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을 돌아 :: First Story_기억 저편에. #2
  • [레벨:1]id: 레몬양♡
    조회 수: 1102, 2011-08-19 16:31:20(2011-08-18)

  •  #2

    혜빈은 하루 내내 지훈과 과거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놀았다.


    [아..놀다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네..]

    [빈아, 내일과 모레는 주군께서 날 부르셔서 하루종일 집에없을거야..]

    [그래....?]


    지훈이 없다.
    그런 생각만 하면 혜빈은 가슴이 아파와 숨을 쉬기 힘들어진다.


    [괜찮아, 내일은 내 둘도없는 친구인 성민이가 올거야. 그애는 왕족이야. 주군의 친척동생이지.]

    [음..성민인 날 알아?]

    [당연하지, 너희 둘이 무척 친했어. 그녀석이 와서 너와 있어줄거야. 자, 이제 자야지.]

    [응~]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하는 혜빈이 미치도록 사랑스러워 지훈은 허리를 굽혀 혜빈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지훈과 꼭 끌어안고 누워있던 혜빈은 박하향이 가까이서 느껴지자 졸음이 밀려오는걸 느꼈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자꾸 불안한걸까...
    사랑하는 지훈을 잃을것만 같아 걱정이 된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뜬 혜빈은 두리번거리다 지훈이 옆에없어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왕을 만나러 갔단 걸 기억해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배가 고파 옷매무새를 대충 정리하고 방에서 나가려던 혜빈은 방으로 들어온 남자와 부딪혔다.
    남자는 비틀거리던 혜빈의 하얗고 가느다란 팔목을 잡아주었다.


    [이혜빈..! 정신차려야지.. 맞다, 지훈이가 너 기억 잃었다고 했지...? 흠흠. 인사할게. 난 정성민이야. 호는 운사(雲師)이고.]


    그가 장난스레 허리를 굽혀 인사하자 혜빈도 어설프게 허리를 굽혔다.


    [운사..? 호..? 으음...지훈이의 호는 뭐야??]

    [그녀석은 풍사(風師).]


    확실히..지훈이 웃을때면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는 듯 했다.


    [저기...성민아, 나 배고파..]

    [아, 부엌에 밥이 있을거야. 기다려, 내가 가져올게.]


    성민이 나가고  혜빈은 천천히 방을 정리했다.
    그러다 침대 옆의 하얀 쪽지를 발견했다.
    자신에게 쓴 것만 같아 펼쳐 본 혜빈은 얼어붙었다.
    지훈의 곧은 성품을 말해주듯, 또박또박하게 적힌 수많은 글자들.
    하지만... 도대체 어느 시대 글자인지 모를 한자들.
    읽으려고 해도 읽을 수가 없다
    혜빈은 한숨을 쉬곤 침대에 걸터앉았다.


    [지훈인..잘하고 있겠지..? 보고...싶다...]


    그때 성민이 밥상을 차려서 방으로 가져왔다.


    [지훈이가 음식 다 해놓구 갔더라.. 쳇, 나한테도 한번 이렇게 해주지..]

    [아, 성민아. 이것좀 읽어줘. 지훈이가 써주고 갔는데 무슨 글자인지 모르겠어서..]



    혜빈에게서 종이를 받아 들고 눈으로 훑어내려가던 성민의 표정이 눈에띄게 굳어갔다.


    [지금...나보고 이걸 읽으란거야...?]

    [응. 얼른읽어봐.]


    혜빈이 채근하자 성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곤 딱딱한 목소리로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나의 빈아.
    오늘 내내 너를 볼 수 없단 사실이 너무 마음아프다.
    널 깨워서 별빛을 담은 듯한 너의 맑은 눈동자를 보고 싶지만 그건 신이 선사한 아름다움을
    부숴버리는 일인 것만 같아 잠든 널 보고만 간다.
    니가 기억을 잃은 후로 널 안을 수 없어 괴롭지만, 참을 수 있어.
    그런 걸 하지 않아도 우리의 사랑은 변하지 않으니까.
    니가 없는 오늘하루동안 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듯이 널 갈급하게 그릴거야.
    너의 하얀 살결이 눈앞에 어른거려 제대로 일을 할 수있을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정말 사랑한다..빈아.-


    [정,정말.. 그런 내용이야...?///]

    [으휴....그녀석, 다른 사람들에겐 가차없으면서 너에게만은....]

