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에 있고 싶어 1 - 5
  • 조회 수: 1002, 2008-02-10 14:49:18(2003-04-26)
  • '나가고 싶어......'

    항상 말한다.... 이 곳에서 나가고 싶다고..... 하지만.. 아무리 기원해도 이루어진적은 한번도 없었다.
    두꺼운 쇠같은 걸로 된 듯한.. 창살은 어두컴컴한 동굴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굳게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손목에는 굵은 쇠사슬... 이 모든 것이 싫다.
    여기서 나갈수 있다면 무슨 짓 이든 할텐데..... 이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는다..... 단 하나 머릿속에 남는 것은..

    '......자유......'

    오늘도 그렇게 하루가 지났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저 멍하니 창살밖의 푸른 하늘을
    바라보았다.. 오늘은.. 날씨가 푸르다.. 난 이런날씨가 싫다.
    아예.. 새까맣고.. 시끄러운 천둥소리의 하늘이라면.. 바깥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지 않을것이고..
    나가고 싶지 않아질텐데... 이렇게 맑고 구름이 둥둥 떠있는
    푸른 하늘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정말 심장이 머물고 있을까 조차 궁금해지는.. 차가운 가슴을 움켜지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욕구를 계속 억누른다. 몇천년간 손질하지 않은 머리는
    여기저기 엉켜서 풀려져 있었고.. 금빛 눈동자는 물기조차 머금지 않은채 차갑디 차가운
    느낌을 주며.. 그저 인형처럼 떠져 있을 뿐이었다.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한 것일까....
    왜 이런곳에 갇혀져 있어야 하는 걸까..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다.. 깊게 생각하려하면 머리가 아파온다..
    고통.. 괴로움.. 증오..

    나가고 싶어.......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

    짹짹..

    "아.."

    갑자기 들리는 맑고.. 동굴안에 울려퍼지는 목소리..무슨 소릴까..
    처음듣는 소리에 천천히 바닥을 향해 있던 눈길을 올려보았다.
    ...철장밖에는 샛노란빛을 띤 새가 있었다. 눈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날 발견한 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삐삐거리는 소리를 내며
    가볍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
    이게 얼마만에 웃음인가...... 아니.. 내가 웃음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던가..?

    짹짹..

    다시 가볍게 울어제끼는 새를 발견하곤.. 난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무서워하지 않도록.. 조심히.. 손을 바닥에 내려놓았고 가볍게 손짓을 하였다.
    계속 심장이 뛰었다. 꼭 무언가로 두드리는 것처럼 쿵쾅거리며 뛰었다.

    짹짹..

    다시 한번 새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점점 창살안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내 손에 가볍게 날개를 갖다 대었다. 부드럽다.. 감촉이 좋았다..
    노랑빛의 깨끗한 새가 내 더러운 손에 자신의 몸을 부드럽게 비비고 있었다.
    난 조금씩.. 살며시 손을 들어.. 새가 올라와 앉아있는 내 손을 들어..
    얼굴가까이에 들여댔다..
    새는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짹짹거리더니
    뽀죡한 부리로 내 코를 가볍게 쪼았다.

    "아야.."

    짹짹..

    새는 즐겁게 웃는 듯..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춤을 추었고..
    나도 흥에 겨워 그 장단에 맞추었다. 기분이 좋았다..
    저절로 입이 벌어졌고.. 입에서는 즐거운 듯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
    .
    .
    .
    .
    .
    밝은 빛이 눈을 찔렀다..

    "우웅..."

    찌뿌둥한 몸을 기지개하듯이 쭈욱 피며 피곤을 풀었고..
    여느때처럼 그 자리에 앉아있을 새를 보았다.
    .
    .
    .
    .
    새는 있었다. 아주 가만히.. 가끔식 불어오는 바람에
    조그만 깃털이 흔들리는 거 빼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매일매일 들려주던
    부드럽고 아름다운 목소리도 들려주지 않았다.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조금씩 창살밖으로 손을 내밀었다.
    닿지 않는다..... 어깨가 끊어지게 아프도록 손을 내밀어 보았다.
    기다란 손톱이 닿을랑 말랑 했을뿐 결국 닿지 않았다.

