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ecret-Key [10화]
  • 조회 수: 588, 2008-02-06 04:16:36(2006-07-17)
  • Secret-Key[비밀의 열쇠]

    제 10화

             사라져버린 아이들



    "....아."

    짤막하게 중얼거린 소녀의 무표정에 조금 화색이 감돌았다.
    와작와작, 비스킷을 갉아먹던 것을 멈추고 입에 문 체로 싱긋 상큼한 미소를 짓는다.
    뭔가… [재밌어뵈는 것]을 찾았나싶다.

    "와아, 이거 멋진데?"

    아까 비스킷을 먹던 것을 멈춤과 동시에 멈췄던 손이 빠르게 키보드 위를 날았다.
    흰 화면을 수놓아가는 검은 글자들. 타악,하고 끝을 고하듯 엔터를 지긋이 누른다.
    삑-하는 기계음과 함께 화면이 검게 되버리더니 복잡한 공식같은 것이 모니터를 가득 메운다.
    소녀의 미소가 한층 더 짙어진 느낌이 든다.

    "헤에- 과연, [도서관]이라는 건가? …하지만, 이런 걸로는 날 막진못해- 쿄우♡"

    소녀는 묘하게 순진한 표정으로 비스킷을 갉아먹으며 손으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에에, 비온다아-…"
    "응? 이번 일기예보에 비온다는 소리는 없었는데?"

    키위는 입에 칫솔을 문 체로 중얼거렸고, 그의 대답은 젖은 머리를 말리던 가리가 했다.
    비라... 음, 쿠로가 책에 맞아서[라고 굳게 믿고있는 키위] 변해버린지 겨우 하루가 지났다.
    하루하고도 몇시간. 다음날 밤- 인데 그동안 일어났던 일은 정말 오랜시간 같았다.
    …그야, 항상 함께였으니까 더욱 더 길게 느껴진 걸 수도. 문득 키위가 가리를 본다.

    "우어? 가리, 왜이리 쪼그라[?]들었어어~ㅇㅅㅇ[갸웃]?"
    "…당연하지! 내 시간이 끝나버렸으니까. 이건 내가 일을 마치는 시간에 딱맞춰져 원래대로 돌아오는 거니까."

    가리의 설명에 곰곰히 듣고있던 키위가 침묵을 지켰다.
    그리고, 곧 말하길.

    "우에에~ 그랬던가아ㅇㅂㅇ[헤실헤실]~"
    "너말야, 네가 만들어준 약때문에 이렇게 되었건만 당사자는 기억 못하는거냐...;;"

    키위 동갑내기로 줄어든 가리가 연신 땀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그에 키위는 계속 [우어?? 우어어??]그러면서 기억안난다는 듯, 고개만 까딱거리고 있었다.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한 빗줄기는 시원한 소리를 내면서 쏟아지고 있었다.

    "비…"
    "응?"
    "평소라면 쿠쨩이 바람 점으로 미리 알려줬을텐데에...[머엉]"
    "아, 맞어. 쿠로녀석 그게 특기였었지."

    가리도 생각났다는 듯 키위의 옆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다.
    수건은 저쪽으로 던져버리고서 잠시 멈칫,하다가 키위를 토닥거린다.

    "그렇게 걱정되면, 가보는게 어떨까."
    "우? 그치만... 또 쿄우가 화내면 어떻해...?"
    "쿄우녀석이, 쿠로의 방으로 가지말라는 소리는 안했잖아."

    잠시 침묵- 곧 둘은 동시에 씨익 웃었다.
    쿄우의 실수에 둘은 마냥 기분이 좋았으니까-_-;;

    "응응, 가지말란 소리는 안했지이~?"
    "그럼그럼!! 우리는 쿄우의 말을 안듣는 건 아니라구~"

    키위는 양치하다말고 쪽쪽빨고있던[...] 칫솔을 빼내며 싱긋 웃었고,
    가리도 키위를 보며 싱긋 웃었다.
    의외로 죽이 잘맞는 콤비가 여기에도 또 하나-



    삐꺽.

    문여는 소리와함께 그 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어둠.
    키위가 더듬더듬 스위치를 찾아 올리자, 쿠로답다고 해야할지, 아니라고 해야할지.
    의외로 간소하게 검은 고양이 인형이 두개, 이부자리가 하나, 의자가 하나였다.

    "허어? 쿠로녀석 의외로 깔끔하잖아?"
    "그나마 인형은 쿄우랑 내가 선물로 해준거야아..ㅇㅅㅇ."
    "거참, 알록달록 정신없을 줄 알았는데."

