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피스] 벚꽃이 지면... 8.
  • 조회 수: 953, 2008-02-10 14:49:28(2003-08-24)
  • 새벽이 동 터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가늘게 뜬 눈꺼풀 사이로 햇살이 강하게 비추어 들어왔다.

    꿈적도 하지 않는 나에게 가끔씩 갈매기가 다가와 몇 번 내려앉다가

    다시 어딘 가로 날아가곤 했다.

    그리고.. 곧 시끄러운 해적선장과 종알대는 병아리 붕어 입 녀석이 깨어날 시간이었다.

    .
    .
    “후아암.. 잘 잤다~”

    오늘은 루피가 먼저 문을 박차고 나왔다.

    왠일로 늦잠을 안자고 제일 먼저 일어나다니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다.

    “우웅~”

    뒤이어 기지개를 키며 나오는 나미가 있었다.

    저 쪽 구석진 사이로 우솝의 뒷모습이 보인다.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엇. 조로?!”

    “………..”

    이제서야 날 발견한 듯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루피와 나미가 날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너도 일찍 일어났…. …. 혹시 또 잠 안잔 거야?”

    “..후자쪽에 속하지.”

    “…………….”

    내 대답을 듣고 나미가 곤란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뭐 그럴만도 했다. 난 전혀 내색하지 않지만..

    어쨌든 간에 같은 배에 탄 선원이니까 특히나 평소엔 아는 척도 안 하면서

    이럴 때면 걱정을 수두룩하게 하는 나미의 성격이라면 참견 안할리가 없었다.

    벌써..눈치 채지 못하는 새에 난 잠을 자지 않고 있었다.

    아니 ..못한다는 표현이 오히려 맞을 것이다.

    억지로 잠을 자려고 침대에 누워도 잠은 오지 않았다.

    수면제를 먹어봐도 효과가 없었다.

    이런 건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나 자신도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그대로 포기해버리고 잠을 자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몸이 안좋을 수도 있으니까 오늘 마을에 도착하면 바로 병원쪽으로 가봐.”

    “…병원?.. 난 괜찮..”

    “잔말말고 가보라니까! 너마저 쓰러지면 곤란하니까!”

    “……………..”

    ‘너마저’… 그건 상디를 가르 키는 말 이었다.

    녀석은 아직까지도 깨어나지 못했다. 대체 왜 인가.

    의사에게 데려가 본적은 있었으나 신체적 결함의 문제 때문에 깨어나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대체 왜 안 깨어나는 건지..

    왜 그 푸른 눈동자가 열리지 않는 건지..

    마음의 상처가 쑤시고 쑤셔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나보다도 그 녀석은 더욱 고통스럽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 깨어나지 않는 그 녀석을 증오 할 수도 … 없었다.

    “알았다고.. 가면 될 거 아냐. 마을에 도착하면.. “

    “…………….”

    나미는 깊게 한숨을 쉬더니 루피를 데리고 부엌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몇분 후 우솝이 깨어나서 기지개를 피고 방에서 나왔다.

    나도 찌뿌둥한 몸을 좌 우로 움직이며 부엌으로 들어섰고

    이젠 익숙해질 만한 풍경을 보았다.

    그 녀석이 없기 때문에 텅 빈 부엌대기..

    어쩔 수 없이 루피와 나미가 나서서 요리를 시작했다.

    처음엔 맛도 없었고 자꾸만 그 녀석의 요리와 비교하게만 되서.. 무슨 맛인지

    씹기도 귀찮았다.

    하지만 역시 배는 고프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먹게는 됐지만..

    몇 일이 지난 후 요리솜씨가 그래도 썩 괜찮아져서 요즘은 먹을 만 할 정도가 되 있었다.

    오늘도 달그락거리는 수저의 소리와 함께 수프를 떠먹고 빵을 뜯고 그렇게 아침을 챙겨먹었다.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마을에 가까이 왔다는 증거였다.