    '짹짹..'

    어제까지만 해도 즐겁게 울어주던 새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쳤다.
    그리고..
    천천히 뺨을 타고 하얀 액체가 흘렀다.
    액체는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눈을 따라.. 뺨을 따라..
    동굴 바닥에 떨어졌고..

    동굴에 갇힌 후.. 처음으로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꼇고..
    눈물이라는 액체를 알았다..
    .
    .
    .
    .
    쾅 .. !!

    "으앗..?"

    갑자기 들리는 쇠와 쇠가 부딧히는 소리..
    새가 죽은후로 계속해서 잠만 잤다. 죽어있는 새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였지만
    또다시 눈물이라는 액체가 흘러나와서 내 마음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싫었다. 그러다.. 시끄러운 소리에 저절로 눈을 떼게 되었다.
    가만히 졸린눈을 비비며 위를 바라보자...

    지금까지 바왔던 어떤 푸른하늘의 태양빛도.. 이에 당하지 못했다.
    금빛머리카락.. 싸늘하고 냉정하게 보여도.. 다정해보이는.. 깊은 눈동자..
    창살바로 앞에 사람이 서있었다.

    중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차가운 눈동자로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창백한 입술이 조금씩 움직이며 말을 했다.

    "시끄럽잖아. 이 원숭이 자식."
    "...에..?"

    차가운 눈동자는 계속 나를 바라보았고
    어느 순간... 눈부신 사람의 발근처에 있을 듯한 새의 시체는 보이지 않았다..
    천천히 그가 손을 내미는 순간.. 조금씩 망설이며..
    나와는 반대로.. 밝고 하얀 손을 잡았다.

    그 순간.. 손에 굵게 몇억년이라도 묶여 있을 듯한
    쇠사슬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루로 변해 바닥에
    녹슨 쇠냄새를 풍기며 흩어졌다..

    그리고.. 잡은 손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는 날 향해..
    그 사람이 다시 말을 이었다.

    "가자."

    아주 짧고 냉정했지만,
    난 망설이지 않았다..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았다.

    날 꺼내준 눈부신 사람..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그 반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곁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감돌았다.

    그렇게 잡생각에 빠져있다가.. 점점 멀어지는 그를
    발견하곤 서둘러 항상 앉아만 있던 다리를 움직여..
    일어서서 뛰어갔다.



    "이봐!! 빨랑 따라오지 못해!!"
    "아..으응;"
    "생긴건 원숭이인 녀석이 행동은 굼벵이 보다 못하다니.."
    "뭐..뭐야!"
    "내가 틀린말 했냐?"
    "............"

    그를 따라 걸은지 이제 한시간은 된것같았다.
    그런데................................... 저 옷 차림은.. 아무리 봐도..
    스님..(?)인데.. .. 보통 스님의 말투가 저랬나 -_-?
    기억상으로는.. 분명 스님들은 착하고 인자하며.. 예절바르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런 기억을 심어준 녀석을.. 찾아가서 한 대 패줘야 겠다.(누군지 생각도 안나지만....)
    착하기는커녕.. 성격 더럽고.. 얼굴만 반지르르한게.. 보통 스님의 이미지완 달랐다-_-;;
    하아...... 철창안에서 나온것까진 좋았는데.. 저런 인간한테 걸려들다니
    나도 운 지지리도 없는.... 원숭.. 아니.. ....사람인가보다.(-_-;;)

    ...슬슬 다리가 아파왔다. 계속 동굴안에서 앉아만 있다가 실로 몇천년만에
    일어나서 세상을 걸어보니.. 분명 기분은 좋았지만..
    막상 걷고 있는 다리에서는 온갖 형용할수 없는 고통이 ....이루말할수 없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순 없을 것 같았다.
    주저앉아버리면.. 동굴에서처럼 못일어날 것 같아서..... 이렇게 걷고..
    세상을 바라보는게.. 그리고.. 저 빛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모두 꿈처럼..
    깨어질까봐.....
    살며시 2미터 정도 앞서가는 그를 바라보았다.
    목정도 까지 덮는 금발머리가 유난히 찰랑였고 기다란 치마같은 곳에서는
    왠지 모르게 위엄이 느껴졌다.
    난 조심스레 1미터 반.. 1미터...... 조금씩 다가섰다.
    이제 50센티미터..심호흡을 하며 조심스레 그를 불러봤다.

