 돌아가고 싶었던 거라고! 결국엔 세츠의 발목을 잡는 짓을 했을지라도 루시드는 자신을 책망했단 말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네녀석들은 그런 루시드를 욕할 자격이 없어, 알기나 하고 말하란 말이야!! "


    하지만 그런 리진의 말은 카이의 마음을 흔들지 못했다.
    한번 커져버린 분노가 쉽게 사그라 들리 없었다. 더군다나 아직은 어린 카이한테는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었다.
    카이는 식탁에 놓인 꽃병을 바닥으로 집어 던지며 말했다.
    꽃병이 깨지면서 꽃들이 바닥으로 흩뿌려졌고, 꽃병의 조각과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 너 지금 루시드하고 친하다고 편드는가 본데!!
    너야말로 공과사는 구분해서 편을 들란 말이야!! 어떻게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부장이 그냥 돌아와!?
    적어도 세츠는 남았잖아!! 저 두 사람을 위해서 남은건데, 한번도 싸우지 않고 그냥 돌아왔다는건 말이안돼!!
    사실은 루시드가 애원했을지도 모르는 거잖아!! 살고싶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

    리진이 결국엔 폭팔해서 한발자국 내딛었을때, 뺨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모두 당황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카이가 뒤로 넘어가 쓰러졌다.
    뺨을 때린건 예상외의 인물이었다.

    " 이엔? "
    " 니가 어린애인거 티내고 있냐? "


    이엔이 은색의 안경 너머로 비치는 푸른눈동자로 카이의 황금안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
    카이조차 당황했는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처음이었다. 이엔이 그런 태도를 보였던 것은.

    다른 사람들도 다 놀랐지만, 무엇보다도 선도부들이 가장 놀란 얼굴이었다.
    이엔은 기가 막힌다는 얼굴로 안경을 벗으며 카이를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 그럼 너는 죽는게 안무섭단 얘기지? "

    " 뭐? "
    " 그럼 죽어봐 "
    " ……이엔!! "


    다들 놀란 얼굴로 이엔을 불렀다.
    이엔이 손에서 보통검이 아닌 능력자의 검을 꺼냈다. 식탁에 둘러 앉아있던 선도부들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동시에
    이엔은 검을 들어 카이를 찌르려 했다.

    이엔의 검은 카이의 목을 스쳐 바로 옆에 꽂혔다. 아마도 카넨과 쿄우가 이엔의 팔을 잡지 않았더라면 정말로 카이는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리이넨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체 놀란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었고, 루이넨은
    그저 피식 웃으며 쳐다보고 있었다.

    이루가 놀라 리진 곁으로 다가왔고, 리진도 놀란 눈동자로 이엔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이가 황급히 카이를 일으켜 주었고, 유쿠는 유안의 품에 매달렸다.

    " 뭐하는거야,둘이! "


    시온이 황급히 소리쳤지만, 시온의 말은 무참히 씹혔다. 키엔은 다리가 풀렸는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엔은 눈을 가늘게 떠 자신의 양쪽에서 팔을 잡은 쿄우와 카넨을 째려보았다. 그러자 쿄우가 무표정으로 이엔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그냥 다들 각자 방에 가서 쉬는게 좋을것 같네요. "
    " 계속 있으면 정말로 불미스러운 일이 한꺼번에 발생할것 같으니. "

    이어서 카넨이 말했다. 이엔은 쳇 거리며 자신의 검을 뽑아 든 체 문을 열고 유유히 빠져 나갔다.
    잠깐 문의 손잡이를 잡고나서 발걸음을 멈추고선 이엔이 모두를 한번씩 쳐다보며 말했다.

    " 이 시간 이후부터 다들 자기자신을 단련하는 수련에만 열중하는게 좋을거다.
    그리고…이 시간 이후부터 더 이상 지나간 이야기 따위는 꺼내지마. 걸리면 정말로 죽여버린다? "


    그리곤 싱긋 웃더니 문을 닫고 나갔다.
    다들 어이가 없단 얼굴로 이엔이 나간 자리만을 바라보았다.
    카이는 정말로 놀랐는지 자신의 목에서 흐르는 피를 손으로 닦아 쳐다보았다.

