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ht and dark road [1] - 어둠과 빛.
  • [레벨:7]id: 라퀼
    조회 수: 608, 2008-02-06 05:52:50(2007-02-15)


  • light and dark road  [1] - 어둠과 빛.











    어둡다...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계속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려 보았지만 보이는 것은 칠흙 같은 어둠뿐이었다. 허공에 무의미한 손짓을 해보기도 소리를 쳐보기도 하였지만 어둠의 틀 안에 갇혀버린 듯 아무 반응도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무한의 공간일까.. 가도가도 끝이없는 공간이라니.. 무섭다. 두렵다. 어두운건 싫어.. 언제부터였지?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슨일이 있었던것 같은데.




    “ 뭐야.. 이곳은.. ”




    조용히 중얼거리자 소리는 웅웅 거리며 주변으로 흩어져 나갈 뿐이었다. 적어도 내 몸 주위에는 희미한 빛이 보이기는 하는데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적잖이 한숨을 내쉬며 주저앉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리저리 돌아다녀 보았지만 얻은 건 한숨과 두려움. 불안감. 어둠은 친숙하면서도 어딘가 낯설기 그지없어 괜스레 기분이 나빴다. 불을.. 불을 킬만한 것이 없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에 블라우스의 포켓위에 손을 얹었다. 음..? 무언가 잡히긴 했는데.. 무언가 포켓에 걸치어져 있었다. 안경.. 안경이었다. 이런게 왜있지? 내가 안경을 썼던가. 잘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젠장! 도대체 기억나는게 뭐야. 짜증이 난다.




    기억나는 건 하나도 없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 갇혀있는 기분이란 굉장히 좋지 못하다. 눈이 나빠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던가 하는건 아니겠지. 실소를 머금으며 안경을 썼다. 순간적으로 안경너머에 희미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눈이 나빠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건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눈앞에 보이는 걸 직시했다. 한 인영이 보였다. 하얀.. 굉장히 하얀 날개...? 아, 날개다.. 하얗다 못해 밝은 빛을 흘러나오는 그것은 분명 날개였다. 저런게 눈앞에 있었는데 어째서 보지 못한거지.. 날개에서 희미하게 흘러나오던 그 빛 덕분에 주위가 약간이나마 밝아져 주변을 자세히 볼수 있었다.




    말도 안돼.. 방이었다. 내가 그토록 돌아다니고 소리치던 그곳은 그리 크지 않은 크기의 아담한 방이었다. 나.. 계속 이런곳에 있었던거야... 절로 한숨이 나온다. 자신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였다.




    “ 흐읍... 읍.... 흑..... ”




    우는소리. 그러고보니 이 방에는 나 혼자만이 있는게 아니었지. 분명 하얀 날개를 가진 어느 인영이 있었다. 그에 생각이 미쳐 고개를 들고 아까 그 인영이 있던 방향을 쳐다보자 그 곳에는 검은 흑발의 머리칼을 가진 한 여인이 있었다.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는 다른 한손으로는 그녀의 날개 못지않게 하얀 시트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금안의 눈에서는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 어..머니...? ”




    내가 자각하지 못한사이 저절로 벌어진 입에서는 가느다랗게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머니..? 어머니라니.. 저 여인이 내 어머니란 말인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았지만 여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 순간 눈 앞의 광경이 흐려지며 밝은 빛이 터져나왔다. 그 충격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 으음... ”




    낮은 신음성을 흘리며 눈을 떴다. 머릿속에 하얀물감을 부어버리기라도 한듯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머리를 흔들었다. 가벼운 어지럼증이 느껴지긴 하였지만 그리 심한정도는 아니라 팔에 힘을 주며 상체를 일으켰다. 주변에서 소란스러움이 들려온다. 침대위에 있던 것이었는지 손밑으로 따뜻함과 푹신함이 느껴졌다. 왼손을 들어 눈가에 손을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한번 가볍게 고개를 흔들고는 앞을 바라보았다. 희미하게 누군가가 보이기는 하는데 명확치가 못했다.