    "..저어기...."
    "....."

    역시나 예상대로 뒤돌아 보는 그의 표정엔 싸늘함이 역력했다.
    왜 말거냐는 것처럼 욕을 퍼부울 것 같은 표정으로 째려보고 있었다.
    저럴거면 대체 왜 꺼내준거야ㅠ_-
    콧김을 세게 내며 다시 뒤돌아서서 가버리는 그를 향해..
    또다시 용기를 쥐어짜서 말했다.

    "..뭐라고 불러야돼?"
    "...."
    "?"
    "...'삼장'이라고 불러."
    "에..."

    이번엔 예상했던 대답과는 달랐다. 이번에도.. 분명 싸늘한 표정으로 째려보면서
    시끄럽다는 소릴 내던지고 앞서갈거라고 생각했는데..
    흐음.. 그나저나 삼장이라.. 저 차디차고 무신경한 인간한테 딱 맞는 것 같다.
    앗...... 뒤돌아 봤다.-_-;;;;;;
    뒤..뒤에 눈이라고 달렸나.

    "빨리 따라와."

    다행히 뒤에 눈은 안달렸나 보다-_-;;
    난 조심스레 뒤를 따라갔다. 아까보다 간격을 더 붙여서....

    "저어기~삼장. 아직 머얼었어?"
    ".........."

    점수좀 따볼려고 말투를 흘렸더니;; 아무래도 실패인가 보다.
    싸늘하게 뒤돌아 서서 날 째려보는 시선이 느껴진다-_-;;;
    난 몸을 배배꼬며;; 용서받기 위해 자존심다버려가면서 아양을 떨었고..
    주먹이 날라올줄 알았지만.. 삼장은 한숨을 깊게 쉬더니
    뒤돌아 다시 목적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
    "........."

    이젠.. 맞기 싫어서 아예 나까지 침묵을 지켰더니
    썰렁한 기운이 감돌았다. 으.. 이런 분위기 싫은데..

    결국 몇초 참지 못하고 말을 꺼내려 하는데
    의외로 삼장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것도.. 지금의 나에게 있어서
    가장 반가운 단어였다.

    "....도착했다....."

    "와아아~!"

    이제 맛있게 밥 먹고 발 뻗고 잘수 있다는 포만감에 환호성을
    지르며 앞으로 내달렸다.
    그러자... 차갑게 불어오는 강풍..
    살며시 밑을 내려다보니 ....................절벽이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 당연하듯이.. 비명소리가 메아리쳤다.
    .
    .
    .
    .
    으아..... 이대로 죽는걸까....
    동굴안에서 빠져나와서 이제 살았다고 생각한 순간에
    젊은(?)나이의 죽음이라니~~~!!!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우어어엉.... 울고 싶어~!(이미 울고 있잖아-_-;;)
    .
    .
    그때 너무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멍청한 원숭이자식.."
    "사..삼장."

    다행히 삼장이 뒤에서 내 머리께를 잡고 있어서.. 떨어지진 않고 있었다..
    하지만 잡힌 머리가 아프다..
    고통을 꾹 참으며 삼장에게 머리채가 잡힌채로 절벽위로 끌어당겨졌다.
    그리고 한숨 돌린 내 눈에 다음순간 비친건..
    절벽아래 마을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절이었다.
    여러개의 색깔과 문양을 지니고 있는 기와 들이 바르게 진열됬고
    푸르른 나무들과 꽃들이 무성히 피어있는 거대한 절이었다.
    하지만.. 다음순간 내 입에서 나온건
    아름답다는 환호성이 아닌..

    "저길 언제 내려가~!!"
    "......"

    확실히..... 위에서 보기엔 정말 그림으로 그려진 듯한 멋진 풍경이었지만
    내려가는 걸 생각해보면... 끔직하기 이를 때 없었다.
    눈 앞이 시꺼매졌고 안그래도 아픈 다리가.. 허무함에 풀려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아픈다리를 주무르며
    삼장에게 말했다.