    “자! 내릴 준비 하자!”

    루피의 목소리가 신나게 울렸고 난 .. 나미의 눈초림과 함께

    배에서 내려 병원쪽으로 향했다.

    이 마을은 요즘 들어 들린 마을 중에서 가장 큰 편에 속하는 마을이었다.

    사람들이 어딜 가나 북적거렸고 축제분위기처럼 시끄러웠다.

    그만큼 .. 마을은 평화로웠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풍경이었다.

    고개를 숙이고 계속해서 걸어갔다. 자꾸만 울분이 솟아 지금 당장 이 거리에서 검을 뽑아 들고

    휘두르고 싶은 지경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아 하아..”

    병원을 찾아 무작정 걸어 다녀 보았지만 정작 찾는 병원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기분이 상했다.

    “..제길..”

    짜증 섞인 말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없는 조용한 골목길에 들어가 벽에 기댄 후

    하늘을 바라보았다.

    한바탕 쏟아질 것 같은 비구름이었다.

    “..돌아가야겠군.”

    비에 젖으면 여러 가지로 귀찮기에 돌아서려 뛸 자세를 취했다.

    “여어. 검사형씨. 어딜 가시나?”

    “…………….”

    비꼬는 듯한 말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예상대로 불량배 5명정도가

    버티고 서있었다.

    “어딜 가냐 니까? 뭐야 겁먹어서 말도 안 나오나 보지?”

    “킥킥. 검을 3개나 들고 다니면서 순 겁쟁이 아냐.”

    “………………”

    녀석들의 비꼬는 말투에 미간이 찌뿌러 졌고

    재빠르게 검을 하나 빼 휘두르고 그 중 한 녀석의 다리를 그었다.

    “으앗!! 저 자식!!”

    “야! 덤벼!! 맛을 보여주자!”

    빗줄기가 한 방울 떨어져 내 콧등에 닿았다.

    순간 입꼬리가 미세하게 움직이며 웃음이 번져갔다.

    그냥 도망갔다면 냅뒀을텐데..

    너희들도 불쌍한 녀석들이다.

    자신의 처지를 모르는…

    하지만 이게 더 다행이었다.

    어딘 가로 내보낼 구멍이 필요했으니까

    미칠 것 같은 욕망과 더러움 죄책감에 시달려서 말이다.

    녀석들이 코앞까지 달려왔고

    나머지 두개의 검을 빼 들었다.

    곧 이어 빗줄기가 강하게 쏟아지기 시작했고

    내 주위에 빗줄기는 붉게 변해있었다.

    내 주변엔 아까의 녀석들이 대량의 피를 쏟아내고 쓰러져 있었다.

    “후우…”

    내 옷에도 잔뜩 녀석들의 피가 묻어 있었다.

    ..쿡. 녀석들이 보면 화내겠군..

    맨먼저 나미가 .. 그 다음은 루피..우솝..

    “이야아아압!!!!!”

    “?!”

    검사로써 최악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싸움중에 정신을 팔다니…. 쓰러져있는 녀석들이 몇 명인지 미처 세지 않았다.

    다행히 재빨리 뒤를 돌아 녀석을 벤 후 였지만..

    이미 나한텐 최악의 실수를 증명이라도 하듯 기다란 칼이 팔 한쪽을 꿰뚫고 있었다.

    “읏…”

    힘겹게 팔에 꽂힌 칼을 빼내자 상처부위에서 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고

    강해지는 빗줄기 속에서 상처가 더욱 따끔거렸다.

    어느새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돌아가야지..”

    아픈 팔의 상처를 움켜쥐며 전력으로 항구쪽을 향해 뛰었다.




    +++

    8편끝입니다^^..졸다가 일어나서 쓰네요;;
    덕분에 너무 피곤한 심정으로 글을 썻더니..
    뭔가 어색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으음..그래도 재미있게 읽어주셨기 바라고요..
    담편기대해주세요..^^
    즐거운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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