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돌아 :: First Story_기억 저편에. #6
  • [레벨:1]id: 레몬양♡
    조회 수: 1276, 2011-08-29 08:56:24(2011-08-26)

  •  #6

     강우는 혜빈의 외침을 무시하고 이야기 했다.


    [풍사와 함께 너의 방으로 가거라.]


    지훈을 볼 수있단 마음에 혜빈은 방을 뛰쳐나갔다.
    그곳엔 지훈이 서있었고, 그 얼굴엔.... 슬픔만이 있었다.


    [지훈아..훈아.. 우리, 얼른 여기서 나가자..응?]

    [유월님.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이제 곧 주군의 비 되실몸 아니십니까.]

    [지훈아....싫어..우리 집으로 돌아가자....]


    지훈은 말없이 곧 혜빈의 방이 될 곳으로 갔고, 혜빈도 지훈에게 딱 붙어 따라갔다.
    도착한 혜빈의 방은 화려한 보석들로 아름답게 장식 되어 있었다.                                       
    지훈은 이곳이 혜빈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런것에 물든 세상 여자들과 다르다.
    하얗고, 깨끗하고,청초하다.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던 지훈은 명령을 듣기 위해 따라온 궁인에게 이야기 했다.


    [이곳을 하얗게 바꾸거라.]

    [네...?]

    [내게 두번 말하게 할 것이냐....]


    싸늘한 지훈의 목소리에 궁인이 당황하여 고개를 조아렸다.


    [죄,죄송합니다.]

    [이런 보석들을 전부 치워버리고, 새하얀 최고급 비단으로 바꾸거라.
    탁자는 가장 질 좋은 오동나무로 만들어야 한다.
     비단은 두번째 비단 상인에게서 사고, 침대는 방의 중앙에 위치하게 할 것이며,
     의자엔 토끼털을 두번 겹쳐 올리거라.]


    혜빈이 낯선곳에서 힘들어 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지시하는 지훈이다.


    [잠자리가 조금만 불편하여도 좀처럼 잠을 못 드시는 분이니, 그분이 잠자리에 드시기 전에
     잠자리를 확인하여라. 확인하였다고 해도  한번 더 확인해야 할 것이다.
     혹시 입에 안맞는 음식을 드시면 그분의 몸이 상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고급스러운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날씨가 건조한 날엔 그분의 약한 살이 틀 수 있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보호해야 하고, 발 밑에 떨어진 티끌 하나라도 그분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으니 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과보호를 할 수록 더 약해진다 하지만, 약해질수록 더 큰 보호를 해야 하는 분이다. 그 분은 그런 보호를 받을 자격이 있다.
     알겠느냐?]


    지훈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뼈를 깎는 고통이 담겨 있단 걸 모르는 궁인은 연신 고개를 조아리고 돌아갔다.
    지훈은 방에 들어가 있는 혜빈을 불렀다.


    [유월님. 곧 궁인이 이곳을 꾸미러 올 것입니다. 그동안 잠시 저랑 산책이라도 하시죠.]


    혜빈은 방에서 뛰쳐나와 지훈에게 안겼다.


    [지훈아..나한테 이러지마, 응? 빈아 하고 불러줘..그런이름 싫어..]

    [안..됩니다. 유월님. 이제 이런 행동은 삼가셔야 합니다. 나가시죠.]


    빠르게 내뱉고 지훈은 혜빈의 뒤에서 걸었다.
    지훈은 당장이라도 혜빈을 부여잡고, 끌어안아 입맞추며, 어찌 이곳에 들어왔느냐,
    어서 나와 함께 나가자 하고 그녀를 데려가고 싶었다.
    하지만,이제 그럴 수 없게 되었다.
    혜빈이란 이름도 입에 담을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은 죄가 되는 것 이니까.

    유월님....이제 전 당신을 안을수도, 당신의 이름을 부를 수도 없습니다.
    백년이 지나고, 천년이 지나도 당신을 사랑하는 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점점 더 커지겠지요.
    하지만, 유월님과 전 이제 이어질 수 없으니 마음 한 구석에만 숨겨 두겠습니다.
    그리고 죽는 날 까지 그 마음을 가져가겠습니다.
    유월님. 제 몸과 마음을 다해 당신을 지키기로 약속하겠습니다.


    혜빈을 얻었단 생각에 미소를 짓고 있던 강우는 다시 궁인을 불렀다.


    [현(炫)을 데려오거라.]


    곧이어 아름다운 외모의 현이 들어왔다.
    그녀의 아명은 시연이었는데, 12살의 어린 나이에 그 뛰어난 미색을 자랑하여
    왕의 궁녀로 발탁되었다
    왕의 사랑을 받아 꽤 높은 자리까지 올라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처음 들어왔을 때와
    같은 겸손함을 보였다.
    그래서 많은 궁녀들이 그녀를 존경했다.
    요즘 시연이 왕의 비가 될 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시연은 자랑하지 않고 평소처럼 조용히 행동했을 뿐이다.


    [현아. 아까 나간 하얀 소녀를 보았느냐.]

    [네. 참으로 아름다우신 분이었습니다.]

    [그 소녀를 나의 비로 삼기로 했다.]

    [.........네....?...아... 네에....]


    시연은 강우를 처음 봤을 때 부터 사랑했다.
    이런 마음 가지면 안된다고 자신을 수도 없이 질책했지만, 사랑의 감정이 점차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현아. 그 아이는 유월이라고 한다. 네가  그 녀의 옆방에 머물며 그녀를 보살폈으면 한다.]

    [네, 폐하. 그리하겠습니다..]


    시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 쳐 방에서 나왔다.
    주저앉아 버릴 것만 같아 벽에 기대어 섰다.

    어찌 저에게 그런 가혹한 짓을 하시는 겁니까..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모르시겠지요.
    하지만 당신의 명령이니 전 따르겠습니다..
    혹여 제 심장이 아픔을 못 이기고 찢어진다 해도, 전 기쁜마음으로.. 당신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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