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장지구(天長地久) 七 눈을 감고
  • 도둑
    조회 수: 314, 2008-02-06 05:51:10(2007-01-08)



  • 凝睇茅山路(지긋이 눈 감고 모산 길 걸으니)
    靑靑萬竹林(짙푸른 대숲이 많기도 하여라)



















    그들이 이곳을 온지 1주일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1주일이란 세월은 어찌보면 화살같고, 책에서 한줄도 안되어 끝날 세월일수도 있지만,
    막상 경험한 사람들, 특히 고생을 하는 사람들에겐 1주일도 매우 긴 세월이다.
    7번째 대장을 쓰러트리고 나서 아직까지는 대장을 만난적이 없다.
    그때는 단순히 운이었는지, 그리 쉽게 나오지 않는다.
    마수들만 나오고, 그리고 가끔 짖궃은 요괴도 나오고.
    아무튼, 쓸데없이 힘을 낭비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망할 현무녀석. 똑바로 못 업어?"


    "제발 나 말고 다른사람한테 업어달라 그러면 안되냐고, 망할 천녀님."



    물론, 이런 쓸데없는 말다툼에도 힘을 낭비하긴 하다.
    사실 고생이라 할 수도 없다. 그들은 아직도 쌩쌩하다.
    특별히, 아프고, 피곤하고 이러는 기색은 아직 찾을수 없다.
    다만, 저 위의 사람들 및 싸우는 사람들땜에 시끄럽긴하지만.


    "천녀님. 이 근처에서 쉬는게 어떨까요? 이 근처는 산록이 많은 곳이예요."


    원래 자연과 친해서 그런지, 바람이 그녀에게 좋은 휴식처를 알려준다.
    유이의 능력덕에 굶주리지 않고, 추위와 더위에 그닥 고생하는 편이 아니다.
    천녀는 물론 허락하였고, 일행은 짐을 풀고, 냇가에 손과 발을 담가 식히고,
    몇몇은 시원한 과일을 물에 씻어 한입씩 베어먹고는 하였다.
    천녀도 손과 발을 식히며 더위를 식히고, 커다란 나무밑에서 낮잠을 자려고 할때였다.



    "…신기한 냄새."



    눈을 감고 가만히 맡으니, 매우 신기한 냄새였다.
    천계에서도 한번도 못 맡아본 냄새였다. 그래서 신기한 것이다.
    눈을 뜨면 냄새가 퍼져 맡을수 없는데, 감으면 다시 맡아진다.
    그래서 눈을 감고 맡아야했다. 무슨 냄새일까?
    천녀는 호기심이 나, 살짝 일어나서 그 냄새를 쫓아갔다.
    한걸음, 한걸음 갈 수록 그 냄새도 진해졌다.
    마치, 유혹이라도 하는듯이 냄새의 농도가 진해져 취하게 된다.
    그리고 불현듯이 정신을 차리니, 그곳은 굵은 대나무 숲이었다.


















    "호오, 중계에도 이런 아름다운 곳이 있구나."


    천녀는 감탄하고 대나무 숲을 둘러보았다.
    상계의 숲들도 아름답고 좋은 향이 나지만, 이곳은 중계만의 독특한 멋이있었다.
    자연이란 멋진것이었다. 항상 모든지 조화를 이룬다.
    상계의 자연도, 중계의 자연도, 모든 자연은 조화를 이룬다.
    키작은 나무와 키 큰 나무. 잘 어울러져 또 조화를 이룬다.
    '조화'라는 단어는 좋은 단어다. 모든걸 어울러지니깐.
    무엇이든 포용할수 있는 단어이다.


    비록, 자신은 조화랑 조금 거리가 멀어져 있더라도─






    대나무숲에 가려진 하늘은 초록빛 하늘이었다.



















    "어…라? 저기, 천녀님이 안계시는데요?"


    한창 휴식을 하고있다가, 천화가 말했다.
    정말이다. 분명 저기서 낮잠잔다고 가까이오면 죽인다며 협박하던 천녀가 사라진것이다.
    모두들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워낙 제멋대로인 현화라, 일에 착오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 찾도록 하죠."


    진하가 말하자, 류월가 맞장구를 쳐줘,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하지만, 워낙 좋은 휴식처라 누군가가 선뜻 가려고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한사람을 뽑아 대표로 갔다오게 하자는 것이었다.
    물론, 나머지 사람들은 쉬고.
    결국, 제비뽑기로 결정하여, 가장 운도 지지리 없는 천월이 당첨되었다.


    "에휴, 그 놈의 천녀땜에 되는게 없네."


















    초록빛 하늘을 보며 기지개를 피던 현화는,
    불현듯 뭔가가 떠오르는듯, 손뼉을 쳤다.


    "그래! 좋은 시가 떠올랐어!"


    그리고는 듣는 사람은 없지만, 혼자 낭송을 한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風期知在昔(서로 통하는 마음은 예부터 알았으니)
    來往可從今(서로 오고 가는 것은 지금부터라도 좋아라)
    凝睇茅山路(지긋이 눈 감고 모산 길 걸으니)
    靑靑萬竹林(짙푸른 대숲이 많기도 하여라)"


    그리고 만족했는지 싱긋 웃는다.
    종이에다 적질 못한걸 아쉬워하며, 이제 돌아가려고 하는데,



    "음, 내가 왔던 길이 어디더라…?"


