    [헤헤.. 기분좋다.. 아, 나랑 지훈인 어떻게 만난거야? 궁금해.]

    [그녀석이 얘기 안했냐? 무지 재미있었지.]



    2년 전.
    지훈과 성민은 왕과 함께 백운국의 정치에 대해 의논한 후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때 몇 미터쯤 떨어진 곳에 남자 몇명과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가 실랑이를 하고 있었다.


    [왜 밤늦게 돌아다니는 거야, 우리랑 가자니까? 유곽에서 일하는 것 보다 몇배는 더 잘해줄수있어!]

    [이거 놓으라고!]


    나라에서 일어나는 안좋은 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지훈은 그들에게 다가갔다.


    [뭣들 하는 짓이냐. 여자를 희롱하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나라의 기강을 어지럽히는 자들은 용서하지 않는다.
     당장 여자를 놔주어라.]


    지훈이 누구인지 아는 그들은 연신 죄송하다고 하며 급히 도망갔다.
    여자는 고개를 숙이고 훌쩍거리고 있었다.
    지훈이 여자에게 다가가 한마디 했다.
    그 당시의 그는 친구인 성민과 주군 외에는 누구에게도 따뜻하지 않았다.
    하물며 밤늦게 돌아다니는 여자에게 그가 따뜻한 말을 해줄 리 만무했다.


    [아무리 유곽에서 일하는 여자라고 해도 밤 늦게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그때 울고있던 그녀가 고개를 반짝 들고 소리치며 지훈의 멱살을 잡았다.


    [난 유곽에서 일하지 않아! 집에 돈이없어서 내가 돈을 벌어야 한단말야!!
     그러려면 밤에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잖아! 당신의 도움따위 필요없었다구!!]


    맑고 청량한 그녀의 목소리가 밤하늘을 채웠다.
    자신의 멱살을 잡고있는 그녀를 지훈은 신기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성민은 누구에게나 차갑고 냉정한 지훈이 그녀를 베어버리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것은 그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지훈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이름이 무엇이냐..]

    [혜빈..내이름은 이혜빈이야.]

    [날위해...일해볼래..?]


    그때 그의 목소리는 봄햇살처럼 따뜻하고 다정했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던 지훈이 혜빈으로 인해 마음을 연 것이다.


    [뭐...그렇게 된 거지. 지훈일 니가 변화시킨거야. 존경한다 이혜빈.. 후후..]

    [근데 지훈인 대체 어떤 사람인거야..?

    [지훈이는, 백운국의 성장을 이룬 일등공신이지. 사람들은 주군보단 지훈이를 더 따를걸?]

    [하극상이네...]

    [아, 혜빈! 우리 밖에 나갈까? 시장에 가자!]

    [시장? 너 장 볼 일 있어?]

    [야야, 나 이래뵈도 왕족이다. 시장 볼 필요없잖아. 전에 니가 단도 갖고싶다고 했잖아. 그거 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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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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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7]id: 라퀼

    2011.08.19 16:31

    오, 지훈쪽이 전생의 인연일거라 생각했는데 허를 찔렸네요 (웃음)
    강우가 전생의 기억이군요 :)
    임시저장 해두셨었나봐요<< 갑자기 글이 생겨나서 깜짝 놀랐네요 :9
    펴..편지가.. 음.. 큼큼.. 굉장히 ..//ㅅ/// 오글오글 >ㅁ<!!
    랄까, 하극상은 때때로 본의아니게 위험을 부르기마련이죠- ^^
    오늘도 잘보고 갑니다 ~ >ㅅ<!! 랄까.. 펴..편하게 ..퀼언니라고 부르셔도.. +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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