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타지]클로로마이세틴#17
  • 잠이 없는 세계.
    그 안에서 발견한 사람.
    검고
    푸르고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산세가 험합니다."


    일단 말을 타고 산을 넘고 있지만 하도 들썩대다 보니 허벅지 안이 얼얼하다 못해 쓰라릴 정도였다.
    산지형이 어땠냐고 하면 바위도 많고 낭떠러지 같은 곳도 잘 보지 않으면 안보여서 그대로 떨어져 죽을 뻔한 일들도 파다했다.


    "이 정도는 전의 산에 비해선 약과야."


    "아, 다크는 닐렌 산맥을 넘었다고 했지? 거긴 산봉우리 하나만 넘어도 사람 한 명이 죽는다는데."

    그럼 마치 내가 사람인데 왜 안 죽었냐는 말이더냐.

    "살아 돌아온 것을 축하해."

    "그래.."

    네코의 말에 왠지 조금 욕을 먹은 기분이 들었다. 우으으, 과민반응일지도.....?!
    과민반응은 좋지 않다. 지금으로선.

    "어제부터 배가 아파."

    "어쩌겠냐. 어제 식사 당번을 맡은 사람이 요리의 요도 모르는 박사님이었기에 그런 거지."

    나는 주린 배를 쓰다듬으며 앓는 소리로 말했다.

    만약 어제 러버씨가 음식 당번을 맡았다면 우리는 거의 채식주의로 먹을지 몰라도 상당히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대부분의 여행중이 육식이었으니-그리고 오래 산만큼 요리도 많이 해본 건지 맛도 있었을 것이다.

    처음에 러버씨의 차례가 되어 식사 당번을 맡게 되었지만 아쿠아씨가 자신이 요리를 맡겠다고 나서서 그 고집에 결국 그녀가 어제 저녁의 식사 당번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때 알아야 했다.
    오...아니, 이루가 처음부터 인상을 험악하게 변하며 절대 반대 의사를 나타낼 때부터 말이다!

    일단 우리는 겉모양은 꽤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마주하게 되었다.
    그때 아쿠아씨의 말은,


    "자, 다들 드세요! 제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요리랍니다!"


    아주 활기찬 목소리였다.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각자 그릇에 음식을 조금씩 덜어 넣고 스푼으로 떠먹기 시작했다.
    스푼을 들고나서 그걸 입으로 가져다 대기 전 까.지는 괜찮았다.

    하지만 그 다음의 일은.............




    "캬아아아아!!!!"

    "그어어어어!!!"

    "푸하하하핫!!!"





    오오, 감미로운 비명소리.
    향긋한 음식냄새.

    그리고 입안에서 뿜어지는 불.........................................................................................................................


    "무, 물!!!!물! 물어디 있어!! 물!!"


    "저, 저기 가까운 곳에 계곡이 있으니 그곳으로 갑시다!!켈록!!"


    "아아..."


    ...이 소란스럽고 난잡한 상황을 보건대 박사님은.... 미각에 좀...이상이 있으신가보다. 요리 모양새는 훌륭했으나 맛이...아쿠아씨는 그대로 울상이 되어 망연자실해 있었고 이루는 미리 예상을 한 건지 음식에는 입도 대지 않아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알면 미리 말해주기라도 하지!!


    으윽! 어제 음식에 데인 혀가 아직도 통증이 남아있다.


    "그, 그때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아 줘."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지? 쿨럭.".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 아쿠아씨의 얼굴이 붉그락 푸르락하고 있었다. 저기서 조금만 더 건드리면 다시 그 성질이 나오시겠지. 자자, 방정맞은 입 단속은 철저하게!


    "모두 조심해요."

    "댄누님?"

    "미신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 이 산에 얽혀있어요."

    그녀의 근심 어린 눈은 산 주위를 눈알을 이리저리 돌리며 경계하고 있었다.

    "그건 저도 압니다. 과학으로 확인 된 바가 있지요."