    “ 어어, 정신이 들었나봐요! ”




    약간 높은톤의 귀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안경이 있었지. 블라우스 포켓위에 손을 갖다대자 달그락 거리며 안경이 걸치어져 있는게 느껴졌다. 나.. 안경 쓰고 있지 않았던가. 어쨌든 그 안경을 다시 쓰자 좀더 명확히 사물이 보였다.




    “ 일어났어요? 이제 괜찮아요? ”




    아까 들려온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것 같았다. 금발.. 금발의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였다. 그녀는 녹색에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는 날 바라보라보고 있었다.




    “ 일어났구나? ”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 미소지으며 들어왔다.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동자라.. 그러고보니 나도 검은 머리카락이었지. 다른게 있다면 내쪽이 더 머리카락의 길이가 길다는 정도인가. 어찌되었든 그를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러자 그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 꼬박 이틀을 일어나질 못하더군. 악몽이라도 꾸는지 식은땀을 엄청 흘려대던데 이제는 괜찮은거야? ”




    이틀이나 일어나지 못했다니. 그럼 아까 그건 꿈이었던건가. 약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바라보았다.




    “ 네. ”




    목이 갈라진건지 약간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그러고보니 아무것도 먹지 못했군. 실피시. 이 손님이 먹을 음식을 가져와주겠어? ”
    “ 알았어. 이엔오빠. ”




    저 사람의 이름이 이엔인가. 그가 빙긋웃으며 날 바라보았다.




    “ 너 이름이 뭐야 ? ”




    이름? 내 이름이라..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았다.




    “ 기억이 나질.. 않아요..  ”




    갈라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틀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니 그럴만도 하지.  잔뜩 메말라버린 목이 따끔거렸다. 순간 팔에서 힘이 빠지며 침대위로 쓰러져버렸다. 그래봤자 상체만 약간 일으킨 상태였지만.




    “ 이런, 괜찮아? 아, 말하지마. 아무래도 아직 상태가 좋지 못해서 그런것 같아. 음식이 올때까지 좀더 자두는 편이 좋겠어.
    천...... ........희한한... ......... ........... 인........... ........ ”




    귓가에 그의 음성이 웅웅거리며 맴돌다가 서서히 감겨오는 눈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마지막에.. 그가 무슨말을 했었던것 같은데... 너무 희미하여 들리지 않았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역시 전지적작가시점이... 편한것 같습니다. (허공)

    Profile

    - 친해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주시면 됩니다 :) 
    - 초면에 경어사용은 기본입니다. 서로의 허락하의 평어가 아니라면 평어는 쓰지도 받지도 않습니다.

     

댓글 7

  • [레벨:24]id: Kyo™

    2007.02.15 00:47

    나도 전지적 작가 시점이 편하더라a
    그건 그렇고...
    꿈 속에서 나오신 어머니는... 왜 울고 계셨던 걸까...
  • [레벨:2]Stella

    2007.02.15 02:20

    와아~
    뒷이야기가 기대됩니다//
  • 이루[痍淚]군

    2007.02.15 09:30

    전지적작가시점........
    이렇게빨리올려주다니,세츠감격했어;ㅅ;
  • [레벨:5]id: EN

    2007.02.15 15:23

    라퀼상, 드디어 열심히 연재하는거야??
    이렇게 빨리 올라오다니, 대단해!
    저 사람은 기억상실증인건가, . . . ?
  • [레벨:9]id: 손고쿠

    2007.02.15 16:00

    기억상실증..
    일어났다 5분채 안되 다시 자는군요
    마지막말..어떤말이였을지..
  • [레벨:3]id: oO天留魂Oo

    2007.02.15 17:33

    오오+ㅁ+!! 기억상실증!!!!
    ....기대하고있겠습니다(씨익)<<그거 협박이지?!;;
  • 체리 보이 삼장♡

    2007.02.15 19:11

    와우 기억상실증 불쌍해 (....)
    전지적작가시점 ....... 내가쓰면 어색한데
    퀼여보야가 쓰니까 좋아염/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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