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nderland , 01
  • Sinbi★
    조회 수: 225, 2008-02-06 05:50:21(2006-11-19)







  •    폭풍전야, 무서우리만치 고요한 짧고도 공허한 시간.
        격렬하고 화려하고 무시무시한 괴물의 울부짖음처럼 쿵쿵대며 울리는 발걸음이 들리니.
      네게 다가온다던, 그.         마왕魔王 ㅡ.





    "사람이 죽기 전에는 유난히 평온해진다고들 하죠."
    "음, 그렇지."
    "신부님이 지켜본 모든 환자들이 그랬듯이 말이예요."
    "모두들 주님의 품에 안겼으니, 당연한 일 아닐까?"
    "그런데, 왜 제가 지켜본 그 아이는 그렇지 않았죠?"
    "...응?"
    "그... 아시잖아요, 얼마 전에 우리를 찾아온 돌연변이."
    "아아, 세츠 말이로구나."
    "그 아이는 주님 품에 고요히 안기렴, 하자마자- 사라졌어요. 연기처럼.
    ......그게 어떻게 된 거죠? 저 아직도 그 광경을 잊을 수가-"
    "로즈."
    "예, 신부님?"
    "세상에는- ..... 우리가 아직 깨닫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도 많단다.
    예를 들어서... 세츠와 같은 아이가 어째서 생겨나는지에 대한 것들 말야.
    신은 아직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알 권리를 주시지 않았지."


    - 착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당신.



    이계였다- 내가 지금까지 봐온 익숙한 도시,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리지 않는. 나와 함께 이곳에 왔던
    이엔형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이상한 것들이 돌아다니는 거리에 앉아서 하루를 이틀
    을 일주일을 지샜다. 내가 왜 죽지 않았는지 나도 신기할 따름이었다.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날
    발견하지 않을까 하는 한 줄기의 기대감에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과 애써 내 눈을 맞추어보려 했지만
    그들은 날 보지 못했다. 난 당신들을 전부다 보고 있는데도.


    내가 이계에 도착한지 얼마나 되었을까, 한 일주일정도 된 듯 싶었다. 내 머릿속에는 아무 생각도 없
    었고 머릿속에는 우리 엄마, 우리 집에 대한 개념조차 완전히 사라져서 살고 싶다는 욕구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 여기에 왔을 때는 욕이란 욕은 전부다 해댔지만 정말 말할 힘조차 없다는 상황에 다
    다르자 새하얘진 머릿속을 어찌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내 눈이 감겼고
    내 몸이 움직였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난 오랜만에 맛본 따스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최대의 즐거움
    을 누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따스하고 달달한 그 공간의 느낌은 아주아주 어릴 적 느꼈던 엄마 품속의
    그 느낌이나, 유쿠가 가끔 사주던 초콜렛, 사탕 같은 단 것들과 정말 비슷했다. 얼마나 잤을지- 일어났
    을땐 정말 매섭도록 차가운 공간에 나와 생전 처음 보는 여자 한명이 있었다.


    나는 울고 싶었다.
    그 추운 허허벌판에 이름도 성도 정확한 정보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남아있다는 것이 마냥, 그냥
    마냥 우울해져서일까.



    ".... 저기요."
    ".........어?"



    그 여자는 날보고 아마 매우 놀란듯했다. 뭐, 사람들은 늘 그랬으니까. 난 그녀의 놀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눈을 마주쳤다. 이제서야 그녀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온다. 은발에 붉은 눈... 저쪽도 그닥
    평범한 외모는 아닌데. 나는 뻐근한 몸을 일으켜 세워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가, 어디에요?"
    "내가 묻고 싶다. 그건."
    "그쪽도...몰라요?"
    "응, 조용해봐. 파악좀 해보게."


    그제서야 매서운 추위가 느껴졌다. 뼛속까지 얼 것 같은 추위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류의 그것이었다.
    은발의 여자는 한참 생각하더니 날 빤히 쳐다보았다. 아 저 빨간 눈 무섭다. 막상 그런 생각이 들고 나
    니 그녀가 내 동료는커녕 사람으로조차 받아들여지지가 않았다.


    "너 몇 살?"
    "음....크리시아력으로...아추워. 1689년에 태어났댔으니까, 지금이 몇 년이죠?"
    ".....어?"
    "하여튼, 유쿠랑 인간나이론 동갑이랬으니까 아마 열 다섯살일꺼에요.
    그쪽은?"
    "..................열일곱. "
    "어디서...왔어요?"
    "대한민국에서."
    "........................"


    나와 열일곱 누나의 사이에는 한기가 흘렀다. 나와 누나 다 빤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볼 뿐 쉽게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그 은발의 열일곱 누나는 입술을 꼭 깨물고 내 옷차림을 다시 살폈다. 그러
    고 보니 우리 두 사람의 옷차림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대한민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더라. .... 내가 어
    릴 적 본 지도에는 없었는데, 사실 나라라고 해봤자 크리시아제국이 대부분이었고 그 다음은 세이넬이
    었고 그 주변이 상인국가 연합이었고 그 다음이.....