    "삼장~ 나 업어줘 ♡"

    당연히.. 다음순간 날아온건 부채 비슷한 흉기(?)였다.
    그리고...난 어쩔수 없이 커다란 눈동자에 눈물을 한가득 담고서
    산을 또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사암장~"

    "......"

    "아직 멀었어?? 나 너무 힘들단 말야.."

    "......"

    "삼장!! 안들려? 삼장!!"

    [퍽!]

    "아얏!"

    "시끄러워! 잔말말고 걸어 바보 원숭이!!"

    "히잉...."

    "하아..-_-"

    뒤쪽에선 계속 투덜거리고 걸어 오고 있는 보통 원숭이 보다 커다란 원숭이 한마리..(-_-;;;)
    삼장은 지금 생각하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한 일생 가장 후회스러운 일을..

    내가 미쳤지.. 어쩌다 저런 원숭이를 데려온거지..

    그냥.. 너무 시끄러워서.. 그만좀 하라고 말하려고 간것 뿐인데..

    그래.. 저 녀석을 보러 간 순간..

    거대한 바위안에 앉아있던 그 녀석. 금색 눈동자가 초점없이 흔들리고.. 어두운 공간안에서
    희미하게 떨고 있었다.
    동정심이라도 생긴걸까? 이 내가??

    삼장은 천천히 오공을 보았다.
    여전히 입술을 삐죽이 내민채 투덜거리면서 삼장과 그리 멀지 않은 거리로 따라 걸어오고 있었다.

    ".....하아."

    오공이 알아채지 못하게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삼장은 다시 고개를 돌려 앞서서 걸어갔다.
    그리고 삼장법사의 옷주머니에서 담배한개피를 꺼내는데..

    "아아앗-----!!!!!!!"

    "뭐..뭐야?"

    "사..삼장."

    갑자기 들리는 비명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오공은 두 눈을 크게 뜬채 삼장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몇초간 뚫어지게 황당해 하는 삼장을 바라보고 있던 오공은
    도저히 말로 표현할수 없는.. 엽기적 표정을 지으며 삼장에게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뭐..뭐야? 요즘 중들은 담배도 펴?"

    "......"

    "응?응?"

    순간 당연히 날라오는 삼장의 흉기..

    [퍼어억!!!!!!!!!]

    아까보다 더욱 더 경쾌한 소리를 내며 오공을 떄리는 흉기였다.(-_-;;)

    "우씨이.. 왜 때려!! 이 폭력까까머리떙중!!"

    "..(누가 까까머리냐..)"

    잔뜩 짜증을 내며 부채를 품안에 집어넣는 삼장을 쭉 지켜보던 오공은
    또다시 화를 내며 소리쳤다.

    "정말 ~ 중이 이렇게 폭력을 써두 되는거야?? 삼장!! 솔직히 말해! 뻥쳤지??"

    "............."(할말없는..-_-;)

    "쳇.. 이제 나도 몰라!! 나 혼자 갈꺼야!"

    ".............."

    그렇게 말하며 삼장을 지나쳐 앞서뛰어가는 오공..

    그리고.. 얼마되지 않아 들리는 비명소리...;

    "......."

    오공의 비명소리가 난 곳으로 가보니.. 그 곳은 좀(?) 위험하긴 하지만;; 내려가면 바로

    절로 갈수있는 지름길 이었다.

    "..이걸로 조용히 내려갈수 있겠군.."

    그렇게 말하며.. 삼장은 천천히... 휘파람까지 흥얼거리며 산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밑으로 이어지는 글은 제 자작글이라고나 할까요;; 보통 이런걸
    보너스 스테이지라 부르죠-_-;;;;; 즐감상 하세요~*

    그대는 바보입니다.
    그래서 태어날적에 배웠던 '한글'이란 것밖에 알수 없고
    다른 언어는 배울래야 배울수도 없습니다.
    난 조용히 그대에게 속삭여 봅니다.
    "아이시떼이루, 아나따요다레요리"
    그대는 무슨 말인지 몰라 고개를 두리번 거릴뿐 알아듣지 못합니다.
    또다시 그대의 귓가에 대고 속삭여봅니다.
    "아리가또.."
    그대는 끝내 무슨말인지 모르고 물건을 던지며 짜증을 내기 시작합니다.
    난 그대가 아는 단어로 이 말 뜻을 전할수 없습니다.
    전할수 있는 용기가 차마 나에게는 없는 것입니다.
    그대는 바보입니다.
      
