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on - ②
  • [레벨:24]id: Kyo™
    조회 수: 294, 2008-02-06 05:51:10(2007-01-11)
  • 탁, 탁, 탁
    꼭두 새벽부터 들려오는 컴퓨터 자판 소리.
    그리고 보글보글, 맛있는 냄새와 함께 들려오는 맛있는 찌개 끓는 소리.
    아일린과 텐츠키가 눈을 떴을 때 들린 소리였다.

    " 여기가... 어디지...? "
    " 당장 안 일어나면 대로변에 버려버린... 어, 일어났냐? "

    (자체 심의 삭제 된) 험한 말을 하며 방으로 들어온 사람은 크게 웨이브 진 긴 갈색 머리칼을 가진 여자였다.
    방금 전까지 요리를 하고 있었는지, 손에는 국자를 들고 있었다.

    " 린... 이 왜 여기 있어? "
    " 그거야 우리 집이니까 여기 있겠지. "
    " 린이 있다면... "
    " 린, 애들 일어났어? "

    아일린과 텐츠키, 그리고 '린'이라 불린 여자가 한참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저쪽 거실에서 걸어온 이는 린과 많이 닮은 남자였다.
    어꺠를 살짝 넘어가는 샤기컷의 갈색 머리카락을 가진 남자였는데, 입고 있는 옷은 츄리닝이었다.
    (중얼) 아, 꺤다

    " 닥쳐, 해설. "
    " 진도 잘 지냈어? "
    " 응, 잘 지냈다면야 잘 지냈지. "

    '진'이라 불린 남자는 헤실거리면서 손을 흔들었다.
    텐츠키는 어느새 흐트러진 머리칼을 정리하고, 진과 린을 가리키며 질문했다.

    " 그런데 우리랑 같이 활동할 사람이 너희였어? "
    " 아니, 우리는 그냥 임시 숙소 마련해 준거고. "
    " 그럼? "
    " 우리가 알겠냐, 간부급 조직원들끼리 알지. "

    진과 린은 어깨를 으쓱,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는 씨익, 웃었다.
    아일린과 텐츠키는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저 둘의 성격을 건들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 그건 그렇고 얼른 나와, 밥 다 됬으니까. "
    " 응~! "

    밥 먹으라는 소리에 아일린은 팔짝, 뛰어서 린과 함께 방을 나갔다.
    아일린과 린이 나가자, 진은 재빠르게 방 안으로 들어와 방문을 걸어 잠그고, 옆에 있던 의자를 끌고와 텐츠키 앞에 앉았다.

    " 뭐가 궁금해서? "
    " 너, 무슨 프로젝트에 참가한 거냐. "
    " 응?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너도 알고 있을 거 아냐, 너도 간부면서. "

    텐츠키는 한심하다는 얼굴로 진을 바라보며 이야기 했으나, 진은 오히려 한숨을 쉬었다.
    그제야 텐츠키는 진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 우린 얼마 전에 임무를 끝냈기 때문에 휴식 중이었다고. "
    " 근데? "
    " 근데 너희가 갑자기 나타나서는 남의 집 앞에 기절해 있지를 않나... "
    " 응. "
    " 그리고 네가 흘린 USB를 조사해보려고 하니까, 켜지지도 않아! 아예 컴퓨터가 인식을 못하더라. "
    " 에엑!? "

    텐츠키는 진이 버럭, 지른 소리에 깜짝 놀라 진을 바라봤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진은 Rade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컴퓨터 천재이다.
    즉, USB에 아무리 강력한 보호막이 쳐져 있어도 진의 실력이라면 1분도 안 걸려서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텐츠키가 진의 말에 넋이 나가 상황을 정리하고 있을 때,
    탕탕탕 하는 [열받아서 문을 세차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밥 식어, 이 놈들아! "
    " 먼저 먹어! "
    " 3초 내로 안 튀어나오면 밥 없다, 진. "
    " 네! "

    린의 협박에 진은 후다닥, 튀어 나갔고, 텐츠키는 방 안에 그대로 남겨져 버렸다.





    "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길을, 알고 있나? "
    " 히이익! "
    " 도망가지 말고, 대답해. "
    " 모, 몰라! 그런 거! "
    " 그래? 유감이군. "

    푸슉-



    " 이런 일이 일어날 수나 있는거야? "
    " 무슨 말씀이세요, 반장님. "
    " 무슨 말이긴 무슨 말이야, 네가 봐. "

    완벽하게 두동강이 된 시체가 공원 분수대 위에 꼬챙이로 꿰어져 있었다.
    시체에서 흐른 대량의 피는 분수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이어져 있었으며, 실제 살해 장소는 피바다가 다름 없었다.

    " 와우, 제대로 죽였네요. 이렇게 깔끔하게 베어버리다니~ 신기해라~ "
    " 린, 그런 말 좀 하지 마. 난 살해범보다 네 놈이 더 무서워, 알아? "
    " 아이참,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

    그리고 이 현장에 나와 있는 린과 진.
    린과 진은 Rade에서 간부급 조직원이긴 하지만, 부업으로 경찰 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처음에는 경찰 내부에 있는 Rade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서였지만, 재미 붙어서는 지금까지도 하고 있다.
    어쨌든, 현장에 나와 있는 건 린과 진만이 아니다.
    아일린과 텐츠키도 거의 반 강제로 끌려온 것이다.
    (집에 놔두기가 불안하다나?)
    아무튼 진은 '반장님'이라 불린 40대 중후반의 남자에게 검고 기분 나쁜 오로라를 뿜으며 웃고 있었다.