    "너...이름이 뭐야?"
    "세츠 아일린.누나는요?"
    "언제 봤다고 누나래."
    "그럼 뭐라고 불러요."
    "루넬이라고 불러."
    "루넬...? "



    루넬. 내가 처음으로 만난 사람의 이름이었다. 유쿠, 이엔은 어디 있을까. 한참 상황파악중인것 같은
    루넬누나를 두고 나는 일어나서 주위를 살폈다. 전부다 새하얬다. 어딘가에 출구가 있을 것만 같은데
    출구는 보이질 않는다. 그냥 망망대해에 떨어진 작은 조각배처럼.



    "세츠."
    "...응?"
    "너랑 나랑은, 몇천 년 아니 수천억 년의 텀이 있는 것 같아."
    "...........에?"
    "그러니까 니가 나보다 수천억 살은 더 먹었단 얘기지. 늙었다는."
    ".................."
    "우리 두 사람이 여기 떨어진 이유는 알 수 없지만..봐, 옷차림부터가 확연히 틀리잖아.
    크리시아는 우리 나라에서는 전설로만 여겨지는 나라 이름이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너랑 나는, 너네 세계와 우리 세계의 중간쯤에 있는 어딘가에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힘겹게 루넬누나가 입을 떼고 나자, 나는 더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도저히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난 그냥 루넬누나의 빨간 눈만 쳐다보았다. 아까는 무섭다고만 여겨진 그 눈은 의외로 맑은
    색이었다. 우리 둘만 여기에 떨어졌다는 동질감에, 의지할 사람은 여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어쩌면 내게 도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도- 루넬누나가 먼저 일어나서 손을 내밀었다.


    "우선 일어나자, 여기 있다간 아무 것도 못 할 것 같은 느낌....."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사람이 떨어졌다. 서둘러 그 사람을 살폈다. 저 익숙한 까만 머리칼은
    분명, 분명-


    "세츠?!"


    -----------------------------------------------------------------
    우하하하하하하
    난 몰라요 이 내용 (..)
    우선 주인공 몇명 등장하고 나서 새인물 등장하고
    다음편에는 눈치채신분도 계시겠지만 이엔님이 등장하십니담.

    요번편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댓글 12

  • しずく

    2006.11.19 21:08

    이엔인가 !!
  • Sinbi★

    2006.11.19 21:09

    시즈. 제발부탁인데 넌 코멘트 길게달아주면 안되겠니 ㄱ-
  • しずく

    2006.11.19 21:13

    와아, 루넬누나 짱 무서워. 성격 너무 건방지다. 저 빨간눈, 진짜 무서울거 같아. 저 검은머리 유쿠일리가 없어.
    진정으로 이엔같아. 근데 이엔이 나 못알아보면 어떻하지 ?
    왜 저사람들은 날 못알아보는거야 ?
    인정머리 없는 개같은 사람들같으니라고.
    나 불쌍하지도 않나봐, 난 왜 돌연변이인데?
    로즈 저사람................
    난 왜 돌연변이야, 이시캬.
  • しずく

    2006.11.19 21:13

    만족하니 ^^?
  • Sinbi★

    2006.11.19 21:14

    응, 정말 고마워^^ 앞으로도 쭉 그렇게달아야돼?
  • しずく

    2006.11.19 21:36

    신비 )) 넌 배로 달아야되 ^^?
  • Profile

    [레벨:7]id: 라퀼

    2006.11.19 22:16

    (피식) 이엔군이 세츠?! 라고 했으니까 시야를 알아봤겠지이-
    그런데, 서로 다른 세계가 엇갈리기 시작한건가-
    흐음, 서로 다른 차원이라- 재미있겠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오-
  • [레벨:5]id: 이엔

    2006.11.19 22:33

    이계안으로 사라진 사람이 다시 나타난거군!!!
    음.. 그러니까, 시간의 공간이 뒤틀리거나 뭐
    그런 현상인걸까. [중얼]
    그런데 내가 툭하고 떨어지다니<<<< 정말 웃겼으니까!!
    수고했음, 다음편도 기대하겠음!!!!<
  • [레벨:3]id: 모코나

    2006.11.19 23:41

    와 , 재밌어 ><
    나중에 나도 꼭 등장시켜주는거지 <?
  • 루넬

    2006.11.20 13:09

    아하하하..내,내가 거,건방져?(울먹)
  • [레벨:2]天花검은천사

    2006.11.20 17:38

    위 댓글에서 시즈오빠 ... 왠지 무서워(-_-)
    이계라 -.. 다른 차원~
    재밌겠다 ~ 다음편 기대합니다♡
  • 유쨩〃

    2006.11.20 19:01

    헤에, 유는 정말 혼자 떨어진거였어.......... (버엉)
    그나저나 저거 이엔사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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