    "무슨 말입니까?"


    "예전에 여기서 대량 학살이 있었습니다."
    아쿠아씨는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으며 말했다.

    "대량학살?!"
    이 험한 산세에 마을이 있었다는 얘기인가? 말도 안 되는 말을..

    "지금은 이 산이 매우 험한 지형이지만 예전엔 아주 완만하고 오르내리기 쉬운 산이었죠."

    과거형이다. 그럼 과거에는 이런 산이 아니라 쉽게 오르내리고 할 수 있는 동네 뒷산 같은 산이었단 얘기지?
    대량학살이라면서 산의 지형까지 변하나? 이해 할 수 없다. 커다란 힘이 작용하지 않고서야 산 전체를 뒤엎는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0이었다.

    "붉은 날개의 미친 천사가 주제도 모르고 벌인 일이죠."

    "아, 가르고스?!"

    "아시는군요. 하기야 조금만 더 깊이 공부하면 다 알 수 있는 사실이니. 하지만 그 천사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안나와 있었죠?"

    아쿠아씨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안나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얼굴이?"

    그녀는 말고삐를 뭔가 괴로운 듯 주먹으로 세게 잡아당겼다. 덕분에 말이 놀라기는 했지만 낙마할 정도로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모두 신전의 힘이죠. 일단 신앙이 깨지면 그대로 망하는 거니까."

    "아."

    부정부패의 손길인가.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져야 하고 그들은 썩어 들어갈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썩고있지만. 그들 입장에서는 종교에 대한 일이 곧 사업이니까요."

    신전이 모두 부정부패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점점 그들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믿음과 사랑의 실천으로 뭔가를 지운다. 왠지 해묵은 농을 하나 주워들은 것 같은 기분이다. 하하.

    그 미친 천사에 대한 것은 신전에 큰 타격을 주기에 슬슬 얼버무린 것이었으리라.


    "인간은 그래서 믿기 힘들답니다. 다른 타 종족 누구보다."

    잠자코 있던 러버씨가 거들고 일어섰다.

    인간은 믿기 힘들다고? 하지만 다른 그 어떤 집단보다 우리는 강하다.

    "그럼 이제 이곳은 위험지역이 된 거로군요."

    댄누님이 화제를 돌렸다. 아, 그러고 보니 산 속에 있을 때부터 밤마다 오한이 느껴지기는 했었다.
    겨울도 아닌 것이 서서히 몸을 옥죄이는 것 같은. 기분 나쁜 차가움.

    "아무튼 영기(靈氣)가 흐르고 있는 지역이니 각별히 조심해야 해요."


    아쿠아씨가 모두에게 주의를 주었다.
    영기(靈氣)가 흐른다고? 그런 곳은 자칫하면 영혼이 그 영들의 강에 빠져들어 영영 다시 살아날 수 없는 신세가 될 수도 있는 곳이었다. 으으음! 난 이 젊은 나이에 죽기는 싫으니 각별히 조심해야지, 아무렴!









    달이 새파랗게 뜬 밤이었다.

    달.

    볼수록 빠져드는 마약과도 같은 별.

    그 달이 점점 내게로 다가오고 있다.
    나는 손을 내밀어 그 달을 잡으려 했다.
    잡으려 하면 할수록 멀리 가버리는 것 같은 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조금만 더...

    좀더..



    "다크!"


    "헉?!"


    나는 놀란 가슴을 움켜쥐고 바로 앞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 댄누님을 볼 수 있었다.

    "아, 저기, 저...!"

    나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몸은 흠뻑 젖은 듯 했고. 하늘을 보니 달은 떠있지도 않은 칠흑 같은 어둠만이 내려앉은 밤하늘.
    분명 방금 전 만해도 달을 보았다.

    녹아 내릴 것 같은 달을...!

    "어때? 머리는 안 아파? 몸은? 뭔가 답답하니?"