    조심조심 들어간 키위가 이부자리를 살폈다.
    약간의 온기가 남아있는 걸 봐서는 방금전까지도 이 곳에 누워있었나싶다.
    가리도 다가와 살펴보더니 한숨을 내쉰다.

    "벌써 깨어나서 쿄우랑 면담이라도 하고있나본데?"
    "으응. 그런가봐... 쪼금 늦어버렸지만... 헤헷, 깨어났음 됐지, 뭐어~"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고, 가리와 키위는 슬그머니 방을 나섰다.



    "너답지않게 왜그러냐?"
    "우웅?"

    가리의 물음에 딴 생각에 잠겨있던 키위가 고개를 들곤 물었다.
    가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을 이었다.

    "뭐... 급하다고 해야하나. 너, 무진장 긴장되있는 것 같아."
    "...에, 실은 비와서 그래~ 나 비오면 막 잊어먹어버려서."
    "아, 예전에 말했던 비 징크스?"

    가리의 장난스런 말에 키위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푸핫, 하고 웃음을 내뱉은 가리가 말했다.

    "참나- 그 정도로 왜그래? 죽는 것도 아니잖아."
    "그건 그렇지만..."

    왠지 추욱,하고 힘없이 고개를 숙이는 키위의 머리를 쓰다듬은 후, 앞서 걸어가는 가리였다.
    그리고 그런 가리의 뒤에서 키위가 씁쓸히 웃으며 중얼거렸다.

    "...왠지, 쿠쨩을 꼭 봐야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리고 퍼뜩 정신을 차리더니, 먼저 가버린 가리를 쫓아 키위도 걸음을 빨리했다.



    "가리 너무해!!! 흐에에엥~"

    ...어두운 도서관의 복도에서 울려오는 키위의 울음소리였다. '또' 넘어졌나보다.
    이제 세기도 귀찮다. 뛰지도 않고 걸어가는데, 그 것도 평평한 복도에서 넘어지는게 몇번인가.
    울어봐야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아는 키위는 금방 울음을 뚝 그쳤다.
    [사실 울음소리를 듣고 쿄우라도 나왔다간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훌쩍훌쩍... 가리 미워. 흐엥."

    ...연신 눈물을 닦으며 훌쩍이며 걸어간다.
    ...하기야 키위는 도서관에 머무른지 꽤나 지났으면서도 여직까지도 도서관의 지리를 못 외웠다.
    대체 같은 곳을 몇번 도는건지. 내가 센 것만 해도 다섯번인데...

    "....흐엥. 쿄우 부르고 싶은데 들켰다간 죽을지도 모르구..."

    창문을 슬쩍 바라보자 번쩍, 하고 타이밍좋게 번개가 내리친다-_-;;
    흠칫 놀란 키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털썩 주저앉아 소리죽여 울기시작했다.

    "흐에에엥.... 가리이이이~ 쿠로오오오~ 누구든 좋으니까 나 좀 데려가줘어어어~"

    -사박. 그 때, 키위의 귀로 들려온 작은 발걸음 소리에 키위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키위의 앞에는 웬 고양이가 얌전히 앉아 키위를 바라보고 있었다.

    "....괭이다아."
    "……."

    ...고양이는 고양이답지않게 울지않고, 다만 까만 눈동자로 키위를 바라보기만 했다.
    도서관 안에서 고양이는 처음보는지라, 키위는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다.
    얌전히 있나 싶더니 키위의 손이 가까워지자 일어서더니 피한다.

    "...우우? 괭이야아, 키위는 나쁜 짓 안해에. 그냥 외로워서 그래..
    우웅, 키위버리고 간 가리 때문에 외로워서. 그니까, 그니까아- 괭이야, 키위랑 있어줘. 응?"

    거의 애원조다. 고양이는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타닥, 하고 좀 더 멀어졌다.
    키위가 일어나서 고양이를 따라가면서 중얼거렸다.

    "고양아아~ 고양아아아~ 가지마아. 키위랑 있어줘... 응?"
    "……."

    잠시 멈칫하더니 키위를 바라본다. 키위가 환하게 웃어주자, 고양이가 움찔한다.
    그러고선 재빨리 고개를 돌리더니 복도를 질주하기 시작한다.
    멍하니 있던 키위가, 번쩍- 하고 또다시 번개가 치자 우에에에- 하면서 고양이가 간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사라졌다.



