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숨막히는 공간 안에...
외로이 붙잡혀 있는 새처럼...
온실 속에서 보호 받는 화초처럼...
있고 싶지 않아...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
사람으로서...
떳떳히 살고 싶어...
하지만...
난 이미 길들여졌어...
혼자 있는 것도...
과잉보호 받는 것도...
물질만능주의에도...
모두에게 길들여 졌어...
난...
난 겨우 장난감에 불과해...
한번 만지고 마는...
한번 꾸며지고 마는...
한번 보여지고 마는...
난 장난감이야...
날 처음으로 따뜻히 안아준 사람...
당신이 날 죽여줘...
내가 죽어...
자유로울 수 있다면...
날 사랑해준...
당신이 날 죽여서...
날 자유롭게 해줘...
내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당신에게 바라는...
소원이야...
날...죽여줘...
자유로워지고 싶어...
어른 세계의 불청객이 되고 싶지 않아...
온실 속 화초가 되고 싶지 않아...
외로움만 아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괴로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난...
모든 것이 싫어...
날...
자유롭게 풀어줘...
날 풀어줄 수 있는 것은...
너 뿐이야...
날...
이 답답한 공간에서 꺼내줘...
차가운 이 공간에서 꺼내줘...
희뿌연 영혼이 되어...
자유로울 수 있게...
날...죽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