    " 카이,괜찮아? "
    " ……어어 "


    레이의 물음에 카이가 대충 대답했다. 이엔이 나가자 선도부들도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갔고,
    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하나둘씩 방을 나갔다. 리진도 꽃병을 치운뒤 나가려 그러자, 이루가 리진을 불렀다. 아직 방안
    에는 키엔도 남아 있었다. 키엔의 방이니 당연한 거겠지만.

    " 왜 불러,이루? "
    " 아니,그냥 "
    " …… "

    리진은 침대에 누워있는 키엔을 바라보았다. 아까 루시드와 자신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했던 키엔.
    아마도 그것이 진짜 키엔의 예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키엔의 입을 빌려서 한 소리인지도 모른다.
    그치만 그 예언이 정말일거라는 불안한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



    Get Gay 소설은 매주 수요일마다
    아찌밤왜이래타자
    어된다.

    -_-갑자기글씨가
    다 쌍이 붙는 글자로 변해서(...)

    ㄲ ㅆ ㄸ 이런걸로 막 써지데요(...)


    글쎄여
    저는키엔을
    살린다는말은
    아직안한걸로기억되는데...이상하다.

댓글 7

  • 이엔

    2007.08.06 16:50

    루시드가 점점 미쳐가는구나 -_-... <님
    점점 이사람들 사이가 붕괴되고 있는것 같네.
    음.. 골이 깊어진다 ㄱ-!
    겠지.
    잘읽었어,
  • [레벨:24]id: Kyo™

    2007.08.06 17:39

    하아, 다 잊었구나... 세츠는...
    예언이 맞지 않았음 좋겠다.
    죽는 건 별로 보고 싶지 않은걸..
    뭉쳐야할 때에 이렇게 흩어지면 어쩌자는건지...
    다들 정신 안차려! 크악!
  • [레벨:7]id: 크리스

    2007.08.06 19:39

    어머, 이를 어쩐담.
    세츠마저 기억이 지워졌나봐<
    그럼 이제 어쩐.....응?
    세츠야 너 잠깐만.
    카이가 원래 저런 어린애였었나?
    난 그렇게 설정하지 않은걸로 아는데?<
    성격이 개조된건가<
  • 체리 보이 삼장♡

    2007.08.06 21:53

    이엔빙고 루시드 얘잘보면 시리오스보다 더 똘끼있는것같애 <-
    어이쿠, 이엔 아니었으면 리진이 인간 하나 잡을뻔 했군여 (....)
  • 리이넨

    2007.08.08 00:42

    분위기가 험악하네요(삐질)......
    세츠씨는.....아일린이 같이 있을테니 언젠가 깨워주겠죠, 아마도<....
    .......키엔씨, 살린게 아닌가요;; 거기다가 무지막지하게 긴 예언까지 옵션으로 추가됬어(먼산)....
  • [레벨:8]id: 가리*

    2007.08.08 07:26

    오우 이번편 재밌어 말싸움장면 -_-ㄲㄲ
    루시드만 나쁜놈 됬네-_- ...
    세츠는 아마 기억이 지워진척하지않을까 -_-(..그냥 혼잣말임)
    이엔 존나 진짜 칼을 들이대면어쩌라고 ㄱ-.........
    그리고 사람들이 저렇게 애원하는데 죽이지마 -_-(..)
  • 유쨩

    2007.08.09 09:39

    어이쿠야 , 세츠 어쩔 (......)
    마막 키엔은 어떻게될까나 <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4036 세츠군z 550 2007-08-08
세츠군z 647 2007-08-06
4034 세츠군z 448 2007-08-05
4033 세츠군z 512 2007-08-04
4032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626 2007-08-03
4031 세츠군z 528 2007-08-02
4030 세츠군z 505 2007-08-02
4029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678 2007-08-01
4028 [레벨:24]id: Kyo™ 435 2007-07-31
4027 세츠군z 691 2007-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