    "....쿠로가 없어져?"
    "그래. 여기있나해서 와봤더니 역시나 없네..."

    아침 일찍 찾아온 쿄우의 모습에, 밤의 산책을 들킨 줄 알고 기겁을 했던 가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보니 키위도 돌아오지않았었지. 그럼 둘이서 나가기라도 한 건가?

    "…키위도 오지않았다고?"
    "엑?!!! 아, 아아.. 그래. 어젯밤에 쿠로녀석 볼려고 나갔었..."
    "....나왔었구나."

    ...흠칫. 제 입으로 다 불어버리다니...!!! 가리는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쿄우의 눈치를 살폈다.
    그러나 쿄우는, 가리의 행동에도 불구하고 생각에 빠져있었다.
    그러더니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도서관 그 어느 곳에도 둘의 기운이 잡히질않아."
    "뭐어?.. 그럼 나갔다는 소리야? 하지만 밤에는 도서관 주위에 결계가 생기잖아??"
    "그래. 들어오지도 못하고... …나가지도 못하지. 그 누구라도."

    귀중한 책 -걔 중엔 세계를 멸망시킬 만한 것도 있다- 들이 있는 만큼, 경비는 철저했다.
    그런데, 밤 사이에 쿠로와 키위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증발한 것처럼.
    증거도 없이, 빗방울과 함께 사라져버린 거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가리!!!"
    "넵!!!!"

    바짝 긴장한 가리의 모습은 웃음이 나와도 이상하지않은 모습이였지만,
    연신 무표정으로 쿄우는 나즈막히 말했다.

    "한번 더 아일이랑 카이에게 가봐야겠어. 같이 가자."

    ...안가면 안되나요?
    가리는 등 뒤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속으로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이게 뭐지... [버엉]

    쿄우우우... 미안해에에에에....-ㅅ-;;

댓글 10

  • [레벨:24]id: Kyo™

    2006.07.18 01:05

    쿠쨩!
    역시 넌 천재인거야!!
    그냥 이 길로 자리 잡아라!!
    보면서, 왜 이렇게 웃음이 나는 지 몰라!
    너무 재밌어!! +ㅁ+)
    나보단 역시, 쿠쨩이 이 길로 자리 잡는게 나을 것 같아!
  • [레벨:8]id: 키위

    2006.07.18 19:40

    와아아'ㅁ'
    그 괭이가 쿠쨩이랑 나[으응?]유괴해간거야?!!<-
  • 까망네코

    2006.07.18 23:16

    쿄쨩 :)) ....너한테 그런 말 들으면 웬지 위로받는 기분이야. 흐어어엉...ㅠ;;
    그런 실력으로 쿠로한테 그런 말 하면 안된다구, 쿄쨩ㅇㅂㅇ
    키위 :)) ...괭이는 그냥 키위가 데려가달라고 해서 데려간거야. 키위가 따라갔는 걸ㅇㅂㅇ
    힌트랄까, 쿠로의 방의 검은 고양이 인형은 총 세.개.였어ㅇㅅㅇ
  • [레벨:8]id: 키위

    2006.07.19 09:14

    에헤...그럼 그 괭이 결국 인형이란 소리네?<-헛소리 하지마
  • 히루z

    2006.07.19 15:23

    대따 오랫만 ㄱ- !!!!
    더 올려[씨익]
  • [레벨:24]id: Kyo™

    2006.07.19 16:01

    세츠) Sorry, 다음은 내차례야 ㄱ- (도주)
  • [레벨:6]id: 치아키[ちあき]

    2006.07.19 20:32

    재미이있어어어!!
    쿄우언니 차ㄹㅖ구나아~
    유후~ 기대할께에
  • 까망네코

    2006.07.19 23:47

    키위 :)) 뭐, 그렇게 되지ㅇㅂㅇ.
    히쨩 :)) ....역시 독촉대마왕!!![뭔소리냐] 하지만 오랫만. [부비적]<-
    쿄우 :)) 미안, 쿄우. 나랑 릴레이하느라 힘들지...ㅠ?[글썽]
    치아키 :)) 헉, 치아키까지 보게되면 나 면상이 팔리는데!![...언어순환?]
  • [레벨:24]id: Kyo™

    2006.07.20 11:10

    아냐! 그저... 귀차니즘이 또 발동했어... (크어)
    아이디어도 안 떠오른다 =_= <-?!
  • 까망네코

    2006.07.20 16:36

    쿄우 :)) 뭐, 그게 인생의 묘미지, 뭐어.[무슨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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