    "전 정상 이예요. 왜 그런 질문을?"


    댄누님은 평소에는 별로 찡그리지 않던 눈썹을 찌푸리며 내 이마에 손을 얻었다.

    "아니, 정상이 아니었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어딜 향해 걷고 있었는지 알아?"

    걷다니. 그 말에 나는 자발적으로 내 발 아래로 고개를 숙였다.
    분명 이불을 칭칭 둘러매고 잠을 자던 기억이 생생한데. 이건 언밸런스다.


    "제가 몽유병에 걸린 겁니까?"

    "아니야, 빙의(憑依)되었어."

    나는 일순간 말을 잊고 멍해졌다.

    태어나서 생전 처음 겪는 일이다. 빙의(憑依)라니 그런 해괴한 일이. 그럼 귀신이 내 몸 속에 들어있다는 거야?1

    "잠시뿐만 이었나봐. 지금은 별 문제 없는 걸로 봐서. 하지만 주위에 머물고 있을지도 몰라."

    오싹해진다.
    손에는 땀이
    그리고 산 전체가 공포스러워 보인다.

    그렇다면 그 유혹적인 달은, 내가 미쳐서 다른 것에는 신경도 쓸 겨를이 없던 그 달은 나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달이었단 말인가?!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다음에 다시 그런 일을 당할 때 나는 그걸 이겨낼 수 있을까?
    확신하고 싶다.

    이길 수 있노라고.

    하지만 그러기엔 꿈속의 달은 너무도 매혹적이었다.


    "저 말고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을?"

    혹여 다른 일행들까지도 당해버린 것인지 물어보니 대답은 '아무도 없음'이었다. 처음에 내가 죽음의 길로 떨어지고 있었을 때 이루-조금 자존심이 긁혔다.-가 먼저 발견하곤 그 즉시 댄누님을 깨워 날 구한 것이다.


    "쳇, ...빛을 지고 말았다."

    "그럼 진만큼 갚아라."

    "..마음에 안 들어."



    나는 이루의 그 눈빛을 살며시 즈려 밟으며.-물론 속으로- 다시 잠을 청했다.
    이번에는 누님이 주신 부적도 있겠다.




    에잇! 피곤한데 잠이나 자자!!!


    ============================================


    냐하하@!;
    미서년 그대의 압박에 올렸소!!
    그러니 뭔가를 주시오!![압박]
    +ㅁ+//

    줄꺼지이이?[두근두근]


    추신:맨 앞글의 글은 다음 편에 나올사람♡>ㅁ<//

댓글 8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21 16:42

    으음-.....[당황]

    뽀..뽀해줄게.....-_ -;

    다음펴언[압박]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21 16:46

    뽀,,,,,,,,뽀뽀.............................

    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절규中]
  • [레벨:8]미서년살앙

    2003.09.21 16:54

    뭐야-_-
    싫은거냐?-ㅁ-
  • [레벨:4]★스트로베리밀★

    2003.09.21 16:57

    응?
    그, 그게.......
    음.......................................음...............



    아하하하하!!!!
    한순간의 방황이라고 치부해;;!!!!!!![도피中..;;]
  • [레벨:6]11.29[아쿠아]

    2003.09.21 17:12

    와아-ㅇ▽ㅇ
    빨리 올렸네->_<
    잘했어요->ㅁ<(ㅇ_ㅇㆀ)
  • ZICK SNIPER

    2003.09.21 17:19

    [댄냥 옆에 있음]

    멋졌어
  • 루넬

    2003.09.21 19:25

    아...요리...아하하하..한번쯤 저런 상황을 당해보고 싶어..
  • [레벨:9]네코메이

    2003.09.24 14:53

    .....-ㅅ-;; [삐질삐질]
    아하하하; 뽀뽀라-_-;
    어... 어쨋든 잼있다;; 다음편을 내놔+ㅅ+!! [눈 부릅뜨고 쳐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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