    또한 나도 바보입니다.
      
    평생 그대 곁에 있으면서 내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그대.
      
    평생 그대 곁에 있으면서도 솔직하게 고백하지 못하는 나.
      
    우리는 바보입니다..
      
      
      
    * 아이시떼이루,아나따오다레요리(사랑하고 있어요, 당신을 누구보다도)
    * 아리가또 (고마워요)




    절벽에서 떨어진 오공걱정은......당연히 안하고
    아주 천천히 휘파람까지 불며 내려가던 삼장은
    어느덧 바로 눈 앞까지 오게된 사당을 향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더욱 가까이 한발짝 다가섰을때 다른 중들의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보통.. 무엄어쩌고  하면서 큰소리를 안내는 것들인데..
    무슨일일까.. 하고 대충 이유를 느끼며 더욱 발걸음을 서둘러 삼장은
    사당안으로 발을 들이밀었다.

    "아앗!! 삼장님!! 이제야 오셨읍니까!!"
    "..그래. 잘있었나?"
    "..아 네. 그런데.. 저.. 어떤 수상한 놈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져서.."
    "........................"

    이마에 손을 짚고 약간의 한숨을 내쉬던 삼장은 천천히 앞서 펼쳐질 광경의 무서움을
    뼈저리 느끼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앗!! 무슨짓이야!! 이거 놔!!!! 사암장~!"

    "..저.. 바보 원숭이.."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있는 중들은 이리저리 빗자루를 흔들으며 오공을 쫒아내려 애쓰고 있었다.
    그리고.. 오공은 나름대로 반항하면서 나무에 올라가고 있었다.(실로 원숭이..--;)
    오공 주위에서 빗자루를 흔들고 있던 중들은 삼장의 모습을 발견하자..
    아예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삼장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사..삼장님!! 저 무례한 녀석이 글쎄.."
    "..됐다."
    "네?"
    "....."

    삼장은 중들중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젊은 중의 머리를 밀어치고 오공이 올라가 있는 나무로
    다가갔다. 그리고 삼장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오공에게 조용히 말했다.

    "..내려와."
    "안 때릴거야?"
    ".그래."

    약간 땀을 흘리는 듯한 행동을 보이던 오공은 천천히 나무에서 내려와 삼장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삼장을 이리저리 살펴보던 오공은
    갑자기 안심한 듯한 한숨을 내쉬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헤헤. 삼장!"
    "왜?"
    "그으냥~"
    "......."

    오공은 삼장의 팔에 매달리고 삼장의 볼에 얼굴을 부비는 등.. 함박웃음을 지었다.
    약간 당황하던 삼장이었지만.. 곧 오공의 웃음을 보고 한숨을 내쉬는 듯하더니
    몇분간 그렇게 있어줬다. 그러나.. 얼마 되지않아.

    "..이.."
    "..? 왜 ? 삼장?"
    "..이 바보원숭이가!!!! 진흙투성이잖아!!!!! 이거 어떡해할꺼야!!"
    "엑;"

    오공이 매달렸던 팔과 얼굴엔 온통 오공의 몸에서 묻어나온 진흙찌꺼기였다.
    삼장은 한참 인상을 찌뿌리더니 잡고 있던 소매를 놓고 오공을 노려보았다.
    오공이 움찔하는 사이 삼장은 또다시 한숨을 크게 내쉬고 뒤에 멍하니 서있는 중들을 향해 말했다.

    "목욕물. 준비해둬라."
    "..아.. 네!"

    삼장은 서둘러 목욕준비를 하러가는 중의 뒷모습을 쳐다보다가 지저분한 오공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 먼저 말하기도 전에 오공이 질문을 던져왔다.