    " 그, 그래서 무기는 무엇 같나, 진? "
    " 그레이트 소드... 같은데요? "
    " 그게 뭔가? "
    " 판타지 소설도 안 보시는 거에요, 반장님은? "
    " 이 나이에 그런 걸 볼 이유가 없잖은가! "
    " 그레이트 소드는 폭이 넓은 양날검이에요, 아저씨. "

    반상님이 진의 핀잔에 이래 저래 마음 상해하고 있을 때, 아일린이 불쑥, 끼어 들어서 이야기를 했다.
    참고로 아일린과 텐츠키가 서 있는 곳은 사건현장을 표시한 노란 띠 안쪽의 분수대 옆이었다.
    아일린의 말 - '아저씨'라고 것 - 에 발끈한 반장님은 아일린의 뒷덜미를 잡아 들어서 버럭, 소리쳤다.

    " 누가 아저씨야! 그리고 여긴 어린 애들이 봐서 좋을 게 없어! "
    " 반장님, 조심...! "

    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반장님은 훌러덩, 넘어가고 있었다.
    물론 아일린의 솜씨였다.
    텐츠키도, 린도, 진도 손으로 눈을 가리며 고개를 푹- 숙인 상태였다.

    " 어디다 손을 대는 거야, 못생긴 아저씨. "

    모든 것은 아까와 다를 것이 없었다.
    달라진 것이라고는 아일린의 눈동자가 노랑, 연두 오드아이가 아닌 양쪽 모두 노란색으로 변했다는 것과,
    반장님이 아일린에게 당하여 바닥에 쓰러졌다가 허리를 붙잡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는 것이다.

    " 이, 이 녀석이...! "

    반장님이 아일린에게 화를 내려고 하자, 진은 반장님을 끌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고,
    그 사이 린과 텐츠키는 아일린을 데리고 피신했다.

    " 뭐하는 거야! "
    " 쉬잇! 세츠, 제발 갑자기 튀어나오지 좀 마~! "

    린은 아일린 아니, 세츠의 입을 틀어막고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행동을 취했다.
    그러나 세츠는 린의 손을 쳐내고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 아일린이 무서워서 숨어버렸다고. 알긴 하는 거야? "
    " 알았어, 알았어. 텐츠키, 세츠하고 같이 일단 집에 가 있어. "
    " 가자, 세츠. "

    텐츠키도 이 이상 세츠를 사건 현장에 방치해 둘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듯, 세츠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세츠도 별 수 없다는 생각을 한 듯, 얌전히 텐츠키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린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 아까 그 시체, 너무 깊이 조사 하지 마. "
    " 응? 뭐라고? "

    린이 세츠에게 다시 물으려고 했을 때, 이미 세츠와 텐츠키는 공원 입구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 앞으로 몇명이나 남았던가~? 츄릅, 맛있을 것 같은 인간이~ "

    ─‥─‥─‥─‥─‥─‥─‥─‥─‥─‥─‥─‥─‥─‥─‥─

    [ WarmHeart ] 10번째 이야기를 보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오랜만에 살벌한 이야기 어떨까? '
    살인 장면 나오기 직전까지 써 놓고, [ WarmHeart ] 본 다음에 다시 쓰기 시작했으니까...
    [ WarmHeart ]의 영향을 받았는지도...? <-;

    어쨌든, Moon 2화입니다 (웃음)
    앞으로 얼마나 피바다가 나올려는지★
    알 수가 없어요~★ (헤실)

댓글 9

  • [레벨:7]id: 크리스

    2007.01.11 12:25

    어머, 2화부터 벌써 누가 죽은거야?
    깨끗하게 잘려진 거 하며 맛있을 것 같은 인간이라고 한 게 대체 누구야?;
    그나저나 이거 현대물이었어?;;
    난 판타진 줄 알았는데?;;
    이럴거면 권총도 추가할걸<-
  • 이루[痍淚]군

    2007.01.11 12:31

    usb는 도대체 뭐지.........
    그나저나 맛있을거 같다니....!? 뱀파이어를 생각해버렸어<
    나도 판타지인줄 알았어 , 여신어쩌고 하길래[....]
    아니면 섞인건가(머엉)
    세츠는 무언갈 알고 잇구나 ㄲ 다음편두 기대하께 !
  • [레벨:5]id: EN

    2007.01.11 12:52

    꼬챙이..... [덜덜덜]
    아.. 상상했다.... <이봐!!
    그나저나 아일린은 이중인격자였던거야 ㄱ-.. 음.....<
    리플보니까 현대물이라는 사실에 좀 놀랐..<<<
    뭐, 상관없나, [먼산] 다음편 무지 기대할께-_-++++
  • 2007.01.11 16:40

    아, 판타지가 아니었구나 (버엉)
    그나저나 맛있다니 ....... <<
    아, 재밌었어요 !
  • [레벨:8]id: 갈갈이

    2007.01.13 11:46

    ..-_-살인은 안되 쿄우야 ..ㄱ-..................
    진 완존 천재였구나 -_-..
    재밌게 읽었어 -_- ~~~
  • 도둑

    2007.01.13 18:03

    어이쿠, 뭔가 엄청난것..
    그나저나, 현대물이라니 바람직하군요<
  • [레벨:9]id: 손고쿠

    2007.01.18 15:53

    ..흐음..반장님도 고생이 많군요..
    아저씨..충격이겠지만 역시 아저씨는 아저씨(소근
  • Profile

    [레벨:7]아이리스

    2007.01.27 11:14

    살인...상상해 버렸,.. 아 ㄱ-,, 블로그에서 보고

    여기서 또봐도.. 역시 살은은...ㅎㄷㄷ
  • Profile

    [레벨:5]id: 제네시스

    2007.01.28 22:50

    음....역시 현대물이 좋아~ㅋ 이럴줄 알고 무기를 현대식으로~ㅋ3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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