    "어쩌지! 길을 잃었어! 눈 감고 와서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네!"



    확실히 신기한 냄새를 따라서, 눈을 감고 왔기에 왔던길을 모르는거다.
    천녀는 이내,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고 일행이 찾아와주길 기다렸다.
    제발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주었으면─하고 속으로 빌면서.




    하지만, 이미 해는 노란 하늘을 남기며 사라져가고 있을때였다.


















    "음, 그러니깐. 이건 최악의 상황이라해야하나."



    이미 해가지고 깜깜해져 조금 으슬으슬해질때였다.
    천녀는 깜깜한 대나무숲에서 홀로 몸을 떨고 있었다.
    게다가 주위는 땔감을 할만한 마른잎도 없었다.
    불을 피워 일행에게 알릴수도 없었다. 최악의 상황.
    그래, 비만 온다면 최악의 상황이겠다.


    다행히 비는 안내렸다만.













    "아이고, 그래. 미안하다구. 내가 다신 혼자 행동 안할게."



    있지도 않는 사람에게 괜히 사과를 한다.
    홀로 대나무에 기대여, 자신의 경솔함을 미워하며 후회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자신은 얼어죽을뿐만 아니라,
    미인박명이라하여, 무슨일이 벌어질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나니, 정말로 주위가 갑자기 으스스해졌다.
    뭔가, 엄청난게 튀어나올것 같은 분위기….



    '바스락'



    "꺄악!!!"



    그런 생각을 하는데, 뭔가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나왔다.
    천녀, 자신도 모르게 꺄악이라는 소리와 함께 주저앉았다.
    근데 이상했다. 그 뭔가는 우뚝 섰다. 자신의 뒤에서, 그리고….



    "푸─웃"


    비웃음이 들려왔다. 천녀는 당황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 비웃음의 주인공은, 천녀를 업고 다녔던 바보였다.
    천녀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은걸 보고 비웃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천녀는 자신이 한짓을 알고 얼굴이 붉어졌다.



    "여기서 뭐합니까, 엄청 멀리도 오셨네."


    "흥! 올거면 빨리빨리 찾아와!"


    "혼자 멋대로 가신게 잘못 아닌가요? 나참. 빨리 일어스십시오. 가야하니깐."


    "……."



    가자는 천월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천녀는 일어설 생각을 안했다.



    "……렸어."


    "네?"



    천녀가 뭐라고 조그맣게 말했다. 물론, 천월은 듣지 못하고 반문을 했다.



    "너 땜에 놀라서 다리에 힘풀렸다고 망할 비실이!"


    "큭큭, 볼만하네요. 자 업혀요."



    천녀가 천월을 째려보자, 천월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뭐해요. 맨날 업으라고 난리를 치시더니. 에휴, 이러다 팔팔한 나이에 허리가 굽겠네."


    "시끄럽다! 날 업는걸 영광으로 알랬지!"


    "아, 네─네─"



    아마, 천월이 스스로 업겠다고 한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凝睇茅山路(지긋이 눈 감고 모산 길 걸으니)
    靑靑萬竹林(짙푸른 대숲이 많기도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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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허허,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니, 사실요, 제가 독서실을 다녀성..<
    그것땜에 바쁜건 아니고;; 사실 이거 말고 써둔 소설이 있는데,
    이걸 올릴까, 저걸 올릴까하다가 이걸 올렸습니다만;;
    소설 두편을 쓰느라 조금 오래 걸렸습니다;;
    이 소설말고 그 소설은 생각보다 무거운 주제가 들어가 나중에 넣기로 했습니다.
    아하하, 그럼 모두들 다음편에서 봅세요

댓글 8

  • [레벨:5]id: EN

    2007.01.08 17:29

    아하하,
    천월씨랑 천녀씨랑 사이가 좋네!
    수고했어ㅡ
  • 체리 보이 삼장♡

    2007.01.08 20:32

    현화 바보같이 나왔어 . .. <-
    근데 저 현화가 쓴 시 오라버니가 지은거야'ㅅ' ?
  • 도둑

    2007.01.09 01:05

    체리) 설마< 난 한자엔 문외한이라구
    원한다면 출처를 적어두지. 원하면 리플달아라
  • 이루[痍淚]군

    2007.01.09 01:11

    진하가 말하자, 세츠가 맞장구를 쳐줘,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세츠가 왜나오니-_-....................
  • 도둑

    2007.01.09 01:17

    세츠)복수다 요녀석아
  • 체리 보이 삼장♡

    2007.01.10 21:20

    아아 그럼 출처 가르쳐줘요오 /ㅅ/
  • [레벨:6]id: 원조대왕마마

    2007.01.20 13:48

    아아, 천녀님이랑 천월이랑 러브 모드야?!!
    와아아, 제일 재미있는 두분이 러브러브 되면..
    재미있겠다아아!<-응?!
  • 2007.01.26 19:11

    헤에, 천녀가 지은시 멋지다아 ♡
    천월이랑 천녀랑 사이좋구나아 -
    잘봤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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