    "..목욕?"
    "그래. 더러워서 쳐다볼수도 없겠다.."
    "..같이해?"
    "..싫냐..? 그래도.. 아쉽게도 목욕탕이 한개밖에 없다. 목욕끝나면 널데리고 가야할데도 있고..
    따로따로 목욕할 만큼 한가한 시간따윈 없어."
    "..헤헤."
    "왜웃어?"
    "..그냥 좋아서^^"
    "..바보원숭이.."






    "삼장법사님. 목욕준비 다됐습니다."

    "아..그런가..? 이봐. 가자"

    "응"

    .
    .
    .
    .

    역시 절 답게 목욕탕도 그리 호화스럽진 않았다.
    거의 모든것이 나무로 된 욕탕은 꽤 정돈도 잘되있었고
    은근히 나무에서 배어나오는 자연의 향기가 이루말할수 없을정도로
    신비스러웠다.

    삼장은 천천히 따뜻한 김이 천천히 뿜어 나오는 욕탕안으로 몸을
    넣었다.

    "....후아아.."

    "..삼장. 그런 소리내니까 늙은이같애."

    "............."

    살며시 오공을 째리는.. 삼장이었지만 욕탕의 따뜻한 기운에
    화내고 싶지도 않은지.. 고개를 돌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오공은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옷을 벗었다.
    하나씩 하나씩.. 거의 500년만에 벗어보는거라.. 약간 허둥대기도
    했지만.. 옷이 몇개 안되서 금방 벗을수 있었다.

    그리고.. 욕탕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가까이 가던 중..
    삼장이 오공을 잠시 쳐다본뒤 꼭.. 우롱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뭐야.. 말라비틀어졌군.. 그래 가지고 남자구실이라도 하겠어?"

    ".....-_- 지금 내욕한거 맞지? 근데 남자구실이 뭐야?"

    순진한건지.. 멍청한건지 삼장은 황당한 표정으로 오공을 바라보다가

    아주.. 옅게 못알아채도록 웃음짓고

    이미 욕탕으로 들어와있는 오공을 바라보았다.

    오공에겐 뜨거웠는지 귀까지 빨개진 오공은 삼장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붉어진 얼굴로 삼장에게 말했다.

    "..뭐..뭐야. 왜 쳐다봐."

    "..흥.. 그냥."

    "칫..시시해."

    금새 서로 얼굴을 돌려버리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도저히 성격상 참을수 없었는지 오공이 먼저 말을 꺼냈다.

    "저기..삼장. 목욕다하면 나 맛있는거 사줘^-^"

    ".........."

    "응? 사줄꺼지?"

    "......흥. 맘대로 해."

    "와아~~"

    기쁜 마음에 삼장의 목에 팔을 둘러 안긴 오공은..

    얼마되지 않아 삼장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윽.! 이게 무슨냄새야!"

    "응? 뭐 뭐?"

    "..너한테서 나는 냄새잖아!! 이 더러운 녀석!! 당장 나가!"

    "에엑.."

    "빨리 안나갈래!"

    "....칫;"

    어쩔수 없이 대충 옷을 집어들고 밖으로 나갈려던 오공은..

    "..어이. 어딜가는거냐. 원숭이. 누가 밖엘 나가래."

    "에?"

    "이리와."

    손가락을 까딱이며.. 오공을 부르는 삼장이었다.

    오공은 무슨영문인지 모른채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천천히 삼장에게 다가왔고..


    그리고...








    "끄아아악!!!!!!아파!!!!!!!!!"

    "이자식! 가만있어!! 밀수가 없자나!"

    "아프단말야!으앙!"

    "이..더러운 원숭이 자식.. 냄새도 지독하더니.. 나오는 양도 끔찍하군."

    "히잉!!아파!!"


    그렇다.. -_-;; 삼장은 오공의 때를 밀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500년간이나 닦지도 않았으니.. 더러운건 당연지사..

    삼장은 별갖 욕을 다 지어내면서.. 오공의 등을 밀어주고 있었다..

    완전 빨개지도록.. 그리고.. 빨개지는 강도만큼 오공의 눈물도 짙어만 갔고..(-_-;;)


    그렇게.. 5시간이 넘어서야.. 오공의 X를 다 밀수 있었다는.. 얘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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